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5화 자기밖에 모르는 아주 이기적인 인간

송재이는 초밥을 먹던 젓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룸 입구에는 문예슬이 서 있었고 그 뒤로는 설도영이 보였다.

“도영이?”

그녀는 예상 못 한 얼굴에 꽤 놀란 얼굴이었다.

설도영은 배시시 웃으며 빨개진 얼굴로 그녀를 불렀다.

“선생님! 어떻게 여기서 만나요.”송재이는 황급히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그쪽으로 다가가 설도영의 얼굴을 매만졌다.

“얘가 미쳤나 봐! 미성년자가 술을 먹어? 네 형이 알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설도영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본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고 잔소리를 했다.

문예슬은 설도영을 부축하며 그녀와 마찬가지로 골치 아픈 얼굴을 했다.

“누가 아니래. 나 잘했지? 얘 보자마자 그대로 끌고 왔어.”

그러고는 송재이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빨리 설 대표님한테 전화해서 동생 데리러 오라고 해.”

문예슬이 설영준을 오래간 짝사랑한 걸 송재이는 알고 있다.

‘도영이를 핑계로 설영준과 가까워져 보려는 건가?’

송재이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나 지금 배터리가 다 돼서 그냥 이대로 집에 보내는 게...”

“내 거 써요. 그래서 우리 형보고 날 데리러 오라고 해요”

그때 설도영이 끼어들며 휴대폰을 건넸다.

오늘은 그의 친구 사촌 형의 생일이다. 그 사촌 형은 설도영이 설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이라는 걸 알고는 극진히 대접하며 어떻게든 설영준과 엮이고 싶어 아부하며 안달이 났다.

설도영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한 뒤 금세 얼굴에 짜증이 피어올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설영준이라는 그늘 아래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오늘도 또 똑같이 상황이 펼쳐지자 결국 못 참고 술을 입에 댔다.

설도영은 송재이의 어깨 위에 팔을 걸치고 술 냄새를 가득 풍기며 말했다.

“선생님, 우리 형은 자기밖에 모르는 아주 이기적인 인간이에요, 그렇죠?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그러니까 그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한테 빨리 전화해서 나 죽는다고 빨리 오라고 해요.”

송재이는 단단히 취한 그를 보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