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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누가 환장한다고 그래?!

두 사람 사이를 이미 알고 있었던 유은정이지만 실제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순간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재빨리 차에 다시 올라탔다.

송재이는 그의 거친 키스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녀는 발버둥을 치며 힘껏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꽤 아프게 무는 바람에 설영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송재이는 그가 멈춘 틈을 타 바로 가슴팍을 밀어버렸다. 그러고는 어느새 촉촉해진 눈으로 그를 힘껏 노려보며 입가에 있는 피를 닦았다.

설영준의 얼굴은 어쩐지 조금 창백해 보였다.

가로등 아래 서서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뱀파이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송재이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미쳤어?”

“말조심해.”

냉랭해 보이는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만족감이 스쳤다.

그걸 본 송재이는 더더욱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왕 이렇게 만난 거 그녀는 줄곧 묻고 싶었던 것을 입에 올렸다.

“주현아 씨 아버지 일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주정명은 설영준의 장인어른이 될 뻔한 사람이었다.

설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가문은 아니라고는 해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송재이는 이 일이 어쩌면 설영준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영준은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뭘 물어. 뉴스에서 본 것 그대로야. 어릴 때 지은 죄를 이제야 청산하기 시작한 거지.”

송재이는 눈썹을 찌푸렸다.

“물론 그 죄를 청산할 수 있게 내가 약간의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설영준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정말 네가 한 거라고?”

송재이는 믿기 힘든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내가 아닐 거라 생각하는데?”

“그야... 주현아 씨는 네 약혼녀이기도 했던 사람이니까.”

“지금은 아니잖아. 그런데 내가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해?”

설영준은 전혀 문제없다는 얼굴로 답했다.

“주정명은 감방에 갈 거고 주현아는 해외로 뜰 거야. 앞으로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잡음은 없어.”

‘우리 사이’라는 말에 송재이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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