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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고은영은 아이의 상황을 보니 도저히 고은지를 찾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고은영이 사흘째 병원에 오지 않자 고은지는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물건을 가지러 돌아온 혜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고은지 씨가 계속 당신을 보지 못하니까 온갖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배준우가 며칠 전 그녀에게 이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을 때, 고은영은 마치 감정이 사라진 사람처럼 그의 말을 따르기만 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그녀는 깊은 자책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일부러 연락조차 피하며 거의 모든 일을 배준우의 사람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고은지가 불안해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고은영의 가슴이 조여오듯 답답해졌다.

“언니가 또 뭐라고 했어?”

혜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희주를 물어보셨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고은영은 마치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처럼 공허함을 느꼈다.

사람들은 종종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엄마가 직감한다고 하지 않는가.

고은지도 뭔가를 느낀 걸까...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같이 가자.”

고은영은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니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 매일 찾아갔던 그녀가 며칠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혜나의 말처럼 고은지가 더 심한 불안을 느낄 게 뻔했다.

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병원에 도착한 고은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태현과 마주쳤다.

그녀는 머리가 복잡해서 별다른 생각 없이 간단히 인사만 건넨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바로 고은지의 병실로 향했다.

그런데 막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는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라가 그녀를 보자마자 급히 다가와 말했다.

“사모님!”

“무슨 일이에요?”

이 광경을 본 고은영의 심장이 본능적으로 덜컥 내려앉았다.

사라가 답했다.

“고은지 씨가 또 피를 토하셨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고은영의 눈꺼풀이 떨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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