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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서준혁의 말에는 가시가 가득했다. 신유리는 그를 쳐다보며 감정을 가라앉히고는 끝내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구를 만나든 이제는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담담한 말투에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것 같았다. 서준혁은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말했다.

“상관이 없다고?”

“신유리, 넌 여기 할아버지 때문에 온 거지?”

신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서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큰 키를 가진 서준혁이 신유리를 내려다보았는데, 모든 것이 가소롭다는듯한 눈빛과 태도였다.

“그냥 그분은 성남에서 이틀만 머무를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그 사람이 누군지 서준혁은 말하지 않았지만, 신유리는 그제서야 하성이 서준혁의 삼촌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신유리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하성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았다. 그저 하정숙이 집안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정도만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서준혁은 계속 집안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성은 자신을 만나주지 않을 테지만 만약 서준혁이 같이 만나러 간다면 만나줄지도 몰랐다. 신유리는 순간 표정이 안 좋아졌지만 금세 표정관리를 했다. 신유리가 고개를 들고 서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조건이 있는데?”

신유리는 서준혁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을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준혁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깊은 눈동자에 신유리의 모습이 비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야! 네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말을 마치고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신유리도 따라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작은 그림자 하나가 옆으로 다가왔다.

갑자기 나타난 송지음은 신유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고 눈빛도 예사롭지 않았다.

“언니, 방금 오빠가 하는 말 다 들었잖아요. 언니가 여기 있는 게 불편한 것 같아 보이니 먼저 가시는 게 어때요?”

하정숙의 비웃음을 받은 데다가 서준혁에게도 무시를 당하니 송지음은 지금 기분이 매우 불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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