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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작가: 유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29 18:00:00
한지영은 휴대폰이 가까이 다가오자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유진아... 나... 나 연신 씨 보고 싶어. 연신 씨한테... 전해줘. 내가... 많이... 보고 싶어 한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연신 씨를... 믿는다고...”

그 말에 임유진의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새어 나왔다.

임유진은 한지영에게 뭐라고 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한지영이 믿고 있는 백연신은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 버젓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으니까.

또한 상황으로 볼 때 한지영이 원하는 결말은 이제 없을 것만 같았다.

한편 임유진의 눈물에 백연신은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영이가 왜요? 지영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임유진은 그 말에 훌쩍이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자 백연신은 그대로 손을 뻗어 임유진의 휴대폰을 빼앗아 들고 전화기 너머 상대에게 소리를 치며 물었다.

“지영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연신 씨...”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백연신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건 한지영의 목소리였다.

백연신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입을 달싹였다.

뭐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막혀 한 글자도 새어 나오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 보러... 와요... 연신 씨... 나는... 연신 씨가 직접... 입으로 내뱉은 말만... 믿을 거예요. 만약 안 오면... 아무것도 안 먹고... 자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까 꼭 와...”

한지영의 힘없는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백연신은 그녀의 말에 걱정이 왈칵 치밀었다.

그는 한지영이라는 여자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애교도 부리고 때로는 자기 멋대로 하며 또 때로는 철부지 소녀처럼 아이돌이나 쫓아다니고 그에게 거짓말도 한다.

하지만 그런 푼수 같은 그녀지만 한번 마음먹은 일은 어떻게든 꼭 하고야 만다.

즉 이건 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

백연신은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가했다.

정말 바보 같은 여자가 따로 없다.

어떻게 이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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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과하라는 거야? 공수진이 짠 판에 놀아난 건 나야.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나라고. 이경빈, 너 정말 이번 일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수작 피우지 마. 오늘 넌 네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야 해!”이경빈의 말에 탁유미가 피식 웃었다.“못 본 새에 꼭두각시가 다 됐구나. 저들이 뭐라고 하면 그저 곧이곧대로 믿는 거야? 이경빈, 공수진이 네 목숨을 살려줬다고 했지? 아니, 공수진은 아무것도 안 했어. 네가 지금 멀쩡히 살아있는 것에 공수진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됐다고!”탁유미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씨 부부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느긋하게 물을 마시고 있던 공수진도 그 말을 듣고는 하마터면 손에 든 물컵을 떨어트릴 뻔했다.‘설마 탁유미 저게 뭘 알고 말하는 건가...?’“경빈 씨... 탁유미 씨 왜 저래요? 나는 지금 탁유미 씨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공수진은 창백한 얼굴로 한껏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이경빈을 바라보았다.이에 이경빈은 공수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안심시켰다.“아무것도 아니야. 궁지에 몰려서 하는 말이니까 신경 쓰지 마.”그때 공한철이 탁유미 쪽으로 다가가더니 그대로 그녀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이게 진짜! 그래도 애 엄마라고 봐줬더니 어디서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지껄여? 너 같은 건 평생 감옥에서 썩었어야 했어!”공한철은 말을 마친 후 고개를 돌려 탁유미를 제압한 두 남성에게 소리를 질렀다.“빨리 무릎 꿇리지 않고 뭐해?!”그 말에 두 남성은 이경빈을 바라보았고 이경빈은 그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명의 부하직원은 이경빈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손에 힘을 가해 그대로 탁유미의 상체를 아래로 찍어눌렀다.다리에 힘을 주어 조금이나마 버티던 탁유미는 이내 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얼마나 세게 꿇었는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전달해오는 듯했다.탁유미는 무릎이 아플 것이 분명한데도 마음의 고통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6화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사과하고 싶지 않다.사과를 하면 공수진을 질투해 나쁜 마음을 먹고 일부러 계단에서 밀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만약 그렇게 되면 윤이 앞에서는 평생 머리를 들지 못하게 된다.이경빈은 탁유미의 고요함에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사실 그녀가 조용해졌으니 이제는 그녀와 닿고 있는 손을 거두어들여야 마땅했다.하지만 그의 손은 머리의 통제를 벗어난 듯 그녀의 조금 차가운 볼에서 떠날 줄을 몰랐고 심지어는 이 감각을 더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였다.탁유미는 얼굴이 확연히 말라 있었고 피부도 백옥같았던 예전과는 달리 조금 타 있었으며 촉감도 조금 거칠었다.하지만 청초하고도 수려한 얼굴 윤곽은 여전했으며 예쁘게 내린 눈썹과 작고 앙증맞은 코, 그리고 눈을 감으면 더 훤히 보이는 풍성한 속눈썹도 예전과 하나 다를 것 없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마치 인형처럼 가만히 있는 모습에 이경빈은 한참을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차량이 병원 입구에 다 도착해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손을 거두어들였다.“나는 사과 안 해.”차 문이 열린 순간 탁유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 말에 이경빈은 강경한 태도로 그녀를 차에서 끌어냈다.“그건 네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탁유미는 결국 이경빈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공수진의 병실에 데려와 졌다.병실 안에는 공수진은 물론이고 그녀의 부모님도 함께 있었다.“경빈 씨... 탁유미 씨는 왜 데리고 온 거예요?”공수진이 병상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번 일 이대로 넘길 생각 없다고 했잖아.”이경빈은 말을 마친 후 다시 탁유미를 바라보았다.“또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싶은 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사과해!”탁유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병실 안을 쭉 훑어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난 분명히 말했어. 사과 같은 거 안 한다고.”그 말에 공수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윤이가 너 보러 감옥으로 면회 가기를 바라는 거야? 그래?”잔뜩 분노한 이경빈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5화

    “공수진을 믿는 이유가 뭐야? 너한테 골수를 기증해줘서? 그것 때문에 네가 살 수 있게 돼서?”탁유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이경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그 사실은 이씨 가문과 공씨 가문밖에 모르는 일이다.“만약 널 구한 사람이 공수진이 아니라면 믿을 거야?”“탁유미, 이제는 정말 질린다. 감옥살이 한번 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이경빈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네가 그 일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경고하는데 나랑 수진이 사이를 이간질하지 마.”이경빈은 차가운 얼굴로 탁유미의 턱을 우악스럽게 잡았다.“왜, 이번에는 날 구한 게 수진이가 아니라 너라는 말이라도 하게? 꿈도 꾸지 마. 내가 지켜줘야 할 여자는 수진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수진이야. 너 따위가 들어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알아 들어?”그 말에 탁유미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하하하하.”그녀의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그만해.”이경빈은 그녀의 웃음소리가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하지만 탁유미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고 이제는 눈물까지 보였다.“그만하라고! 내 말 안 들려?”이경빈은 턱을 잡았던 손으로 이번에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그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웃음소리가 이상하리만큼 심장을 찔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의 손바닥에 닿은 그녀의 입술은 조금 서늘했다.이경빈은 그제야 자신과 닿아있는 그녀의 피부가 차가운 것을 알아챘다.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지금 혈색 하나 돌지 않았고 무척이나 창백했다.두 눈이 마주치고 탁유미는 이경빈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녀의 눈은 냉랭하고 또 차가웠으며 눈가에는 아까 웃어서 생긴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이경빈은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둔기 같은 것으로 얻어맞은 것처럼 심장이 조여오고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탁유미의 두 눈을 보면 꼭 자신 같은 건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튕겨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러면 지금 그녀의 마음을 차지 하고 있는 사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4화

    윤이가 들으면 안 되는 말이었다!“엄마, 아빠는... 윤이를 싫어하는 거예요?”그때 아이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까만 눈동자가 이경빈을 한번 본 후 다시 탁유미를 바라보았다.이경빈은 아이의 눈빛을 받는 순간 자신이 무척 초라하게 느껴졌다.아이의 눈빛에는 더 이상 그를 향한 애정과 사랑은 없었다. 그저 두려움과 상처만이 남아 있었다.이경빈은 그제야 자신이 뭐라고 했는지 깨닫고 뒤에 있던 비서에게 소리쳤다.“윤이를 뒤로 데려가!”그 말에 부하 직원이 다가와 윤이를 번쩍 들었고 윤이는 이에 발버둥 치며 부하 직원의 가슴팍을 두드렸다.“윤이한테 뭐 하려는 거야! 당장 안 내려놔?!”분노한 탁유미가 아이를 빼앗으려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경빈이 팔을 꽉 잡고 있는 바람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윤이는 내 아들이야. 윤이를 다치게 하지 않아. 그러니까 핑계 그만 대고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서 수진이한테 사과해!”이경빈은 말을 마친 후 그대로 탁유미의 팔을 부여잡고 놀이터 입구로 향했다.그는 차로 향하는 길 부하 직원에게 뒷수습을 맡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두 사람이 소리치며 화를 내는 바람에 이미 많은 이목이 쏠렸으니까.탁유미는 이경빈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휘청거리며 결국 놀이터 밖에 있는 차량 옆으로까지 왔다.그녀는 윤이가 이경빈의 부하 직원의 손에 의해 다른 쪽으로 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경빈, 윤이를 대체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만약 윤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는 내 모든 걸 걸고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탁유미는 무력한 자신이 한스러웠고 아이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 이경빈이 원망스러웠다.차에 올라탔는데도 이경빈은 여전히 그녀의 팔을 놓아주지 않았다.“말했지. 윤이를 다치게 하는 일은 없다고. 윤이는 집으로 보내주라고 했어. 너도 윤이한테 사과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을 거 아니야. 아니면 다시 윤이를 불러올까? 윤이가 네가 한 짓을 낱낱이 알게 돼야 속이 시원하겠어?”이경빈은 기사에게 병원으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3화

    아무리 아빠라고 해도 엄마를 괴롭히는 건 용서할 수가 없다.이경빈은 잔뜩 가라앉은 얼굴로 윤이에게 말했다.“윤이야, 비켜. 엄마는 큰 잘못을 했어. 그래서 지금 당장 사과하러 가야 해.”“싫어요. 엄마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왜 사과를 해요.”윤이가 말했다.“엄마는 그저 그 아줌마의 손을 살짝 밀쳤을 뿐이에요. 그랬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뒤로 넘어가 넘어진 거라고요! 엄마는 그저 그 아줌마가 내 볼을 만지는 걸 막아준 것뿐이에요! 엄마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윤이는 공수진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니, 싫어했다.매번 미소를 지어주고는 있지만 그 눈빛이 묘하게 섬뜩하고 또 무서웠다.윤이는 아직 아이이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과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 정도는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하지만 탁유미의 억울함을 밝히려 한 아이의 말은 되레 이경빈의 심기만 건드리고 말았다.“탁유미, 입을 열 때마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더니 이딴 식으로 교육했어? 아이한테까지 거짓말을 하게 했냐고! 너, 그 룸에 CCTV가 있었던 거 모르지? 수진이가 윤이 볼을 어루만지려고 한 걸 네가 밀쳐버린 걸 내가 못 봤을 거라고 생각해? 너는 그저 가볍게 밀친 거겠지만 네 그 행동으로 수진이는 또다시 아이를 잃었어. 너, 수진이가 아이를 낳으면 윤이가 설 자리가 없어질 것 같아서 그런 거지? 그래서 밀쳐버린 거지?”이경빈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차갑고 또 날카로웠다.탁유미는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사실 그녀는 이경빈이 오해하든 말든 욕설을 퍼붓든 말든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지만 윤이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이경빈은 지금 공수진의 일 때문에 이성을 잃어 유산이란 말을 계속해서 들먹이며 그 말을 듣게 될 윤이의 생각 같은 건 조금도 하지 않고 있다.탁유미는 아이가 더 이상 그의 말을 듣는 걸 원하지 않아 윤이의 인공와우로 손을 뻗었다.하지만 그걸 떼어내기도 전에 이경빈의 말소리가 들려왔다.“나한테 양육권을 넘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2화

    사진을 한 장 옆으로 넘기자 이번에는 그녀를 포함한 세 사람의 사진이 보였다.윤이는 놀이공원에서 돌아온 뒤로 시간이 날 때마다 탁유미의 휴대폰을 들고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았다.사진을 보는 아이의 얼굴에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그 모습에 탁유미는 사진을 지우려다가도 결국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탁유미는 시선을 내려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세 사람의 사진을 바라보았다.윤이는 활짝 웃고 있었고 그녀는 안전바를 꼭 잡은 채 무언가를 참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으로 보아 당시 통증이 일었던 게 분명해 보였다.그리고 이경빈은 고개를 돌린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아마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녀를 걱정해서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실상은 증오해 마지않는 관계인데 말이다.두 사람은 같은 회전목마를 타고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마음의 거리는 하늘과 땅처럼 멀었다.이대로 이경빈과는 죽을 때까지 평생 다시는 보지 않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바랐다.하지만 그 생각을 하자마자 윤이가 큰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아빠!”그 목소리에 탁유미가 고개를 들어보니 윤이가 활짝 웃으며 이경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이경빈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탁유미는 이쪽으로 걸어오는 이경빈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이경빈은 윤이가 코앞까지 다가왔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계속해서 성큼성큼 걸어왔다.얼음장 같은 그의 얼굴에 탁유미는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다.아니나 다를까 이경빈은 탁유미의 바로 앞에 서더니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당장 나랑 같이 병원으로 가. 가서 수진이한테 사과해. 수진이가 너 때문에 또 유산을 해버렸어. 3개월 된 아이가 그렇게 또다시 수진이 뱃속에서 사라졌다고!”탁유미는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공수진은 또다시 같은 판을 짰다.공수진은 이번에도 또다시 탁유미를 가해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1화

    다음날.오늘은 토요일이라 윤이는 유치원이 아닌 집에 있었다.“엄마, 나 윤이 데리고 놀이터로 가서 놀고 올게요.”탁유미가 김수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지 말고 집에서 좀 쉬어.”김수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탁유미는 평소 일 때문에 항상 늦게 잤기에 김수영은 늘 그런 딸을 대신에 오전이면 자신이 윤이를 데리고 나가 놀았다.“괜찮아요. 윤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요.”탁유미는 지금 1분 1초가 아쉬웠다.이에 감수영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점심 맛있게 해놓을 테니까 늦지 않게 돌아와. 네가 좋아하는 거로 해둘게.”“네.”탁유미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윤이를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주말이라 그런지 놀이터에는 아이들 데리고 놀러 나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평소 윤이는 놀이터에 도착하면 항상 또래 아이와 함께 신나게 같이 놀았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친구가 먼저 다가오는데도 고개를 푹 숙인 채 고민이 많은 얼굴로 탁유미의 옆에 앉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윤이 왜 그래? 왜 친구랑 안 놀아?”탁유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죠?”윤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에는 그녀를 향해 이 질문을 던졌다.어제 룸에서 들었던 말로 여태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이제 고작 4살이라고는 하나 나쁜 것과 좋은 것 정도는 윤이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꽤 예민한 구석이 있었기에 분위기만 봐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탁유미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응, 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그녀는 아이의 얼굴을 조목조목 훑어보았다.윤이는 이경빈을 많이 닮았지만 영롱한 두 눈과 웃을 때의 느낌은 그녀 판박이였다.다만 근 몇 년간 탁유미는 먹고 사는데 바빠 좀처럼 웃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윤이만큼은 앞으로 많이 웃기를 바라며 자신 때문에 슬퍼하거나 움츠러들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엄마 말 기억해. 엄마는 그 누구도 해한 적이 없어. 엄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90화

    당시 이경빈은 누군가를 배신했다는 죄책감 같은 것이 들어 바로 눈을 옆으로 돌렸다.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배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그는 곧 있으면 공수진과 부부가 되고 부부 사이에 잠자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게다가 그는 이미 탁유미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수진과 잠자리를 한 적도 있었고 말이다.물론 탁유미가 감옥에 들어간 뒤로는 계속해서 혼자 잠들었다.공수진과는 연인 사이를 넘어 결혼 얘기까지 오가던 상태였는데도 이상하게 공수진과 잠자리를 하려고 하면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다.그조차도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탁유미 때문일까? 말도 안 된다.탁유미의 존재가 이토록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리가 없다.재판장에서 증인으로 나서 증언까지 했는데 아직 그 여자에게 마음이 남아 있을 리 없다.“아이고, 이걸 어째! 우리 수진이가 또다시 아이를...!”한영애는 공수진의 손을 잡고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그 빌어먹을 것이 또다시 우리 수진이 아이를 사라지게 했어! 두 아이 모두 탁유미 그것 때문에! 우리 수진이 불쌍해서 어째...!”“엄마... 흡... 그만 해요...”공수진은 가뜩이나 수술을 막 하고 난 뒤라 얼굴이 창백한데 거기에 눈물까지 범벅이 되니 가엽기 그지없어 보였다.“임신이 힘든 몸이 된 후로 찾아온 기적적인 아이를 또다시 탁유미 때문에 잃어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그만해! 분명히 일부러 그랬을 거야! 네가 아이를 낳으면 자기 아들이 나중에 이씨 가문을 물려받지 못할까 봐, 그래서 미리 수를 쓴 게 분명해!”이경빈은 그 말에 몸을 휘청였다.“탁유미도 알고 있었습니까? 수진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수진이가 윤이한테 이제 곧 있으면 네 동생이 생긴다고 했어. 오늘 수진이가 윤이를 데리고 우리를 만나러 온 것도 앞으로 자기 아들이 될 아이니까 잘 봐달라고 데리고 온 거였어. 그런데 탁유미 그게... 우리 수진이를...!”한영애는 마치 이 자리에 탁유미가 있었다면 씹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389화

    이경빈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공수진을 안아 들고 밖으로 나섰다.그리고 공한철과 한영애는 독기 어린 눈으로 탁유미에게 모진 말을 내뱉었다.“이번 일 절대 쉽게 안 넘어갈 거다. 우리 수진이는 너랑 달리 무척이나 소중한 아이니까! 반드시 너한테 책임을 물을 거야!”탁유미는 그들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면서 두 손으로는 계속해서 아이를 제 품에 끌어안으며 악의에 가득 찬 인간들을 보지 못하게 했다.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탁유미는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김수영은 윤이가 무사한 걸 보더니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이를 꽉 끌어안았다.“아이고, 다행이야. 우리 윤이가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야.”그녀는 집에서 탁유미와 윤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빌고 또 빌었다.탁유미는 그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며 안방 쪽으로 향했다.“엄마, 잠깐 윤이 좀 봐줘요. 나는 일단 옷 좀... 갈아입어야겠어요.”김수영은 탁유미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복부를 꽉 누르고 있는 것을 보며 통증이 또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래그래. 얼른 들어가.”탁유미는 윤이 앞에서 아픈 티를 내고 싶어 하지 않았기에 김수영은 얼른 그녀를 방으로 보냈다.탁유미는 방으로 들어간 후 병원에서 받은 진통제를 두 알 복용했다.그러고는 침대 위에 새우 자세로 누워 고통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오늘 일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공씨 집안에서 이렇게까지 공을 들였다는 건 그녀를 완전히 제거해버리겠다는 뜻이니까.하지만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지금 이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게다가 한 달 정도 뒤에는 직접 윤이를 이경빈에게 보내줘야만 한다.이씨 가문이 정말 윤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공씨 가문 쪽에서 아이를 없애려고 들 텐데 정말 이경빈이 제대로 지켜줄 수 있을까?윤이는 아직 어려서 자기 몸을 지킬 능력이 없다.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어떻게 하면 죽기 전에 아이를 지켜줄 수 있지?엄마로서 제 아들 하나 보호해주지 못한다니... 정말 무능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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