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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깨어나다

박윤찬은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지금 송 선생님 친구분의 이혼 소송을 맡고 있어요. 일 때문에…”

박윤찬은 무언가가 갑자기 생각난 듯 또 말했다.“그분 전남편분의 친구가 누구신지 아세요? 윤선주예요. 그의 아버지와 영준 씨의 아버지께서 젊으셨을 때 사이가 좋았다고 기억하고 있어요.”

설영준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말했다.“윤선주요?”

이 성을 들으니 설영준의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박윤찬과 밥을 다 먹고 설영준은 곧바로 회사로 향하지 않았다. 여진의 차는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는 차에 타자마자 말했다.“미래병원으로 갑시다.”

여진이 백미러로 보인 설영준의 눈빛은 아주 차분했다.

더 물어보지 않고 핸들을 틀고 병원으로 향했다.

설영준은 민효연이 왜 갑자기 배신을 했는지를 생각했다.

이 세상에서 민효연이 이렇게까지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딸뿐일 것이다.

민효연에게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여진은 설영준을 도와서 주승아가 미래병원에서의 병실을 알아냈다.

그는 이 기회로 가서 한 번 보고 싶었다.

민효연이 감추면 감출수록 설영준을 궁금하게 만든다.

병원에 도착한 후 설영준은 여진을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는 혼자 병원에 들어가서 VIP 병실로 갔다.

문에 있는 유리창 너머로 한 소녀가 큰 병원복을 입고 산소마스크를 쓴 채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설영준은 병실 문 박에서 한참을 지켜보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주승아는 병상에 누운 지 몇 년째 계속 혼수상태였다.

그해의 교통사고로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죽은 줄 알았다.

심지어 설영준도 진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금 그녀를 보니 온몸이 약해 있지만 분명히 생명 흔적이 있는 것 같아서 그는 마치 꿈을 꾸는 듯 신기했다.

마치 몇 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서 다시 살아난 것 같았다.

예전에 두 사람이 약혼했을 때 주승아를 제대로 눈여겨보지 못했었지만, 이 순간 그는 천천히 머리를 숙여 이 불쌍한 소녀를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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