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히 따라오십시오." 다짜고짜 진숙영을 지점장실로 끌고 간 보안 요원 중 한 명이 그녀를 힘껏 소파에 처박았다. 그가 지점장의 눈치를 살피며 살살 아부했다."지점장님, 말씀대로 끌고왔습니다." 혹시나 지점장의 눈에 들어 내일 당장 보안 팀장으로 승진할지도 몰랐으니, 그에게 잘 보여야 했다. 진숙영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따졌다."뭐 하는 짓이야. 당장 이거 놓지 못해?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이래!" 지점장이 냉소했다."뭐야,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순순히 인정하시지." 진숙영은 잠시 멍해졌다. 대체 뭘 인정하란 말인가?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뻔뻔하기는."여직원이 진숙영을 위아래로 기분 나쁘게 훑었다. 주름지고 건조한 피부에 낡고 허름한 옷... 기껏해야 건물 청소나 할 법한 사람이었으니 절대 이 블랙 카드의 주인이 아니었다. "이 카드, 어디서 훔쳤어?" 여직원은 진숙영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벙찐 진숙영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물들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이 번 돈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그녀였다. 한데 어떻게 도둑이라는 누명을 쓴단 말인가? "헛소리하지 마!" 블랙 카드를 노려보던 진숙영이 이를 악물었다."이건 우리 딸 카드야." "정말 웃기는 여자네. 끝까지 발뺌이지. 경찰 앞에서도 그럴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여직원이 한껏 비아냥댔다.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은행에서 막중한 피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첫 번째 징계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일 테고. "이런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다니, 늙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 여직원의 말은 비수가 되어 진숙영의 심장을 아프게 찔러댔다. 잔뜩 화가 난 진숙영이 여직원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감히 어떻게 그런 말을!" 짝-그러나 보안 요원이 진숙영의 뺨을 후려갈기며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죽고 싶어? 얌전히 있으라고 했지!"손바닥 자국을 따라 진숙영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그녀의 여린 자존심도 한없이 짓밟혔다
"도둑년. 마지막으로 할 말은?"지점장은 신문지로 진숙영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면 자신은 아주 큰 공을 세우는 셈이었다."나... 나... "보안 요원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바닥에 엎드리게 된 진숙영이 이를 꽉 깨물었다. 잔뜩 쉰목소리로 그녀가 울먹거렸다."가족들과 연락하게 해줘."공사 현장.프로젝트에 관한 지시를 내린 손가을은 몹시 뿌듯했다.현장에 오기 전, 그녀는 단단히 각오를 다진 상태였다. 사실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작업반장은 자신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비위를 맞춰주기까지 했다. 지난번의 방문과는 무척이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그녀를 철저하게 무시하던 사람들이었다.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슬쩍 훔쳐보았다. 손가을은 심장이 간질거리는 것만 같았다. 아마도 염구준이 그녀를 위해 미리 사람들을 제압했을 터였다. "수고하세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시고요." 마지막 당부를 마친 손가을이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도중에 핸드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그녀의 어머니였다. 전화를 받은 손가을이 웃으며 말했다."엄마, 방금 퇴근했어요! 곧 집으로 돌아갈..." "가을아." 울먹이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왔다."엄마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어..." 진숙영은 조금 전 은행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낱낱이 토로했다."가자." 염구준은 군말 없이 손가을을 포르쉐에 태웠다. 포르쉐가 무서운 굉음을 내며 은행을 향해 질주했다. 가는 내내 손가을은 분노를 삭이며 눈물을 훔쳤다. "이렇게 억울한 일은 아마 처음 겪으실 거야. 자존심이 강한 분이신데... 지금쯤 분명…" 도둑으로 몰려 경찰서에 끌려가게 생겼다니, 그녀는 한없이 절망하고 있을 터였다. 비록 그들은 돈도 없고 생활고에 시달렸으나, 법을 어기는 부끄러운 짓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아빠도 엄마한테 욕을 한 적 없는데.
그야말로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 자였다."그쪽 장모가… 남의 카드를 훔쳤다는데... 감히 이딴 식으로 소란을 피우다니!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악!" 여직원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으나 바로 염구준에게 뺨을 얻어맞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지점장의 바짓가랑이가 축축해지더니 지린내가 공기 중에 퍼졌다. 다른 사람의 카드를 훔쳤다고? 지점장 손에 들려 있는 검은 카드를 힐끗 쳐다본 염구준의 동공이 가늘게 수축했다.G.J? 저건 분명히 자신의 카드였다. "그 카드인가?" 염구준이 카드를 노려보며 살벌하게 물었다."내가 장모님께 드린 용돈 카드야. 훔친 카드라고? 대체 얼마나 멍청하면 그런 생각을 하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지점장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이 사람아. 이 카드가 어떤 카드인지 아나? 용돈? 개떡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이 카드 안에 들어있는 예금만 해도 자그마치 2000억이었다. 어지간한 중소기업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액수였다. 그런 걸 용돈이라고 덥석 쥐여준다고? 허풍도 이런 허풍이 없었다. 사람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그러나 염구준은 쓸데없는 일로 실랑이를 벌이는 건 딱 질색이었다. 지점장을 옆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그가 해외에 전화를 걸며 낮게 으름장을 놓았다."당장 아서와 연결해." 이는 해당 카드 본사에서 VIP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 설치한 전용 라인이었다. 곧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친애하는 염 선생. 어쩐 일로.." 그의 말을 끊은 염구준이 싸늘하게 질책했다."아서, 해명이 필요해. 당신 부하들이 감히 겁도 없이 내 장모님을 괴롭히고 있더군. 당신이 준 VVIP 카드가 내겐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야." 깜짝 놀란 아서가 커피를 바닥에 쏟았다. 그가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제 보좌관을 노려보았다. 당장 조사해! 귀한 분의 심기를 건드린 자를 절대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보좌관은 서둘
총집행관은 지점장에게 욕설을 한바탕 퍼부은 뒤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자네 목을 따버릴 줄 알아." 총집행관이 전화를 끊자마자 이번엔 용제국 책임자가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당장 그를 산 채로 찢어 죽이고 싶은 눈치였다. "큰, 큰일났다..." 은행 지점장, 송희창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귀에서는 이명이 들렸다. 머리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VVIP께서 뜬금없이 청해에 나타날 건 뭐람?이 카드는 아서가 그에게 준 것이다. 아서가 누구인가, 바로 총집행관이었다. 송희창이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하늘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지점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듯싶었다. 앞으로 승승장구하는 일만 남은 줄 알았건만, 결국 이 일이 그의 출셋길을 막고야 말았다. "지점장님, 제가 당장 경찰서에 신고할게요." 비틀거리며 일어난 여직원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가 옆에서 끊임없이 종알거렸다. "신고한다고? 신고는 개뿔!"송희창이 여직원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은 여직원이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우리 업계 최고 VVIP를 이딴 식으로 대접하라 그랬어? 오늘 네년을 때려죽여 버리겠어."뺨을 얻어맞은 그녀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입가를 타고 피가 주룩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감히 울음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화풀이하듯 여직원을 두들겨 팬 송희창이 무릎을 털썩 꿇으며 염구준과 진숙영에게 고개를 조아렸다."죄송합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제가 눈이 멀어서 귀한 분을 못 알아보고 그만 억울하게 누명을 씌웠습니다. 저는 죽어 마땅한 짐승입니다..." 송희창은 고개를 조아리며 제 뺨을 철썩철썩 때렸다. 그러나 염구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주변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었다. 송희창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진숙영의 용서를 받지 못하면 그의 비루한 생은 여기서 끝이었다. VVIP 고객인 동시에
집에 돌아온 손가을은 바로 엄마에게 약을 발라주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그 뺨은 엄마의 얼굴뿐만 아니라 딸인 그녀의 마음에도 맞았다!이 생각을 하니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우리 가을이 울지 마. 엄마는 괜찮아."진숙영은 손가을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한참 지나서야 겨우 기분이 조금 회복되었다.오늘 만약 딸과 사위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정말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을 텐데, 그거야말로 가장 창피한 일이다!이 나이에 막상 들어가면 그녀는 못 살 것 같았다!"구준아, 이리 와봐. 너한테 할 말이 있어."진숙영은 약을 바르고 침실로 들어갔고, 염구준이 들어오자 다시 문을 닫았다."어머님, 오늘 일은 제 잘못이에요. 제가 카드에 대한 일을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했어요."염구준이 먼저 주동적으로 잘못을 인정했다.진숙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쳐다보았다.그때 그 매니저는 그 카드에 적어도 2천억은 있다고 말했다. 지난번 차를 구매한 후에 그녀는 염구준이 돈이 많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 몰랐다!"솔직히 말해봐. 이 몇 년 동안 도대체 뭐 했어?!"진숙영은 심호흡을 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자신이 당한 억울함보다 손가을이 상처받는 것이 더욱 두려웠다.염구준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5년 전에 제가 갈 곳도 없고 직접 설립한 회사도 남에게 빼앗겨 길거리에서 굶어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을이가 저를 구해줬어요.""그리고 그녀가 오늘의 저를 만들었어요."염구준은 심호흡을 하고, 눈가가 살짝 촉촉이 젖어 들었다. "제가 떠난 5년 동안, 우리 가족이 더는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지 않고 잘 살 수 있게 하기위해 출세해야 했어요!"진숙영은 복잡한 눈빛으로 몇 번 망설이다가 염구준에게 물었다."그러면 5년 동안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이것은 진숙영의 마음속 가장 큰 응어리였다, 그녀는 염구준이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을까 너무 걱정됐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돈이 어디서 생겼을
"가을아, 아버님 부축해, 우리 밥 먹으러 가자."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일어나서 운전을 하러 나갔다.그때 벤틀리 한 대가 아파트 입구로 들어왔다."여기서 멈춰!"벤틀리 차주인은 차로 출구를 기울지도 않고 딱 맞게 막아버렸다."아빠, 이러면 안 돼요, 다른 사람의 길을 막을 수 있어요."차 안의 어린 여자아이가 젖먹이 소리를 내며 말했다.장용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딸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딸, 네가 아직 몰라서 그래, 좋은 차는 눈에 띄어야 하는 법이야!""아빠가 여기에 세우지 않으면 누가 우리가 벤틀리를 운전하는 걸 볼 수 있겠어?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 집안을 부러워하고 질투할 수 있겠어? "장용은 양복을 입고 한 손으로 딸을 꼬집으며 출구를 단단히 막지 않았을까 봐 뒤를 돌아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가자, 네 큰고모 데리러!"부녀가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염구준이 포르쉐를 몰고 천천히 다가오다가 문을 막고 있는 벤틀리를 보고 눈썹을 찡그리며 경적을 울렸다.경비 아저씨가 나와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 "차주인이 들어갔어요. 기다려요.""전화해서 옮기라고 하세요."염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뻗어 벤틀리 앞 유리에 있는 차량 이동 전화번호를 가리켰다."사장님, 사장님 차가 아파트 출구를 막고 있어요. 시간 되시면 나와서 차 좀 옮겨주세요."경비 아저씨는 바로 전화를 걸어 완곡하고 공손하게 말했다.그는 능구렁이가 다 된 사람이라 어떤 사람들을 건드리면 안되는지 마음속으로 아주 잘 알고 있다."나 시간 없어! 잠깐만 주차하는 거잖아? 가난한 놈들 보고 입 다물고 기다리라고 해!"장용은 전화를 끊고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원하던 효과였다. 이 저급 동네에는 가난뱅이들 밖에 없을 건데, 누가 감히 그의 앞에서 횡포를 부리겠는가?그의 벤틀리는 4억이 넘는데 누구든 피해 가야 되지 않겠는가?그냥 순순히 기다려주면 되지!경비 아저씨가 고개를 돌려 염구준를 쳐다보며
"누가 벤틀리 차 주인보고 허세 부리래, 난폭한 형님 만났지? 그것도 돈 많은 난폭 한 형님이야, 진짜 너무 멋있어! ""아마 벤틀리 차 주인이 자기 차를 보면 기절할 거야! "인터넷에는 벤틀리 차주가 허세 부리려다 실패하고 오히려 벤틀리 차주한테 인생 교육을 받은 일로 떠들썩했다.비슷한 역겨운 일을 겪었던 네티즌은 염구준의 행동에 온몸의 피가 끓어올랐다.반면 차 안에 있던 세 사람은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지고 심장이 떨렸다."구준아,너 너무……너무 충동적이었어. "손태석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구매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새 차인데 어떻게 이렇게 손상시킬 수 있지?"차가 비싼 만큼 수리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 "진숙영은 정신을 차리자 마음이 아팠다."수리할 필요 없어요,내일 한 대 사면돼요. "염구준은 아주 자연스러운 듯 덤덤하게 말했다.손가을 등 세 사람은 멍 해졌다.염구준……정말 점점 알 수가 없어!몇 분 뒤.아파트 입구로 장용이 딸을 끌어당기며 나왔고, 옆에는 그의 누나 장연, 바로 정숙영을 괴롭히던 이웃 아줌마가 서있었다."누나,나 이제 은행 고층 관리자야! 연봉도 몇 배나 올라서 방금 슈퍼카를 한 대 뽑았어! ""뭐? 슈퍼카? 우리 이웃도 한 대 구매한 것 같았는데 무슨 포르쉐 라나, 말로는 2억이래! ""쳇,2억짜리 포르쉐가 뭐라고, 내 4억짜리 벤틀리 앞에선 그냥 쓰레기지! "장용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장용은 차 키를 꺼내서 눌렀지만, 자신의 차 라이트가 켜지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차도 없어진 것 같았다.장용은 얼굴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입구로 달려갔다. 설마 교통경찰이 끌고 갔나?그는 잠금 해제 버튼을 세게 누르며 드디어 아파트 입구로 도착하자, 희미한 불빛을 발견했다!경비 아저씨는 손전등을 비추고 옆에 있는 벤틀리를 훑으며 쯧쯧 혀를 찼다."내 차……. "손전등의 희미한 빛을 빌려 장용은 자기 차 앞부분을 보고 마음속에 피가 솟구치더니 그대로 기절했다…….청해 명주 호텔.청해시에서 가장 고급스
여자 종업원은 얼버무리는 게 뻔했다!그녀는 염구준을 한 번 훑어보았다. 온몸에 물건을 다해봤자 5만 원도 안 되는 사람이 청해 명주를 예약할 자격이 있을까?손가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여종업원의 태도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염구준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비치며 눈빛이 더욱 흐려졌다."구준아, 밖은 너무 귀찮아. 우리 집에 돌아가자, 내가 요리해 줄게!"진숙영은 상황을 보고 손가을의 팔을 잡아당겼다."아니요, 어머님, 오늘 무조건 여기서 먹어야겠어요!"염구준은 여종업원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너희 사장님 번호 불러봐!"전신전 전주로써 청해에서 밥 한 끼도 못 먹는다고?예약한 테이블이 마음대로 없어진다고?웃기시네!"허, 우리 사장님은 용준영이에요, 용 대표님!"여자 종업원이 코웃음을 치며 거들먹거렸다.용 대표님의 이름을 말하면 이 가난뱅이들 놀라 죽을거야!이렇게 별거 없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가난뱅이다. 다행히 그들에게 자리를 남겨 주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음식값을 낼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었다!염구준은 여자 종업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용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용준영은 펜트 하우스 스위트룸에서 삼류 배우가 그의 품에 안겨 이리저리 비비고 있었다.휴대폰이 울리자, 그는 짜증스럽게 힐끗 쳐다보더니, 깜짝 놀라 얼른 안고 있던 여자를 밀치고 전화를 받았다."준영아."염구준은 휴대폰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10분 줄게. 청해 명주로 와!"큰일났다!용준영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외투를 걸치고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뛰쳐나갔다.전신전 전주가 청해 명주에서 밥을 먹는다고?어떤 눈치 없는 새끼가 감히 이 거물의 화를 돋운거야?만약 전주가 화를 낸다면...... 호텔 위부터 아래까지 전부 해고야!한편 호텔 입구에서는 여자 종업원이 멍청이를 보듯 염구준을 쳐다보고 있었다."준영아?"이 가난뱅이가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청해시 전체를 통틀어 누가 감히 용준영을 이렇게 불러?죽고 싶어 환장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