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연과 바론 공작이 동시에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도희는 말하다 말았다."아니에요, 어차피 이제 곧 알게 될 텐데 미리 말하지 않을래요.""...""좋아, 그럼, 지금은 뭐 하러 온 거지?"강미연이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도희는 소파에 가서 앉았다."그냥 물어보러 왔어요, 상의는 다 하셨나요? 유리 언니 결혼식에 두 분 참석하실 건가요?""..."강미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서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바론 공작은 한참 동안 정색하고 있더니 말했다. "만약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면 우리는 당분간 돌아가지 않을 거야."강미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잘 생각하세요, 유리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당신이 많이 결석할수록 앞으로 참여할 자격도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그 계집애 마음속에는 원래 아버지의 자리가 없다.몇 년 전에 다녀왔을 때 부녀가 잘 지냈었으니 좋은 징조였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때에, 그가 신용을 잃고 결석한다면 앞으로 관계가 더 멀어질 수도 있다..."내가 빚진 건 나중에 꼭 갚을 거야. 하지만 내가 빚진 사람은 유리뿐만이 아니야. 나는 반드시 아무도 내 곁을 떠나지 않게 만전을 기해야 돼."그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강미연이 계속 말하려는데 도희가 이런 진지한 분위기를 못 참겠는지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됐어요, 됐어요, 뜸 들이지 않을게요. 형부가 이런 일이 생길까 봐 미리 해결책을 생각해 놨어요."육시준?"맞다, 네 사돈이 뭐 하는 사람인지 잊은 건 아니지?""..."바론 공작은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바로 그때 키가 아주 큰 흑인 경호원이 들어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곧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들어왔다. 이 병원의 원장이 제일 먼저 들어왔고 그 옆에는 40~50대의 한국인 의사가 있었다.그는 자신을 국제 의료 협회 소속이라고 소개했고, 그들 협회의 고위 회원인 송인국이 강미연의 사례에 굉장히 관심
자신의 물음이 빗나간 걸 눈치채고 한 마디 덧붙였다. “정말 치료할 수 있나요?”한국인은 일련의 전문용어로 설명을 해주었다. 사뭇 진지하고 자신만만하였다. 그리고는 빠르게 수속 진행하고 그날 바로 병원을 옮길 수 있었다. 소식을 들은 왕실은 전용기를 파견하여 강미영을 현지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Y 국에 남아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한국에 상륙하였다. 병원뿐만 아니라 현지 담당자까지 직접 응대에 나섰다. 외교 관계에 관한 일이라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지난번처럼 몰래 방문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소문을 내고 신문에서도 대서특필로 헤드라인을 장식하였다. 주로 한국 의료의 우호 관계를 보여주려 하였다. 바론 공작은 부인을 무사히 보낸 뒤 차분하게 짐을 싸기 시작하였다. 딸을 시집보내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반박자 느린 행동은 주위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왔다...육 씨 가문.소식을 들은 육청수는 경멸에 찬 소리로 말했다.“이 송씨가문은 정말 혼인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쓰는군!”육경원도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바론 공작도 지금 분명히 관계를 끊어내려 하는 것 같아요. 송씨 가문이 그렇게 아첨하더니 이번에는 큰일났네요.”“그래도 능력이 있네. 사람을 데려왔으니, 타지에서 객사하느니 자기 집에서 죽는 게 낫지.”육청수는 냉소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 여자 죽든 살든 이젠 아무 소용이 없는 거 같은데요.” “...”할아버지와 손자는 죽이 맞아 강유리 친정 집안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며 불안했던 마음을 진정시켰다. 육청수는 문득 말을 돌렸다.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어? 고성 그룹 쪽에는 반드시 충분하게 예의를 갖추어 우리의 성의를 믿게 해야 한다.”“장인어른께서 아주 흡족해하십니다. 듣자 하니 강씨 집안 둘째 아가씨도 다시는 고성 그룹에 가서 말썽을 피우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육경원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친딸과 선을 긋더라도 성신영
강유리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의심과 경계에 찬 시선 세 개가 그녀로 향했다. 들어온 사람이 그녀인 걸 알아채고 릴리가 안도하면서 그녀를 반겼다. “언니, 도희를 좀 보세요. 돌아오자마자 나를 괴롭히고 있어요!”“정말! 언니의 이름을 막 부르고!”도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랐다.“내가 부른 건 별명인데 뭐!”릴리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대꾸했다. 나이로 따지면 도희는 강유리와 릴리보다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도희는 촌수를 따지며 강유리한테 항상 선배라고 부르게 강요했다. 강유리가 말을 안 들으면 도희는 릴리를 닦달했다. 릴리는 도희와 부당한 거래를 하고 있으며 자주 도희한테서 특수 약품을 구했다. 신세를 지고 그녀의 기에 눌려 릴리는 항상 도희를 언니라고 불러왔다. 언니라는 명칭이 익숙해져 점차 이 둘만의 독특한 생활 패턴이 형성되었다...“됐어. 둘 다 그만해.”강미영은 말다툼을 제지하고 강유리와 육시준을 맞이했다. “너희들 왜 이렇게 빨리 왔니?”강유리는 멍하니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서있자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유리가 걱정해서요.”걱정으로 가득 찬 그의 눈과 마주친 강미영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먼저 입을 열어 상황을 설명했다. “이 얼굴 방금 그린 거야! 작은이모 아주 건강해. 아무 문제 없어! 울지마, 눈물을 참아.”강미영이 이렇게 서둘러 설명한 이유는 바로 전에 한번 해프닝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 전 강미영이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릴리는 다급하게 찾아와 그녀를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했다. 강미영은 화장했다고 말했지만 릴리는 믿지 않았다. 도희가 나서서 진짜라고 증언했지만 릴리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강미영이 할 수 없이 화장을 지우고 건강한 혈색을 띤 얼굴을 보여주자 그제야 릴리는 울음을 그쳤다. 그녀가 겨우 다시 화장하고 두 아이와 잠시 장난을 치는 사이 강유리가 왔던 것이었다. 강유리가 릴리처럼 또 대성통곡을 할까 봐 강미영은 급히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리고 부족한 듯 옆에 두 사람에게 눈짓했다.
그 남자는 책임감 있고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 누구도 저버리지 않았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저버렸다. 하지만 바론 공작은 고정남과 달랐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 가족의 앞날을 위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을 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왜요?”강유리는 불쑥 내뱉었다.그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중요한 순간에 모두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가?‘그리고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우리는 그저 명의상의 부녀 관계일뿐인데?’강유리는 의혹에 찬 눈빛으로 강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를 잘 알지 못하죠?”강미영은 잠시 멈췄다가 평소처럼 얘기했다.“그이는 너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야. 그가 불길에 뛰어들어 너의 어머니를 구한 것만 봐도 그가 냉혈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어.”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릴리를 보면서 이어 말했다.“그리고 너도, 그를 믿어야 해. 이유 없이 의심해서는 안 돼.”‘언니는 재미없어. 역시 속이기 쉽지 않네.’라고 혼자 생각에 잠겨있던 릴리는 강미영의 타이름에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언제쯤 나을 수 있어요? 송 아저씨네가 ‘치료’할 수 있나요?”릴리는 말을 돌렸다. 강미영은 고개를 저으며 한가롭게 소파에 기댄 채 옆에 있는 육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그러게! 내가 이렇게 온 것도 다 네 언니와 형부가 준비해 줬잖아!”‘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니 너무 좋은걸!’육시준이 그들과 상의하지 않고 그들의 곤경을 수월하고 침착하게 해결한 후 정정당당하게 국내에 데려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릴리는 그가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반편생을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살기만 해서 이렇게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해준 적이 없었다. ‘지금 이런 기회가 있는데 뭐 하러 아등바등해?’육시준은 그런 그녀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 귀찮은 내색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시고 모든 건 저한테 맡기세요.”강미영은
병실 안세 자매가 나간 후 병실 안은 많이 조용해지고 분위기도 한층 더 무거워졌다. 강미영은 앞에 있는 젊은이를 보면서 물었다. “다 안 거야?”“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육시준은 의자에 기댄 채 여유롭게 웃었다. 강미영은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설명했다. “고정남, 유리의 친 아버지가 아니야. 그건 모두 내가 처음에 고정철에게 심어준 거짓이야...”고정철에게 알려서 강유리가 고 씨 집안의 사생아로 오해하게 하면, 고정철은 어떻게든 그녀의 신분을 숨겨서 고정남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였다. 만약에 고정남에게 들키더라도 방법은 있었다. 친자 확인서는 가짜였다. 다만 강미영은 그들이 폭로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이를 이용하여 더 가짜인 사생아를 고 씨 집안에 보냈다. “네. 저도 알고 있고 릴리도 알고 있어요. 릴리는 이미 고정남이랑 대면한 적도 있어요.”그건 완곡한 표현이었다. 두 사람은 대면이 아니라 첨예한 대립이었다. 강미영은 눈썹을 찡그리면서 의아했다. “릴리가 고정남이랑 만났다고? 언제?”조만간 알게 될 일이여서 육시준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얼마 전 고성그룹에 놀러 갔었어요.”강미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안 봐도 장면이 눈앞에 선했다. 그녀는 자기 딸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고정남의 그 위선적인 애틋함이 그녀 앞에서 무너졌겠지?’그래서 그런지 그 사람과 구 씨 집안 관계로 고정철에게 알려서 그들을 방해하지 않았다.릴리한테 걸려들었군...“아까 나한테는 아무 얘기도 없었어.”딸의 호들갑스러운 성격에 이렇게 침착하다니 강미영은 믿어지지 않았다. 이 감정은 자신이 혼자서 이 모든 걸 해결할 필요가 없이 누군가가 개입해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 사람이 늘 손이 많이 가던 딸이었다는 점이다. 육시준이 갑자기 물었다.“릴리의 친부가 고정남이라면 유리의 친부는 누구인가요? 그분인가요?”생각에 잠겨있던 강미영은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육시준의 눈빛을 마
”너 얘한테만 말하고 나는 왜 안 알려줬어?”강유리는 갑자기 생각난 듯 도희를 돌아보면 다그쳤다.도희는 서둘러 변명했다.“그럴 리가! 내가 도착했을 때도 아무한테도 알리지 못하게 작은이모가 그랬어.”강유리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면 넌 왜 그렇게 빨리 왔어?”도희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그러게. 너는 왜 그렇게 빨리 왔어?”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의 시선이 릴리에게로 향했다.릴리는 몸을 고쳐 앉으며 눈빛은 어색하게 두 사람의 시선을 피했다. “그게, 미래 남친이 좀 특별한 신분이 있잖아? 엄마가 공항에서 돌아올 때 그 사람들이 중무장하고 모셔 온 거야.”강유리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신한문 씨는 자신이 모셔 온 사람이 미래 장모라는 걸 알아?”강유리의 물음에 릴리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하였다. “내 생각에 알고 있는 것 같아! 왜냐면 정말 진지하고 꼼꼼했었거든. 나 한문 씨 정장 입은 모습 처음 봤어. 완전 진짜 너무 멋졌어! 목소리보다 더 매력 있었어...”릴리는 처음에 수줍어하다 자신감이 젖어 황홀한 목소리로 떠들었다. 강유리와 도희는 못 볼걸 본 듯 눈을 돌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릴리는 떠들기를 좋아했고 또 주위 사람들을 쉽게 끌어들였다. 도희는 릴리의 수다에 금방 흥미를 느껴 자기도 모르게 가십거리를 얘기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주제를 벗어났다.강유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점점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혼식이 가까워지고 들러리 후보로 도희와 릴리는 시간을 비워두고 자주 JL빌라에 드나들었다. 덕분에 강미영은 며칠 동안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강미영은 매일 인터넷에서 자신의 ‘회복 소식’을 뉴스에서 볼 수 있었다. 강미영의 병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만큼 병원에서도 진행 상황을 제때 외부로 알렸다. 최근에는 한방 치료 방안을 사용하여 ‘효과’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는 강미영의 안색은 많이 좋아보였다. 강미영은 인터뷰에서 식욕도 많이 돌아오고 가벼운 산책도 가
파크 하얏트 호텔.서울에서 유명한 5성급 호텔이었다. 대형 비즈니스 회의와 국제 협상을 많이 진행했으며 내로라하는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고객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고성그룹의 따님과 육씨 가문의 넷째 아들이 여기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호텔에서 받은 공지 사항은 LK브랜드를 제외한 기타 브랜드는 일체 입장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입장 거절당한 2개 브랜드의 관계자들이 홀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자 지나가는 일부 직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저 사람들 뭐야? 왜 아직도 안 가고 저러고 있어?”“저분 세마 스튜디오 사람인데, 아까 자기 사장한테 전화해서 방법이 있나 물어보는 것 같더라.”“세마 스튜디오? 강 씨 첫째 아가씨와 협력하던 그곳?”“설마? 고성그룹에서 시집보내니까 정말 고 씨 집안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 이럴 때도 튀고 싶어서 아가씨의 앞에 나서다니!”“주제도 모르고!”“......”매니저가 옆으로 다가와 열띤 토론을 듣고 언짢은 듯 눈을 흘겼다. “다들 한가해요?”직원들은 소란스럽게 흩어지더니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자기 일을 하러 갔다. 하지만 궁금한 건 참지 못하겠다는 듯 힐끔힐끔 그들을 쳐다보았다. 매니저는 잡담하는 직원들을 해체한 후 빠른 걸음으로 도희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예의 바르고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 혹시 다른 볼일 없으시면 우선 나가시면 안 될까요? 저희도 규정이 있어서요. 당분간 다른 브랜드는 입장 불가능합니다.”말투는 공손했지만 또한 힘이 있어 사람을 쫓아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구원 브랜드 담당자는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힐끗 쳐다보았다. 여전히 조용한 핸드폰을 보면서 담당자는 우선 나간 후 다시 전화로 상황을 보고드릴지 고민하였다.육씨 가문 사모님이 잘 얘기해주신다면 오늘 저녁에 와서 세팅해도 늦지 않을듯했다.담당자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옆에 귀여운 얼굴을 한 아가
다른 점은 성신영은 LK주얼리를 홍보하고 LK주얼리의 지원으로 그녀 자신의 신분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심보였다. 그러나 강유리는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자신의 신분으로 브랜드의 명성을 높여 브랜드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었다...“우리 웨딩 주얼리 브랜드와 경쟁하러 왔다고 하던데?”성신영은 순진한 표정으로 물었다. 표정과 말투는 마치 이 호텔에서 그녀의 결혼식만 진행하는 듯했다. 구원 브랜드의 담당자조차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저희는 강 대표님 결혼식에 초대된 브랜드 업체에요. 호텔에 결혼식 현장 세팅하러 온 거고요.”성신영은 그녀를 위아래 훑어보고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언니가 데려온 지원군이에요? 미안하게 됐네요. 아버지가 다른 브랜드는 들이지 말라고 해서요. 아버지가 언니에게도 똑같은 걸로 준비했으니 당신들이 따로 준비할 필요 없어요. 돌아가 주세요.”구원 브랜드 담당자는 눈썹을 찡그리며 불쾌한 내색을 비췄다. ‘강 대표와 이미 협력하기로 약속했는데, 이제와서 LK주얼리를 쓴다면 뭐가 돼?“염치가 좀 있어야지 않아? 매일 기자들 매수해서 유리 언니가 너네 고성그룹 덕을 봤다고 뉴스 쓰더니, 고성그룹은 유리 언니를 위해 뭘 준비해 줬는데? 너희들 그 두꺼운 낯짝? 굳이 유리 언니와 같은 날에 결혼식 올리지 않나, 같은 호텔을 고르지 않나, 이제는 뭐 유리 언니를 위해 뭘 준비해? 진짜 사람 같은 짓은 조금도 하지 않는구나!”도희는 전부터 성신영을 많이 참아왔지만, 오늘 허세 부리는 모습을 보고 그만 뚜껑이 열려 마구 쏘아댔다. 구원 브랜드 담당자도 놀라서 입을 벌린 채 듣고만 있었다. ‘아까 귀여운 얼굴로 쑥스러운 듯 인사하던 여자애가 왜 이렇게 욕을 잘하지?’‘그런데 이런 대단한 협력 업체는 어디서 구했지? 강 대표가 나서기도 전에 먼저 해치우다니.”성신영도 도희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당황한 채 얼굴이 굳어졌다.“네까짓 게 어디서 미친개처럼. 경호원, 이 사람들을 내보내세요!”마침 그들을 쫓아낼 구실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