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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병원 벤치에 앉아 있는 신유리는 낯빛이 말이 아니었다. 통화는 언제 끊겼는지 알 수 없었다.

하성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가 침대에 누워있는 할아버지가 호흡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순간 떠올랐다.

누군가가 신유리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 같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얼굴은 너무 차가웠고 무감각하게 뻗은 손에 물기가 만져졌다.

울고있는 건가?

신유리는 눈물로 젖은 손을 바라보았다.

서준혁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그녀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할아버지를 낫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일까?

신유리의 어깨가 축 늘어지고 귀에 걸렸던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그때 갑자기 발자국소리가 가까워지고 익숙한 체취가 소독향에 섞여 신유리의 코를 자극했다.

서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몸은 바로 경직되었다.

“수술받고 싶어?”

서준혁의 말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신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가에 아직 눈물이 걸려 있었다.

그는 담담한 표정이었고 짙은 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실려 있었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원해?”

당황한 머릿속이 서서히 정리되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녀는 쉰 목소리로 서준혁에게 물었다.

“조건이 뭐야?”

서준혁을 바라보는 그녀의 고운 눈에는 전에 있던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와도 같았다.

눈을 가늘게 뜬 서준혁은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왜 도우려고 하는지 스스로 잘 생각해 봐.”

창백했던 신유리의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이 안 보였다. 그저 서준혁을 응시 할 뿐이었다.

눈썹을 치켜세우던 서준혁은 한참 그녀를 바라보다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야.”

그의 손끝만큼은 몹시 다정했다.

신유리의 턱을 잡고 있는 그의 손에 약간 힘이 들어갔다.

그의 힘에 이끌려 신유리는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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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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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서
중국 놈들 의사는 사람 목숨 가지고 다른 이익을 위해 일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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