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자! 싸우자! 싸우자!”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종 결전의 시각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먼 곳의 어둠 속에 비할 데 없이 밀집되고 또 일치한 발걸음 소리가 마치 우렛소리처럼 관씨가문정원 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우두머리는 바로 칠흑탈을 쓰고 손에는 참대모양의 철채찍을 들고 있던 정진왕자였는데 흑풍조직의 핵심성원인 흑무상이었다. 공기는 마치 응고된 듯하였으며 실질적인 놀라운 살의는 이 야밤에 발광하듯 발효되어 대전은 일촉직발의 순간이었다. “죽여!”뭇사람의 최전방에 있던 관박은 큰 소리로 외치더니 흑무상을 향하여 몸을 던지며 덮쳐갔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게 혈전! 사전을 펼쳤다!관씨가문과 거의 똑같은 광경은 한씨가문에서도 펼쳐졌다. 정원의 가로등 아래 한정천은 3대 공양자를 거느리고 뒤에는 70여 명의 정예 경호원들의 뒷받침하에 전체 한씨가문은 총동원하여 정원 입구에 피와 살로 만들어진 방어선을 구축하였다. “허허!”흑풍 조직의 백무상의 손에는 2미터에 달하는 참대 모양의 철채찍을 들고 전의가 들끓어 오른 한정천을 보면서 입으로는 껄껄 웃어댔다. “왕자 한 명, 3명의 종사지상… 어? 팔팔노한한테 당하여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지?”“너희들은 이따위 실력으로 우리 존주어르신과 상대하려고? 정말 죽음이 무서운줄도 모르는구나!”눈앞의 이런 국면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한씨가문의 자제들은 명을 받들라!”옅은 황금색의 기류가 한정천의 두 손을 감싸 정진이 온몸에 넘실대더니 힘껏 큰 소리로 “조상님들께서 우리 한씨가문의 대가 끊기지 않게 지켜주십시오! 저희의 몸은 죽되 한씨가문은 영원히 패배를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머리는 끊어지고 피는 흐르되 목숨과 목숨을 바꾸는 건 두렵지 않아! 목숨을 걸고 원수들을 물리치자!”“한씨가문의 열혈남아들아 싸워라!”쿵쿵쿵!이는 진정한 사전이었다. 선혈은 대지에 쏟아져 전체 한씨가문을 물들게 하였다. ……관씨가문과 한씨가문에 비하면 수천리밖에 있는 청해도 정진왕장와 종사지상으로밖에 상대할
직계의 일맥에는 남정이 염구준밖에 없었는데 15년전에 이미 가문에서 내쫓아버렸다. 방계자제들도 마찬가지로 후손이 왕성하지 않았고 오직 4,5명의 조카와 2명의 조카딸밖에 없었다. 진정으로 이번 싸움에 참여가능한 사람은 염진과 염옥정, 그리고 이 두 명의 충성스럽지만 나이 든 두 공양자뿐이었고 기타 공양자들은 이미 염진의 지시대로 돌려보내졌다. 이게 바로 염씨 가주의 기풍이다.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절대로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지는 않았다. “가주님, 저를 외부인으로 취급하시는 건가요?”서문 공양자는 연세가 일흔 살을 넘겼는데 마찬가지로 백발인 북궁 공양자와 두 눈을 마주치고 염진을 향하여 두 손을 마주 쥐고 경의를 표시하더니 생사에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웃음을 지었다. “15년 전의 일들은 모두 잊으셨나요?”염진의 마음은 갑자기 뜨겁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잊지 않았다. 15년 전, 마찬가지로 흑풍 조직의 암암리에 결탁했고 북방의 10여 개의 세력들은 연합하여 염씨가문에 쳐들어왔고 노가주인 염창과 소주모인 고유란은 피를 흘리며 싸워 염씨가문의 기반을 지켜냈다. 그 해의 싸움에서 서문과 북궁 두 공양자들은 다친 채로 9살밖에 안 되는 염구준을 목숨을 걸고 보호하여 오늘날의 전진전주가 있게 된 것이다. 아무 과장도 보태지 않고 말한다면 그들은 염씨가문의 공양자일 뿐만 아니라 염구준의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그들은 마음속 깊이로부터 자신을 염씨가문의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흑풍 존주가 친히 염씨가문에 쳐들어와 원하는 것은 유란이 남긴 이 옥패일 것입니다.”오랫동안의 침묵 후에 염진은 가슴을 펴고 머리를 들고 철저하게 분발하더니 “하지만 그는 죽어도 생각지 못할 거예요. 유란이 남긴 유물중에 가장 귀중한 것은 내 손에 있는 이 옥패가 아니라 구준이 수련한 절세 무학이란 사실을.”“두 분께서 남아있을 의향이 있다면 저랑 함께 싸우죠! 재가 날리고 연기가 사라져도 구준은 염씨가문의 혈통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겁니다!”말하고 나서 갑자기 정원 입
당옥안의 염옥정, 서문공양자, 북궁공양자 등 세 명의 종사지상은 동시에 뛰쳐나가 일제히 외치며 3가닥의 음파는 순간 뭉치더니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소리파도를 형성하여 전장웅을 미친 듯이 공격하였다. 음파 대 음파!그들은 비록 음율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음파수법에 대해서도 능하지 않았지만, 종사 지상으로서 체내의 내진을 불러일으켜 인후를 진동시키면 마찬가지로 놀라운 음파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그렇지만…“쌀알 같은 공세로 내 앞에서 빛을 뿌리려고?”정원 문밖의 나무줄기 끝에 전장웅은 일대 서로 싸우고 있었지만, 추호도 힘들어하지 않았고 되레 광적인 웃음을 짓더니 “종사왕자, 무성전신! 경계마다 새로운 세상이야!”“나의 반 발짝은 이미 전신의 문턱에 진입하여 너희 네 잡놈의 실력으로 어찌 내 진옥천음을 흔들 수 있겠느냐? 생사를 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이것들아! 무엇이 진정한 절망인지를 한번 제대로 느껴보도록 하마!”말이 떨어지는 동시에 손가락은 봉미고금에 가볍게 얹더니 손가락의 혈색은 미세하게 반짝이었다.웡!고금 소리는 울려퍼졌다. 형체가 있고 유형 유질의 음파는 공기를 가르며 곶은 흔적을 그리면서 고금 연주와 함께 염진의 가슴팍까지 돌진해 갔다. 음으로 칼을 형성하여 없던 것으로부터 있게 만들었다. 이미 전신의 최강수단에 속해있었고 전신 영역 버금으로 가는 수법이며 일반적인 무성을 제거할 수 있어 무성지상이라 하여도 중상을 입을 수 있었다. 웡!염진의 가슴팍에는 무형의 기진이 점차 확산하더니 그중에는 한 여자의 숨결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비할 데 없이 부드러운 귓속말같았고 전장웅의 필사기를 한 번에 해결하였다. “고유란?”200미터 밖의 큰 나뭇가지 끝에 전장웅의 귀는 미세하게 움직이더니 염진의 가슴팍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눈길에는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다. “고유란이 남긴 물건이 바로 너의 가슴팍에 숨겨져 있었구나!”그는 제대로 알아맞혔다. 염진은 서서히 고개를 떨구고 옷자락 밑으로부터 연두색 옥패를 꺼내었다. 위에는 날개 펼치
“한설아!”같은 이 시각, 염진은 무언가를 의식하더니 당옥에서 뛰어내려 한설의 손목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이러지 마! 나를 위해…이럴 가치가 없어!”가치가 있든 없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정원 문밖의 나무에 있던 전장웅은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에 대해 아무 흥취를 가지지 못하고 다시 한번 고금에 손을 얹더니 연거푸 차갑게 웃었다. “옥패를 보게 되었으니 더 이상 살려두지 않아도 되겠구나. 너희 염씨가문을 멸망시키고 내가 손수 가져오면 되니까!”“염진, 염옥정, 서문당, 북궁야 그리고 한설! 너희 5명의 페물들아, 나에게 목숨을 바쳐!”쩡!손가락은 움직였고 고금소리는 울려퍼졌다. 연거푸 5가닥의 음파칼날은 마치 사신 수중의 목숨 거두는 낫처럼 공중에 5가닥의 곧은 통로를 그리면서 염진 등의 목을 잠금 조준하더니 그들의 머리를 향하여 날아갔다. 천분의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팍’하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염진 등 사람들의 앞의 5가닥의 음파칼날은 동시에 흩어져 5개의 파도물결로 터지더니 모두의 머리카락을 훨훨 날려 아무 상처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따라온 것은 아무 감정정서도 없는 담담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내가 있는 한 누구도 염씨가문을 건드릴 수 없어!”“전씨네는 어림도 없고 흑풍 존주도 안돼. 하물며…”“넌 심지어 진정한 흑풍 존주도 아니고 그냥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는 대역일 뿐이잖아.”이 목소리의 주인을 염진은 알고 있었고 한설도 알고 있었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전장웅이 뼛속까지 미워하는 그 이름!청해의 무관제왕, 15년전의 염씨가문의 버려진 아들, 고유란과 염진의 친혈육, 손씨그룹의 데릴사위, 염구준이었다. “대역… 방금 저자가 대역이라 하였냐?”염구준이 나타난 기쁨, 재난 뒤에 살아남은 희열… 이 모든 것이 방금 말한 정보에 비하면 놀랍지도 않았다. 염진 등이 멍해져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전장웅을 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구준… 아니, 염 선생!”“염 선생이 방금 말한 것이
“어, 이게 바로 고유란이 남긴 고대 무학인가?”전장웅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그는 염구준을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독하게 쏘아붙였다.“천한 년, 그때 죽여버렸어야 했어...”펑, 펑, 펑, 펑!염구준은 아무 표정이 없이 천천히 깊은 구덩이로 걸어들어갔다. 염진과 여러 사람이 그가 한 주먹, 한 주먹 사람을 치는 모습을 지켜봤다.염구준은 전장웅의 가장 약한 부분만 골라 주먹을 날렸다. 그 또한 무술을 하는 사람의 중요한 경맥이다. 전신의 진력이 전장웅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수만 마리의 벌레가 몸속에서 전진웅의 살을 잘금잘금 뜯는 것 같았다.‘천한 년’이란 말을 내뱉는 순간, 그의 운명은 정해졌다. 전장웅은 비인간적인 고통 속에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낳아준 엄마를 모욕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다!“헉, 헉헉...”구덩이 밑에 쓰러진 전장웅은 뼈가 부러지고 몸이 망가져 성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몸을 움츠리고 짐승같이 비명을 질러댔다.뼛속까지 스며드는 아픔이 그를 못살게 굴었다!‘흑풍’ 조직은 규율이 엄하고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고문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고문도 염구준의 주먹을 넘어서지는 못했다!염구준의 주먹은 진정한 공포 그 자체였다. 영혼 깊숙이 파고드는 채찍이고 뼛속까지 스며드는 절망이다!“도대체 흑풍의 존주가 누구인가?”염구준은 끝없이 전장웅의 몸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전장웅은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되고 경맥이 부서졌지만, 심장은 여전히 가까스로 뛰고 있었다.염구준이 아무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말하면 통쾌하게 보내줄게.”“그렇지 않으면 내 주먹은 그림자처럼 널 따라다닐 것이다. 7일 내로 넌 절대 죽을 수 없어. 내가 너에게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맛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이 사람이 고유란의 아들이라고?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염진과 사람들 모두 소름이 돋았다. 특히 곁에 있던 한설이
염구준을 죽이는 게 쉬운 일인가?그는 당당한 전신전 전주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전신, 천하무적이다!“염 전주.”300미터 밖, 흑풍조직의 존주는 굳은 몸으로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은 듯 목소리가 많이 어색했다.“난 당신과 적이 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우리 위치가 이러니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모두 그 물건을 얻어야 하는 입장이고 그 물건은 하나밖에 없으니 우리는 싸워야만 하는 사이다.”“너의 뒤에 네 아버지 염진이 있다! 우리가 싸우면 자네가 나를 죽일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전투의 여파만으로도 염씨 가문을 철저히 없애버릴 수 있어. 염진도 살아남을 수 없어.”“그리니...”“흑풍”조직의 존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 염구준이 헛웃음을 지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그래서 나더러 전장웅을 놓아주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염구준은 오른손을 내밀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모았다.마치 진정한 천신이 강림한 듯, 그는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누구인지 알면 잘 알 것이다. 같은 전신이지만 왜 내가 가장 강한지!”“그 답은...”“열려라!”따다닥!염씨 가문을 중심으로 천 미터 이내, 모든 이상함이 사라졌다.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공기도 흐르는 것 같았다...흑풍조직 존주가 펼친 전신의 영역이지만 염구준이 한방에 부숴버렸다!“최강 전신, 역시 최강 전신 답네. ‘파자결’을 터득했다니.”300미터 밖에 있던 흑풍조직 존주가 몸을 가볍게 흔들었다. 입가에는 검붉은 핏자국이 남겨졌다. 그는 멀리 구덩이 밑바닥에 있는 전장웅을 바라보며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전 호법자, 최선을 다했지만 염전주의 실력은 너무 강하네. 나도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그러고는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리에 남아 흔들거리는 몸은 분명 그림자일 뿐이다. 사람은 벌써 도망갔다!“달아났어?”염구준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염진이 앞으로 다가서더니 의아해하며 말했다.“구준... 아니, 염 선생,
엄마...“난 엄마의 아들이야.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염구준은 차가운 눈으로 염진을 노려봤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15년 전, 염씨 가문에서 쫓겨난 순간부터, 난 염씨 가문이랑 남남이야.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지!”부자지간의 오해가 이리도 깊었나?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던 한설이 입술을 깨물려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다가가 염구준을 보며 흐느껴 울었다.“구준아, 넌 고귀한 전신전 전주이니 좋은 것만 누리고 살겠지. 그동안 네 아버지가 얼마나 널 그리워했는지 아니?”“그때는 염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치욕을 참고 우리 가문이랑 연을 맺은 것이다. 그래서 널 집 밖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넌 네 아버지가 정말 가족을 버리는 그런 나쁜 놈인지 아니?”“네가 틀렸어, 네가 오해한 거야!”“그때 북방의 모든 명문이 다 알고 있었지. 유란언니가 지고무상의 무도 비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야. 수십 개의 세력이 그 비적을 가지기 위해 싸우는데 널 집에 놔두면 네가 그 표적이 돼. 네가 유란언니의 유일한 아들이니까!”“잘 생각해 봐. 만약 네 아버지가 너에 대한 정이 없었으면 그 비적을 너에게 줄 이유가 없지 않니? 정말 널 포기했다면, 9살밖에 안 된 아이가 어떻게 혼자 살아남을 수 있었겠어?”“우리가 결혼한 지도 벌써 15년이다. 그동안 우리는 한 번도 부부인 적이 없었어. 네 아버지는 언니의 옥패를 가까이 두고 한시도 내려놓지 않았어! 네 아버지 마음속에는 너랑 네 엄마밖에 없다고!”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염진의 어깨를 안은 채 엉엉 울었다.자기가 선택한 남편, 염진이 지난 15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 순간, 한설은 더는 참지 못하고 모든 감정을 드러내고, 가슴 찢어질 듯이 울었다.한설은 아이에게 그의 아버지는 절대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싶었다.이게 15년 전의 비밀인가?그렇구나!그래서 엄마가 죽기 전에도 염진에 대해 나쁜 말 한마디가 없었구나. 오히려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게 있는데 옥패마다 아주 특별한 무도 공법이 적혀있어. 그걸 하나라도 배우면 무도 전신이 될 수 있지! 그런 옥패를 다 모아야 무덤을 열 수 있으니 그 안에 얼마나 엄청난 보물이 있겠어!”무덤...염구준이 한참 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다 마지막 질문을 했다.“전에 엄마한테 물었는데 엄마가 얘기해주지 않았어. 이제는 말해줘. 우리 엄마의 본가, 그러니까 고씨 가문은 지금 어디 있어?”“그건 나도 몰라.”염진이 주저없이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네 엄마가 말했었지, 고씨 가문에서 지키는 무덤은 비밀이라고. 게다가 그건 딸들만 물려받을 수 있는 일이야. 너희 엄마도 깊은 건 잘 몰라.”“하지만...”“네 엄마를 처음 만난 데가 지금의 서북쪽이었다. 거기에 수도 없이 많은 광산이 있는데, 염씨 가문이 번창할 수 있었던 것도 거기서 발굴한 광산 때문이었지!”서북? 알겠다!“직접 서북에 가볼게.”염구준이 한참 동안 염진을 바라보다 한설도 훑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서문당과 북궁야를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두 호위가 목숨 걸고 저를 지킨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내가 살아있는 한 두분은 안전할 것입니다. 염씨 가문에 남아서 편안히 노후를 보내세요!”두 사람의 대답을 듣기도 전, 염구준은 이미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염구준의 뒷모습이 사라진 후...“어, 오빠?”한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웃다 울었다 하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들었어? 아까 저 아이가 서문 호위랑 북궁 호위한테 여기서 편안히 노후를 보내라고했지? 염씨 가문을 지키겠다고 했지?”“그 애가...당신을 아버지로 인정한 거지? 자기가 염씨 가문의 아이라는 걸 인정한 거야!”그런가?염진은 눈시울이 촉촉해지고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곁에 있던 염옥정도 감격에 겨워 무슨 말을 하려다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조상님, 도련님이 드디어 염씨 자제임을 인정했습니다!”“도련님이 나서면 염씨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