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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고은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중도에 안지영에게 지원요청을 보냈는데 문자를 받은 안지영도 충격에 빠졌다.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지옥사자가 여자를 집에 데려가는 날이 오다니! 게다가 그곳은 그가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하원 별장이었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건 상대가 고은영이라는 사실이었다.

배준우를 흠모하던 여자들이 알면 고은영의 사지를 찢으려 하지 않을까?

안지영은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답장을 보냈다.

오늘 배준우가 먼저 그녀에게 결혼하자고 했으니 이제 동거를 시작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

이상한 점은 이런 요구를 제기한 사람이 배준우라는 사실이었다.

여자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는 일은 많지만 그가 먼저 여자에게 오라고 손짓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자를 받은 고은영은 의리도 없다고 속으로 안지영을 욕했다.

하지만 안지영도 별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바짝 긴장한 상태로 배준우를 따라 문앞까지 갔다.

“저기… 저는 일단 기숙사로 돌아가면 안 될까요?”

그녀는 포근한 자신의 기숙사가 그리웠다.

배준우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 바로 구청에 혼인신고하러 갈 텐데 오늘 기숙사 가면 내일 내가 또 데리러 가야 하잖아.”

“제가 알아서 갈게요!”

고은영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배준우의 인상이 점점 더 썩고 있었다.

고은영은 어찌할 바를 몰라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평소에도 자주 방문하는 곳이지만 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신발장에 슬리퍼 있어.”

말을 마친 그는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고은영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여기 방문할 때는 항상 실내화를 따로 챙겨서 다녔었고 한 번도 허락 없이 그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았다.

신발장을 열자 가지런히 정돈된 남성용 슬리퍼가 보였다. 여자용은 없었다.

그녀는 아무거나 집어서 신었다. 사이즈가 많이 컸지만 그냥 무시했다.

배준우는 지금 그들을 지켜보는 자를 철저히 속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만 고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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