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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강지혁은 빨갛게 달아오른 임유진의 얼굴을 보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맞다. 누나 토요일 오후는 휴식이라고 했지?"

"응, 왜?"

임유진이 대답했다.

"그럼 토요일 오후 누나 건강검진 받으러 갈 거니까 시간 비워 둬."

"건강검진?"

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건강검진 안 받은 지 몇 년 되지 않았어? 그러니까 토요일에 한 번 받으라고. 그리고 앞으로는 1년에 한 번씩 계속 받게 될 거야."

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로펌에서 근무할 때는 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은 꼭 받았었는데 감옥에 들어간 이후로는 거의 4년 동안 받은 적이 없으니 지금쯤 한 번 받아보는 것도 좋았다.

저녁, 임유진이 막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눕자 강지혁이 다가와서는 그녀와 같이 자겠다고 했다. 그에 놀란 임유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여, 여기서 같이?"

"뭐, 문제 있어? 셋방에서 살았을 때는 한 침대에서 잘만 잤었잖아."

강지혁은 전혀 문제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같냐고?!’

그때의 임유진은 그저 그를 귀여운 동생 정도로만 생각했었고 지금은 동생이 아니라 남자친구잖아!

임유진은 볼을 살짝 물들이며 강지혁에게 말했다.

"나는... 혼자 자는 게 편해."

"거짓말. 그때는 내가 옆에 있어 주면 안심되고 좋다며?"

임유진의 거짓말은 단번에 들켰고 그녀는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런 말은 내뱉은 자신의 입을 닫아버리고 싶었다.

임유진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또다시 핑계를 댔다.

"우리... 우리 지금 사귄 지도 얼마 안 됐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역시..."

그 말에 강지혁이 못 참고 웃음을 터트렸다.

"걱정하지마 아무 짓도 안 할 거니까."

강지혁은 몸을 숙이고는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댔다. 그에 임유진의 얼굴은 곧 터질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고 목구멍에 뭐가 막힌 듯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강지혁은 손끝으로 천천히 그녀의 볼을 매만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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