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상자들은 들어온 그대로 실려 나갔다.사치품 로고가 찍힌 승용차들이 천천히 동네를 빠져나갔다.옆 건물로 이사 중이던 성신영이 마침 그 모습을 보게 됐다.마당에 서 있던 그녀는 떠나는 승용차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시즌마다 브랜드들을 집으로 불러 고민 없이 신상들을 모조리 사버리는 게 그녀의 꿈이었다.고용인들을 데리고 이삿짐을 나르던 임천강은 멍하니 서 있는 성신영을 바라보다 그녀의 눈길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왜 그래?”“아니야, 매니저가 저 브랜드 모델을 논의 중 인데 문제없으면 다음 달에는 계약할 거 같아.”성신영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웃음을 보였다.임천강은 성신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멋지네.”라고 말했다.성신영은 몸을 기대어 임천강의 품에 안겼다. “나 저 브랜드 여름 신상은 다 가지고 싶어.”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당연하지, 나중에 다 보내달라고 하자. 이 정도 모델 대접은 해야지.”성신영이 달갑게 웃으며 말했다. “마침 오늘 짐 정리도 해야 하는데 오늘 보내달라고 할까?”임천강은 사랑스러운 말투로 “네가 좋은 대로 해.”라고 답했다.오후 내내 바빴다.드디어 강유리의 옷방 정리가 끝났다.꽉 찬 옷들과 가지각색의 신발, 시계대에 놓인 장신구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귓가에는 강덕준의 말이 맴돌았다. 투자로 진 빚이 수백억...처음에는 육시준도 얻고 싶은 게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육시준이라는 사람이 필요했고 육시준은 그녀의 돈이 필요 할거라고.하지만 육시준이 돈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월급을 미리 받아서라도 그녀의 옷을 사주었고 빚을 진 상황임에도 그녀의 옷장을 채워줬다.부자 놀이에 재미라도 들린 걸까?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걸까?울리는 전화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 육시준의 문자였다. “브랜드 일은 신경 쓰지 마. 기분 나빠하지 말고,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 다른 옷들은 마음에 들어?”오씨 아주머니가 아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줬나 보다.오랜 해외 생활로 강유리는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
눈치 빠른 임강준이 물었다. “사람 바꾸라고 시킬까요?”캐스팅 자료를 내려놓으며 육시준이 말했다. “그냥 둬.”임강준은 많이 의아해했다.“정경호 대표님께 말씀드려. 로열 엔터는 성신영과의 모든 합작을 취소하고 앞으로도 절대 성신영과 작업하지 않겠다고.”“???”임강준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전부 취소하는데 이건 그대로 두라고요?”육시준은 다시 스크린을 바라보며 유유히 말했다. “이미 생각이 있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해.”그가 알고 있는 강유리는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강덕준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아직 준비한 게 더 있다는 뜻이다.그러니 마음 놓고...월요일 오전.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강유리에게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계속 접촉해왔던 한림 회사와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하석훈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전에도 여러번 연락했었는데 계속 스케줄이 꽉 찼다고 안 만나줬어요. 그런데 이번엔 먼저 만나자고, 게다가 담당자가 직접 나온다네요.”강유리도 살짝 의외였지만 바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일단 준비하세요, 오후 스케줄들은 취소하고요.”“뭘 준비해요?”반쯤 열려있는 사무실 문으로 육경서가 머리를 내밀었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리고 눈썹을 약간 치켜올린 채 물었다. “뭔 일 있어요?” 육경서가 사무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일이야 있죠. 요즘 회사에서 제작 중인 작품 있죠. 제작비가 많지 않다던 그 웹툰 작품, 나 그거 하고 싶어요.”강유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스타일 바꾸겠다면서요? 경서 씨 이런 작품 시킬 생각 없었어요.”그 외에도 걱정이 있었다.드라마 여주역에 우희나를 캐스팅할 예정이었다.우희나의 실력으로 육경서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의 상대 배우로 들어가게 되면 욕 먹을게 뻔하다.우희나뿐만이 아니라 제작회사도 같이 욕을 먹게된다. 팬들은 회사에서 육경서를 이용해 신인을 배출한다고 생각할 것이다.“스타일은 바꿔야죠.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못하게하는건 아니죠!”육경서는 폴짝 테이블 위
강유리는 아무 말 없이 웃다가 “소지석 씨랑 얘기한 적 있어요. 원작을 너무 좋아한다네요. 저도 그냥 슬쩍 말만 했었어요.”명확하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프로들인지라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들었다.“마음의 문”이 로열엔터 독립 제작이였는데 마지막에 별 볼 일 없는 회사 하나가 끼워졌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강유리의 인맥덕분이였을거다...별 볼 일 없던 유강엔터가 지금은 강유리 손에서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성장하면서 빠르게 이름을 떨치고 있다.도홍윤도 강유리가 실력자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서로 얘기를 해본 후에야 강덕준 감독도 강유리가 모셔 온 거란 걸 알게 됐다.이번 웹툰 작품도 강 감독이 맡을 예정이다.강 감독과 작업을 가장 많이 한 건 신아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귀국해서 강유리와 작품을 2편이나 같이 한다는 건 분명 도와주려는 것이다.도홍윤은 똑똑한 사람이다. 더구나 장경호의 소개로 만난 사이니 더 이상 이것저것 묻지 않고 바로 일 얘기를 시작했다.반 시간 만에 두 사람은 유쾌하게 계약서를 작성했다.곁에서 지켜보던 육경서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흔적 없이 실력을 보여주는 강유리의 자태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게다가 강유리는 허풍이 아닌 진짜 능력자였다.형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고개 숙여 육시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곁에 있던 한 남자가 술병을 들고 강유리 앞으로 다가갔다. “강 대표님, 저녁 내내 일 얘기만 했네요. 한 잔 받으세요.”강 유리는 기분도 좋았고 팀원들과 잘 지내고 싶어 유쾌하게 술잔을 받았다.한 잔을 비우자 그 남자가 바로 또 술을 따랐다. “강 대표님 통쾌하시네요.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텐데 많은 부탁 드립니다.”그가 다시 술잔을 들었다. 하지만 강유리는 술잔을 받지 않았다.강유리는 두 눈으로 그를 찬찬히 살펴보기만 했다. 겉으로는 잘 지내자는 말을 하고 있지만 행동과 눈빛은 상냥해보이지 않았다.“죄송해요, 저희 강 대표님이 술을 잘 못 마셔요.” 하석훈이 옆에 놓인 술잔을 들고 말했다. “제가 대
강유리는 언성을 높였다. 일부러 들으라고 한 말이기도 하니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 옆에서 모른척 하고있던 도홍윤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척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뭔 일이야?”“유강엔터는 대표님과 잘해보고 싶습니다. 계약서도 사인한 마당에 이렇게까지 위풍 부릴 필요 없습니다. 저랑 같이 할 마음이 없으시면 지금 계약을 해지하셔도 됩니다. 제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조백현 “...”도홍윤 “...”어두운 얼굴로 화를 내는 강유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육경서는 속으로 엄지를 추켜세웠다.그렇게 말을 남겨두고 강유리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날 준비를 했다. “계약서 세부 조항은 유강그룹에서 따로 처리할 겁니다. 그럼 전 먼저 실례하겠습니다.”강유리가 떠나자 육경서도 더 이상 남을 마음이 없었다. 그는 웃는 둥 마는 둥 일부러 도홍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오늘 일, 대표님 뜻이 아닌 거 압니다. 그래도 같이 일을 하려면 제대로 된 사람을 쓰셔야죠.”그렇게 말 한마디 남기고 육경서도 바로 강유리 뒤를 쫓아 나섰다.조백현을 지나치며 육경서는 비웃는 어조로 “이미 헤어진 사인데 굳이 자신의 앞길과 사업을 걸고 이런 짓을 해요?”조백현의 얼굴빛이 확 나빠졌다.문이 닫혔다.룸에는 도홍윤과 그의 직원만 남겨졌다.조백현이 강유리를 괴롭힐 때 그만두게 할 마음이 없었던 건 사실이다. 강유리의 반응이 궁금했다. 하지만 육경서의 말에는 분명 다른 뜻이 포함되었다.“조백현, 누가 네 마음대로 행동하래?” 잘 난 척하려다 큰 코 다친 조백현은 수치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강유리, 그 여자 얼굴만 예뻤지 아무 능력도 없어요. 인맥 인맥 하는데 그거 다 남자라고요! 대표님, 저런 여자 역겹지 않으세요?”도홍윤은 얼굴빛이 바꿔더니 “같이 일하는 것뿐이야. 왜 남의 사생활을 네 맘대로 상상하고 그래? 증거라도 있어?”“죽기 살기로 매제한테 매달려 스타인 엔터랑 엮이고 싶은 거, 그게 증거입니다!”“......”도경윤은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그를 바
엘레베이터 문이 닫혔다.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육경서는 차마 무시 못할 시선이 양옆으로 자신한테 꽂혀있다는걸 느꼈다.그는 핸드폰으로 육시준에게 문자를 보냈다.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오랫동안 준비한 질문, 드디어 때가 왔다.그는 엘레베이터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 키도 커서 핸드폰 화면까지는 남에게 보이지 않았다. 그가 손가락은 계속 스크린을 두드리며 대충 대답했다.“맞아요, 들켰네요? 근데 다른 사람들은 몰라요, 말하고 다니지 마세요 형수님.”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질문했다, “그럼 둘이 LK그룹이랑은 무슨 사이시죠?”이 두 형제한명은 LK 권력자와 사이가 좋아 대저택을 양도하게 하고,한명은 로열 내부 임원이라 갑부 보좌관과의 관계도 적지 않다.이 모든것이 LK를 떠올리게 한다.연락을 한 며칠동안 생긴 의문들, 그녀는 관계여부를 묻지 않고, 직접적으로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육경서의 잠시나마 풀렸던 신경이 다시 한번 곤두섰다.형수님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신거면, 아는게 있는건가?형이 말실수를 했나?하늘이시여형을 좀 구해주소서......육경서는 스크린에 휙 들어온 문자를 확인했다, 그의 눈 밑에 어두운 빛이 흘렀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역질문했다, “형수님, 그쪽 유강그룹은 자녀분들이 많나요?”강유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이 질문에 침묵했다.하석훈이 해명했다, “대부분 여성이고 다들 외국으로 시집가셨어요, 강학도 선생님은 딸이 두명 있었는데 한명은 비혼이고 다른 한명은 데릴사위를 구했어요, 성홍주 씨요.”육경서는 여전히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었다. 자기가 물어보지 말아야 할 질문을 했다는건 알아채지 못한듯 하다.“ 좋네요, 내부 경쟁도 적고. LK는 자녀도 많고 관계가 얽혀있고 복잡해요. 어떤 가족들은 생판 모르는 사람들보다 잔인해요.” 그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뱉은 말을 차가웠다.강유리, “......”하석훈, “......”“ 저는 비록 육씨지만 친형은 한명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은 다 아니
이건 확실히 육경서가 선을 넘었다.근데 따지고 보면 자기가 먼저 ‘사기결혼’한 탓 아닌가?육경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육경서는 말할 용기가 없다.[내가 잘못했어, 참회하고 있어.]차가 천천히 차고를 벗어나고 육경서는 화제를 전이해 룸에서 있었던 일을 꺼냈다. 아까 시비걸던 그 남자가 성신영의 전 남자친구 중 하나였다고 했다.강유리가 태블릿으로 주식 시장을 보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성신영의 전 남자친구요?”“네, 전에 화풀이용으로 성신영 전남친 모음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기억이 나요......”그가 지난번 약혼식 얘기를 꺼냈다.그들이 이런 일이 있었는지 강유리는 그제야 알았다.육경서는 비록 유강엔터 사람이지만 그녀에게 열과 성을 다할 정도는 아니다. 누가 봐도 육시준의 지시다.속으로 생각한 그녀는 입가에 옅은 웃음을 지었다. 방금 룸에서 화가 난것도 조금 사그라들었다.하지만 뒤이어, 그들 앞을 막아선 그 마이바흐 때문에 웃음이 굳어버렸다.마이바흐의 차문이 열리고 익숙한 모습이 내렸다.육경서는 걸어오는 사람을 보고 눈이 커졌다, “와씨, 형수님, 형수님 남자친구?”하지만 저 사람은 유난히 뻔뻔했다, 감히 이곳에서 길을 막다니.강유리가 차문을 내리니 임천강이 딱 마춰 걸어와 그녀의 차앞에 멈춰섰다. “유리야, 우리 얘기 좀 하자.”막아선 긴 차를 보고 임천강 얼굴에 맞닿은 유리의 눈빛은 차가웠다, “재밋니?”이건 이 남자가 자주하는 수작이다.그녀에게 무슨 일을 시키든 혹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 싶으면 이런 협박적이고 무뢰한 방식을 쓰곤 했다.임천강은 눈썹을 찌프렸다. 눈 앞의 여자의 여유롭고 모든걸 꾀뚫어 보고 짜증이 난 모습이 익숙하지 않았다. “ 나를 그렇게 생각해야만 해? 오늘은 진짜 할 얘기가 있어서 왔어.”뒤에 있는 차의 경적소리가 날카로웠다. 임천강은 앞에 막아서고 있었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지 않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뻔뻔한 모양새를 한채.차에는 육경서도 있었다. 그녀는 육경서가 사진에 찍힐가 걱정되
“나 성신영이랑 안 맞고, 성씨 가문이랑도 안맞는거 처음 안거 아니잖아? 대체 내가 너한테 뭔 착각을 줬길래 내가 너때문에 성신영이랑 싸웠다고 생각하는 거야?”강유리는 이쁘장한 눈을 반쯤 접었고 목소리는 차갑고 낮았다, ‘이번에는 진짜 걔한테 화풀이 해야겠는데?’감히 외할아버지로 협박을 하다니 이미 그녀의 마지노선을 건드려 버렸다.그녀가 인정하는걸 본 임천강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그래서 로열이 성신영이랑 계약 해지한게 정말 너랑 상관이 있다는거야? 신영이가 널 의심할때 나는 너 대신 해명하고 있었어! 지금 보니까, 내가 널 잘못봤네!”강유리는 잠시 멍해있다가 이내 깨달았다. 그리고는 무심하게 의자에 기대어 말했다. “지금 알아도 늦지 않았어.”임천강이 탁자를 세게 쳤다, “강유리, 너 정신차려! LK는 니가 생각한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 신분으로 너같은 여자를 쳐다보기나 하겠어?”여자는 눈을 반쯤 접고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하, 내 남편 뒷조사도 했다 이거지? 근데 남편 뒷조사랑 LK랑 무슨 상관이라는 거야?’LK는 거의 귀족 수준이라 일반인들은 함부로 쳐다도 못볼 높…다른 사람 눈에는 강유리 같이 악명 높은 초라한 아가씨가 LK로 시집가는 건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이다......강유리는 해명하기도 귀찮았다, 그저 비웃음을 머금고 역질문했다, “신분이 중요해? 그때도 내가 눈이 멀어서 너같은 애를 좋아했잖아?”임천강은 평소와 다른 그녀의 눈빛을 보고 목소리가 많이 차분해졌다.“이 결혼을 한게 나한테 복수하기 위해서야? 내가 그렇게 싫어?”‘말 안통하는 애랑 내가 뭔 얘기를 한다고…’하지만 완전히 소득이 없진 않았다, 그녀의 사랑하는 남편이 대신 화풀이 해줬다는 걸 알았으니 꽤 기분이 좋았다.강유리는 임천강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JL빌라의 집은 산거야?”“샀지, 이사간지 얼마 안됬어. 부동산 서류에는 아직 신영이 이름밖에 없어. 이제 혼인신고 하면 내 이름도 넣을거야.”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접대하러 여기까지 온거야?”두명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육시준의 차가운 얼굴을 본 강유리는 두걸음 나아가 그의 손을 잡았다.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개가 길을 막길래 곤란해서, 내가 돌아가서 다 설명할게!”그래도 그녀에게 고객을 추천하고 복수도 해준 사람인데. 강유리는 차근차근 타이르는 말투로 설명했다.임천강은 처음 보는 장면이다.그의 마음속에는 의문과 씁쓸함이 남았다. “나는 네가 영원히 도도할 줄 알았는데 남자한테 고개 숙일 줄도 아네?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권력있는 사람등에 업혀서 웃음이나 파니까 좋아?”임천강은 생각했다, 강유리가 오직 자신만을 3년이나 좋아했는데, 쉽게 마음을 접지 않을거라고.연애를 3년동안 하면서 임천강은 그녀가 얼마나 도도하고 차가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성격은 그렇게 쉽지 변하는게 아니다.그녀가 이렇게까지 기를 쓰고 이 남자를 달래는 이유는 기필코 자기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육시준의 언짢은 표정을 본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감정적이게 말했다. “유리야,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마! 나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마음 깊은 곳에 넌 아직도 나를 신경쓰고 있잖아...”강유리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임천강, 시간있으면 병원에 좀 가봐, 망상도 병이야, 치료좀 해!”말이 끝나자 그는 육시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육시준도 눈커풀을 내리고 강유리를 보고 있었다. 깊은 눈동자로 자세히 보고있엇다.강유리는 심장이 철렁했다. 이 남자가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결혼했으니 다른 남자와 얽히지 말라고.“이 사람 말 듣지 마. 내가 결혼한 건 복수랑 아무 상관 없어!”“강유리! 너 진짜 뻔뻔하다......”“임천강 씨.” 육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그 깊고 차가운 눈동자가 그의 얼굴에 멈춰서자 칼에 베이는 듯한 느낌에 임천강은 저도 모르게 으스스 떨었다.“육 대표님, 저는 ,저......”“불만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세요, 한번만 더 이 사람에게 허튼 수작 부렸다가는 가만 있지 않을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