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 점검했어요.”그의 외할머니 진경희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잘했어.”진정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외할머니를 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런 진정훈의 모습에 외할머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할머니 왜 그 여자한테는 그렇게 잘해줘요?”진정훈의 인상 속에서 외할머니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었지만 유독 진유경에게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진정훈의 질문에 외할머니는 바로 ‘어휴’하며 입을 열었다.“그게 왜? 난 저 아이가 불쌍해서 그래. 배가 저렇게 불러서는 정설호의 낡은 집에 와서 지내는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거야.”“할머니도 저 여자가 정 할아버지의 진짜 손녀가 아니라는 거 아시죠?”“당연히 알지. 정설호 그 노인네한테 손자가 몇인지 내가 어떻게 모르겠어? 그리고 정설호한테 손녀는 없어.”고은영의 앞에서 그렇게 말한 것은 고은영이 불편하지 않게 가벼운 마음으로 그녀의 보살핌을 받았으면 해서 한 말이었다.그 말에 진정훈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할머니는 남한테는 그렇게 다정하게 잘 챙겨주시면서 왜 그동안 유경이한테는.”진정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외할머니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진정훈은 무서워 않고 말을 이었다.“유경이는 계속 할머니를 존경해 왔어요.”“뭘 존경해?”“하지만 할머니 남한테는.”“그래 남에게 중요한 건 예의고 가족에게 중요한 건 사랑이야. 유경이는 남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데 내가 뭘 어떻게 대해야 하니?”할머니의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진정훈은 진경희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할머니의 얼굴은 더욱더 진지해졌다.“유경이 때문에 너희들 그동안 잃어버린 동생 찾는 일에는 신경도 안 썼지?”진정훈이 말했다.“뭘 신경을 안 써요? 계속 찾고 있어요. 저희가 의심하는 건 그 아이가 그때 이미...”“이미? 허. 진정훈 그 아이가 네 여동생이야. 그렇게 추측만 하면서 그 아이를 찾는 일에 소홀했어?”“할
“할아버지 진씨 할머니의 외손자가 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라는 거 알고 계셨어요?”고은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금은 말을 돌려 물을 시간이 없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전화 반대편의 공기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설호가 ‘아이고’ 하며 입을 열었다.“그건 정말 기억이 안 났어. 진씨네 딸이 죽은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기억해?”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죽 죽었다고? 그럼 지금 진씨 가문의 사모님은 진 회장님의 원래 부인이 아니라는 거야?’그러나 부잣집에 첫 부인과 계속 사는 회장님들은 별로 없었기에 고은영은 이 문제에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다급하게 물었다.“저 여기서 더 지낼 수 없어요. 진씨 가문 큰 도련님이 날 알아봤어요.”정설호는 그한 마디에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서는 재빨리 말했다.“그래 더 있을 수 없겠네. 거기서 기다려라. 널 데리러 내가 바로 사람을 보낼 테니. 너 혼자서 움직이지 마.”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고은영을 알아봤다는 말에 정설호가 가장 걱정한 것은 고은영이 놀라서 바로 도망가는 것이었다.이미 늦은 밤인데 임신까지 한 고은영을 생각하지 정설호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은영이 말했다.“시간이 되겠어요? 배준우가 이미 만하고성까지 왔어요.”“걱정하지 마. 가능하니까.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준우가 아이를 뺏어가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거다.”오후에 고은영은 육명호의 옆에서 배준우가 그녀와 육명호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정설호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모두 얘기했다.당연히 그녀는 자기와 량천옥의 관계를 모르고 있었지만 정설호는 이제 알게 되었다.정설호는 마음속으로 배준우가 고인영을 찾아서 다시 데려가면 결국 아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에 그는 고은영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이 기회에 그녀와 배준우가 완전히 헤어지기를 바랄 뿐이었다.지금은 비록 배준우가 아
그들은 배준우를 어떻게 하지는 못했지만 고은영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진경희는 상황의 심각성을 듣고서는 다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침대 옆 탁자에 놓은 돋보기를 더듬더듬 잡았다.“그래그래 알겠어. 너무 조급해하지 마. 불안해하지 말고.”“난 당연히 불안하지. 네 외손자 외손녀가 전에 배씨 가문과 결혼할 예정이었다며?”“아이고, 그건 내 외손녀가 아니야.”진유경에 대해 진경희는 한 번도 자신의 외손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정설호는 지금 진경희와 이 문제로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다.“맞든 아니든 그 애가 전에 약혼자가 있다고 소문이 파다했는데 그게 바로 우리 은영이 남편이야.”“뭐? 아내가 있는 남자하고 약혼? 진씨 가문 왜 이렇게 뻔뻔해졌어?”“진씨 가문에서 허락까지 했어. 뻔뻔하지 않고 어떻게 그러겠어?”이에 정설호는 매우 화를 냈다.진경희가 말하기도 전에 정설호는 말을 이었다.“진씨 가문에서 주워 온 그 아이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너도 알지? 그 아이를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야.”진유경을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한다는 말에 진경희는 너무 화가 나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이곳에서 아무것도 있는 진정훈은 아까 외할머니에게 꾸중을 듣고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진유경에 대한 외할머니의 불만 때문만이 아니었다.그는 마음속에 반복적으로 만삭인 고은영의 배가 떠올랐다.알고 싶지 않아도 배 속의 아이가 배준우의 아이임은 틀림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배준우와 진유경은 정말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걸까?진씨 가문에서도 진유경을 아이가 있는 남자에게 시집을 보낼 수는 없었다.그래서 그는 배준우에게 고은영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자기에게 신세를 지게 만들면 어떨지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품으면 안 되는 마음을 품고 있는 진유경의 마음도 완전히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진정훈은 진유경의 마음을 완전히 접게 할 생각에 결국 핸드폰을 꺼내 배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배준우는 만하고
진씨 가문에 량천옥과 배항준은 일방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배준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었다.배준우는 지금 진정훈이 자기에게 전화한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왜? 그렇게 못 기다리겠어?”전에 진씨 가문에서 고은영에게 저질렀던 은밀한 행동들을 배준우는 모두 알고 있었다.그가 나서서 복수를 하기도 전에 고은영이 사라졌고 아직 그녀를 찾지도 못했다.하지만 그들은 진유경과 배준우의 일이 이미 성사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진정훈은 이 순간 비록 핸드폰 넘어였지만 배준우의 적의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이제 보니 배준우가 계속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이유는 진심으로 진씨 가문과의 혼인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진정훈은 조금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그쪽의 마음속에서 우리 진씨 가문이 그렇게 서둘렀다고 생각해요?”“서두른 것뿐만이 아니라 아예 팔리지 않는 것 같은데?”진정훈은 할 말을 잃었다.‘지금 이놈이 뭐라는 거지? 팔리지 않아? 누가 팔리지 않는다는 거야?”지금 이 순간 배준우가 이토록 분노하며 말할 사람은 진유경 말고는 없었다.‘젠장 지금 감히 우리 유경이한테 팔리지 않는다고 하는 거야? 뭐 팔리지 않는다고?’진정훈은 비즈니스를 하며 선을 넘는 사람을 많이 보았지만 이 정도로 무례한 사람은 처음 봤다.“우리 진씨 가문도 당신 같은 사람 별로 소중하지 않아.”“그럼 이 상황에 왜 전화는 한 거야? 네 여동생이 나 때문에 울며불며 난리 치는 모양이지? 아니면 나 때문에 죽겠대?”“배준우.”진정훈은 바로 화를 냈다.그는 배준우가 지금 고은영을 찾지 못해 얼마나 패닉 상태인지 몰랐다.그저 원래부터 진씨 가문에 이 정도로 적개심을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여러 날 동안 고은영을 찾느라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지금 진정훈에게로 향하고 있었다.배준우의 무례하고 비열한 말에 진정훈은 너무 화가 나서 오장육부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내가 미쳤지. 전화해서 그쪽 와이프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려고 했는데
그녀의 손자는 바로 고은영의 길을 막아버렸다.그녀는 진정훈과 더 말하고 싶지 않았고 거칠게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너 지금 가서 바로 은영이 데리고 떠나.”“네가 이 소식을 누구한테 전했든지 상관없어. 그 사람이 은영이를 찾게 할 수 없어.”진정훈은 입꼬리가 떨려왔다.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그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진경희가 그를 재촉했다.“빨리 안 일어나?”“아니 할머니 이게 지금.”“일어날 거야 안 일어날 거야?”진정훈은 어이가 없었다.연세가 드셨지만 그의 외할머니는 화를 내지 않고도 위엄있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하지만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빨리 안 가?”계속 움직이지 않는 진정훈에 진경희는 화가 나서 앞으로 다가가 그의 팔뚝을 때렸다.팔뚝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그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진정훈은 할머니가 자기를 때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아니 할머니 왜 그러세요? 그 계집애가 할머니하고 무슨 상관이에요?”‘완전히 남남인 사람한테 왜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시는 거지? 그럼 유경이는...’진정훈의 말에 분명하게 담긴 원망에 진경희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다.그녀는 날카롭게 말했다.“지금 너하고 이렇게 얘기할 시간 없어. 너 지금 당장...”삐걱.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집의 나무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진경희는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청력은 여전히 좋았다.“너 무슨 소리 못 들었어?”진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진경희는 다급하게 말했다.“큰일 났네. 은영이가 분명 도망가는 거야. 너 얼른 가 봐. 이 밤에 무슨 일이라도 나면 내가 정설호 얼굴을 어떻게 보니.”진경희는 다급해졌다. 그녀의 머릿속에 만삭인 고은영의 모습이 가득했다.진정훈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진경희는 그의 머리에 손을 휘둘렀다.“내가 가보라고 했지. 이 할미 말이 안 들려?”남들의 눈에는 언제나
한편 정가마을.진정훈이 나왔을 때 고은영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힘들게 걸어가고 있었다.고은영이 만삭인 배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은 꼭 둔한 곰 같았다.“뭐 하러 가는 거예요?”진정훈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처음에 봤던 부드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게다가 고은영은 진정훈의 싸늘한 목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달렸다.무거운 몸으로 이리저리 휘청이며 달려가는 모습에 진정훈의 얼굴이 완전히 검게 변했다.‘내가 뭐 괴물이라도 돼? 저 계집애가.’고은영이 임신을 한 몸으로 달리는 건 많이 불편했고 결국 단 몇 걸음 만에 그를 진정훈에게 따라잡혔다.“아. 이거 놔요. 이가 놔. 이거 놓으라고.”고은영은 끊임없이 뿌리쳤지만 진정훈은 그녀의 옷깃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목덜미의 거친 피부에 진정훈의 손이 닿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 눈이 커다래지며 긴장감에 움츠러들었다.진정훈은 마치 흰토끼처럼 발버둥 치는 고은영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소리쳤다.“그만해.”“이거 놔요.”고은영은 가엾은 눈을 치켜떴다.이미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진정훈의 눈을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너무 불쌍하게 바라보았다.진정훈은 가슴에 무언가가 와서 충돌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그녀의 큰 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경고를 날렸다.“움직이지 마. 사고 나면 난 책임 못 져.”“먼저, 먼저 이것 좀 놔줘요.”옷깃을 잡힌 그녀는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도 모두 소용이 없었다.진정훈은 고은영이 또 도망치려는 것을 보고 그녀의 몸을 들어 외할머니 집 정원으로 향했다.진경희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다급하게 따라 나왔다.진정훈이 고은영의 옷깃을 잡아 올리는 것을 보가 재빨리 앞으로 달려와 말했다.“이놈이 자식이 얼른 놔줘. 뭐 하는 거야?”현재 고은영의 몸은 금은보화보다 귀한 몸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진경희는 정설호에게 할 말이 없었다.진경희의 꾸중에 진정훈은 그제야 고은영을 놓
이제는 마을에도 도로가 다 통해 있었기에 배준우가 주소를 손에 넣었다면 아마 10여 분 만에 이곳에 도착할 수도 있었다.고은영이 진정훈의 옆을 지나갈 때 방 안의 불빛이 그녀의 목덜미를 비추었고 진정훈의 동공은 다시 한번 커졌다.한편 고은영이 긴박한 만큼 안지영도 지금 이 순간 패닉 상태였다.그녀는 밤새도록 나태웅을 찾았다. 이때 나태웅은 서향 별장에서 금방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그런 나태웅에게 집사가 다가와서 말했다.“도련님, 안지영 아가씨가 찾아왔는데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그의 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진 물방울이 완벽한 복근 라인을 따라 흘려내려 숨 막힐 듯한 느낌을 주었다.안지영이 자기를 찾아왔다는 말에 나태웅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싸늘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안지영 혼자 왔어?”“네.”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혼자 왔다고? 하 장선명을 많이 믿고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지금은 장선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나 보지?”나태웅의 눈에 차갑고도 농후한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 그는 냉정하게 두 글자를 뱉어냈다.“안 봐.”“알겠습니다.”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돌아서서 내려갔다.나태웅 혼자 남았을 때 그의 눈은 전례 없는 차가움으로 빛났다.‘인제야 날 찾아올 생각을 해? 그전에는 뭘 했는데?’안지영은 별장 밖에서 그대로 서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그녀에게 들어와서 기다리라는 말도 없이 나태웅에게 물어보겠다는 말만 하고 떠났다.‘날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안지영은 너무 화가 나서 마음속으로 나태웅을 욕했고 심지어 나씨 가문의 조상들에게도 욕을 아낌없이 퍼부었다.나태웅에게 물어보겠다며 떠난 집사는 빠르게 달려와 안지영 앞에 서더니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안지영님 아가씨.”안지영이 물었다.“어떻게 됐어요? 이제 들어가면 되나요?”집사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작은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뵙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안지영은 집사의 말에 갑자기 숨이 막혔다.그녀의
나태웅은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그렇게 능력이 좋아? 그럼 어디 보여줘 봐.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안지영을 도와 이 문제를 해결할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자 핸드폰에서 정적이 흘렀고 두 사람 사이의 강한 대립이 팽배했다.장선명은 나태웅이 이제 안씨 가문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나태웅과 장선명의 사업은 같은 업계가 아니었다. 이건 나태웅이 그를 난감하게 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난감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흥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우리 장씨 가문과 나씨 가문의 일부 문제들은 잘 정리해야겠네.”장선명은 말을 끝내고서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나태웅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눈빛의 싸늘한 기운이 더 위험하게 번쩍였다.그가 이번에 그렇게 많은 대가를 치르면서 동지운의 손에서 그 많은 지분을 매수한 것은 모두 안지영에게 장선명은 의지할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그리고 하늘 그룹은 딱히 난감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안지영은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네.’안지영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지금 그녀는 화가 나서 폭발할 것만 같았다.차 안에서 그녀는 장선명의 전화를 받았고 그는 그녀에게 바로 물었다.“너 나태웅 찾아갔어?”“찾아갔어요. 그 개자식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안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화면을 통해서도 나태웅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싶어 하는 안지영의 분노가 느껴졌다.장선명이 말했다.“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넌 나태웅 다시는 찾아가지 마.”“나도 다시는 찾아가지 않을 거예요. 내가 그놈을 다시 찾아가면 나 자신을 너무 비참하게 만드는 거잖아요.”그녀는 방금 나태웅이 그녀에게 던졌던 만나지 않겠다는 한마디가 너무 화가 났다.그 태도는 마치 그녀가 마음이 조급해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옷을 벗고 그의 침대에 눕고 싶어 하는 여자인 것처럼 만들었다.그녀가 지금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