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3화

"헤어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두 눈은 집요하게 그녀를 쫓아다녔다.

"나와 연인이 되겠다고 한 건 누나니까 앞으로 연애는 나랑만 해야 해. 나도 누나밖에 없으니까."

강지혁의 말은 마치 보이지 않는 거미줄처럼 그녀를 천천히 감싸왔다.

...

임유진은 강지혁의 대표이사실에서 점심을 먹은 후 시간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대표이사실을 막 나왔을 때 그녀는 고이준과 마주쳤고 그는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

"임유진 씨, 안녕하세요. 이제 막 가시는 겁니까?"

"네."

"그럼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짧은 대화를 나눈 후 임유진은 엘리베이터에 탔고, 고이준 옆에 있던 회사 직원은 그녀를 뚫어지게 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 비서님, 저분은... 누구세요?"

누가 봐도 임유진의 행색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고 회사 직원은 더더욱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강지혁의 가장 측근인 고이준이 그녀에게 이토록 예의를 갖춰 인사했으니. 회사를 통털어 봐도 고이준이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몇 없었다. 그러니 해당 직원이 이상하게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저 분은..."

고이준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건드려서는 안 될 분이죠."

임유진은 강지혁이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녀를 건드리는 사람들에게는 아마 다시는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임유진은 윤이 식당으로 돌아가서는 쉴 틈도 없이 또다시 배달을 가야 했다. 매번 강지혁이 많은 양의 배달을 시켜 GH그룹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올 때면 임유진은 출근 시간에 혼자 농땡이를 피우는 듯한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강지혁의 주문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 매일 오는 이런 대량의 주문은 가게 수입에 너무 큰 도움이 됐으니까.

"어? 언니는 아직 안 왔어요?"

몇 개의 배달을 다녀와 봐도 여전히 탁유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항상 계산대를 지키고 있던 탁유미 자리에는 탁유미 엄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윤이가 감기에 걸려서요. 근처 보건소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