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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신하균은 긴장한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 처음에는 릴리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말리는 걸 포기하고 진지하게 관전했다.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릴리는 겉보기엔 귀여웠지만 싸우는 모습은 아주 과격하고 무자비했다.

게다가 대부분이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란 그녀가, 애지중지 길러진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무자비한 격투 기술을 알고 있는 걸까?

마치 자주 싸움을 해본 듯 말이다.

양수혁 역시 신하균만큼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한 손으로 목을 잡고 다른 한 손은 힘없이 축 늘어뜨렸다. 릴리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 경악이 가득했다.

가녀리고 약해 보이는 릴리에게 이렇게 폭발적인 힘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캐번디시 일가의 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경호원의 상처와 똑같은지 한 번 확인해 보실래요? 참, 그 사람 오른팔도 제가 부러뜨린 거예요. 오른팔을 부러뜨린 뒤에는 경찰들이 오기 전에 저한테 반격할까 두려워 왼팔까지 부러뜨렸어요.”

말을 마친 뒤 릴리는 앞으로 걸어갔다.

양수혁은 저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겁먹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만하세요. 이젠 믿어요.”

“믿는다니 다행이군. 우리 딸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받았어. 지력도 체력도 모두 또래보다 훨씬 더 뛰어나지. 릴리는 아주 훌륭한 아이야. 물론 강한 만큼 책임도 뒤따르지만 말이지. 일반인들은 릴리의 똑똑하고 대범한 모습만 알아. 오직 릴리와 싸워본 사람만이 릴리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지. 축하해, 양 형사.”

바론은 낮은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갈색 눈동자로 양수혁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경고의 의미가 다분했다.

릴리를 얕봤던 양수혁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크게 좌절했다.

그저 대놓고 얘기하지 않았을 뿐, 바론은 일찌감치 그의 의도를 눈치챘을 것이다.

강미영은 꽤 심각한 상황에서도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얘기는 그만하시죠. 조사도 끝났으니 얼른 양 형사님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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