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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릴리는 방금 신하균이 자발적으로 자기를 데려다주겠다 하고 얼마 전에 언니가 제부가 자기를 팔아버렸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릴리는 뭔가 깨달았다.

제부는 지금 자기와 신하균을 맺어주는 거다.

‘어쩐지. 오늘 자발적으로 배웅해 주겠다고 하더라니!’

“그래요. 그럼 저희도 이만 가자고요. 언니한테는 이따가 메시지 보낼게요.”

‘내가 가면 신하균도 김솔이랑 더 편하게 있겠지?’

고우신이 릴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곧 빠른 걸음으로 릴리를 따라가서 가까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람보르기니의 굉음이 조용한 지하 주차장에 울려 퍼졌다. 이내 먼지를 일으키며 차고를 떠났다...

릴리는 조수석에 앉아 있다가 시끄러운 엔진소리에 귀가 아파와서 고개를 돌려 그를 짜증스럽게 쳐다보았다.

“술 취한 사람한테는 잘난 척 좀 그만하시죠.”

그리고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그가 릴리 마음속에서 루저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고우신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흥이 난 것 같았다.

“너도 카레이서라면서?”

“왜요? 저번에 진 거에 만족하지 않아요? 저랑 한 판 더 붙을래요?”

릴리는 가시가 돋친 말을 계속 내뱉었다.

고우신은 패배를 인정했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판 붙어보고 싶다.”

릴리는 의아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평소에 바보 같던 오빠가 화도 내지 않고 차분해서 릴리는 약간 적응이 안 됐다.

이러면 놀리는 재미가 없다. 릴리는 흥미를 잃고 입을 다물었다.

차 속도가 매우 빨랐다. 릴리는 약간 취한 상태에서 창밖의 풍경을 보는 거라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서 아예 눈을 감고 그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얼마가 지났는지 잠이 들었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릴리는 경계에 찬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고우신의 얄미운 얼굴을 힐끗 본 후에야 마음을 천천히 놓았다.

고우신을 믿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멍청한 사람은 머릿속이 온통 가족뿐이라 릴리의 신분을 받아들인 이상 엉뚱한 짓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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