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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죄송해요!”

그녀는 황급히 사과했다. 손목에 통증이 느껴지니 두통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내 얼굴을 만져요? 그 호칭은 왜 또 부르죠? 임유진 씨, 정말 나한테 아무 감정 없어요?”

그는 임유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순간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오해에요!”

“오해?”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대체 어떤 오해길래 내 어릴 때 호칭을 그렇게 부르는 건지 설명 좀 해줄래요? 게다가 아까는 왜 또 내 얼굴까지 만졌어요?”

임유진은 입술을 꼭 깨물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겨우 말을 이었다.

“현수 씨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앞으론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아까는 머리가 아파서 잠깐 현수 씨를 딴 사람으로 착각한 것 같아요.”

“착각이요?”

강현수가 나지막이 물었다.

“그럼 ‘현수야’라는 호칭도 딴 사람으로 착각하고 부른 거예요?”

“이 세상에 현수라는 이름이 강현수 씨 한 명뿐인 건 아니잖아요.”

그녀가 반박했다.

이때 마침 한지영이 근처에 도착했다. 임유진은 재빨리 강현수에게 말했다.

“친구가 거의 다 왔어요. 이 손 놔요. 이만 내려야 해요.”

강현수의 짙은 두 눈이 불타오를 듯 이글거렸다. 그는 임유진을 빤히 쳐다봤고 차 안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현수가 손을 놓아주자 임유진은 재빨리 차 문을 열고 안에서 뛰어내려 절친에게 손짓했다.

“지영아, 나 여기!”

한지영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가까이 오자 임유진의 옆에 있던 외제차가 시동을 걸고 앞으로 나갔는데 운전석에 앉은 남자를 보니... 강현수였다!

“유진아, 너 방금 강현수 씨 차에 있었어?”

한지영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응.”

임유진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근데 너 왜... 강현수 씨랑, 강현수 씨는 왜 갑자기 서점에 나타난 거야?”

한지영은 잡지 코너로 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을 놓쳤는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

임유진은 좀 전에 겪은 일을 그녀에게 말해줬다. 한지영은 그녀를 쫓아오며 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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