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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팍!

정자 바깥에 전봉의 얼굴은 갑자기 새하얗게 질리더니 즉시 무릎 꿇고 머리를 숙이며 아무 말도 감히 하지 못했다.

“팔팔노한은 조직의 가장 깊숙히 숨겨져 있던 암자였어! 네가 아래위로 속이고 감추는 바람에 팔팔노한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전씨 가문의 비밀까지 철저히 폭로하고 말았어!”

전일준은 깊이 한숨을 쉬더니 천천히 정자에서 걸어나 와 손을 내밀어 전봉의 어깨를 툭툭 쳤다. “봉아, 네가 이번에 일으킨 말썽이 너무나 커서 아버지인 나도 뭐라 할 수 없고 반드시 형님한테 보고드려야 해.”

“가자, 나랑 함께 종사에 가서 큰 아버님께 친히 사과드려라!”

말하고 나서 갑자기 몇년은 더 늙어보였으며 더는 바닥에 무릎꿇고 있는 전봉을 보지 않고 몸을 돌려 뒷마당 사당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큰 아버님…

전봉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혈색이 아예 없었고 몸은 휘청거렸다. 얼마 후 더는 아버지의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제야 넋이 나간 사람처럼 무릎을 꿇은 채로 휘청거리며 뒷마당으로 기어갔다.

그는 뒷마당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전씨가문의 최대 금기이며 전씨가문의 직계 계승자라 하더라도 함부로 진입하여서는 안 되었다.

사당에서 폐관하고 있는 그 남자는 그의 큰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전씨가문의 정해신침이고 사람을 죽여도 눈 깜짝하지 않는 마귀이고 그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의 악몽이며 두 손에 피를 수없이 묻힌 도살자이자 죽음의 대명사였다.

북방 명문의 최강자, 무성지상 전장웅이었다.

전씨가문 뒷마당, 종사사당

음침하고 조용하였다.

검은색 복면의 남자 그림자가 조용히 사당 중심위치의 대나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몸 앞에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봉미고금이 놓여 있었고 묵암산 정자의 그 ‘존주’ 어르신과 똑같은 비주얼이었다.

“형님!”

전일준은 사당 입구에까지 걸어가 조심스레 어려서부터 경이롭게 모셨던 형님을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봉이가 어리고 무지하여 큰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팔팔노한…”

소리는 갑자기 멈추었다.

그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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