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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내가 네 남자친구가 되면 관여할 수 있는 거야?

송재이의 표정은 정말 방현수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가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그녀이긴 하지만 지금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설영준은 확신했다.

그녀는 정말 방현수를 모르고 있다. 그저 방현수의 일방적인 감정일 뿐이다.

예쁘고 청순한 여자를 싫어할 남자는 없으니까.

설영준은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며 말했다.

“기억 안 나면 됐어.”

이쯤 되니 송재이도 오늘 밤 주인공이 자신과 아까 설영준이 말한 방현수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 남자가 주현아와 한패였던 것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곳으로 오기 전 갑자기 생각을 바꿔 설영준에게 알린 덕에 주현아의 속셈에 놀아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도움 메시지를 보냈을 때 설영준은 이미 오늘 밤 아무런 위험도 없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는 다 알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녀가 방문 앞에 서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는 주현아가 어떤 속셈인지 다 알고 있었지? 대체 그 여자는 목적이 뭐야? 이런 짓을 해서 얻는 게 뭐냐고.”

송재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화를 냈다.

“방현수와 너를 한방에 넣어 너와 나 사이를 훼방 놓으려는 거겠지.”

“하! 혼자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잘도 했네.”

“너랑 방현수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야 아니면 우리 사이가 안 좋아질 거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야?”

“...둘 다.”

송재이는 그의 눈을 피해 대답했다.

설영준은 입꼬리를 씩 올려 웃더니 그녀의 턱을 잡아 다시 한번 눈을 마주치게 했다.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는 자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돼?”

송재이는 여유로워 보이는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렸다.

“그러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이야. 방현수라는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알아? 마침 내가 좋아하는 얼굴일 수도 있잖아. 만약 네가 여기 오지 않았으면 나는 이번 기회에 그 방현수 씨랑 즐겁게 대화나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어차피 나는 지금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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