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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이 남자는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며 진세령을 위해 변호했다. 아마도 진세령의 팬인 듯싶다.

임유진은 미간을 살짝 구기고 방금 고른 두 책을 들고는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 결제했다. 결제를 마치고 한지영을 찾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집요하게 그녀를 따라오며 쉴 새 없이 입을 떠벌렸다. 그녀더러 인터넷으로 진세령을 용서한다는 입장표명을 하라고 했고 심지어 휴대폰을 꺼내 그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화가 난 임유진은 미간이 더 세게 구겨졌다.

“내 허락 없이 촬영하는 건 초상권침해에요!”

“왜요? 찔리셨어요? 내가 내 폰으로 찍는다는데 당신이 뭔 상관이야. 왜 줄곧 진세령 씨 사과에 대해 아무런 회답도 안 해요? 뭔가 켕기는 거라도 있나 보죠. 설마 소민준 씨랑 다시 잘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 남자는 마치 뜨거운 화제를 일부러 유인하듯 더 과장되게 말했다.

임유진은 부랴부랴 결제를 마치고 한지영을 찾아가려 했지만 주변에 몰려든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이 낯선 남자가 내뱉은 말로 그녀를 모르는 사람마저 이젠 그녀를 다 알게 됐다.

진세령의 사과문이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니까.

“임유진이었네!”

“그 소송을 뒤집었다는 임유진?”

“불쌍해서 어떡해? 3년 동안 감방살이한 거 헛수고잖아. 재벌 남친도 잃었겠다, 이젠 죽을 마음마저 생겨나겠어.”

“난 또 진세령 씨랑 한 남자를 뺏는 여자라길래 얼마나 예쁜가 했더니, 별것도 아니네.”

주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그녀를 찍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몰려들었다. 이때 한지영을 찾아가면 괜히 그녀까지 이 흙탕물에 들여놓는 꼴이 된다.

생각을 마친 임유진은 서점 출구로 향했다. 일단 여길 빠져나간 후에 한지영에게 전화하기로 했다.

다만 그녀가 서점 문 앞까지 달려가자 맨 먼저 일을 떠벌였던 그 남자가 안달이 나서 팔을 뻗어 그녀를 덥석 잡았다.

“가긴 어딜 가요? 아직 내 물음에 대답 안 했잖아요! 진세령 씨와 소민준 씨 사이를 무너뜨릴 생각이에요? 아니면 또 차마 입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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