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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배준우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내 아내를 아끼다니?’

그녀가 안지영의 보살핌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것이 그가 들어야 할 말은 아니었다.

장선명이 계속해서 말했다.

“안지영이 무슨 짓을 벌인 거예요?”

배준우가 냉정하게 대답했다.

“안지영이 량천옥의 다리를 부러뜨리러 가겠다고 해.”

배준우는 안지영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녀가 정말로 그 일을 벌일 거라 믿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량천옥이 그에게서 빼앗아 간 20억 원을 모두 안지영이 챙겨갔다고 하니 과연 그게 은영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장선명이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잘됐네요. 그 여자는 그런 직설적이고 강력한 방법이 딱 맞는 인간이잖아요.”

배준우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안지영을 방치하겠다고?”

“나도 어쩔 수 없어요.”

배준우가 단호히 말했다.

“그럼 내가 처리할까?”

장선명은 급히 태도를 바꿨다.

“아니요, 내가 알아서 막을게요.”

장선명은 안지영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까 염려되어 즉시 전화를 끊었다.

배준우는 전화를 끊고 고은영을 바라보았다.

안지영의 위로 덕분에 은영의 상태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힘들어했다.

이렇게 큰 충격은 금방 회복될 수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고은영은 입술을 깨물며 속삭였다.

“왜 안지영이 량천옥을 혼내주지 못하게 하는 거야?”

배준우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차분히 대답했다.

“지금 그 여자는 고은지에게 맞는 유일한 골수 제공자야.”

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숨이 가빠졌다.

그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량천옥이 그런 일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우리 언니한테 골수를 줄 리가 없어.”

량천옥은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언제라도 다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고은지에게 도움을 줄 거라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배준우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

그의 목소리에는 묘한 신뢰와 힘이 담겨 있었다.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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