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웅은 장선명이 안지영을 찾아갔다는 것을 듣고 분노를 뿜어냈다.이 순간 왕여는 나태웅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기압을 느꼈다.왕여는 이런 환경에서 일하면 곧 심각한 심장병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최근 하늘 그룹 건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어?”나태웅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지난 며칠 동안 안지영은 그를 만나려 하지 않았지만 나태웅은 그녀에게 벌어진 모든 일에 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왕여는 고민하다가 대답했다.“거의 처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동지운 하나 남았는데 동지운은 항상 은밀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라 쉽지 않을 것입니다.”“다른 건 없어?”“네, 다른 건 없습니다.”왕여가 고개를 저었다.장선명은 정말 꽤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하늘 그룹 내부에서 갑자기 결정권자를 바꾸는 것은 정말 큰 일인데 그것을 고작 며칠 만에 순리롭게 해냈다.나태웅의 얼굴은 더욱더 굳어져 갔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 그의 깊은 눈빛은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장선명은 안지영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려던 중 배준우의 전화를 받았다.현재 동영 그룹은 로비를 걸어가는 순간에도 프론트 데스크 직원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배준우가 요즘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아주 잘 보여줬다.사무실 안.배준우는 장선명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장선명은 바로 그의 맞은편에 놓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이런 시간에 다 찾아오고. 무슨 일이 그렇게 중요한 거야?”“량천옥이 돌아왔어.”량천옥의 이름을 꺼내자 배준우의 얼굴에 짜증이 몰려왔다.장선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이런 시기에 그 여자가 돌아오다니.“당연히 은영 씨를 찾아가지 않았을까?”“당연하지.”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간을 찌푸렸다.장선명은 배준우가 뻔뻔한 량천옥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것은 단순한 증오 그 이상이었고 량천옥을 갈기갈기 찢어
“...”“그러니까 안지영은 네 와이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고.”장선명이 말하자 배준우가 그에게 물었다.“그럼 왜 네가...”“나도 물어봤어. 근데 내가 뭘 물어봐도 안지영은 딱 잡아떼면서 모른다고만 하는데 나라고 별 수 있어?”배준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선명이 먼저 말했다.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안지영은 이번에 고은영이 어디에 있는지 말하지 않기로 단단히결심한 것 같았다.배준우는 이제 더 짜증을 냈다.“그럼 너 안지영한테 고은영 지금 임신 7개월이라고 말했어?”“말했지. 근데도 모른다고 하던데? 네가 무슨 말을 해도 안지영은 모른다는 세 글자만 말할 거야. 근데 뭘 더 어떻게 물을 건데?”배준우는 침묵했고 더 큰 짜증이 몰려왔다,안지영이 뭐라고 하던지 그는 몸을 일으켜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장선명은 그 모습에 다급하게 일어서 그를 막았다.“너 뭐 하려고?”“안지영을 찾아가서 얘기해 보려고.”“그러지 마. 나도 아직 확실하지 않아. 네가 이렇게 찾아가면 안지영은 분명 모른다는 말밖에 하지 않을 거야.”배준우는 지금 그렇게 많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방금 장선명이 얘기한 안지영의 변화는 분명 고은영 때문일 것이다.안지영이 고은영에게 어느 정도로 잘해주는지 배준우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며칠 동안 너무 힘들었다.이제야 안지영이 고은영의 행방을 알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두 사람이 아직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진청아가 노크하고 들어왔다.“배 대표님, 병원에서 해외 전문가팀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내일 재검 받으러 가시면 됩니다.”장선명은 병원에서 해외 전문가들을 데려왔다는 소식에 이상해서 배준우에게 물었다.“이 전문가들 설마 고은영 때문에 부른 거야?”예정일이 2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사람이 사라졌다.배준우는 장선명을 무시하고 진청아에게 손을 저었다.진청아는 이어서 말했다.“병원에서 이번 전문가팀은 하루만 머문다고 했습니다. 가실 건가요?”단 하루?그런 거라면 내일 무슨 일이
“도대체 어느 정도야?”잠시 후 장선명이 다시 물었다.배준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말기.”‘말기라니? 그렇게 심각한 거야?’이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간암 말기일까?장선명의 둘째 삼촌도 간암으로 사망하셨다.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모든 것에 맞서 싸웠지만 결국에는 질병의 손에 죽는 경우가 있었다.현대의학 기술로 인해 간암은 더 이상 심각한 질병은 아니었다.그러나 각 환자의 신체 상태와 질병의 정도에 따라 환자의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너 고은영과 이혼하겠다고 한 것도 이게 가장 큰 이유였어? 맞자?”량천옥의 딸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았을 때도 그저 사실을 인지했을 뿐 딱히 다른 반응은 없었다.다들 배준우가 어떤 일을 처리하든지 아주 정확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고은영이 량천옥의 딸이긴 하지만 그의 일 처리 방법으로 봤을 때 고은영의 탓을 할 가능성은 아주 작았다.그런데 이번에는 왜 고은영의 탓을 하는 걸까?지금 이 순간 그의 몸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배준우는 침묵을 지켰다.이로 인해 장선명은 그가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 주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그는 힘없이 한숨을 쉬었다.“고은영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네 상태가 더 심각한 것 같은데?”“은영이는 지금 임신 7개월인데 놀라서 도망갔어.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고.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해?”고은영은 배준우뿐만 아니라 그녀를 만났던 배준우의 지인들이라면 그녀가 얼마나 연약한 사슴 같은 여자인지 알 것이다.그들은 아직도 철두철미한 배준우가 어떻게 부주의한 비서 고은영과 사랑에 빠졌는지 모르고 있었다.지금 배준우의 몸 상태를 고은영이 알게 되면 그녀가 견디지 못할까 봐 먼저 그녀를 자기 세계에서 내보낸 것일까?하지만 임신 7개월에 이혼은 견딜 수 있을까?배준우는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통증이 있지만 짧아.”“너...”장선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꼬리가 떨려왔다.그는 배준우의 안색을 살펴보았
만약 이것이 정말로 오진이라면 병원은 많이 힘들어질 것이다.지금 강성이 난장판이긴 해도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배준우는 내선전화를 들어 비서를 호출했다.“네 대표님.”“병원 쪽에 연락해서 지금 당장 전문팀 모두 모이라고 하세요. 다시 검사받으러 갈 겁니다.”“네? 병원에서 내일에...”“당장, 지금 당장이요.”배준우는 소리를 질렀다.진청아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고함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이내 대답했다.“네, 지금 당장 병원에 연락해서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배준우는 화를 내며 전화기를 바로 던져버렸다.장선명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움찔거렸다. 저렇게 화를 내는데도 쓰러지지 않은 것을 보면 오진이 확실하다고 믿었다.그 병원이 너무 불쌍해질 것 같았다.30분 후 진청아와 장선명은 배준우와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의 전문팀은 이미 모두 모여 있었다.장선명은 병원에 도착해서야 배준우의 검사가 자기 병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병원에서는 배준우가 왜 이토록 다급하게 재검을 요구하는지 전혀 몰랐다.재검 절차를 모두 거쳐 2시간 정도 지난 후.전문가팀은 모든 검사 보고서는 물론 MRI까지 확인했다.“배 대표님은 간암이 아니십니다. 그저 작은 결석일 뿐이에요.”장선명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진청아도 머리가 윙윙거렸다.두 사람은 소름 끼쳐 하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제 병원은 끝났구나.’이 순간 진찰실 내부 완전히 싸늘한 한가기 흘렀다.진청아가 걱정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교수님, 저희 대표님이 정말 암에 걸린 게 아니에요?”이건 장난이 아니었다.비록 배준우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문제는... 그의 와이프가 도망갔다는 것이었다.그들은 모두 배준웅가 진단받은 지 일주일 만에 그의 세계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알고 있었다.노교수들은 검은색 안경테를 끼고
장선명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배준우를 따라 병원을 나와 차에 타려는 그를 다급하게 잡았다.“저기, 너 병원에 뭘 하려고?”배준우는 발걸음을 멈추고서는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장선명을 쳐다보았다.장선명은 당황한 눈빛으로 말했다.“그 내가 너무 미안해...”그 사과로 배준우는 이 병원이 장씨 가문의 소유라는 사실을 상기했다.그리고 겉보기에는 평범한 후계자 장선명이 설립한 것이었다.이미 굳어 있던 얼굴이 이 병원이 장선명의 소유라는 것을 알고 더 굳어졌다.배준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찾은 의사들은 모두 실력이 형편없는 쓰레기들이야?”장선명은 변명하려고 했다.“난 이게...”그는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지만 배준우에게는 큰일이 일어났다.지금 그의 와이프 고은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내가 꼭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낼게.”장선명이 허벅지를 탁 치며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배준우에게 오진을 내린 의사를 욕하고 있었다.‘젠장, 이렇게 터무니없는 실수가 어디에 있어? 의사 이제 그만하고 싶은 거야?’‘실수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지. 이 사람이 실수해도 되는 사람으로 보여?’배준우는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해결하고 싶으면 고은영이 어디 있는지 힌트라도 얻어 와.”“그래, 꼭 안지영한테 가서 알아낼게. 알아내지 못하면 내가 직접 알아보고 너한테 알려줄게.”장선명은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배준우에게 이혼할 이유를 만들어준 병원이 자기 병원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준우는 더 대답하기도 귀찮아 바로 차에 올랐다.장선명은 등이 전부 식은땀으로 젖은 채로 떠나가는 배준우의 차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반대편에서 병원장이 아주 공손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예 도련님.”“그날 배준우 검진한 의사 잘라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지금 장선명은 너무 화가 나서 아무런 해명도 들리지 않았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의 병원에 들어온 것일까? 그의 명성을 깨트리려고 들
그날 그녀는 란원리조트를 떠나면서 원래는 운성으로 가려고 했다.그러나 비행기에 오르기 전 배준우의 사람들이 이미 공항에 찾아온 것을 발견했다.만약 우연히 비즈니스 미팅 때문에 온 육명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또다시 잡혀갔을 것이다.배준우는 영원히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떠난 것은 그의 뜻 아니었나? 왜 아직도 그녀를 찾고 있는 걸까? 분명 배준우는 아이를 뺏어가려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배준우가 아이를 뺏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고은영은 코를 훌쩍거리며 눈이 빨개졌고 코는 곧 빨갛게 될 것 같았다.육명호는 그 모습에 다급하게 위로를 건넸다.“왜 또 울려고 그래요?”며칠 동안 고은영은 많이도 울었다. 분명 배준우한테서 지난 며칠 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육명호는 몸을 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괴로워 보였다.육명호는 한숨을 쉬며 아침 식사를 고은명의 뒤에 놓아주었다.“울지 마. 응?”달래주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달래고 나자 고은영은 더 흐느끼기 시작했다.육명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닌 며칠 동안 그는 마침내 잘 우는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깨달았다.그는 전에 수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그 여자들은 울지 않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왜 이렇게 잘 우는 것일까? 예전에는 어떻게 일에서는 엄격한 배준우의 밑에서 있었던 걸까?그가 듣기로는 배준우는 일에 미쳐있는 워커홀릭이라고 들었다.전에 한 여직원이 사무실에서 실연당한 뒤 눈물을 터트리니 바로 잘라버렸다는 소문도 들었다.그런데 고은영은 이렇게 자주 울면서 어떻게 워커홀릭의 앞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걸까?“그만 울고 일단 아침부터 먹어.”육명호는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체크했다.그는 지금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가야 했다.고은영이 코를 들이마시며 눈물을 닦은 걸 보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아직도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육명호가 말했다.“나도 배 대표가 우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건 알아. 근데 어떻게 은영 씨를 참은 거지?”“난 그 사람의
이 신선함이 지나가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육명호가 생각하기에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만약 질렸다면 고은영은 배준우의 곁을 떠날 것이고 그게 바로 배준우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녀를 왜 찾고 있는 걸까?그리고 지금 그가 느끼기에 고은영을 찾고 있는 것은 배준우 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그의 주변 사람들의 제보만으로도 이미 3명이 더 있었다.혹시 큰일이라도 일어난 걸까?“지금 배준우가 은영 씨를 찾고 있다며. 배 속의 아이를 뺏어가기 위해서일까?”육명호고 의아한 듯 물었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마도 그럴 거예요. 전에 이혼할 때 영원히 나를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했거든요.”영원히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그렇게 증오가 큰 건가?육명호는 참지 못하고 혀를 찼다.배준우가 어떤 이유로 고은영과 이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배준우가 자기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면 지금 다급하게 고은영을 찾고 있을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육명호는 마음속으로 후련해하고 있었다.그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배준우를 더 신경 쓰지도 말고 만나지도 마. 내가 옆에 있으면 배준우도 아이를 데려가지 못할 거야”육명호의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고은영이 물었다.“맞다. 민박집은 명호 씨가 다 내신 거예요? 많이 비싸죠?”“얼마 안 해요.”육명호는 지금 기분이 아주 좋았기에 일일이 따지지 않았다.전에 고은영이 뇌물을 받지 않아 자기의 사업을 방해한 것도 지금은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이제 오만한 배준우가 고은영의 몸과 마음을 잡기 위해 매달릴 것을 생각하면 육명호는 너무나 신이 났다.사람은 역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육명호는 마음속으로 배준우가 전에 자기와 손을 잡지 않아 이런 보복을 당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고은영은 육명호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계속 물었다.“얼마 안 하는 게 얼만데요?”“2천만 원.”민박집은 크진 않았지만 방이 5개나 있었고 인테리어가 아주 예뻤다.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면
고은영은 육명호가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계좌 번호 알려줘요.”“정말 갚겠다는 거야?”“당연하죠.”고은영은 정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육명호는 코를 만졌다. 순간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혹은 그가 열심히 살아가는 한 여자를 하찮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고은영의 성격은 얌전하지도 않고 울기 좋아했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겉모습 속에 단단한 내면이 숨겨져 있었다.“그래 그럼.”고은영이 단호한 것을 보고 육명호는 자신의 계좌 번호를 고은영에게 넘겼다.고은영은 그 자리에서 2천만 원을 그에게 보냈다.이건 안지영이 그녀에게 보내준 돈이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하지만 육명호에게 빚지는 것보다는 안지영에게 빚지는 것일 나을 것 같았다.예전에 배준우의 옆에 있을 때 육명호라는 사람에 대한 소문을 그녀는 많이 들었었다.이런 사람과는 최대한 안 엮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육명호는 2천만 원이 들어 온 자신의 계좌를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하려고?”시작부터 그에게 선을 명확하게 긋는데 다음 달에는 분명 지금 있는 곳에서 지내지 않을 것이다.항상 정해진 눈빛과 태도로 여자를 바라보던 육명호는 이제 고은영 때문에 이상함을 느꼈다.이제 보니 전에 동영 그룹에 보냈던 선물을 보고도 무관심했던 것이 당연했다.고은영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은 안정을 추구하며 낭만 같은 건 뜬구름 잡는 것에 불과했다.고은영이 말했다.“어제 이 거리의 관리자가 나한테 찾아와서 30평 정도 되는 가게가 있다고 했어요.”육명호가 물었다.“어? 그냥 주는 거라고?”“네, 공짜로 쓸 수 있대요.”“설마? 너 사기 당한 거 아니야? 너한테 쓰게 해서 뭐해?”’육명호는 놀란 표정으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이 거리는 모두 상가라 작은 가게라도 연간 4천만 원 정도 할 텐데 30평 정도 면적이라면 적어도 연간 1억 4천만 원 정도는 할 것이다.그런데 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