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직접 해결해, 염구준이 납득할 수 있게!”“그렇지 않으면, 오늘부터 세상에 손씨 가문은 없어!”염구준이 납득하도록 직접 해결하라니...손일용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유리 조각을 쥐었다. 그는 더 이상 희망을 바라지 않았다. 여소광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이게 다 그 죽일 놈의 여소광 탓이야!“내가 여소광 편을 들어주지 말았어야 해. 미리 알았더라면 여소광을 찔러 죽였지, 절대 염구준한테 대들지 않았어. 막말도 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어리석었지...”그는 유리 조각을 들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 이를 악물었다.“큰아버지, 누나! 말이 화를 부른다더니 내가 말이 많아서 이렇게 실수했어. 내가 잘못했고 내가 틀린 말을 했어. 내가 한 짓은 나 혼자 책임질게. 절대 손씨 가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손일용은 유리 조각으로 힘껏 자기의 입속을 그었다.풉!혀가 반쯤 잘렸다. 손일용은 피를 마구 토해냈다!“내 손으로 혀를 잘라냈으니... 이걸로 충분할 거야.”손일남이 눈을 감았다. 그녀는 도저히 바닥에 떨어진 혀를 쳐다보지 못했다. 손일남이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떨리는 몸으로 연회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여기서 있었던 일, 내가 그대로 염구준한테 얘기할게. 그가 만족할지는...”“네 명에 달렸어!”...반대편 연회장.연회장에 모인 손님들은 1층 로비와 VIP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염구준이 손가을과 진영주를 데리고 직접 가장 앞줄 귀빈석에 착석했다. 그들은 누구와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어? 아직 살아있네?”누군가 뒷좌석에서 괴상야릇한 말투로 말했다. “서둘러 관을 준비하지 않고 여기 와서 자리를 잡다니? 담이 대단하구나. 손씨 가문이라고 사람을 안 죽일 거라 믿는 가 본 데.” 그 사람은 바로 여소광이었다!손일남이 “다른 곳에서 얘기하자”는 말과 함께 염구준과 엘리베이터로 들어간 후 그는 몇몇 도련님과 함께 꼭대기 층으로 갔다. 그들은 연회층에서
“일남 누나!”손일남이 걸어오는 걸 보자 여소광은 더 이상 날뛰지 않고 미소 가득한 얼굴로 다가가서 말했다.“일용이는 어디있어요? 제가 일용이 친구인데 우리 전에 만났었어요!”“저기 염구준이라는 사람, 아까 로비에서도 행패를 부려서 제가 혼을 내주려던 참이었어요! 누나, 걱정 마세요. 저 사람, 뒤를 봐주는 사람 없어요. 다만 중천오락 그룹의 연예인 정유미와 양 성주가 그 사람과 가까운 사이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걸 믿고 이렇게 날뛰는 거예요. 정유미 덕을 본 거죠!”“하지만 손씨 가문 앞에서 정유미가 별수에요? 양 성주도...”쏴!손일남의 얼굴이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여소광의 말이 끝나기도 전 손일남이 전화를 꺼내 들고 재빨리 전화번호를 눌렀다.“양 성주님, 안녕하세요.”손일남이 공손한 말투로 여소광이 했던 말을 그대로 다시 전했다. 그러고는 미안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초대한 손님 중에 이런 못난 사람이 섞여 있었습니다. 성주님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고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면서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다.”“성주님께서 명령 내려주십시오!”전화를 받은 중해시 성주 양천기는 무려 30초 동안 침묵했다!성주 댁에 앉아 전화를 받던 양천기는 분노로 눈이 이글거렸다. 동시에 그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그늘졌다.“손 가주님, 염전...그러니까 염구준 씨가 거기 계신다는 겁니까?”“여운해의 아들, 여소광, 감히 염구준 앞에서 위세를 떨어? 그에 대해 나쁜 말을 해?”“내가 직접 처리하지!”양천기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바로 “뚝” 전화를 끊었다!연회장의 북적이던 사람들은 삽시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떨어진 거리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의 관심은 손일남에게 쏠려있었다.손 가주님이...방금 전화한 사람이 양 성주라고? 연회장 상황을 보고드린 걸까?게다가, 특별히 여운해와 그의 아들 여소광을 얘기하다니?“일남 누나, 너, 너...”여소광은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일남을 쳐다봤다.“누나, 정말
평소 같았으면 여운해의 체면을 세워줬을 테지만 이번 일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여 통판, 구체 상황은 제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 도련님께 물어보세요!”여 도련님, 그렇다면 망할 놈의 아들, 여소광?“소광아!”여운해는 이마를 찌푸리며 여소광을 노려봤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숨기지 말고 그대로 말해!”쿵!“쿵” 여소광 머리가 하얘졌다. 원래 창백했던 얼굴은 전혀 핏기가 없어졌다!말해?뭘 어떻게 말해?아버지한테 자기가 양 성주에 대해 나쁜 소문을 퍼뜨렸고 손씨 가문의 세력을 빌려 염구준을 죽이려 했다고 얘기를 하라고?아무리 담이 커도 그 말은 할 수 없었다!“왜 말이 없어?”여운해는 얼굴빛이 점점 더 흐려졌다. 그는 무언가 의식한 듯 그늘진 얼굴로 말했다.“소광아,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바로 용서 빌어. 숨기지 말고. 세상에 비밀은 없어. 만약...”그의 소리가 뚝 멎었다!주머니에서 갑자기 전화가 급하게 진동했다. 누가 전화를 한 것이다.“성주님?”전화를 꺼내 들고 발신자를 확인한 여운해는 몸이 떨려왔다. 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성주님, 여운해입니다. 명을 내려주십시오!”중해시 성주 양천기가 낮고 냉철한 말투로 말했다. 목소리는 폭발 직전인 활화산 같았고 한 글자 한 글자 쩌렁쩌렁한 게 칼날같이 날카로운 분노가 느껴졌다.“자네 아들 여소광이 악의적으로 내 소문을 퍼뜨린 건 너그러이 용서하겠다!”“하지만, 그 자식이 감히 염구준을 건드리다니!”“네 아들을 죽이든 살리든, 성주 댁을 떠나든 남든, 네가 알아서 해라!”말을 다 한 양천기는 전화기를 힘껏 뿌리쳤다. 여운해의 귀가에서 “퍽” 소리가 울려 퍼졌다.마치 천근이 넘는 거대한 돌덩이가 그의 귀에, 그의 마음에 떨어진 것 같았다!“망했다, 다 망했어...”여운해 귓가에서 울리는 “뚜뚜” 거리는 전화 연결음이 그의 고막과 심장을 자극했다. 그는 온몸이 떨렸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양 성주, 화
“이 죽일 놈아!”여운해는 참지 못해 여소광의 목을 잡고 무릎을 꿇게끔 했다. “무릎 꿇어, 어서 염 선생님께 사과드려!”“염선샌임이 용서 안 하면 머리 깨질 때까지 사과해, 죽어도 참아.”“퍽!”여소광은 너무 놀란 관계로 오줌까지 참지 못해 그냥 실수하게 되었다.사실 어렸을 때부터 오냐오냐하게 크게 되었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여운해도 마음속으로 미안하다고 생각해 아들을 너무 감싸게 키운 관계로 버릇없이 큰 거 같았다.여기저기 싸움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은 괴롭혀도 항상 아무 일 없었으니, 오늘처럼 이런 꼴을 당할지 생각 못 했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아버지한테 혼나고 염구준한테 무릎까지 꿇다니 마치 그 누구도 밟을 수 있는 거미 같았다. 아니, 거미만도 못했다.손일남이 양천기한테 한 전화를 듣고 또 염구준의 반응을 보니 마음속의 마지막 기댈 곳도 없어진 거 같다. 그래서 염구준을 향해 무릎을 꿇고 미친 듯 절을 했다.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염선생님, 한 번만 봐주세요. 전 인간도 아니고 쓰레기예요. 제가 몰라봐서 너무 죄송합니다, 한 번만 살려주세요. 전 쓰레기도 못 한 사람입니다.”“염선생님, 제가 사모님을 모욕하는게 아닌데 정말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절하고 울면서 말했다. 이마에는 피가 흘렀고 바지에서 풍긴 냄새는 정말 코를 찌를 정도였다.진작 이럴 거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염구준은 그를 쳐다보고 코에 손을 데며 신경 쓰지 않으며 말했다. “너무 냄새나네, 여기 공기까지 오염될 거 같네. 그리고 우리 와이프 눈 버리겠다.”그러자 옆에 있던 여운해는 놀라워했고 감사하다는 눈빛으로 염구준을 향해 경례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염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을 겁니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염소광을 힘껏 차고 말했다. “염선생님이 꺼지라는데 빨리 인사 안 해?”“염선생님, 살려줘서 정말 감사합니다.”여소광은 정신 나갔다가 바
다 마무리된 일이 하지만 손일남은 여전히 불안해 염구준 앞에서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손가을이랑 진영주를 데리고 연회장 내에서 계속 건배 잔을 하며 손씨그룹과 중해시 각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이번 행사를 위해 그녀는 많은 준비를 했다. 중해 시에서 이름 불릴만한 사람은 거의 다 오게 되었다. 손가을은 여러 대기업 관계자의 명함만 백여 장 받게 되고 많은 걸 얻게 되었다.사실 현대 직장여성으로서 손가을이랑 진영주는 여러모로 닮은 곳이 많아 행사가 끝나고도 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며 끝날 때까지 기분 좋게 헤어졌다.손일남과 손역창 두 사람이 염구준과 손가을 일행을 호텔 밖까지 모시고 왔다.“일남아.”빨간색 포르쉐가 사라진 걸 보고 손역창은 이제야 한시름 놓고 말했다. “오늘 그나마 행사 마무리 잘 지은 거 같아. 염선생님...... 우리 집에 별생각 없겠지?”손일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었다.사실 그녀도 오늘 많이 노력했다. 손가을이랑 진영주를 데리고 여러 사람한테 인사드리며 손씨 집안을 도와주는 말도 많이 했다. 현장에서 열몇 개 계약까지 하고 손씨 그룹이 중해 시 진출을 하는 것에 많은 도움을 보탰다.염구준은 계속 귀빈석에 앉아 차를 마셨고 중간에 손가을이랑 눈 마주치면 서로 웃는 걸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은 거 같았다.“염구준은 손가을을 많이 사랑하는가 봐.”손역창이 오늘 행사장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말했다. “일남이, 너도 여자인데 시집을 가야 하는데, 그게 만약 염구준......”손일남은 마음속으로 긴장했으며 얼굴도 빨개졌다. 그리고 빨간색 포르쉐가 사라진 방향을 향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속으로만 알고 있어야지, 그 누구한테 얘기하면 안 돼.”“자칫 잘못하면 일을 망칠 수 있어, 그때는 간단한 사과가 아닌 죽을 수도 있어.”......다음 날 아침, 중해 시의 중심 홍달 경기장에서 정유미 개인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약 2개월 전부터 콘서트 홍보는 시작되었고 콘서트 직전에 주변 호텔
사실 염구준이 애초에 장정우 손에서 중천오락 그룹을 370억을 주고 산 것도 정유미가 편하게 연예계 생활할 수 있게끔 한 거다. 정씨 가문에서 고작 150억이라니 말도 안 된다.“이건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예의를 갖추는 거죠.”오신 그 분은 손명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도련님이 인수합병을 하는 거는 너희들 복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지.”“고작 중천오락 주제에 우리 정씨 가문을 안중에 보지 않는다니, 손명호 너 죽고 싶지?”손명호의 표정은 바로 차가워졌다.염구준 밑에서 일하게 된 후 손명호도 사장님의 성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누군가 마음대로 자기 머리 위에 서 있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더 이상 얘기할 필요 없군요.” 손명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하며 말했다. “당신 계약서 챙기고 그만 나가시죠, 여긴 당신이 올 곳이 아니니까.”“깡 있네, 마음에 든다.”그는 계약서를 챙겨 손명호한테 따봉 자세를 보내며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깡을 밥처럼 먹을 수 없잖아. 오늘 정유미 콘서트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하지 않나?”“30분 뒤 다시 올 테니까 그때 잘 생각하고 대답해.”그리고 웃으면서 떠났다.“콘서트, 콘서트에서 무슨 일 생길까......”손명호는 책상 앞에 서서 방금 그 사람이 떠날 때 한 말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조였다.설마......그놈들이 설마 해코지 할까?“염선생님!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까 봐 손명호는 한시 고민도 없이 염구준한테 전화했다. 이때 LY호텔 스위트룸 내 손가을과 진영주는 씻고 편한 복장을 하고 진유미의 콘서트장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콘서트 시작 전 리허설도 하고 해서 그녀들도 그에 관심이 많아 일찍 갈 예정이다.“손명호?”나가려고 할 때 엄규준이 뭔가 낌새가 느껴져 핸드폰을 꺼내 손명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염선생님!”손명호는 사무실에서 아까 있었던 일을 간단하고 빠르게 얘기했다. “그 뚱땡이 이름은
“유미 광고 계약서 때문에 심연희가 너무 급한 나머지 유정이한테 많은 루머를 퍼트렸죠.”“그리고 곽규가 떠날 때 30분 뒤에 답을 해달라고 해서...... 이미 10분 지났습니다.”이때 손명호는 걱정이 가득했고 북쪽 심씨 가문을 듣고 나니 마음이 너무 조급해졌다.염구준은 시간을 보고 핸드폰으로 손명호한테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20분 뒤 사무실에 도착할게.”전화를 끊고 그는 손가을과 진영주한테 손을 흔들고 중천오락그룹으로 향했다.......한편 중천오락그룹의 근처 조용한 골목거리에서 뚱땡이 곽규는 한 고급세단을 향해 걸어가 공손하게 인사했다. “둘째 사모님. 제가 손명호한테 찾아가 얘기 해봤는데 말씀대로 팔지 않는다고 하네요.”차 안에 둘째 사모님이라고 불리는 심연희는 기지개를 펴 담배 한 대를 피우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넌 뭐라고 대답했는데?”곽규는 살기 가득한 얼굴에 웃음기를 띄우며 말했다. “팔지 않으면 정유미 콘서트에서 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30분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습니다.”심연희는 담배를 피우면서 눈가에는 질투심이 가득해 보였다.정유미? 별 볼 일 없는 년이 감히 까불고 있어?심연희는 정해준이 밖에서 살림까지 차린 여자고 나중에 심씨 가족에 들어가 정정당당하게 첩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그때는 BHS엔터회사의 사모님으로 살게 될 거다.자기의 힘으로 정유미 콘서트 망하게 하는건 껌 씹는 듯 쉽다고 생각했다.“30분이면 충분해!”심연희는 담배를 창밖에 던지고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곽규야, 어서 가봐! 손명한테 얘기해, 인수합병에 사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유미 계약해서 나한테 하녀처럼 일 시키겠다고 말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ㅋㅋㅋㅋㅋㅋ ......”곽규는 웃으면 알겠다고 하며 다시 중천오락그룹으로 향해 걸어갔다.중천오락그룹 본관에는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고 직원들도 정유미 콘서트 준비로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곧 팔릴 회사는 아니다. 손명호는 곽
염구준이 있으니 손명호는 더 무서울 거 없이 곽규한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곽사장님, 계약하든 안 하든 여기서 누굴 오라 가라 할 수 없는 거 같은데요.”“그리고 알아야 할 거 같은데, 보기에 제가 중전오락 그룹 사장이지만, 진짜 사장님이 따로 계셔서 제가 계약서에 사인한다고 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어요.”뭐?곽규는 실눈을 뜨고 갑자기 살기가 가득 찬 웃음을 지었다. “당신이 사장 아니라고? 어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어. 중천오락 예전 사장은 장정우이었는데, 정유미 애인이 회사를 사서 그녀한테 선물로 준거잖아!”“당신이랑 정유미가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중천오락은 우리 것이야. 누가 사장이든 상관없어, 다들 얼굴도 모르는 애인인데 어디 신경 쓰겠어?”애인......정유미와 손가을 두 사람은 동시에 염구준을 보게 되었지만 서로 다른 눈빛이었다.손가을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어 오해하지는 않을 텐데 정유미는 얼굴이 빨개져 염구준의 옆모습을 쳐다보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무슨 개소리야!”손명호는 그가 더 심한 말을 할까 봐 빨리 염구준을 칭하며 곽규한테 소리 지르며 말했다. “그 입 다물지 못해? 저 분이 염선생님이셔, 이 중천오락 그룹의 진짜 사장님이시라고!”염선생님?곽규는 실눈을 뜨고 염구준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 네가 그 정유미 저년이 숨긴 애인이구나? 잘됐네, 그럼 빨리 계약서에 사인해!”“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말씀하셨거든, 인수합병이 끝나고 정유미를 계약해 우리 사모님의 하녀로 일하게끔 만들겠다고 했거든! ” 그는 말하면서 계약서를 꺼내 염구준 앞에 있는 책상에 던졌다. 염구준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고 앞에 놓인 계약서를 그냥 찢어서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미친 놈!”곽규는 그가 계약서를 찢어 버리는걸 보고 화가 나 말했다. “야! 감히 내 계약서를 찢어? 오늘 내가 손 한번 봐야겠어, 그 계약서 찢은 손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끔 해주지......”말아 끝나자마자 그는 소매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