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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조명도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 앉아있는 서준혁의 앞에는 손도 대지 않은 새것 그대로의 술병이 놓아져있었다.

그러나 상위에 있는 재떨이에는 많은 양의 담배꽁초가 버려져있었고 서준혁이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만의 업계에서는 소문이 자자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우서진은 재떨이를 발견하고는 쯧하는 소리와 함께 그에게 말을 걸었다.

“말해봐, 내가 들어줄게.”

서준혁은 우서진의 말에 고개를 들어 힐끔 그를 쳐다볼 뿐 여전히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손에는 타들어가는 담배 한 대가 쥐어져있었다.

우서진은 대답을 하지도 않는 서준혁의 모습에 캐묻지 않고 자신에게 술을 따르고는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그래, 말하지 마라. 그럼 내가 재밌는 거 하나 말해줄게.”

“부성시에 곽준해 알지? 걔 와이프가 50이 넘은 할아버지랑 바람이 났는데 글쎄 그렇게 아끼던 아들도 결국은 그 할아버지 아들이었대.”

우서진은 목이 말랐는지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재밌는 이야기라도 해주듯 말을 이어갔다.

“결국 곽준해가 알았는데 와이프랑 이혼도 안하고 그 짐승 같은 새끼도 친아들처럼 대해줬대. 그리고 며칠 전에 혈액검사 결과가 나와서 다 밝혀졌고 지금 너무 쪽팔려서 미칠 지경이라나 뭐라나.”

그는 말을 하다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풉 하고 웃고는 하려던 말들을 덧붙였다.

“이거는 X발 바람이 문제가 아니지. 이건 남자의 자존심이야. 짐승 새끼 하나보고 아빠라고 부르라고? 더럽지 않냐?”

“남자의 자존심?”

맞은편의 서준혁이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열어 물었고 그는 우서진을 공허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어두운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서진은 지금 그의 기분이 최악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니야? 어떤 사나이가 남의 자식을 키우고 싶어 하는데?”

우서진은 술을 서준혁의 술잔에 따라주고 있었는데 그가 미처 발견 못한 점은 서준혁이 자신의 말을 듣는 순간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것이다.

“근데 요즘 부산 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더라? 신연씨 동작이 너무 빨라서 태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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