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도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 가주님, 이번엔 반드시 우씨가문을 구해주시길 바랍니다!”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잡고 있었는데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고 70세에 달한 이 노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바로 방금 전에…”우경이 염구준에게 미움을 산 사실을 낱낱이 말하더니 통곡하면서 “정 가주님, 모두 저의 그 손자 녀석 잘못입니다.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고 염 보스에게 덤볐으니…”“만약에라도 염 보스께서 탓하시면… 정 가주님은 염 보스님 앞에 인기 있는 사람이니 오직 정 가주님만이 저희 우씨 가문을 구원할 수가 있습니다. 노부가 여기에서 절을 올리겠습니다.”말하면서 무릎을 꿇더니 휴대전화를 향하여 ‘쾅쾅’ 머리를 조아렸고 이마에는 삽시간에 피로 물들었다. “젠장, 젠장!”정씨가문의 객실에서 정소룡은 휴대전화를 꼭 잡고 이를 부드득부드득 갈았다. 얼어 죽을! 우씨가문은 정씨가문에 종속하고 있어 그는 며칠 전에야 이 소식을 염구준에게 보고드렸었다. 그 당시 전화로 보고드릴 때 염구준은 단지 담담하게 웃더니 아무런 태도도 표시하지 않았었다. 지금 보면 염 보스는 정씨가문의 체면을 봐서 우씨가문을 제거하지 않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우씨가문은 신중하게 처사하지 않았을뿐더러 반대로 한술 더 떠서 염구준을 다시 한번 건드렸다. “우원도, 너희 우씨가문은 자기 무덤을 판 거야!”정소룡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다섯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부숴버릴 것만 같아 또박또박 말했다. “염 보스가 어떤 신분인지도 모르고 당신 손자가 한번도 모자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염 보스를 괴롭혀? 그리고 지금 나더러 당신 우씨가문을 대신하여 나서서 말하라고?”“꿈 깨!”“당신 우씨가문을 지키려면 그에 맞는 성의를 보여줘야지! 직접 염 보스께 사죄하고 염 보스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시기를 빌어야지! 그 외에는 아무런 방법도 없어!”말하고 나서 ‘팍’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를 끊어버렸다. 성의를 보여주고 직접 사죄하라…우씨가문 정원의 앞마당에 우원도는
또 하나의 싸대기를 갈겼는데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더욱 강력했고 더욱 빨랐으며 우동해를 몇 발짝 후퇴하게 하여 넘어질 뻔하였다. “너 아직도 감히 흑연광을 말하느냐… 잠깐만, 네가 방금 뭐라 했느냐? 사사? 그 자식이 감히 사사도 배양했단 말이냐?”이 시각, 우원도의 눈앞은 깜깜해졌고 머리속은 빙빙 돌아갔다. ‘끝났다. 완전히 끝나버렸어.그 자식이 왜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는가 했더니 먼저 일을 벌이고 다시 알리려고 하는 거였구나! 항도 광산 제9광구로 가서 염 보스에게 손을 쓰려고 하는 거였어!’그 몇몇 떨거지들이 어찌 염 보스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느냐?그는 데릴사위는커녕 정가주가 말했듯이 이 세상에서 제일로 건드려서는 안 될 대인물이 분명하다고 말했었다. “헬기, 빨리 헬기를 준비시켜!”우원도는 큰 소리로 외쳤는데 목소리는 거의 쉬어갔다. “즉시 항도 광산으로 출발해! 일 초도 지연하여서는 안 돼! 모든 것이 아직 늦지 않길 바랄 뿐이야…”“만약 그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우리 우씨가문은 철저히 박살 나는 거야.”웡!우동해의 심장은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고 얼굴의 통증도 개의치 않고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우씨가문의 비행사에게 연락하였다. “헬기를 준비시켜! 나와 어르신 모두 정원 앞마당에 있어! 제일 빠른 속도로 항도 광산으로 이동해!”“빨리!”…평정시, 항도 광산 제9광구진휘전왕이 가져온 전신전의 대형 운수기는 방금 채굴한 2만톤의 흑연광석을 싣고 있었으며 광구광장으로부터 서서히 상승하여 북방으로 휙휙 날아갔다. “염 부장님!”광장에서 임영철과 한 무리의 광부들은 분분히 염구준의 옆에 에워싸더니 간절히 애원했다. “고객님은 이미 떠났습니다. 염 부장님도 빨리 손 대표님을 모시고 피하십시오! 서북쪽의 일은 전화로 연락하면 될 것 같습니다!”“아직도 출발하지 않으면 만약 우씨가문의 사람이 오면 아마 …”투투투투투갑작스러운 기관총사격소리는 광부들의 목소리를 순간적으로 끊어버렸다. 만동과 여덟 명의 사사들은
그는 기관총을 안고서 익숙하게 새로운 탄창을 갈아끼더니 총구를 염구준의 미간에 조준하고 얼굴에는 방자함이 넘쳤다. “염씨야, 내가 똑똑히 말해줄게! 우리 집 어르신은 앞뒤 신경을 쓰느라 나를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했거든. 왜냐하면 그는 이미 늙었어!”“미래의 우씨가문은 내 말이 법이야! 우씨의 미래는 바로 내 손에 있다는 말이야! 무엇이 미래 일가? 실력이 바로 미래야! 나는 더 이상 영감탱이의 지지가 필요 없고 내 자신의 힘으로도 흑연광을 빼앗아 올 수 있어!”염구준의 미간은 찌푸리더니 낯빛은 다시 한번 펴졌다. 알았다. 우씨어르신 우원도는 현재 우경이 벌인 이 사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모두 우경이 제멋대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염씨야!”우경 뒤에 있던 만동은 아직 그들이 우씨가문에게 어떠한 재난을 가져다준 줄 모르고 있었는데 똑같이 기관총을 안고 손가락은 방아쇠에 갖다 대고 염구준을 향하여 총구를 올리더니 방자하게 쳐다보았다. “너 귀가 먹었냐? 내 처남이 하는 말을 못 들었어?”“흑연광을 내놓으라고! 아니면 …”그의 말은 끝나지도 않았다. 염구준의 눈꺼풀은 아래로 드려져 있었다. 우씨세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괴롭히는 뚱보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고 우경을 향하여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난 한번은 봐줄 수 있어! 너 지금 우씨 어르신한테 전화해 봐. 그이가 무슨 뜻인지 알아봐!”“만약 네가 무력으로 흑연광을 빼앗는 행위를 지지한다면 너의 우씨가문의 결말은 오직 하나뿐이야!”“뿌리째로 뽑아버릴 거고 전 가문은 멸망될 것이야.”우경의 낯빛은 갑자기 사나워지더니 염구준을 향하여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부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죽음이 코앞인데 아직도 감히 내 앞에서 망언을 해? 너 싸움 잘하잖아. 나는 네가 기관총 탄알을 막을 수 있는지를 구경해야겠어!”말이 끝나기 바쁘게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겨 사격하려고 하였다. 생각지 못한 것은…“그만!”갑작스레 터진 외침이 확성기를 통하여 광장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우
“나는 네 놈 할아버지가 아니야!”우원도는 화가 치밀어서 온몸을 떨며 손가락으로 우경의 얼굴을 가리켰다. 입술은 한참 동안 부들부들 떨고 있다가 몸을 돌려 옆에 서 있는 염구준에게 무릎을 꿇더니 통곡하였다. “염 보스님께서 살려주십시오!”“우씨가문의 불행입니다! 저 우원도가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여 우경이라는 이런 망나니가 염 보스님께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염 보스님께서 한마디만 하시면 우씨가문은 우경이 죽든 살든 절대로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염 보스님께서 마음대로 처리하셔도 됩니다!”이 시각 우경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돌처럼 굳어졌으며 멀리 꿇어앉아 있는 우원도를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너희들은 멍청한 거냐? 전부 무릎 꿇어!”우원도는 염구준을 향하여 절을 하더니 갑자기 고개 들어 어안이 벙벙해 있는 우경과 그 옆의 우씨네 사람들을 째려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나도 무릎을 꿇었는데 너희들은 아직도 서있고만 있어?”“모두 무릎꿇고 절을 해! 염 보스님의 양해를 구해야지!”“만약 염 보스님께서 용서를 하시지 않으시면 쭉 무릎 꿇고 있어! 죽을 때까지!”우경과 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하였다. 그들뿐만 아니었다. 임영철과 제9광구의 백명도 넘는 광부들도 마찬가지로 어찌된 영문인지를 모르고 무릎 꿇고 있는 우원도를 보면서 전부 멍해졌다!‘도대체 어찌 된 영문이지? 우씨 가문의 어르신이 염 부장님을 이처럼 존경... 아니 경외하고 두려워하고 심지어 전체 우씨 가문도 함께 무릎 꿇고 절을 하라고 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극단적인 방식으로 염 부장님의 용서를 빌고 있다고?’“어, 어르신…”우경은 옆에 서서 두려워 온몸이 마비될 거 같았으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할아버지, 저를 놀리지 마세요! 손씨그룹일 뿐이에요! 그들은 기껏해야 청해시 현지의 지방세력일 뿐입니다. 저희야말로 대서북의 주인이에요! 왜 염씨한테 절을 해야 하나요?”“경아!”우원도는 노하여 뛰어 일어나더니 손을 들어 또 한
“제가 손자로서 했던 일은 모두 우리 우씨 가문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우씨가문이 비상하여 대서북에서 나가게 하고 싶어요!”대서북에서 나가게 하고 싶다?“멍청한 놈! 누구를 괴롭혀도 상관없는데 하필이면 염 보스님에게 미움을 샀느냐! 넌 염 보스님의 진정한 신분을 알고 있어? 넌 분명 우씨가문을 끝이 보이지 않는 구덩이에 떨어뜨리는 거야!”염구준의 진정한 신분에 대해서는 우원도는 당연히 한 글자도 감히 밝히지 못하였고 불쑥 우경의 목을 잡아 힘껏 당기더니 그의 머리를 눌러 염구준에게 절을 하도록 하였으며 입으로는 연거푸 애원하였다. “염 보스님, 어린 녀석이 태산도 알아보지 못하고 날뛰었습니다. 제가 총애하고 내버려 두어서 나쁜 버릇이 생기게 되었습니다.”“모두 제 잘못이니 염 보스님께서 벌하여 주십시오!”우원도의 태도는 굉장히 절실해 보였다. 염구준은 우씨 가문의 사람들을 조용히 보고 있다가 천천히 우경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가볍게 입을 열었다. “어르신이 너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였는데 너는 죽을지언정 굽히지 않네. 꽤 폐기가 있구나.”말하고 나서 목소리는 미세한 음색으로 응집되더니 우원도의 귓가에서 울렸다. “정소룡이 제 신분을 알려주셨나요?”“우경은 당신의 친손자이니 이런 정보는 그에게 알려주어도 상관없어요. 우씨가문은 필경 정씨가문에 귀속되었으니 저랑도 연관이 있는 것이지요. 이 인연을 봐서라도 저는 다시 한번 기회를 드릴 수 있어요.”기회?우원도는 먼저 멍해 있다가 갑자기 사면받기라도 한 듯 온몸을 떨기 시작하였다. 듣는 말에 의하면 염구준의 행동 원칙으로는 몰살을 시키는 경우가 드물며 보편적으로 기회를 준다고 한다. 만약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끔찍한 재난을 맞보게 될 것이다. 우경은 이미 기회를 낭비하였으나 염구준은 이례적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줬다. 이건 우씨 가문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 자식아!”우원도는 감히 더 이상 지연할 수 없어서 우경의 귀를 잡아당기며 소리는 무척 낮게 깔고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경의 머리는 절을 너무 한 나머지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꿇어있더니 갑자기 알아차린 듯 했다. “염 보스님, 제가 솔직하게 다 털어놓겠습니다.”“흑연광에 대한 정보는 주호연이 알려준 것입니다. 그가 일부러 꼬드겨 저더러 총대를 메고 염 보스님과 대적하게끔 하였습니다.”“저는 이미 주호연을 청원시 교외에 있는 별장의 지하실에 감금시켰습니다. 이 죽을놈의 주호연이 저의 우씨가문에 해를 끼치게 하였습니다.”염구준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더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똑똑하네.’우경은 우씨가문의 도련님답게 자신이 요구하는 답을 알아차렸다. 현무 전존은 밀접히 감시하고 있었는데 주호연의 휴대폰 신호는 청원시에 도착하고부터 끊겼고 그 뒤로 우경이 찾아왔던 것이었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 흑연광에 대한 정보누설은 반드시 주호연때문일 것이다. “주호연은 나쁜 마음을 숨기고 있어 더 이상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염구준의 눈길은 평온하였으며 조용히 우경을 주시했다. “너는 잘못이 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야. 너에게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줄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거라고 믿어.”우경은 멍해 있다가 순간 알아차렸다. 주호연을 없애야 한다!우씨 가문이 손씨그룹을 괴롭혔고 염구준을 괴롭혔는데 이는 모두 주호연때문이고 그에게 그 어떤 이용가치가 있더라도 결말은 단지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염 보스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반드시 공을 세워서 속죄하도록 하겠습니다. 꼭!”우경은 감히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었고 염구준을 향하여 연거푸 머리를 조아렸다. “별장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으니, 주호연은 절대로 도망가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별장으로 돌아가 손수 주호연을 죽여버리도록 하겠습니다.”주호연을 죽이면 서북의 일들은 기본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염구준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더니 우원도와 그 뒤의 우씨 가문 사람들을 향하여 가볍게 손을 흔들고 평온한 목소리로 “이 일이 끝나고 난 뒤 나는 더 이상 대서북에
우씨 가문의 사람들이 멀리 떠나가자 임영철과 한 무리의 광부들은 상호 얼굴을 마주보더니 한참이 지난후에야 용기를 내어 염구준앞에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다. “우씨가문이 왜 염 부장님께 절을 했나요? 우리 항도광산… 아니, 손씨그룹이 설마 우씨 광산을 사들였나요? 이건 언제 일이죠? 저희 광부들은 전혀 못 들었거든요!”우씨 가문을 사들였다고?우씨 가문이 주동적으로 굴복하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건 저희 손씨그룹이 전략 면에서의 계략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염구준은 이 사랑스러운 광부들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여러분이 알아야 할 점은 이후에는 안심하고 손씨그룹에 남아 광구에서 근무하고 생활하시면서 정직원의 모든 복지를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평정시도 좋고 청원시도 좋으니, 모든 대서북 범위내에서 더는 여러분의 급여를 갖고 장난치지 못할 것이며 더군다나 쳐들어와 도발하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임영철과 광부들은 염구준의 얼굴에서 든든한 결심을 보았다. 예전에 당했던 수모가 머리에 떠오르며 마음속에는 피 끓는 기쁨이 넘쳐나 갑자기 우렛소리 같은 환호가 터졌다. “염 부장님 만세! 손 대표님 만세! 손씨그룹 만세!”“우씨가문도 우리 염 부장님을 건드리지 못해! 앞으로 그 누구도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거야!”“나는 손씨그룹에 있으면 문제없을 걸 알고 있었어, 염 부장님은 영원히 우리의 수호신이야!”기분이 날 것 같았고 분위기는 파도같이 넘실댔다.염구준은 웃음을 지은 채, 직원들을 향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청원시 방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미간을 치켜올렸다…우씨 가문그들더러 주호연을 처리하라고 하였지만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다. 반 시간 뒤, 청원시, 우경은 서교의 개인 별장에 도착했다. “주호연 어딨어? 너희들은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별장의 2층 지하실 입구에서 우경, 우원도, 우동해는 텅 빈 지하실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쳐다보고 있었
모든 핸드폰의 식별 코드는 인류가 사용하는 신분증과 같았다. 전신전의 위성 감시 시스템과 염구준의 권한으로 충분히 핸드폰 내부에 배치된 보안 칩을 통해 주호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구매기록, 핸드폰 식별 코드…….” 우씨 가문의 별장 감시실에서 우경은 긴장한 얼굴로 옆에 있던 경호원 대장을 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주호연이 사용하는 핸드폰 네가 산 거 아니야? 어서 구매 기록 찾아봐. 빨리!” 경호원 대장은 감히 소홀히 아지 못하고 얼른 별장 창고로 달려가 핸드폰을 구매한 영수증을 찾아서 신속하게 감시실로 돌아가 땀을 뻘뻘 흘리며 우경에게 건네주었다. “도련님, 찾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염 보스님, 식별 코드를 찾았습니다.” 유경은 영수증과 핸드폰을 꽉 쥐고 연신 보고했다. “주호연이 사용하던 핸드폰의 식별 코드는 총 17자리인데 읽어드릴 테니 한 번 확인해 보세요.” ‘확인? 그게 필요해?” “됐어.” 염구준은 담담하게 한마디 한 뒤 전화를 끊고 한 손으로 운전하며 오른손으로 문자를 입력해서 현무전존에게 보냈다. [핸드폰 식별 코드를 추적해서 주호연의 은신처를 찾아내!]그러자 3분도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진동하더니 현무전존의 답장이 왔다. [추적결과 주호연은 현재 주군과 약 60킬로 미터 떨어져 있고, 청원시 서교 외에 위치한 폐기 주유소에 있습니다.”]‘좋았어!’ 염구준이 조금도 망설임 없이 가속페달을 밟자 방탄벤츠는 굉음을 내며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는 반드시 주호연을 멸살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각 청원시 교회. “주 사자.” 폐기 주유소 입구에서 검은 옷을 입은 마른 두 남자가 주호연의 양쪽에 서서 입을 열었다. “존주는 당신이 염구준에게 이용당해서 대서북을 토벌한 것일 뿐, 조직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공로는 없지만, 그래도 잘못은 아니니 앞으론 여기저기 피해 다니지 말고 계속 존주를 위해 힘써 주기를 바라!” 주호연은 땅에 주저앉아 품에 핸드폰을 안고 외국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
가족들은 모두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염구준을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였다.이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다. '비록 행복하긴 하지만 이건 모두 환상이야. 그림의 떡과도 같은 거지. 현실이 잔혹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살아가야 해.'무척 뛰어난 환각술이고 모두 그가 바라던 모습이긴 했지만 마음이 굳건한 사람만이 반보천인이 될 수 있던 탓인지 그는 환각술에 깊이 빠지지 않았다."깨져라."염구준이 작게 읊조리자 몸에서 기운이 흘러나오며 눈앞의 화면을 지웠다."구준아, 꼭 앞을 보며 달려야 한다."고유연은 점차 사라지면서 웃으며 말했다."네, 그럴게요!"그는 텅 빈 대문을 향해 대답했다.비록 환각술 때문에 마음속의 상처가 더 깊어지긴 했지만 오래된 바람을 이루었으니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그러나 그와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확고한 마음이 없어 전부 혼잣말을 하며 동굴 안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제발 아빠를 죽이지 마세요, 제발요.""아, 계속 채굴할 테니까 때리지 마세요.""전주님, 영원히 당신을 따를 테니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이렇게 보니 염구준의 환각술만 아름다운 화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통스러운 것 같았다.'계속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 일 나겠네.'"깨어나!"염구준이 크게 소리 지르자 체내의 진기들이 사람들을 뒤덮었고, 이에 사람들은 몸을 떨다가 곧바로 눈이 맑아졌다. 그들은 전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대단한 환각술이야."백호는 조금 두려워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전신 위 경지의 자신도 버티지 못한 걸 보아 방금 전의 환각술이 확실히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작은 방금 전에 한 말들이 생각 나 조금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전주께서 분명 다 들으셨을 거야. 아, 창피해.'"다들 빛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어져서 환각술에 걸린 걸 거예요."염구준은 이렇게 설명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사실 빛은 커녕 그저 얼어버린 굳게 닫힌 문 밖에 보지 못했었다. 동굴 안에 들어온
'도안?'설씨 가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벽을 쳐다보았고 곧 정말로 얼음층 뒤의 돌멩이에 아주 옅은 색으로 새겨져 있는 도안을 발견했다.도안이 양 끝으로 뻗어진 걸 보면 그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 들어올 때부터 옆에 있었던 것 같았다."뭐야?"도안을 보면 볼 수록 낯이 익어 염구준은 끊임없이 회상하기 시작했다.'옥패!'이 도안들은 전에 복제판 옥패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다.이곳에 정말 옥패의 단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염구준은 솔직히 조금 놀랐다.한참 동안 들여다 보아도 무언가 확실한 걸 보아낼 수가 없어 그는 결국 안에 더 깊이 들어가 탐색해보기로 마음 먹었다."가죠. 이건 이따가 다시 나와서 보고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뒤를 따랐고 또 한참을 앞으로 걸어가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았다."다왔어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설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에 염구준 등은 크게 기뻐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바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바로 이때, 공간이 갑자기 변하더니 주위의 환경도 변했고, 같이 온 사람들도 전부 모습을 감추었다. '염씨 가문의 저택?'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면서 곧바로 이곳이 그가 어릴 때 생활했던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까지는 그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그의 어머니도 살아계셨다."구준아, 빨리 들어와서 밥 먹지 않고 뭘 멍 때리는 거니?"이때, 고유연이 안에서 나오며 자애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엄마?"이에 염구준은 잠시 멍해져 있다가 곧 목이 멘 채로 입을 열었다. "너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큰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말도 제대로 못해?"고유연은 관심 어린 어투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 그의 손에 든 서류 가방을 가져갔다.염구준은 그제야 반응이 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쳐다보았다. 그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염호 그룹 회장이라고 적혀 있
"미친."염구준은 감탄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드는 펭귄들을 막으면서 제때에 도와주기 위해 대오 쪽으로 붙었다.'여기가 펭귄 집이야 뭐야. 끝도 없네. 무엇보다 이 펭귄들 너무 괴상해. 피냄새만 맡으면 포악해지면서 미친듯이 달려들잖아.'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 그는 바닥에 뿌려진 피들이 피안개로 변하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에 대단한 게 있는 게 분명해.'염구준은 더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어 사람들을 지키면서 달려오는 펭귄들을 물리쳤다."아악, 난 죽고 싶지 않아!"그러나 이때 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이 겁에 질려 갑자기 진형 밖으로 돌진했다.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싸우고 있었던 터라 막지도 못하고 그저 그 사람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X발, 괜히 말썽만 피우기는." 백호는 욕을 읊조리고는 도망친 사람을 구하러 가려고 했다."내가 갈 테니까 진형을 유지해."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치며 바로 앞으로 돌진해 방금 뛰쳐나간 사람을 공격하는 펭귄들을 물리쳤다.겨우 잠깐 사이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걸 보면 펭귄들의 공격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가!"염구준은 뛰쳐나간 사람의 옷깃을 잡고는 팔을 휘둘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 던졌다.'이상해. 이 펭귄들 피냄새를 맡고 동굴 입구까지 쫓아갔으면서 정작 도착한 뒤에는 한 눈 보고 다시 돌아가잖아. 안에 있는 걸 이 펭귄들이 꺼리는 건가 보군.'염구준은 사람을 구하고 나서 다시 대오의 앞부분으로 돌아간 후 길을 열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동굴 입구쪽에 도착하게 도와주었다.동굴 안으로 들어갔으니 이제 그들은 안전한 셈이었다."너 이 자식, 네가 무모하게 뛰어다닌 바람에 하마터면 진형이 무너질 뻔 했잖아. 진형이 무너지면 다들 죽을 수도 있었어!"설구는 방금 전에 도망친 사람을 보자마자 발로 차버렸다.이미 오기 전부터 그는 말을 했었었다. 죽어도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방금 전 도망친 사람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
달무는 상대방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저희 모두 안에 있는 보물을 위해 온 것 같으니 손을 잡는 게 어때요? 보물을 가진 뒤 절반씩 나누는 걸로 하죠."'보물?'설씨 가문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에 의문이 어렸다. 분명 얼음에 봉인된 사람을 깨우려고 왔다고 들었는데 상대방이 보물 이야기를 꺼내니까 말이다."보물에는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는 한 물건만 가지러 온 거라서요."설구는 과감하게 거절했다.'신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손을 잡기는 개뿔.'만약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방이 뒷통수를 때리면 어떡하나. 그땐 후회를 해도, 울어도 소용없을 게 뻔한데 말이다."늙은이, 좋게 말할 때 듣지 그래?" 브루언은 좋지 않은 말투로 말하며 상대방을 손 봐주기 위해 앞으로 걸어갔다.이에 달무는 그를 막으면서 웃으며 말했다."그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각자의 능력에 맡기는 걸로 하죠."말을 마친 후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달무가 만만한 사람이라 브루언을 말린 것이 아니라 보물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과 싸우는 게 수지에 맞지 않다고 여겨서 그렇게 행동한 것 뿐이었다."우리도 가자!"설구는 늦게 가면 계획에 영향을 미칠까봐 얼른 앞으로 가려고 했다."잠시만요, 우선 저 펭귄들의 반응을 보죠."이에 염구준은 재빨리 제지했다. 이 말을 들은 설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대오를 이끄는 사람은 그인데,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니 말이다. 그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설웅이 서둘러 나섰다."저도 이 분의 말에 동의합니다. 이 시간을 아낀다고 해서 크게 변하는 것도 없으니 한 번 기다려보죠."미래 가주이자 족장이 하는 말이니 설구는 말을 억지로 삼키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제자리에 서서 달무 등이 펭귄 무리에게 점점 다가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길 막지 말고 저리 꺼져!" 브루언은 펭귄 한 마리를 발로 차면서 방금 전의 불만을 털어놓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방금 전
출발하기 전에 달무 등을 한 눈 더 쳐다본 염구준은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 그들이 일반인도, 탐험가도 아니라는 걸 바로 눈치챘다.달무는 기름을 들고 돌아가며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네. 기름 몇 통을 챙겼으니까 말이야."사실은 아직 기름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한 이유는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이 기회를 틈타 물재를 가져오기 위해서였다."굳이 이렇게 귀찮게 할 필요 있어? 그냥 다 죽이고 빼앗아 오면 되잖아."브루언은 독한 술을 마시며 대부분이 쓰는 일반적인 수법을 말했다.이에 달무는 고개를 저으며 엄숙하게 대답했다."안 돼, 방금 전 일행은 인원수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겉모습이랑 챙긴 장비만 봐도 만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야.""게다가 우리가 이번에 여기까지 온 건 임무가 있어서야. 겨우 이딴 일로 큰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되지."말을 마친 뒤 그는 지도를 꺼내 위치를 보고 노선을 살펴보기 시작했다.자신들의 대장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나머지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자, 다들 충분히 쉰 것 같으니까 계속 전진하자."달무의 명령에 20여 명의 일행들이 스노모빌을 타고 끝없이 펼쳐진 눈길로 향했다.그들이 달리는 방향은 바로 설구 등이 떠난 방향이었다.계속해서 앞으로 달리고 있던 설구 등은 곧바로 뒤에서 울리는 엔진 소리를 들었다."장로님, 누군가가 따라옵니다. 방금 전에 만난 달무 일행이에요."설웅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비록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의 방한복을 보면 달무임이 틀림없었다.'음?'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설구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우선 멈추고 휴식하자. 다들 경계태세에 돌입해. 저들이 뭘 하려는 건지 잘 지켜보고."누군가가 뒤를 따라잡은 이상,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일행은 곧바로 멈추었고, 뒤에 있던 달무 등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따라
고수들을 데리고 가문의 주둔지로 와 적들을 물리친 그는 지금 현재 암묵적인 가주였기 때문에 설구도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어 동의하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하지만 저희는 당신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합니다.""괜찮습니다. 저희의 몸은 저희가 잘 챙길 테니 걱정 마세요."염구준은 웃으며 대답했다.'가는 도중에 날 힘들게 하지만 않으면 다행이지.'이번에 임무를 맡은 정예 부대는 가장 약한 사람도 전신경지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은 장비를 점검하고는 스노모빌을 타고 설구의 인솔하에 그 신비한 곳으로 출발했다."다들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그들의 뒤에서 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크게 외쳤다.이번 임무에서 흑풍과 청목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염구준은 큰 가방 안에 구자검을 넣고 출발했다.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는 반보 천인 앞에서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청목존주의 일은 그리 급하지 않았다. 미끼는 이미 던졌으니 상대방이 물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낚시를 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넓은 눈밭에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최대시속으로 스노모빌을 탔다.제일 앞에서 달리는 설구가 마음이 급해서 빠르게 몰아서였다.그들이 달리던 중 대오에서 눈이 가장 좋은 염구준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앞에 사람이 있어요!"그의 말을 들은 설구는 집중해서 눈을 똑바로 뜨고 앞을 보았고 정말 누군가가 서 있는 걸 보았다. 그는 곧바로 경계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정신 차려. 일 벌이지 말고."이 지역은 무인 구역이기 때문에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었다.설구는 먼저 방향을 약간 바꿔서 돌아가려고 했으나 곧바로 가로막혔다."안녕하세요,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그의 길을 막은 사람이 말했다.염구준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는데,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오똑한 코를 가지고 있는 걸 보아 서양인 같아 보였다.심지어 그들 중 한 명은 전에 천랑성호에서 한
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 주둔지는 모닥불 파티를 연 탓에 매우 떠들썩했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설씨 가문의 은인인 주작과 백호였다."이 술을 빌어 은인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청목의 앞잡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이건 남극 빙원의 특산물인 크릴새우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설웅이 여러분들같은 고수를 만난 건 저희 가문의 복입니다."설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은 평소에 감독관들이나 먹는 것들이었다.사람들은 불을 에워싸고 춤을 추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을 풀고 한껏 웃었다.설씨 가문 사람들의 열정에 주작과 백호는 적응이 되지 않아 염구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으나 염구준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떤 일들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야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다. 너무 성급하게 굴었다간 허점이 많아지게 될 테고 그럼 신분이 들키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쪽에서 놀라서 도망치면 이 모든게 헛수고가 되버리니까 천천히 해야 해.'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오직 설씨 가문의 장로, 설구만이 염구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슬픈 눈빛을 하고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장로님, 나쁜 녀석들이 도망갔는데 왜 안 기뻐하세요?" 그의 이상함을 눈치 챈 설웅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에휴, 다시 돌아올 겁니다.""청목존주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무엇보다 청목존주는 반보천인의 강자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설구는 장로답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목이 더 좋고 생각이 더 깊었다."가문 전체가 남극 빙원이 아닌 바깥으로 옮기는 건 어떨까요?" 그의 말을 들은 설웅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바깥으로 갈 수 있었다면 이미 이사를 갔을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강적이 있어요.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상대방의 질문에 설구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