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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작가: 잔영
직계의 일맥에는 남정이 염구준밖에 없었는데 15년전에 이미 가문에서 내쫓아버렸다.

방계자제들도 마찬가지로 후손이 왕성하지 않았고 오직 4,5명의 조카와 2명의 조카딸밖에 없었다.

진정으로 이번 싸움에 참여가능한 사람은 염진과 염옥정, 그리고 이 두 명의 충성스럽지만 나이 든 두 공양자뿐이었고 기타 공양자들은 이미 염진의 지시대로 돌려보내졌다.

이게 바로 염씨 가주의 기풍이다.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절대로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지는 않았다.

“가주님, 저를 외부인으로 취급하시는 건가요?”

서문 공양자는 연세가 일흔 살을 넘겼는데 마찬가지로 백발인 북궁 공양자와 두 눈을 마주치고 염진을 향하여 두 손을 마주 쥐고 경의를 표시하더니 생사에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웃음을 지었다. “15년 전의 일들은 모두 잊으셨나요?”

염진의 마음은 갑자기 뜨겁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잊지 않았다.

15년 전, 마찬가지로 흑풍 조직의 암암리에 결탁했고 북방의 10여 개의 세력들은 연합하여 염씨가문에 쳐들어왔고 노가주인 염창과 소주모인 고유란은 피를 흘리며 싸워 염씨가문의 기반을 지켜냈다.

그 해의 싸움에서 서문과 북궁 두 공양자들은 다친 채로 9살밖에 안 되는 염구준을 목숨을 걸고 보호하여 오늘날의 전진전주가 있게 된 것이다.

아무 과장도 보태지 않고 말한다면 그들은 염씨가문의 공양자일 뿐만 아니라 염구준의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그들은 마음속 깊이로부터 자신을 염씨가문의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흑풍 존주가 친히 염씨가문에 쳐들어와 원하는 것은 유란이 남긴 이 옥패일 것입니다.”

오랫동안의 침묵 후에 염진은 가슴을 펴고 머리를 들고 철저하게 분발하더니 “하지만 그는 죽어도 생각지 못할 거예요. 유란이 남긴 유물중에 가장 귀중한 것은 내 손에 있는 이 옥패가 아니라 구준이 수련한 절세 무학이란 사실을.”

“두 분께서 남아있을 의향이 있다면 저랑 함께 싸우죠! 재가 날리고 연기가 사라져도 구준은 염씨가문의 혈통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겁니다!”

말하고 나서 갑자기 정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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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구준을 죽이는 게 쉬운 일인가?그는 당당한 전신전 전주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전신, 천하무적이다!“염 전주.”300미터 밖, 흑풍조직의 존주는 굳은 몸으로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은 듯 목소리가 많이 어색했다.“난 당신과 적이 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우리 위치가 이러니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모두 그 물건을 얻어야 하는 입장이고 그 물건은 하나밖에 없으니 우리는 싸워야만 하는 사이다.”“너의 뒤에 네 아버지 염진이 있다! 우리가 싸우면 자네가 나를 죽일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전투의 여파만으로도 염씨 가문을 철저히 없애버릴 수 있어. 염진도 살아남을 수 없어.”“그리니...”“흑풍”조직의 존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 염구준이 헛웃음을 지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그래서 나더러 전장웅을 놓아주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염구준은 오른손을 내밀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모았다.마치 진정한 천신이 강림한 듯, 그는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누구인지 알면 잘 알 것이다. 같은 전신이지만 왜 내가 가장 강한지!”“그 답은...”“열려라!”따다닥!염씨 가문을 중심으로 천 미터 이내, 모든 이상함이 사라졌다.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공기도 흐르는 것 같았다...흑풍조직 존주가 펼친 전신의 영역이지만 염구준이 한방에 부숴버렸다!“최강 전신, 역시 최강 전신 답네. ‘파자결’을 터득했다니.”300미터 밖에 있던 흑풍조직 존주가 몸을 가볍게 흔들었다. 입가에는 검붉은 핏자국이 남겨졌다. 그는 멀리 구덩이 밑바닥에 있는 전장웅을 바라보며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전 호법자, 최선을 다했지만 염전주의 실력은 너무 강하네. 나도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그러고는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리에 남아 흔들거리는 몸은 분명 그림자일 뿐이다. 사람은 벌써 도망갔다!“달아났어?”염구준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염진이 앞으로 다가서더니 의아해하며 말했다.“구준... 아니, 염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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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난 엄마의 아들이야.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염구준은 차가운 눈으로 염진을 노려봤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15년 전, 염씨 가문에서 쫓겨난 순간부터, 난 염씨 가문이랑 남남이야.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지!”부자지간의 오해가 이리도 깊었나?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던 한설이 입술을 깨물려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다가가 염구준을 보며 흐느껴 울었다.“구준아, 넌 고귀한 전신전 전주이니 좋은 것만 누리고 살겠지. 그동안 네 아버지가 얼마나 널 그리워했는지 아니?”“그때는 염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치욕을 참고 우리 가문이랑 연을 맺은 것이다. 그래서 널 집 밖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넌 네 아버지가 정말 가족을 버리는 그런 나쁜 놈인지 아니?”“네가 틀렸어, 네가 오해한 거야!”“그때 북방의 모든 명문이 다 알고 있었지. 유란언니가 지고무상의 무도 비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야. 수십 개의 세력이 그 비적을 가지기 위해 싸우는데 널 집에 놔두면 네가 그 표적이 돼. 네가 유란언니의 유일한 아들이니까!”“잘 생각해 봐. 만약 네 아버지가 너에 대한 정이 없었으면 그 비적을 너에게 줄 이유가 없지 않니? 정말 널 포기했다면, 9살밖에 안 된 아이가 어떻게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겠어?”“우리가 결혼한 지도 벌써 15년이다. 그동안 우리는 한 번도 부부인 적이 없었어. 네 아버지는 언니의 옥패를 가까이 두고 한시도 내려놓지 않았어! 네 아버지 마음속에는 너랑 네 엄마밖에 없다고!”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염진의 어깨를 안은 채 엉엉 울었다.자기가 선택한 남편, 염진이 지난 15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 순간, 한설은 더는 참지 못하고 모든 감정을 드러내고, 가슴 찢어질 듯이 울었다.한설은 아이에게 그의 아버지는 절대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싶었다.이게 15년 전의 비밀인가?그렇구나!그래서 엄마가 죽기 전에도 염진에 대해 나쁜 말 한마디가 없었구나.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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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게 있는데 옥패마다 아주 특별한 무도 공법이 적혀있어. 그걸 하나라도 배우면 무도 전신이 될 수 있지! 그런 옥패를 다 모아야 무덤을 열 수 있으니 그 안에 얼마나 엄청난 보물이 있겠어!”무덤...염구준이 한참 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다 마지막 질문을 했다.“전에 엄마한테 물었는데 엄마가 얘기해주지 않았어. 이제는 말해줘. 우리 엄마의 본가, 그러니까 고씨 가문은 지금 어디 있어?”“그건 나도 몰라.”염진이 주저없이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네 엄마가 말했었지, 고씨 가문에서 지키는 무덤은 비밀이라고. 게다가 그건 딸들만 물려받을 수 있는 일이야. 너희 엄마도 깊은 건 잘 몰라.”“하지만...”“네 엄마를 처음 만난 데가 지금의 서북쪽이었다. 거기에 수도 없이 많은 광산이 있는데, 염씨 가문이 번창할 수 있었던 것도 거기서 발굴한 광산 때문이었지!”서북? 알겠다!“직접 서북에 가볼게.”염구준이 한참 동안 염진을 바라보다 한설도 훑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서문당과 북궁야를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두 호위가 목숨 걸고 저를 지킨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내가 살아있는 한 두분은 안전할 것입니다. 염씨 가문에 남아서 편안히 노후를 보내세요!”두 사람의 대답을 듣기도 전, 염구준은 이미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염구준의 뒷모습이 사라진 후...“어, 오빠?”한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웃다 울었다 하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들었어? 아까 저 아이가 서문 호위랑 북궁 호위한테 여기서 편안히 노후를 보내라고했지? 염씨 가문을 지키겠다고 했지?”“그 애가...당신을 아버지로 인정한 거지? 자기가 염씨 가문의 아이라는 걸 인정한 거야!”그런가?염진은 눈시울이 촉촉해지고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곁에 있던 염옥정도 감격에 겨워 무슨 말을 하려다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조상님, 도련님이 드디어 염씨 자제임을 인정했습니다!”“도련님이 나서면 염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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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구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뭘 새삼스럽게. 내 현상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잖아.”꿈에서도 염구준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당연히 그를 죽이기 위해 돈을 거는 사람들도 많았다.오랜 시간 누적된 그의 현상금은 이미 어마어마한 액수로 불어나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이 올랐습니다. 무려 40억이에요.”만옥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금액을 알렸다.‘40억?’염구준은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놀랐다.자신의 목숨값이 이렇게까지 비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일부러 이렇게까지 현상금을 높인 이유는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가 그를 죽이고 싶어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높은 현상금에 눈이 멀 거라는 걸 아는 거지.’“그 말인 즉슨 날 잡아서 돈을 바꾸겠다는 건가?”염구준은 만옥루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만옥루는 겉보기엔 인자하고 온화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장계를 맡고 있는 인물이 착할 리가 없었다.밀실 벽에 걸린 각종 의뢰 목록만 봐도,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하하, 염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제가 선생님을 이곳에 초대한 이유는 그저 논의할 것이 있어서입니다.”만옥루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책상 위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대체 무슨 속셈이지?’염구준은 만옥루의 의도가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미 이곳까지 온 이상,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들어볼 생각이었다.“듣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해.”말 정도를 들어줄 시간은 있으니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 눈 앞에서 도망칠 수도 없기도 하고.’이윽고 만옥루는 미소를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염 선생님께선 만능 전당포의 존재가 합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 질문은 명백히 염구준의 입장을 떠보려는 것이었다.염구준은

  • 군신의 귀환   제2191화

    다른 사람들은 염구준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싸움이 벌어진다면 자신들도 휘말릴 거라는 걸 알아 이 말을 들은 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들은 진희도 더 이상 요염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염 선생님, 웬만한 일은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바로 하세요.”“저 사람을 체포하라는 임무를 누가 내린 거지?”염구준은 제이든을 가리키며 질문했다.이번 방문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제이든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일단 제쳐 둘 생각이었다.그리고 보아하니, 만옥루의 주인도 도망칠 생각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굳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죄송하지만 이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진희는 질문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해서 제이든을 한 눈 보고는 안내하는 손짓을 해보였다.제이든에 관해서 그녀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를 잡으라는 임무가 상당히 높은 등급이라는 점이었다.염구준은 곁에 서 있는 사타를 보며 명령했다.“너희들은 여기 남아서 제이든을 잘 보호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상대가 초대한 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화해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것이었다.그러나 어느 쪽이 됐든 위험한 건 같았다.“알겠습니다!”“절대로 허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세 사람은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약속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니까 말이다.이미 염구준과 함께 이곳까지 온 이상, 그와 한 배에 탄 것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염구준과 진희는 후문을 통해 비밀 통로로 나와 양마을 밖으로 걸어갔다.길을 가는 동안 진희는 별다른 술수를 쓰지 않았다.한편, 같은 시각에 양마을에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별장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녹화된 영상을 다시 확인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희 저 아이가 실패하다니. 다들 저 강한 반보천인

  • 군신의 귀환   제2190화

    “그럼 이런 곳엔 처음 와 본 거야?”염구준이 계속 질문했다.“처음입니다! 두 번밖에 임무를 수행한 적 없는데, 두 번 다 황량한 야외에서 거래했어요.”사타가 급히 설명했다.“저희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이든을 데리고 오는 것도 본래는 저희 임무가 아니었습니다만 플랫폼에서 저희더러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음양쌍살 역시 얼른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렇게 보면 이들도 나름 실력있는 무인들이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핵심 사냥꾼엔 속하지 않는듯 했다.오프라인에서 임무를 받으려면 실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신임을 얻어야만 했다.이미 계획이 어느정도 들켰기 때문에 염구준은 제이든의 몸에 기를 주입해 천천히 정신 차리게 했다.‘다음에 임무에 나설 때는 역용술로 변장부터 해야겠어. 소봉산에서 공무적과 싸운 것 때문에 얼굴이랑 이름이 너무 알려졌으니까. 강호 사람들 중에서도 날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염구준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그의 생각대로 여러 무림인들이 그를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염 선생님, 찾으시는 임무라도 있으세요? 제가 추천해드릴게요.”“염 선생님, 당신이라면 임무를 받겠다는 한마디만 해도 마음껏 고르실 수 있을 겁니다.”그들은 전부 염구준을 자신들과 한통속으로 생각하며 우쭐했다.그러나 그들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전부 손 봐줄만큼 말이다.무공을 익힌 자로서, 의협심을 발휘해서 이로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 해를 끼치는, 용하국에 피해를 주는 임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맡는다는 것에, 염구준은 너무 화가 났다.결국 그는 분노를 꾹꾹 눌러담아 크게 포효했다. “난 이런 임무 같은 거 안 하니까 꺼져!”이 말을 들은 후 아부하던 사람들은 감히 불평 하지 못하고 얌전히 제자리로 돌아갔다.사실 그들은 이렇게 강한 반보천인에게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염구준은 차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니까 말이다.“염 선생님.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 군신의 귀환   제2189화

    “끄윽...”목이 졸린 탓에 우호는 숨이 막혔고 눈앞이 어지러워지며 의식도 점점 흐릿해졌다.이제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이토록 가차 없이 공격하는 사람, 특히 이렇게 죽일 기세로 공격하는 사람은 그도 많이 본 적이 없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합시다. 저희도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이때, 집사가 앞으로 나와 조용히 권유했다.만약 지금 염구준이 손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면 우호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즉 우호의 생사는 현재 염구준의 생각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이라. 난 분명 이미 한 번 말한 것 같은데?”염구준이 차갑게 웃으며 손을 풀지 않았다.“염 선생님, 멈춰주십시오. 저희가 직접 뵙겠습니다.”이때, 거래소 내부의 스피커에서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투로 봐서 이미 염구준을 알아본 것 같았다.말하는 사람은 만능 전당포의 사장이 아닐지라도 고위 인물일 가능성이 컸다.팍.염구준은 팔을 흔들어 우호를 바닥에 내던지고는 스피커를 향해 말했다.“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만나는 게 좋을 거야.”우호는 이제 그에게 쓸모가 없었다. 그도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니까 말이다. 이 모든 걸 조종하는 건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었다.염구준은 이토록 치밀하게 움직이는 만능 전당포가 더욱 궁금해졌다.“이쪽으로 오시죠.”집사는 바닥에 널브러진 우호는 신경도 쓰지 않고 길을 안내했다.이상하게 말이다.염구준은 대충 이상한 점을 보아낼 수가 있었다. ‘이 늙은이는 우호의 복종 따위가 아니라 만능 전당포에서 옆에 심어놓은 스파이 같네.’‘하지만 이상하단 말이야. 이미 내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 왜 만나려고 하는 거지?’그렇게 염구준 일행은 집사를 따라 거래소 내부의 밀폐된 밀실로 들어갔다.이곳에는 단 20여 명 정도가 모여 있었지만, 전부 무술을 연마한 사람들이었다.밀실의 벽에는 누런 천이 걸려 있었는데, 그 위에는 각종 임무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음양쌍살이 임무를 플랫폼에서 받았다고 했는

  • 군신의 귀환   제2188화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 군신의 귀환   제2187화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 군신의 귀환   제2186화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 군신의 귀환   제2185화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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