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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할아버지는 표정에 씁쓸함이 많이 드러났고 신유리를 한참 잡고 있었지만 도통 어떤 말을 해야 할지를 몰라 했다.

신유리는 할아버지의 실망한 모습에 가슴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 꽉 막혀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채리연은 두 사람의 모습에 얼른 가서 할아버지를 부축해주며 신유리에게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먼저 말을 했다.

“나 먼저 할아버지 모시고 집에 갈게, 너도-”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유리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네, 몸 잘 챙길게요.”

채리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려고 하였다.

신유리는 앞으로 다가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그득했지만 할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도대체 어떻게 할아버지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할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바라보았는데 짧은 시간동안 주름이 깊어졌고 얼굴도 많이 늙은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은 신유리의 배로 향하다가 얼굴로 멈췄고 마음이 복잡한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 반응도 그렇게 심한데 아무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구나, 내가 데려다주마.”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신유리의 가슴은 더 답답해져왔고 코끝이 찡해졌다.

신유리가 가만히 자신을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할아버지는 다시 그녀에게 말을 했다.

“이 일은 나한테 좀 센 충격이구나, 유리야 나한테 시간을 좀 주렴. 하지만 지금 너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 할애비가 너를 못 챙길 만큼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단다.”

신유리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안 할아버지가 실망하고 그 때문에 사이가 소원해진다고 예상을 했지만 절대 이런 반응일 줄은 꿈에도 몰랐고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갈팡질팡 했다.

채리연도 아까의 놀란 표정을 잠시 거두고는 얼른 신유리에게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먼저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더 이상 거절하지마, 어차피 가는 길이 같잖니.”

가는 길 내내 세 사람은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고 신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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