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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강지혁은 강씨 가문을 이어갈 사람이고 앞으로 그의 자식이 그의 뒤를 잇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임유진이 어떻게 자신 하나 때문에 강지혁에게 대를 끊으란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이제 이런 중요한 일도 까먹고 덥석 그와 사귀겠다는 말을 한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이런 사이를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을까?

심지어 그녀가 변호사로 있었을 때 처리했던 사건을 보면 부잣집일수록 자식을 향한 집착이 더 컸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강지혁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묻자 임유진이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자... 자궁 쪽을 심하게 맞게 된 적이 있었어. 다행히 빨리 병원에 이송이 됐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고. 다친 곳이 심하게 손상을 입어서 앞으로 임신은 어려울 거라고..."

이건 임유진이 절대 말하고 싶지 않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그런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먼저, 그것도 강지혁 앞에서 그녀는 이 말을 입에 올렸다.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의 얼굴이 무섭게 굳어갔다.

심하게 맞았다고? 누가 때렸는데? 언제? 설마 감옥에 있었을 때? 그럼 그때 대체 얼마나 아팠다는 거야?!

임유진이 겪었던 고통 하나하나가 강지혁을 무겁게 짓눌렀고 그를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의 모든 고통이 현재 고스란히 강지혁의 후회로 바뀌고 있었다.

만약 그때 당시 강지혁이 임유진에게 조금이라도 자비를 베풀었더라면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다뤄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혹시... 혹시 지금이라도 헤어지고 싶은 거면, 나는..."

강지혁은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지. 헤어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강지혁은 말이 끝나자마자 임유진의 허리를 감싸 안아 그녀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

"아!"

임유진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강지혁의 칠흑 같은 어두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누나뿐이고, 제일 사랑하는 사람도 누나뿐이야. 아이를 가질 수 없다 해도 상관없어. 난 누나를 놓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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