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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8화

Author: 잔영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28 19:00:00
그중에 반천인 고수 2명이나 있다는 것을 기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의 기운은 몹시 익숙했다.

바로 둘째 도주 도명현이다.

“둘째 도주님. 무슨 일로 찾아왔어?”

염구준이 일부러 정체를 밝혔다.

“난 둘째 도주님이 아니다.”

도명현은 얼굴을 가린 검은 천이 벗겨졌나 화들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검은 천은 얼굴을 잘 가리고 있었다.

염구준이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날 놀렸어?”

도명현은 버럭 화를 내며 같이 온 일행과 함께 염구준을 공격했다.

두 고수는 결코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옆에 같이 온 사람은 셋째 도주 같았다.

그래도 2 대 1은 그럭저럭 싸울만했다.

쿵!

염구준은 주먹을 무찔러 두 사람을 물리치고는 이내 검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전투를 빨리 끝내고 싶었다.

“셋째야, 저놈이 검을 못 들게 막아.”

도명현이 고함을 지르며 수십 개의 기운을 발사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마치 귀신처럼 공격을 피해서 검을 손에 넣었다.

윙!

검날을 뽑자마자 폭증한 그의 기운 때문에 두 사람은 강력한 압박을 느꼈다.

서로 마주보던 두 사람의 눈에 두려운 빛이 스쳤다.

“철수한다!”

도명현이 소리를 치자, 두 사람은 싸울 의욕을 잃고 동시에 마당 밖으로 뛰쳐나갔다.

대도주가 없어서 승산할 자신이 없었다.

“이제야 도망치다니. 이미 늦었어.”

염구준이 손을 들어 두 갈래 검기를 발사했다.

검기는 번개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두 사람의 등을 공격했다.

“젠장!”

위기를 느낀 두 사람은 도망치지 못하고 돌아서서 공격을 막아냈다.

쿵!

검기는 막았지만 황급히 나서는 바람에 뒷걸음질을 쳤다.

염구준은 그 틈을 타 검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

2 대 1로 붙어서 두 사람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밀어붙였다.

염구준은 검을 들고 맹렬하게 싸워서 가볍게 두 사람을 제압했다.

계속 이 분위기로 싸운다면 두 사람은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슝!

그때 격전을 벌이던 염구준은 옆에서 강력한 기운이 공격해 오는 것을 느끼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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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 네게 방법은 하나뿐이니 알아서 해 봐.”염구준은 길게 숨을 내쉬며 백호의 요청을 허락했다.이런 일은 억지로 막을 수 없었다. 지금은 백호를 믿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감사합니다!”백호는 머리를 숙여 인사한 뒤 일어서며 주작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주작아, 앞으로는 명령 제대로 따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해, 알겠지?”4대 전존 중 백호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존재는 주작이었다. 즉흥적인 성격으로 일을 처리하다가는 언젠가 사고가 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주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흥, 잔소리하고 싶으면 살아남고 나서 해!”그녀의 말을 들은 백호는 합금으로 된 전투도를 뽑아 들고 광마에게 다가갔다.현재 그에게서는 전신 위 경지의 극치에 다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 싸움은 이 두 사람의 전장이 될 운명이었다. “웃기지 마! 겨우 전신 위의 경지로 나를 죽이겠다고?”광마는 화를 내며 땅을 한 번 세게 내리쳤고, 그 반동을 이용해 몸을 일으켰다.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영광스럽게 전사하는 편이 낫다고 그는 생각했다.“죽어라!”두 사람은 동시에 외치며 전력을 다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이렇게 목숨을 건 싸움은 승패가 금방 갈리기 마련이었다.쾅!무기끼리 부딪히는 순간, 백호는 피를 토하며 신속하게 뒤로 밀려났다.압도적인 힘 차이 때문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은 애가 탔지만, 이는 백호가 먼저 요구한 공정한 대결이었기 때문에 그녀도, 그리고 염구준도 끼어들 수 없었다.만약 누군가 개입한다면 백호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는 정말 자결을 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끝났네.”백호의 기운이 변한 것을 느낀 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중얼거렸다.쿵!그와 동시에 밀려온 진기에 반등한 백호가 몸을 떨더니 갑자기 전대미문의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광마를 뒤로 밀었다.그러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다가가 도를 휘둘렀고, 광마의 머리는 그렇게 바닥에 떨어졌다.한계를 돌파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주상! 해냈

  • 군신의 귀환   제1957화

    “그저 훼이크일 뿐이었는데, 그리 겁을 먹어서야.”그는 주작을 내려놓으며 비웃었다.광마와 한 번 싸울 생각이 있는 건 맞지만 그전에 주작이 싸움에 휘말려 다치지 않도록 그녀를 구해내야만 했다.파팍!염구준이 그녀의 혈자리를 누르자 단숨에 단전의 봉인이 풀렸다.“으아아! 네 목숨을 가져가겠다!”자신이 조롱 당했음을 깨달은 광마는 크게 화를 내며 커다란 곤봉을 휘두르면서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무거운 몸무게 때문에 그가 한걸음 뗄 때마다 바닥이 울리며 깊은 균열이 생겼다.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광마의 움직임에 열광하며 환호를 보냈는데, 누군가는 아첨하며 떠들었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그를 응원했다.“광마 님! 저 비열한 놈을 찢어버리세요!”“광마 님, 위엄 넘치십니다! 천하무적이세요!”“어디서 굴러온 놈인진 몰라도, 감히 광마 님께 덤비다니, 제 명을 재촉하는구나!”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구경하는 것일 뿐, 조금 전 염구준이 보여준 강렬한 검술의 위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오직 광마만이 굳은 얼굴로 긴장감을 드러냈다.곧이어 두 사람은 격렬하게 충돌하며 싸움을 벌였다.광마는 50킬로가 넘는 방망이를 휘두르며 거칠게 공격했지만, 실제로는 빈틈이 너무 많아 염구준의 옷자락조차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헉, 헉...”10분이 지나자 전력을 다해 공격한 광마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고, 그의 손놀림도 점점 느려졌다.우웅.이때, 검명이 울렸다. 염구준이 더 이상 봐주지 않고,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몇 번의 검격만으로 염구준은 이미 주도권을 장악했다.사실 그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다. 상대방의 기술을 관찰하며 배울 점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광마의 기술은 그저 무질서한 동작의 반복일 뿐, 배울만한 것이 없었다.푸욱.상대방의 허점을 간파한 염구준은 연속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에 의해 광마는 방망이와 함께 뒤로 날아갔다. 이렇게 한 차례의 공격만으로도 광마는 이미 중상

  • 군신의 귀환   제1956화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 광장에는 천 여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지역 특산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광장 중앙의 정자 안에는 산같이 거대한 체구의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 옆에는 붉은 혼례복을 입은 주작이 앉아 있었다.“함께 이 잔을 마시지.”광마는 술잔을 들어올리며 웃으면서 말했다. “퉷, 역겨워!”그러자 그녀는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눈을 감았다.광마에게 잡힌 주작은 자폭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기묘한 기술로 단전을 봉인한 터라 할 수 없었다.“헤헤, 그 도망친 녀석이 너를 구하러 올 거라 생각하나?”광마는 술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그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백호였다.“아니, 도망친 게 아니라, 내가 보낸 거야.”주작은 말하며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그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광마와 맞섰지만 패배했고, 그 뒤에 철수할 때 부상이 심각했기에 그녀가 목숨으로 협박하면서 백호더러 먼저 가서 지원군을 데리고 오라고 한 거였다.지금 주작의 유일한 바람은 백호가 무사히 살아가는 것이었다.4대 전존들의 우정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었다. 때때로 의견 충돌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저 서로의 견해 차이일 뿐이었다.그들은 서로를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생명을 바칠 수 있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아무도 너를 구하지 못한다는 거야.”광마는 주작의 매혹적인 자태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쾅!그러나 이때 갑자기 거대한 폭발음이 울리며 누군가가 광장에 나타났고, 동시에 그가 서 있는 자리의 바닥도 산산조각 나버렸다.염구준이 온 것이다.“주상, 오셨군요.”주작은 그를 알아보고 얼굴에 빛을 띠며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눈앞의 이가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커헉, 주작, 미안하다.”백호가 격렬하게 기침하며 말했다.그날의 상황은 복잡했다. 백호는 떠난 후 내내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두 사람이 모두 살아남으려면 염구준을 찾는데에 희망을

  • 군신의 귀환   제1955화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남자는 바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염구준의 검이 더 빨랐다.그는 몸을 돌리자마자 날아온 검기에 몸이 관통이 되어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이 장면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몰려들었다.죽은 이는 외곽에서 악명이 자자한 강자였으니까 말이다. 실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못 건드렸던 사람이 이렇게 쉽게 죽은 걸 보고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너희도 한 번 붙어보고 싶어?”주변의 적대적인 시선을 느낀 염구준이 싸늘하게 물었다.골칫거리는 한꺼번에 처리해버리는 게 나았다. 이따금씩 한두 명씩 나타나 귀찮게 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주변의 구경꾼들은 몸을 움츠리며,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눈앞의 이 무서운 존재와 차마 눈을 마주칠 용기가 없어서였다.전신 위에 있는 강자도 순식간에 베어버렸는데, 그들같이 약한 사람들은 오죽하겠나?더 이상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 것을 본 염구준 일행은 다시 제 갈길을 갔고, 곧바로 중앙 구역의 입구에 도착했다. “주인님께서 붉은 장미 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으로 드시죠.”그들의 모습을 본 입구에 있던 경비가 공손하게 말했다. “안내해. 너희 주인님과 상의할 일이 좀 있으니까.”붉은 장미가 대답했다.“그런데, 이 두 사람은 누구입니까? 저 사람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요?”경비는 염구준과 백호를 훑어보더니, 시선을 백호에게 고정하며 물었다.분명 백호를 알아본 것 같았지만, 붉은 장미의 체면 때문에 입 밖에 내지 않은 듯했다.“이 사람들은 내 친구야.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마.”이에 붉은 장미는 싸늘하게 말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제가 실례했습니다. 따라오시죠!”그녀의 반응에 경비는 서둘러 문을 열고 앞장섰다.그는 단순한 문지기일 뿐이기 때문에 그녀를 뭐라고 할 자격이 없었다. 이럴 땐 윗사람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안에 들어선 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며 감탄했다.안쪽엔 고풍스러운 정자와 누각들

  • 군신의 귀환   제1954화

    광마 마을은, 우두머리의 이름이 광마라 불리는 자였기에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었다. 그는 토착민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살인을 즐기는 자였지만 실력이 강한 탓에 권세 있는 사람에게 기대어 덕을 보는 게 낫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를 원했다.마을은 산을 따라 지어졌으며,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직 한쪽만 정글로 통하는 구조라 방어하기 쉬운 곳이었는데, 규모로 보아도 적어도 2만 명은 되는 듯했다.“홍분 마을의 붉은 장미가 광마 님을 뵙고싶습니다.”세 사람은 광마 마을 입구에 도착했지만, 바로 정면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주작의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무모하게 나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간 괜히 상황만 악화시킬 것이 뻔했다.잠시 후, 광마 마을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고,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붉은 장미 님,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대답을 들은 붉은 장미는 앞장서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공기에 피냄새가 진하게 섞여있군.’마을 안으로 들어선 뒤 주위를 둘러보던 염구준은 이곳이 마치 아수라 지옥과 같다고 생각했다.곳곳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고, 파리떼가 윙윙거리며 날아다녔으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잔혹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곳은 ‘혼돈’ 그 자체였다.“아무도 이걸 통제하지 않는 건가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이토록 무질서한 곳은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발전할 가망이 없기 때문이었다.이곳의 통치자가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물론 있죠. 다만 광마 마을은 외부 구역과 내부 구역으로 나뉘어 있답니다. 외부 구역에서는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지만, 내부 구역에서는 오직 광마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요.”붉은 장미는 차분히 설명하며 염구준의 의문을 풀어주었다.세 사람이 걸음을 옮긴지 얼마 안 됐을 무렵, 그들은 또다시 길이 막혔다.“오, 신참들인가? 여기 들어오려면 한 사람마다

  • 군신의 귀환   제1953화

    백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미 할 만큼 했어. 이제부터는 하나라도 더 죽이면 남는 장사야.’ 라고 말이다.펑! 펑!양측은 몇 번 더 격렬하게 부딪혔고, 백호는 밀리는 상황에서도 두 명을 더 쓰러뜨린 후 덩굴 숲 속으로 나가떨어졌다.피를 흡수한 덩굴은 활기를 띠더니, 백호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꺼져!”백호는 남은 힘을 다해 덩굴을 잡아 찢었으나 하나를 찢으면 새로운 덩굴이 달려들어 지쳐만 갔다.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황지열의 부하들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잔혹한 표정을 지었다.상대방이 곧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얼른 그가 덩굴에게 피를 전부 빨려 말라죽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스윽, 스윽.하지만 상황은 그들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덩굴이 갑자기 겁을 먹은 듯 땅 속으로 빠르게 도망치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마치 무언가에 겁을 먹기라도 한 것 같았다.“백호, 젠장!”이때, 동굴 입구에서 염구준의 모습이 보였는데, 눈 앞의 상황을 보자마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는 지금 매우 화가 나 있었다.“주상... 다시는 뵙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백호는 쓰러질 듯한 몸을 겨우 일으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말하지 마. 원래는 너희들이 모두 수련을 마친 후에 만나러 가려고 했었는데, 이 꼴이 될 줄은 몰랐어.”염구준은 백호 곁으로 다가가 주머니에서 약물을 꺼내 백호의 가슴에 꽂았다.그 약물은 전신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약물로, 효과가 매우 좋았기에 주입과 동시에 백호는 상태가 조금 안정되었다.“거기 서. 누가 너희들더러 그냥 가라고 했지?”염구준은 차갑게 외치며 황지열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자신의 부하를 이렇게 만든 주제에 그냥 떠나겠다니,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염... 염구준! 우리가 너 무서워하는 것 같아? 조심해, 이러다 같이 죽는 수가 있으니까!”상대방의 우두머리는 억지로 침착한 척하면서 자폭을 하려고 미친듯이 진기를 모았다.자신들의 실력으로는 반

  • 군신의 귀환   제1952화

    비록 동양 문자이긴 했지만 염구준은 알아볼 수 있었다.[난세 속에서, 나는 아내와 자식, 가족들을 데리고 재난을 피하고자 이곳에 은거했다.][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곳에 이미 고수가 머물고 있었던 거다. 한바탕 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죽이는 것에 성공했지만 나 또한 목숨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한 가지 세상에 경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혼란의 뿌리는 옥패에 있으며, 흥망성쇠 또한 옥패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여덟 개의 옥패를 전부 모으면...]마지막 문장은 중간에서 끊겨 있었는데, 아마 글을 새기던 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것 같았다. ‘말하다 말고 끝내다니, 사람 속 한 번 참 잘 태우네.’문제는 이 철학적이고도 애매모호한 문장을 보고서 여덟 개의 옥패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다만, 옥패를 모으는 것이 재앙과 축복이 얽힌 운명을 가져올 거라는 점은 알 수 있었다.펑.그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에 불을 붙여 깔끔하게 태워버렸다.“여기 적힌 일은...”염구준이 말을 채 맺기도 전에 붉은 장미가 얼른 입을 열고 맹세했다. “오늘 이 일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을 겁니다. 하늘을 걸고 맹세할게요. 만약 제가 맹세를 어긴다면, 벼락 맞고 죽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늦게 입을 열기라도 했다가는 염구준이 자신을 죽일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녀는 문장의 뜻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글에서 전해지는 심오한 분위기만으로도 이 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그 맹세 지키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지구끝까지 도망치더라도 제가 쫓아갈 테니까요.”염구준은 일상처럼 그녀를 위협했다.“알겠습니다!”붉은 장미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미 그녀의 등 뒤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염구준과 함께한 지 이틀도 되지 않았지만, 협박을 수차례 받은 탓에 그녀는 심장이 조금 많이 아파왔다.그 후, 둘은 동굴 안을 계속 수색했지만, 특이한 돌 몇 개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돌이 특이한

  • 군신의 귀환   제1951화

    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한 번 보고는, 다시 동굴로 걸어갔다.전에 바로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최대한의 자비를 베푼 것이었기에 그가 그들을 구할 이유는 없었다.무엇보다 어떤 길을 가느냐는 각자의 선택이 아니겠나?“형님, 살려만 주시면 시키시는 것 뭐든 다 하겠습니다!”“싫어, 난 죽기 싫다고!”제일 앞에서 달려가던 사람이 잔뜩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지만 불과 몇 분 만에 피를 다 빼앗겨 미라가 되어버렸다.이 모습을 본 뒤따라오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동굴의 유혹이 아무리 크다 해도, 목숨이 붙어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실력이 부족하면 케빈처럼 헛된 환상을 품지 않고 마을에 그저 얌전히 있는 게 정확한 행동이었다.한편, 이미 동굴 안으로 들어간 염구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전주님, 지금 도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예요?” 붉은 장미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몇 년간 저를 이긴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염구준은 앞장서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투엔 그 어떤 자만도 섞여 있지 않았다.그에게 있어서 이런 전적은 그저 평범하고 대단할 것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꿀꺽.이 말을 듣고 놀란 붉은 장미는 등골이 오싹해져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그녀는 이미 염구준의 전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실력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압도적일 줄이야.’“여기에 뭐가 있는지는 이 방에 달려있는 것 같네요.”염구준이 몇 가닥의 불꽃을 튕겨내어 공간을 밝힌 덕분에 두 사람은 주위를 볼 수 있었는데, 내부는 30평 정도 밖에 안 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곳이었다.“꺄아악, 누가 있어요!”이때, 붉은 장미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쳤다. 그녀의 다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이런 위험한 금지구역에 나타난 사람이 평범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이미 죽었습니다.”염구준은 깔보는 말투로 대답하고는 앞으로 걸어갔다.그 사

  • 군신의 귀환   제1950화

    스스슥!생물이 접근하자 덩굴은 반응하며 염구준과 붉은 장미에게 마찰소리를 내며 다가갔다.윙!염구준은 이내 주변에 기운을 발사하며 두 사람을 보호하자 덩굴이 튕겨 나갔다.덩굴의 힘으로 그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전주님, 이제 시작이에요.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공격이 세질 거예요.”붉은 장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말했다.지금 그들은 한 배를 타고 있어서 아무리 미워도 죽일 수 없었다.“고작 덩굴 때문에 두려워할 거 없어요.”염구준은 이미 어떤 식물인지 알아챘다.전에 이런 식물과 열대우림에서 싸워본 적이 있었다.다른 점을 말하자면 여기 있는 덩굴처럼 굵지 않았다.덩굴은 이름처럼 피를 먹고 살고 또 토양에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어서 참 특이한 식물이다.피를 먹는 식물이라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펑! 펑!앞으로 다가가자 덩굴이 미친듯이 방어 기운을 공격했다.지금 덩굴은 식물이 아니라 굶주린 늑대처럼 공격을 퍼부었다.붉은 장미는 방패가 버티지 못하여 잡혀 먹힐까 봐 두려워 덜덜 떨었다.이 구역의 덩굴은 그녀 힘으로 제어하지 못했다.안으로 들어갈수록 덩굴은 더 많아지고 이내 염구준이 만든 기운 방패를 전부 감쌌다.이곳의 덩굴은 오랫동안 존재한 덕에 이 구역의 지배자나 마찬가지여서 어떤 생물도 감히 맞서지 못했다.뒤를 따라온 사람들은 멀리서 보기만 할 뿐, 계속 한숨만 쉬었다.“에휴, 이렇게 강한 사람도 건너가지 못하나?”“저렇게 실력이 강해도 여기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네.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들어가지 못하겠어.”“가자. 이제 다 끝났어.”무엇이 금지 구역인가?바로 들어갈 수 있어도 살아나오지 못하는 곳을 가리킨다.일행이 떠나려고 할 때 변고가 발생했다.다들 무술인이니 주변에 일어나는 기운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어딘가 전해지는 강력한 기운에 그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쿵!그때 방패가 폭발하자 덩굴들이 잘려서 사방에 떨어졌다.순간 검기가 기승을 부리며 계속 뻗어오는 덩굴을 잘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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