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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9-15 16:38:02
바닥에 싸늘하게 굴러떨어진 머리와, 머리도 없이 축 늘어진 진혜린의 시체를 보더니 서재원은 그만 똥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잔뜩 혼비백산한 그가 울음을 터뜨렸다.

"염, 염... 어르신."

가슴이 찢어질 듯 울부짖던 그가 번뜩 정신을 차리고 미친 듯이 진혜린의 머리 없는 시체에 달려들어 주먹과 발길질을 해댔다.

"다 이 여자 탓이야. 당신 딸이 개한테 물렸다는 말도 이 여자한테서 들은 거라고. 나랑은 아무 상관 없어. 나를 먼저 유혹한 것도 저년이야. 제발 살려줘...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게."

서재원은 무릎을 털썩 꿇고 엉엉 울며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다.

쿵쿵- 열몇 번 바닥에 머리를 찧었더니 이마가 터져 피가 주르륵 흘러냈다. 진혜린의 피와 섞여 사방에 핏물이 툭툭 튀었다.

진혜린의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염구준이 재빨리 손가을의 눈을 가렸었다.

주작에게 눈짓한 그가 바닥에 있는 핏자국과 진혜린의 시체를 치우라고 지시했다.

파티홀은 언제 끔찍한 일이 벌어졌냐는 듯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바닥에 꿇어앉은 서재원을 내려다보며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살려 줄 수는 있으나,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할 거야.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절을 하며 용서를 빌어. 한 번이라도 모자라면 바로 네놈을 죽여버릴 거다."

시체를 치우고 돌아온 주작이 다시금 장검을 빼 들었다. 그의 목에 정확하게 겨눠진 칼날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자기 목숨 귀한 줄 아는 서재원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어느덧 시계가 정확히 12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랜드 센트럴 호텔 정문 밖, 전체 호텔 직원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려왔다.

"귀빈 여러분,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밀물처럼 거침없이 몰려들었다.

눈으로는 도저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화사한 연회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그들은 홀에 들어서기도 전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어린 희주를 향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희주 아가씨, 네 번째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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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39화

    2분 뒤, 굳게 잠겨 있던 그랜드 센트럴 호텔 옥상 문이 묵직한 발길질 한 방에 활짝 열렸다. 정신을 잃은 희주를 꼭 끌어안은 염구준의 몸에 백색 기운이 솟구쳤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마음이 더없이 초조해졌다. 희주가 무대에서 쓰러진 건 피곤해서가 아니었다. 이건 매우 드문 불치병인 '한열증'이었다. 아이의 맥박은 한없이 약하게 뛰다가 때로는 거세게 뛰었다. 체온도 차가웠다 뜨거웠다 들쭉날쭉했으며 호흡도 가빠졌다 느려지기를 반복했다. 이는 한열증의 발병 전조였다. 현재 염구준은 자신의 거대한 기력을 아낌없이 딸아이에게 전달하며 아이의 심맥을 단단히 보호하고 있었다. 아니라면 희주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주군." 염구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기운을 보며, 뒤따르던 주작이 헛숨을 들이켰다.5년 내내 전쟁을 치르며 무수한 적들을 마주했을 때도 주군은 이렇게 긴장하지 않았었다. 그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공주님의 상태가 예사롭지 않았다."희주는 죽지 않아."염구준은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했다. "도착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신의 이제마에게 당장 연락해. 긴급상황이야. 절대 지체되어서는 안 돼."주작이 다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이제마에게 연락했다. 그는 오늘날 용제국 최고의 의원이었다. 독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으며 해박한 의술로도 이름을 떨쳤다.10분 뒤, 전투기 '눈보라'가 그랜드 센트럴 호텔 옥상에서 이륙하며 눈 덮인 용제국 북부를 향해 날아갔다. ……3일 뒤. 청해. "구준 씨, 정말이야?"사람들로 붐비는 번화가, 염구준의 손목을 덥석 움켜쥔 손가을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 불신이 가득했다.생일 파티 현장에서 희주를 안고 훌쩍 떠났던 염구준은 무려 하루가 꼬박 지난 뒤 홀몸으로 돌아왔다. 염구준의 말에 의하면 희주는 용제국 북부에서 병 치료 중이라고 했다. 그곳에 남은 주작이 아이를 돌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언제 완치될 수 있을지,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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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41화

    그 여인은 계속 빈정거렸다."차 렌트했어? 빨리 돌려줘, 긁히면 어쩌려고."그녀는 포르쉐를 알고 있었다. 재개발로 벼락부자가 된 친척이 이 브랜드의 차를 뽑았는데 아마 2억원 정도 들었을 거다. 손가을의 월급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참시 멈칫한 손가을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제가 선물한 겁니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말했다.딱딱하게 굳은 여인이 눈을 대굴대굴 굴렸다. 염구준이 선물한 거라고?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은 양반이? 듣기론 밥벌이도 제대로 못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맞아요, 구준 씨가 사줬어요. 더 안전한 차로 출퇴근하라고요."손가을이 이웃집 아줌마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여인은 그 자리에 완전히 굳어버렸다.고작 출퇴근을 위해서 이렇게 비싼 차를 뽑아줬다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 하지 않았던가? 직업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돈은 어디서 났을까. "우리 장모님과 무슨 얘기 중이셨습니까?"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니, 별 얘긴 안 했어요... 난 이만 돌아가서 상이나 차려야겠네."난처한 표정을 짓던 여인이 휙 자리를 떠났다. 진숙영에게 뱉었던 말들을 되돌려 받는 느낌에 두 뺨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진숙영이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렇게 서둘러. 좀 더 얘기 나누지."살이 피둥피둥 찐 여인은 황급히 꽁무니를 뺐다.그동안 쌓였던 억울함이 한순간 해소되었다. 눈앞의 다정한 부부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자신의 사위는 딸아이에게 차를 사줬을 뿐만 아니라 손녀를 위해 성대한 생일 파티도 준비했다. 그는 꼭 마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사람 같았다.손태석이 혀를 차며 말하길, 오늘 그들이 포르쉐를 몰고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저 이웃집 여자 때문에 심장병이 도졌을지도 모른다고 했다.진숙영도 할 말이 많은 눈치였으나 이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손태석을 부축해 집으로 돌아갔다."방금 당신, 일부러 그 아줌마 약 올렸지?"손가을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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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42화

    하지만 집밥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진숙영의 요리 솜씨도 매우 훌륭했기에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염구준이 식사하는 모습은 우아하지 못했다. 사실 게걸스럽게 먹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처음에 진숙영은 그 모습에 매우 놀랐으며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도 못했었다.인정하기 싫지만 그래도 자기 사위가 아니던가. 아마 5년 동안 밖에서 갖은 고생을 했을 터였다."염 서방, 이 일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네."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밥을 먹던 손태석이 마침내 결심을 내리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지난번 파티 때, 자네 친구들 말이야. 대체 언제 그런 실력 있는 친구들을 사귄 것인가?"염구준이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일전의 전쟁터에서 한 전우의 목숨을 구해준 적 있는데, 나중에 그 친구가 어마어마하게 출세했거든요. 제가 돌아왔다는 걸 전해 들은 그 친구가 손을 쓴 겁니다."염구준은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자신의 신분이 알려지게 되면 처가에 득 될 것이 없었다.그렇게 된 거로군.가족들은 안도의 숨을 내뱉는 한편 어쩐지 조금 실망스러웠다.진숙영이 흥, 콧방귀를 뀌었다."그럴 줄 알았지. 남들이 도와준 거였어."그러면서도 염구준에게 고기 한 점을 더 얹어 주었다.손태석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언제까지 신세만 지고 살 순 없잖나. 그러니 스스로 할 일을 찾아보게.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지는 말아야지."염구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퍼먹었다.손태석이 또 질문했다."그럼 포르쉐를 구입한 돈은 어디서 났는가?""군 복무도 오래 했었고, 또 선박 일을 하면서 모은 돈이 꽤 됩니다."손태석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반신반의하며 염구준을 쳐다보았다.히긴, 군 생활도 5년이나 했고 어쩌면 정말로 원양어선에서 돈을 많이 줬을지도 몰랐다."장인어른. 차는 정말 제 돈으로 샀어요. 다리 다 나으시면 제가 장인어른께도 차 한 대 뽑아 드릴게요."수저를 내려놓은 염구준이 장난스레 말했다.거실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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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43화

    한편, 손영 그룹, 손태진 사무실."알아보라는 건 어떻게 됐어?"손태진이 탁자 위에 찻잔을 툭 올려놓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아물지 못한 흉터가 그의 얼굴 곳곳에 나 있었고 팔도 깁스를 한 상태였다.수감된 며칠 동안 그는 지옥을 맛보았다. 곽승환의 명령을 받은 부하들이 그를 처참하게 짓밟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염구준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가 갈렸다."알아냈습니다."책상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의 양아들 손호민이었다. 그가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뇌물을 먹이는 데만 거의 1억을 썼어요. 용준영 부하를 잔뜩 취하게 만들어서 겨우 얻어낸 정보입니다. 예전에 용준영이 군 복무를 했었는데, 아마 염구준과 함께 근무했을 겁니다. 그 등신 새끼 도움을 꽤 많이 받은 것 같더라고요."손태진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손가을이 용준영의 침대로 기어들어 간 게 아니었다. 이번 협력의 배후에는 뜻밖에도 염구준이 있었다. 그 등신이 뒤에서 몰래 손을 썼던 것이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용준영은 야심가예요. 고작 그 정도의 친분에 얽매일 자가 아닙니다. 이번 프로젝트 협력을 끝으로 더 이상 접점이 없을 겁니다."손태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용준영 같은 자들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체면을 중요시했다. 이번에 손가을을 도와준 것으로 신세를 갚았으니 남들 눈에는 은혜를 절대 잊지 않고 보답하는 좋은 사람으로 비칠 터였다. 명성이 올라가는 건 덤이었다. 그러나 용준영이 평생 염구준을 싸고돌진 않을 것이다.염구준이 자신의 체면을 잔뜩 구겨 놓았으니 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줘야 했다."공사장 쪽은 다 세팅해 뒀지?""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완벽하게 준비해 놨거든요. 손가을도 곧 깨닫게 될 거예요. 이 프로젝트를 맡은 게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다는 걸요."손호민의 서늘한 눈동자에 독기가 잔뜩 서렸다.잠시 휴식을 취했던 염구준은 손가을을 차에 태우고 프로젝트 건설 현장으로 향했다."엄마랑 무슨 얘기 나눴어?"손가을이 무척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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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상님, 저 돌아왔어요. 고릴라들이 왔어요?”얼마되지 않아 백호가 돌아왔다.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그가 물었다.“이미 끝났어. 일찍 왔더라면 너도 봤을 거야.”염구준이 대답했다.고릴라와 장난하듯 싸우지 않았다면 더 빨리 끝났을 것이다.바로 그때, 현무가 벌떡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주상님, 결계 열었어요. 그런데 곧 닫칠 거 같아요.”“가자!”염구준 일행은 빠르게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만약 삼선도 사람들이 결계 전무가를 잡고도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열받을까.일행이 들어가자마자 결계는 자동으로 닫혀버렸다.자아 치유 능력이 생각보다 강했다.이 결계는 상고시대에 배치한 거라 일반 결계와 달랐다.‘피비린 냄새다.’염구준은 코를 움직여 냄새를 맡더니 이내 손을 들어 모두를 저지시켰다.“여기 싸운 흔적이 있어. 식물들이 손상된 점으로 보아 전신지상 실력이야.”그는 계속 냄새를 탐색하며 덤불에 다가가더니 몸을 숙여 잎에 묻은 피를 부드럽게 만졌다.피가 아직 응고되지 않았다는 건 여기서 싸운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한다.“주상님, 삼선도가 서로 죽이다가 남긴 게 아닐까요?”백호가 합리적인 설명을 내세웠다.“아니야. 조금은 이상해.”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만약 삼선도가 자기들끼리 싸웠다면 전신지상뿐만 아니라 반보천인 고수도 참여했을 것이다.결계 내부에 강력한 물건이 있거나 다른 곳에서 누가 침입했다는 것을 설명한다.불안전한 요소로 상황이 더 복장해졌다.“수색해서 다른 단서를 찾아. 다들 조심해.”염구준이 명령을 내렸다.사전에 미리 상황을 판단하면 돌발 상황에서 손실을 막을 수 있다.“알겠습니다.”일행은 무기를 들고 흩어져서 수색하기 시작했다.방금 전에 싸웠으니 반드시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주상님, 발견했습니다.”“주상님, 여기도 발견했습니다.”10분도 안 되어서 여기 저기서 단서가 나왔다.역시 효율이 높았다.염구준이 다가가 살펴보자 시체가 있었다.금발에 콧대가 높은 것을

  • 군신의 귀환   제1965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로 자취를 감추었다.백호는 뒤를 돌아보다가 숲속 안으로 쫓아갔다.고릴라들은 그를 공격하지 않고 나무 위에서 몸을 흔들며 멀리 유인했다.정말 이놈들은 끈질기게 들러붙었다.“왔다.”염구준은 주변 나무에서 기척을 느꼈다.그것도 상당히 많은 수가 있었다.“두 사람은 현무가 안심하고 결계를 깰 수 있게 이중 전신 영역으로 보호해.”서로 맞지 않는 주작과 붉은 장미는 협조하라는 말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전신 영역을 펼쳤다.이런 상황에서 싸우면 자기만 우스운 꼴이 되기 때문이다.“우후후후!”고릴라 한 마리가 외치며 숲에서 뛰쳐나오더니 바로 염구준을 향해 공격했다.“뭔가 수상해.”수상함을 느낀 염구준은 왼손에 검을 쥐고 오른손으로 상대했다.전력으로 싸우지 않은 것이다.첫 공격을 하자마자 뭐가 문제인지 알아챘다.이 고릴라는 왕이 아니라 탐색하러 보낸 부하였다.붉은 장미의 말에 따르면 고릴라 왕은 전신지상의 실력이고 이 고릴라는 이제 겨우 전신경에 이르렀다.짐승이 사람 못지 않게 교활한 수작을 부리니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그래 어디 한번 놀아보자.”염구준은 차분하게 고릴라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정도로 상대했다.고릴라 왕을 유인하기 위해서였다.고릴라 따위가 본인과 머리를 굴려서 모략을 꾸미다니 제대로 혼내려고 마음먹었다.“크아아앙!”그때 귀를 찢을 뜻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고릴라가 나타났다.덩치가 어찌나 큰지 작은 별장만큼 컸다.그러더니 숲에서 엄청 많은 고릴라가 나타나 계속 울부짖었다.고릴라 왕은 무조건 적을 이길 수 있다 착각하고 싸우러 나온 것이다.그러면 부하들 앞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으니까.전에 삼선도 일행들이 죽이러 쫓아와서 몹시 기분이 언짢았다.“짐승은 그래도 짐승이야. 머리가 없어.”염구준은 뒤로 물러서며 입꼬리를 올렸다.고릴라 왕이 인내심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은 몰랐다.“쿠아아앙!”고릴라 왕은 포효하며 부하들을 진정시키고는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1964화

    스윽!염구준은 손을 들어 강력한 검기를 도명현에게 발사했다.“합!”그러자 도명현은 대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막아냈다.지난번에 염구준에게 꼴 좋게 패배했으니 트라우마가 생겨 다시는 우습게 볼 수 없었다.펑!하지만 연달아 공격하는 검기에도 결계는 뚫리지 않고 잔물결만 일렁거렸다.수천년 동안 유지한 결계라 그런지 만만치 않았다.이미 한번 겁을 먹은 도명현은 저항하다가 결국 대검을 들고 허우적대고 말았다.그 모습을 본 부하들은 창피했다.“도명현 도주님, 파리 잡고 있어?”염구준이 마지막 공격을 가하며 말했다.방금은 일부러 공격한 것이다.하나는 도명현에게 겁을 주고 둘째는 결계 강도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흥, 이만 가자!”체면이 깎인 도명현은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부하들은 대놓고 웃고 싶었지만 둘째 도주의 체면을 위해 애써 참았다.일행이 염구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그들의 갈등은 이제 격화되어서 어디를 가든 서로 모른 척했다.“주상님, 왜 쫓아가지 않습니까?”주작은 삼선도 사람들이 가는 것을 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만약 쫓아갔더라면 결계에 들어갔을 텐데 염구준은 그냥 보내주었다.“유적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저들이 먼저 탐색하다가 서로 싸울지도 몰라. 그러면 우리는 수고를 덜 수 있어.”염구준이 이유를 말하자 그제야 이해했다.붉은 장미는 그의 계략에 감탄하여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렸다.이 사람의 머리는 무술을 잘하는 것만큼 똑똑했다.전에 그를 해하려고 했던 짓을 생각하면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염구준은 그들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고 치료하고 있는 현무에게 다가가 말했다.“한 시간 30분 뒤에 결계를 깰 거야.”현무가 치료를 마치면 결계를 연구할 것이다.“현무, 결계를 깰 자신이 있어?”염구준이 물었다.솔직히 그에게도 80% 확률로 결계를 깰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바로 일력파만법으로 말이다.“문제없습니다. 방금 대략 살펴보았는데 10분이면 충분합니다.”현무가 많이 회

  • 군신의 귀환   제1963화

    세 사람은 강력한 기운을 내뿜어도 정작 공격할 때면 여전히 그대로였다.속으로 서로를 경계한 지 오래되어서 쉽게 경계심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늙은 여우.’다들 속으로 한마디씩 욕했다.황지열은 두 사람도 천인 경지를 돌파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알았다.이곳까지 온 이상 언제든지 본색을 드러낼 거라 생각했다.평소에 두 사람이 멍청하다고 여겼는데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세 사람의 싸움에 관심이 없었다.상대방이 약하면 그는 기세를 몰아 더 강해지고 공격도 날카로워졌다.도주 세 명도 이렇게 싸우면 본인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누구도 먼저 나서서 죽고 싶지 않았다.그러니 어쩔 수 없이 방어하는 수밖에 없었다.한편, 다른 무리의 싸움도 삼선도에 불리했다.전신지상 고수 세 명이 협공해도 백호를 막아내지 못했다.그 외에 전신지상 두 명도 주작과 붉은 장미의 공격에 번마다 당하여 곧 죽을 것 같았다.다른 부하들도 싸움에 끼어들었지만 어쩌지도 못하고 하마터면 죽음을 당할 뻔했다.현무가 치료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었는데 방금 염구준이 보초군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다.삼선도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우르릉 쾅!그때 갑자기 지면이 흔들리며 결계가 불안정해지더니 손바닥만 한 균열이 나타났다.입구가 드디어 생긴 것이다.“하하하, 내가 방금 나경판을 놓았는데 이제야 작용한 모양이구나.”우대구가 호탕하게 웃었다.실은 허세일 뿐 방금 나경판을 놓을 때 전혀 자신이 없었다.운이 좋았던 것이다.그런데 지금 큰 문제가 생겼다.염구준에게 제압당해 어떻게 철수해야 할지 몰랐다.“대도주 실력이 막강하니 저놈을 먼저 제압하고 있어.”도명현이 그의 반응을 떠보았다.성격이 충동적이지만 삼선도의 둘째 도주로서 그 정도 머리는 있었다.“좋다. 내가 셋까지 세면 너희들은 물러서.”대도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하게 대답했다.“알았어.”두 도주는 황지열이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정말 처음이었다.“셋!”황지열이 마지막 숫자를

  • 군신의 귀환   제1962화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여러 갈래 검기가 현무를 공격하려는 세 사람을 물리쳤다.“공격한다!”어쩔 수 없는 황지열은 속으로 도명현을 욕하면서 명령을 내렸다.번마다 멋대로 나대는 바람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먼저 도착한 염구준은 현무의 어깨를 잡고 뒤로 밀어버리고 검을 휘둘러 세 사람을 가차 없이 죽여버렸다.그 동작은 깔끔하게 단번에 이루어졌다.본래 이렇게 빨리 죽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상대방이 허튼 수작을 부린다면 죽어도 누굴 탓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염구준, 인질을 교환하겠다면서 약속을 어기고 내 부하를 죽였어?”도명현이 버럭 화를 냈다.“하,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너랑 말 섞는 것조차 역겨워.”염구준은 억지를 부리는 인간과 도리를 따지기도 귀찮았다.막무가내인 사람에게 시간 낭비하면서 입씨름하고 싶지 않았다.“염구준, 여기 결계가 있다. 내가 먼저 열면 안 되겠느냐?”세 명의 보초군이 죽자 황지열은 손을 들어 싸움을 제지했다.오랫동안 계획한 끝에 금비녀를 손에 넣고 이 공간을 연 것은 오로지 천인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설 때문이었다.지금 무엇보다 이곳에 들어가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당신을 죽이고 나 혼자서도 들어갈 수 있어.”염구준은 검을 들고 타협하지 않았다.결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뒤에 있는 현무는 이 방면에 전문가였다.한마디에 대화가 끝났으니 더는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말할 것도 없어. 그냥 저놈을 죽여!”불 같은 성격인 도명현은 참지 못하고 대검을 들고 공격했다.삼선도 세력은 머릿수가 많아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세 명밖에 없었다.그중에서 한 사람은 눈에 띄게 강했다.도명현이 움직이자 나머지 부하들도 뒤를 따랐다.“백호, 내가 저놈을 맡을 테니까 넌 나머지를 처리해.”염구준은 지시를 내린 후, 검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반보천인 고수 세 명의 실력은 만만치 않으니 경계는 늦추면 안 되었다.특히 대도주 황지열의 기운은 염구준과 막상막하로 실력이 약하

  • 군신의 귀환   제1961화

    황지열이 웃으면서 말했다.“아니, 아니야. 당신들은 우리 섬의 손님인데 죽일 리가 있겠나.”어렵게 한 사람을 잡았는데 인질로 남겨야 했다.‘썩을 영감탱이!’현무는 속으로 욕하고 조용히 눈을 감고 체력을 회복했다.여기서 도망치지 못해도 힘이 있어야 자살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대도주님 보고합니다. 네 명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만 보입니다.”한 보초군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드디어 왔구나.”황지열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엄숙한 표정으로 숲을 쳐다봤다.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두려워하면 바로 나타났다.“전원 경계하고 집합하라!”명령을 내리자 부하들은 큰 적을 만난 것처럼 손에 무기를 들고 한 곳에 모였다.적이 누군지 잘 모르지만 대도주의 긴장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여기 맞네.”염구준은 한 사람의 멱살을 잡고 숲을 빠져나왔다.삼선도 곳곳에 배치한 보초군은 이미 처리한 뒤였다.“염구준! 악마 같은 놈아! 한 발짝 다가오면 이 자식을 죽여버릴 것이다.”도명현은 이를 악물고 현무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협박했다.황지열은 욕을 퍼붓고 싶었다.인질을 저렇게 사용할 생각은 아니었다.순간 수 없이 가르쳐도 왜 알지 못하는지 두통이 아팠다.“네 명으로 한 명을 바꾸자. 현무는 풀어줘.”염구준은 이미 정신을 잃은 보초군 네 명을 가리켰다.현무가 상대방의 손에 있으니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았다.“웃기지 마. 지금 물러나지 않으면 바로 죽일 거다.”손에 강력한 기운을 불어넣은 도명현은 당장이라고 죽일 기세로 으르렁거렸다.현무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염구준의 눈빛을 보고 삼켜버렸다.함부로 나서면 일을 더 망치게 되니까.‘망했어. 완전히 엉망진창이야.’황지열은 속이 답답했지만 어떤 말은 대놓고 할 수 없었다.“그래? 네 명으로도 바꾸지 않겠다니 보초군들 목숨이 값이 없군. 아니면 저 사람들은 네 눈에 사람으로 안 보이나?”염구준은 전방을 훑어보면서 일부러 삼선도 부하들이 들으라고 이렇게 말했다.사람을 공격하는 것

  • 군신의 귀환   제1960화

    이 말에 이 일의 중요성을 아는 백호와 주작은 즉시 귀를 기울였다.아는 정보가 많을 수록 위험한 장소에서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붉은 장미는 염구준의 압도적인 전투력에 겁을 먹은 상태라 차마 속임수를 쓰지 못하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그곳에 결계가 쳐져 있어서, 저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 아주 포악한 고릴라 무리가 살고 있다는 건 알아요. 수가 많고 힘도 강해서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다더군요.”붉은 장미는 그 유적지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기 때문에 더 알아볼 용기가 없어 알고있는 게 별로 없었다. 염구준은 들은 정보를 토대로 즉시 결정을 내렸다.“모두 준비해. 유적지로 전속력으로 간다!”그들이 있는 곳부터 유적지까지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았기에 그들의 실력으로는 한 한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잠시후, 밀림 속에서 네 개의 그림자가 마치 유령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한편, 유적지 앞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칠째 작업 중인데, 아직도 안 끝난 거야?”질문을 하는 황지열의 얼굴에는 이미 위선적인 웃음조차 걸려있지 않았다.황지열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특별한 방법으로 부하들을 소집해 재빨리 유적지로 향했었다. 그러나 그가 받은 정보는 잘못된 것이었다. 유적지가 결계에 둘러싸여 있어 전혀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거의 다 끝났어.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돼.”우대구는 땀을 줄줄 흘리며 대답했다.그들 무리 중 결계술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우대구뿐이었지만, 그의 실력으로는 이 결계를 해결할 수 없었다. “셋째야, 힘 좀 내 봐. 이틀전에도 이 말 했잖니.”황지열은 속이 타들어 가서 다시 재촉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도 여유를 부렸을 테지만, 이번에는 염구준도 같이 들어온 상황이라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다“최선을 다해 볼게.”우대구는 대답하면서 계속해서 유적지의 주변을 빙빙 돌았지만 속으로는 전혀 자신이 없었다.그는 이미 열 손가락으로 셀 수도

  • 군신의 귀환   제1959화

    “도망쳐!”이 말에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앞에 놓인 음식을 집어 들고 황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계속 이곳을 누르고 있던 광마가 없어진 지금, 이곳의 특수한 생존 방식으로는 외부의 사람들이 언제라도 쳐들어와서 약탈을 벌일 게 뻔했기 때문이다.대규모적인 싸움이 무조건 벌어지는 건 이제 시간 문제였다.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염구준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기운을 조절하며 회복을 시작했다.반면에 붉은 장미와 주작은 특별히 한 일이 없었기에 얼마 쉬지 않아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다.“왠지 낯이 익은데, 우리 어디선가 만난 적 있지 않아?”주작은 붉은 장미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흥, 예전에 네가 날 추룡대삼각 지대까지 쫓아온 덕에 내가 여기에 말려오게 된 거잖아.”붉은 장미는 상대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와는 다소 달라졌지만 말이다.“너, 붉은 장미구나!”상대방의 말을 듣고 과거를 떠올린 주작은 경계심을 품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과거 해전에서의 일을 그녀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가 그녀 인생에서 처음으로 적의 수령을 쫓아간 것이었다.“알아챘으면 이제 그때의 빚을 갚아볼까?”붉은 장미는 일부러 싸우려는 듯한 태세를 취하며 말했다.“좋아, 우리 쪽에 반보천인만 둘인데 괜찮겠어? 주상께서 널 가만두실 것 같아?”주작은 눈치가 빨라서 상대방이 감히 손을 댈 용기가 없다는 걸, 지금은 그냥 자신을 겁주는 것 뿐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주상과 함께 왔다면 정체가 탄로난 건 분명할 테고, 참교육도 당했겠지.’“꼬맹이가 누구한테 배웠길래 이렇게 꾀가 는 거야?”상대방에게 의도를 들킨 붉은 장미는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았다.“메롱, 비밀이다!”주작은 이긴 것에 기뻐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 후 두 사람은 손을 대지 않긴 했지만 대신 말싸움을 벌였다. 둘의 말싸움은 매우 격렬했는데, 반보천인들의 싸움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왜, 속담에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도 뒤집어진다.’ 라는 말이 있지 않나? 두 명이어서 망

  • 군신의 귀환   제1958화

    “후... 네게 방법은 하나뿐이니 알아서 해 봐.”염구준은 길게 숨을 내쉬며 백호의 요청을 허락했다.이런 일은 억지로 막을 수 없었다. 지금은 백호를 믿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감사합니다!”백호는 머리를 숙여 인사한 뒤 일어서며 주작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주작아, 앞으로는 명령 제대로 따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해, 알겠지?”4대 전존 중 백호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존재는 주작이었다. 즉흥적인 성격으로 일을 처리하다가는 언젠가 사고가 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주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흥, 잔소리하고 싶으면 살아남고 나서 해!”그녀의 말을 들은 백호는 합금으로 된 전투도를 뽑아 들고 광마에게 다가갔다.현재 그에게서는 전신 위 경지의 극치에 다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 싸움은 이 두 사람의 전장이 될 운명이었다. “웃기지 마! 겨우 전신 위의 경지로 나를 죽이겠다고?”광마는 화를 내며 땅을 한 번 세게 내리쳤고, 그 반동을 이용해 몸을 일으켰다.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영광스럽게 전사하는 편이 낫다고 그는 생각했다.“죽어라!”두 사람은 동시에 외치며 전력을 다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이렇게 목숨을 건 싸움은 승패가 금방 갈리기 마련이었다.쾅!무기끼리 부딪히는 순간, 백호는 피를 토하며 신속하게 뒤로 밀려났다.압도적인 힘 차이 때문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은 애가 탔지만, 이는 백호가 먼저 요구한 공정한 대결이었기 때문에 그녀도, 그리고 염구준도 끼어들 수 없었다.만약 누군가 개입한다면 백호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는 정말 자결을 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끝났네.”백호의 기운이 변한 것을 느낀 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중얼거렸다.쿵!그와 동시에 밀려온 진기에 반등한 백호가 몸을 떨더니 갑자기 전대미문의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광마를 뒤로 밀었다.그러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다가가 도를 휘둘렀고, 광마의 머리는 그렇게 바닥에 떨어졌다.한계를 돌파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주상! 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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