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그럼요. 하지만 생산 라인이 없어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없어요.”이제마는 대답하면서 처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생산 라인이요?”손가을이 휴대폰을 들더니 보건품 생산 담당자를 불렀다.“손 대표님,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담장자는 2분만에 도착했다.“앉아서 이 처방을 보세요. 저희가 생산할 수 있을까요?”손가을은 처방을 건네며 물었다.담당자는 두 손으로 받아 자세히 읽어보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원료는 다 있습니다. 생산 라인만 조금 바꾸면 가능하지만 하루에 만 개만 생산할 수 있어요.”아쉽게도 수량이 너무 적었다.이제마의 처방에 따르면 매일 3번, 일주일을 먹어야 완전히 나을 수 있었다.삼선 클럽에서 미친듯이 신의 물을 시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해독약이 필요했다.“일단 가서 준비하세요.”그래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더 나으니 염구준은 담당자에게 지시했다.“생산 라인 하나로는 부족해요. 시간을 끌면 약을 먹어도 후유증이 남게 되죠.”이제마가 이해관계를 전부 털어놓았다.사태가 심각하여 두통이 밀려왔다.똑똑…염구준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했다.“내일 천약산시에 윤대약을 찾아갈게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윤씨네 제약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적합한 생산 라인을 찾으면 문제없을 것이다.제약 방면에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일단 지인들부터 찾아야 했다.“그럴지도 모르죠. 비록 그 사람과 맞지 않지만 나라에 충성심이 강해서 어떻게 할지는 잘 알 거예요.”이제마도 이 방법에 동의했다.이유가 어찌 됐든 윤대약의 아들 윤성호가 염구준의 손에 죽었으니 단시간에 원한을 풀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그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결정했다.“이렇게 결정하죠. 일단 저랑 같이 식사하고 내일 출발할게요.”그런데 사태는 예상밖으로 더 악화되었다.저녁에 세상이 놀랄 만한 뉴스가 발표되었는데 전부 신의 물과
윤대약은 한마디도 지지 않고 얼굴을 찌푸리며 반격했다.두 사람의 기세를 보아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았다.중요한 순간에, 염구준이 나서서 중재를 섰다.“저희 들어가서 얘기하죠. 중요한 일이라 자세히 말씀드려야 합니다.”“알았다.”윤대약은 길을 안내하면서 이제마를 힐끗 노려봤다.이제마는 꼴 보기 싫은 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세 사람이 정실에 도착하자마자 염구준이 여기로 찾아온 의도를 말하면서 처방약을 건넸다.윤대약이 처방약을 보더니 이제마의 걸작인 것을 알고 힐끗 쳐다봤다.“처방이 평범하네. 우리한테 생산 라인이 2개 있는데 매일 3만 정도 가능해. 하지만 원재료가 부족해서 3일 뒤부터 시작할 수 있다.”이제마의 처방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손씨 그룹의 설비와 악재 비축량이니 윤씨 가문에서 약재가 부족한 것은 당연했다.“윤씨네 생산 라인도 별거 없네.”이제마가 타이밍을 잡고 신경을 긁었다.두 사람이 또 싸울 것 같아 염구준이 바로 말했다.“그럼 윤 선생님은 다른 제약회사를 알고 있습니까? 저한테 소개해 주세요.”3일을 기다려야 하다니 시간이 촉박했다.누군가 신의 물을 마시고 목숨이 위태해진 것만 상상해도 그는 마음이 불편했다.윤대약도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말했다.“이틀 뒤에 제약상회에서 행사를 진행하는데 제약 업계 거물들이 대부분 참석하거든. 그때 나랑 같이 가자. 설득할 수 있을지는 네 능력에 달렸어.”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틀 뒤에 만나고 약 생산을 서둘러 주십시오.”염구준은 일어서서 떠났다.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일이라 전화상으로 충분히 상의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에게 부탁하려면 직접 찾아가야 성의를 보여줘야 했다.그의 뒷모습을 보던 윤대약은 입술을 오므리다가 결국 털어놓았다.“염구준, 지난번 대결 이후 윤씨 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어. 네가 트럭에 돈을 보냈냐?”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통쾌하게 말했다.“사람이 좋은 것 같아서 지원한 거예요.
퍽, 퍽!“주상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전화를 받자마자 치고 박는 싸움 소리와 청룡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딱 봐도 버티지 못하고 지원 요청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너와 직선 거리로 50킬로미터도 안 돼.”염구준이 휴대폰 화면에서 위치를 확인했다.다른 사람들은 그를 추적할 수 없지만 그는 전신전의 모든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저희가 삼선 클럽의 거주지를 공격했는데 반천인 고수가 있어서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부디 지원해 주십시오.”생사가 갈리는 중요한 순간에 청룡은 체면 따위 뒤로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끝까지 버텨. 지금 바로 갈게.”염구준은 전화를 끊고 전방 고속도로로 빠져 청룡에게 달려갔다.4대 전존의 실력으로 평범한 반천인 고수를 만나도 어느 정도 시간을 끌 수 있다.하지만 상대방에게 조력자가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안전벨트 꼭 매세요.”염구준은 이제마에게 주의를 주고 전속으로 달렸다.동시에 외딴 산골에 한 무리가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한 쪽은 4대 전존을 비롯한 전신전 부하들이고 다른 한 쪽은 삼선 클럽 직원들이었다.조용하던 산골은 이미 전쟁 여파로 초토화되었다.“다들 끝까지 버텨! 주상님이 곧 오신다!”통화를 마친 청룡은 큰소리로 말하며 기세를 북돋았다.단서에 신의 물을 제조하는 장소라고 적혀 있어서 찾아왔는데 반천인 고수들의 거주지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누가 와도 너희들은 다 죽을 것이다!”상대방 측에 몸이 마른 남자가 이상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남자의 이름은 계찬, 삼선도가 용하 기지에서 키운 12명 노예 중 한 명이었다.호찬의 뒤를 이어 또 한 명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4대 전존은 그를 상대하기 버거워 가까스로 버텼다.자칫 잘못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전신지상과 반천인은 한 발 차이지만 기운에서 많이 딸렸다.“결계를 쳐라!”청룡은 목숨을 걸고 최후의 작전을 펼쳤다.고대의 전투 작전을 펼치면 네 사람의 위력이 급속이 상승하지만 기운은 빨리 소모되었다.일단 기운이 소
“빨리 진을 만들어!” 계찬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11명의 사람이 그에게로 달려갔는데, 제일 약한 사람도 무성의 경지에 이른 강자였다.곧이어 그들 역시 고전진을 이루었다.쾅쾅!상대방이 공격 해오자 계찬은 서슴없이 공포스러운 기운을 풀었고, 이에 네 명의 전존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몇 미터 밖으로 나가떨어졌다.계찬 등이 만든 고전진은 보통이 아니었다. 무려 네 명의 전존들이 만든 것과 막상막하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덟 명이고 또 반보천인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가 없었다.“너희 따위가 감히 어떻게 우리를 이길 수 있겠어?”우세를 차지한 계찬은 이미 이겼다고 생각해 오만하게 말했다. 휙.청룡은 두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노려보며 손을 저어 강제로 진을 해제했다.지금의 형세를 아주 똑똑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저 녀석을 막고 있을 테니 사람들을 데리고 철수해.”만약 사투를 벌인다면 다 죽을 게 뻔했다.“아니, 안 가.”하지만 다른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거절했다.만약 청룡이 우세를 차지했다면 갔을 테지만 지금 그들이 떠나면 청룡은 죽을 게 뻔하니 당연히 갈 생각이 없었다.전신전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맹세했었다. 죽더라도 함께 죽기로 말이다.이건 결코 농담으로 했던 말이 아니었다.“아무도 갈 생각 하지마.”상대방의 생각을 알아차린 계찬은 싸늘하게 말하고는 과감하게 공격했다.이곳의 기지는 노출돼선 안 되기 때문에 그는 누구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 ‘절대 못 가지.’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그들은 적절한 기회를 놓쳐버렸다.“목숨을 걸고 싸워라!”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청룡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데리고 돌진했다.죽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전신전의 체면을 깎은 것만 같아 조금 부끄러웠다.“죽어라! 다음 생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건드리지 마.”계찬은 흉악한 얼굴을 하고서 진의 위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고 4대 전존의 코앞까지 달려갔다.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 혹여나 일
네 사람은 일제히 대답하고 다른 전역을 향해 달려갔다. 비록 상태가 좋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오합지졸을 상대하기엔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저 녀석들과 한패였구나?” 계찬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염구준은 도명욱을 죽이고 호찬을 거둬들인 탓에 삼선 클럽의 위험인물로 찍혀 사람들의 수중에 그의 사진이 있었다.“오, 날 알면 얘기가 쉬워지겠네. 이러면 너도 눈 감고 죽을 수 있겠어.”염구준은 대답을 하고 나서 바로 기운을 내뿜었다.삼선 클럽 사람들과 딱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그저 삼선 클럽을 뿌리째 뽑고 싶기만 했다.“오만하기는. 내가 만든 진은...”계찬이 계속 떠들어댈 때, 염구준은 바로 돌진했다.모래주머니만한 크기의 주먹에는 기운이 모여있었고, 권봉도 솟아올라 있어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주었다.“힘 아끼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 막아!”이 기세를 본 계찬은 무서워서 사람들을 얼른 재촉했다.이렇게 강한 기운을 처음 느껴보기 때문에 자신이 없어서였다.“하앗!”전진 중의 12명은 크게 소리치며 진기를 극대치로 끌어올리고 함께 단단한 방어막을 만들었다. 계찬은 이렇게 강대한 방어막이 있는 이상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펑!그러나 염구준의 한방에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던 방어막은 부숴져 자그마한 진기로 변한 뒤 공기중에 흩어졌다.일격도 당해 내지 못 한 것이다.“전진은 괜찮았지만 실력이 좀 약해. 만약 12명의 반보천인이 만든 거였다면 터무니없이 강했을 텐데.”염구준은 담담하게 평가했다.물론 이건 그도 한 번 말해본 것에 불과했다. 반보천인이 그렇게 흔한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이었다.“커헉!”유일하게 살아남은 계찬은 겨우 일어서서 피를 토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분명했다.그의 얼굴에는 현재 충격 받은 표정만 어려있었다.“삼선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염구준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삼선이 정말로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호찬이 했던 말
전신전의 사람들은 곧 기지 안의 노인들을 구해냈는데, 위독한 사람들은 헬리콥터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고 나머지는 한쪽에서 차를 기다리게 했다. 도시로 실어간 뒤 그곳에서 다시 집까지 태워다주기 위해서였다. 지금 사람들의 모습은 차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구준이 너니?” 이때, 한 노인이 압축 비스킷을 뜯으며 염구준의 앞으로 걸어갔다. “당신은...”노인은 온몸이 지저분하고 머리카락과 수염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야.”이 말에 그는 수염을 다듬고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드러냈다.상대방을 알아본 염구준은 마음이 조금 복잡해져 얼굴이 굳어졌다.며칠 전, 상대방은 진숙영을 끌고 삼선 클럽의 다른 지부를 찾아가려고 했었고, 완곡하게 충고하는 진숙영을 향해 얼굴을 구기고는 악담을 퍼부었었다.“휴, 먼저 가서 쉬세요. 조금 있다가 차가 도착하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예요.”염구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굳이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뭐라고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로 정신 차리고 앞으로 사기 당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그가 비록 용하국의 수호신이긴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구를 모두 옆에서 지킬 수는 없는 법이었다.“그래, 고마워.”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면서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후회를 한 게 분명했다.다른 사람들의 상태로 볼 때, 모두 적지 않게 놀란 것 같아 보였다.‘어쩌면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악몽이 될 수도 있겠지.’하지만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이므로 이건 다른 사람을 탓할 수 없었다.앞에 있는 노인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불편했던 염구준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 휴대폰을 꺼내 손가을에게 사람들이 삼선 클럽을 믿지 않도록 이 일을 널리 퍼뜨려 달라고 메세지를 보냈다.[알겠어.]얼마 지나지 않아 손가을이 답장을 보내왔다.곧이어 버스와 대형 수송기가 도착했고, 사람들은 재빨리 이곳을 떠났다.쾅!큰 소리와 함께 기지 전체가 무너졌고, ‘
한편, 이 도시의 밝은 등불이 켜진 방 안에서 누군가 크게 화를 내고 있었다. 팍!“나쁜 새끼, 겨우 하나 밖에 없는 ‘신의 물’ 생산 기지를 박살내?”화를 내는 사람은 당연히 우대영이었다.만약 황지혁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벌써 뛰쳐나가서 염구준과 싸웠을 것이다.생산 기지가 박살난 것도 모자라 불리한 보도기사까지 퍼졌으니 삼선 클럽은 이번에 큰 일이 난 셈이었다. 그는 현재 심장까지 아팠다.“침착해. 우리 둘만으로는 그 놈의 적수가 아니니까.”황지혁은 그에 비해 매우 듬직했다.낮에 염구준이 한방으로 계찬의 진을 부순 모습이 카메라에 찍혀서 그들에게 전해졌었는데, 당시 그들은 매우 크게 놀랐었다.“그럼 어떻게 할 건데?”우대영은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황지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었다.“우선 먼저 수중에 있는 ‘신의 물’ 을 처리하고 도망칠 준비를 하자.”“그리고나서 나머지 10여 명의 부하들더러 염구준을 죽이라고 하는 거야.”삼선 클럽의 명성은 이미 더럽혀져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건 도망가는 거잖아. 돌아가서 도주님한테는 어떻게 말 할 건데?”우대영은 지금 화가 난 상태라 상대방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는 남자라면 응당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염구준과 한 번 붙어보고 싶었다.황지욱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네 마음대로 해. 다만 갈 거면 너 혼자 가.”사람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인데, 같은 계급의 사람이 자신을 막 대하니 그 역시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화내지 마. 형 말대로 하자.”우대영은 심호흡을 하고 결국 타협했다. 어쩔 수 없었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더 똑똑하니까 말이다.두 사람은 곧바로 염구준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제마는 배가 고팠지만 일부러 아닌 척 말했다.“겨우 아침 사준 걸로 제가 이 일을 그냥 넘어갈 거란 생각 하지 마세요.”이때 백학 건물은 비록 열지 않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자라서 그런 이야기인 것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었으나 염구준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다름 아닌 두 사람 모두 강호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저를 보는 눈빛을 눈치채고는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한 눈 본 뒤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예민한 통찰력을 가졌네.’팍!노인은 준비를 마친 후에 책상을 두드리며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오늘 할 이야기는 인류 동맹군의 분기와 사방으로 흩어진 팔옥패에 관한 것이야.”“당시를 회상해보면...”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흥미진진하게 들었지만, 염구준은 다른 생각에 빠졌다.‘팔옥패가 나한테 있는 옥패와 연관이 있을까?’그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들었지만 첫 마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날조한 것처럼 신빙성이 높지 않았다.‘하긴, 옥패와 연루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멋대로 떠들고 다닐 리가.’그러나 그는 여전히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여겨졌다.사람들이 한참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을 때,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걸어와 좋지 않은 말투로 얘기했다.“여기서 길 막지 말고 다 꺼져.”이에 옆에 있던 소녀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미 관광지 노점비까지 줬는데, 댁이 뭐가 돼서 우리 보고 가라 마라예요?”강호의 사람이 겨우 경호원 몇 명을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야, 오늘 제약상회에서 행사를 거행하니까 여기서 길 막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말 안 들으면 그 결과는 혼자 감당해.”경호대장의 말에는 협박이 가득했다.소녀는 계속 말대꾸를 하려고 했으나 노인이 그녀를 불러세웠다.“너는 사람이야. 사람이 개랑 어떻게 제대로 소통을 할 수 있겠어?”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만, 그것도 자칫하면 맞을 수도 있는 말만 골라서 한 걸 보면 그가 조금 개구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어이, 노인네, 죽고 싶어?”이에 경호대장은 버럭
그제야 이연은 이해했다.염구준의 말은 대장이 다른 일행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대장은 그녀의 선배이자 여기까지 오면서 일행을 알뜰하게 보살핀 착한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살인자와 연상하겠는가?아무리 추운 밤도 대장의 식은땀을 억제하지 못했다.“염구준, 다 죽었어.”한참 뒤, 텐트에서 초상비의 목소리가 들렸다.대장은 본인이 한 짓이 들통나자 한 손에 비수를 꺼내면서 눈앞의 이연을 붙잡으려 했다.인질로 가장 약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이렇게 악랄하고 결단력 있는 수법은 처음 같지 않았다.퍽!하지만 대장의 손이 이연의 팔에 닿기 전에 보는 앞에서 비수가 멀리 날아갔다.염구준이 검기로 비수를 날려버린 것이다.“아아악!”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탓에 한참 뒤에야 대장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소리를 질렀다.손목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허공에서 대장의 몇몇 혈자리를 찍었다.일단 목숨을 살려주려고 피가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다.“초상비, 영상 찍어.”그 말에 초상비는 휴대폰을 들고 옆에서 영상을 찍었다.이미 겁에 질려 넋이 나간 이연은 옆으로 털썩 주저앉았다.“말해. 왜 죽였어? 솔직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보내줄게.”염구준은 이유를 알고 싶었다.비록 일행은 죽었지만 진실은 남아있을 것이다.대장은 피가 멎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봤다.“오늘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오설희 그 천한 년은 본인이 예쁘다고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리고 대영은 집에 돈이 좀 있다고 매일 큰소리나 치잖아. 죽어 마땅한 놈이야.”…대장은 모든 사람이 죽어 마땅한 이유를 내세웠다.대부분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연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매일 웃던 얼굴 뒤에 이런 악마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너도 똑같아.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손 대표가
“됐어. 이제 네 말은 안 믿어.”염구준의 공세는 꺾이지 않고 여전히 날카로웠다.문수찬에게 숨 돌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런 늙은 여우가 하는 말은 신뢰가 낮아서 들어줄 가치도 없었다.게다가 이미 용의 기운을 얻었으니 이것으로 거록 존주를 유인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수상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커졌는데 거록 존주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의 공격은 점점 거세졌다.문수찬은 번마다 밀려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날 죽이면 안 된다. 문씨 가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문수찬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풉!하지만 염구준이 검을 빠르게 휘두르자 그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문수찬은 목이 베어서 죽었다.염구준은 검을 거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미 텅 비어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반보천인 세 명은 진작에 도망친 것 같았다.“아쉽게도 용의 기운은 이미 3분의 1밖에 융합하지 않았네.”염구준은 손을 들어 기운을 끌어내자 황금색 빛이 반짝거렸다.체내의 기운은 조금 더 순수해졌을 뿐, 타인의 말처럼 천인 경지에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다.어쩌면 염구준은 원래 실력이 막강해서 용의 기운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때 숲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초상비가 이연을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염구준, 여기 있었구나!”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음에 시간을 잘 지켜. 아니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어.”경고할 필요가 있었다.“알았어. 다음에 또 이러면 내 머리를 내놓을게.”초상비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늦게 도착한 탓에 염구준이 피동적인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알았으면 됐어. 짐들 챙기고 날이 밝으면 출발하자.”염구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빠, 온몸이 피투성이예요. 붕대라도 감아드릴까요?”이연은 염구준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필요 없어. 찰과상일 뿐이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나아.”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세 사람은 얘기를 나누면서 진씨네 저
“이 기운은 뭐냐?”다섯 반보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검을 잡더니 염구준의 기운이 순식간에 이 정도로 폭증할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최강 실력을 갖추었다.“공격합시다!”문수찬 일행은 준비한 후 기운을 쇠구슬에 주입하고 염구준에게 던졌다.쇠구슬이 스치는 곳마다 청석판은 부서지고 지면은 가라앉았다.지금 상황에서 물러서는 것은 이미 늦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을 앞으로 찌르며 검기를 쇠구슬에 조준시켰다.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검초식이 완벽하지 않았다.쿵!쌍방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대치하다가 쇠구슬이 갑자기 폭발하자 쇠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바로 앞으로 돌진했다.“도망쳐!”왕 영감 외에 나머지 네 사람은 각자 쇄룡산맥으로 쉬지 않고 도망쳤다.그들 모두 투기주의자라 사투를 벌일 생각은 없었다.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재빨리 도망쳤다.게다가 방금 공격으로 이미 졌다.“나쁜 놈들!”반응이 반 박자 늦은 왕 영감은 화를 냈지만 염구준이 곧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그는 해머를 들고 전신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필사적으로 돌진했다.쿵!순식간에 염구준이 돌진하면서 그를 살해했다.평범한 반보천인 따위 그의 초식을 받아낼 수 없었다.“꿀꺽!”다섯 반보천인에서 한 사람이 죽고 네 명이 도망쳤다.관전하던 부하들은 마른 침만 삼킬 뿐,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했다.염구준이 작정하고 공격한다면 그들은 도망칠 기회도 없을 것이다.촤아아악!염구준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한 방향으로 돌진했다.바로 문수찬이 도망친 방향이었다.문수찬은 상대를 죽이지 못하니 도망친 것이다.“도망쳐! 이곳에서 떠나!”남은 5대 가문의 부하들은 소리를 지르며 진씨 저택에서 도망쳤다.우두머리들이 도망치고 없는데 계속 여기 있는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방금 치열하게 싸우던 진씨 저택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의 목표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바로 문수찬.나머지 반보천인
한 사람의 공격은 무섭지 않지만 한 무리가 집결해서 공격하면 버틸 수 없다.염구준의 방어 기운이 곧 파괴될 것 같았다.부하들의 공격이 끝나자 다섯 반보천인이 근거리에서 공격을 펼쳤다.무기가 없는 탓에 염구준은 약간 밀려서 조금은 버거웠다.1 대 5 싸움에만 전념하고 원거리 공격은 몸으로 버텨내야 했다.실은 염구준이 혼자서 한 무리와 싸우는 것이었다.쿵!전쟁터에서 강력한 기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주변은 여파로 인해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싸움이 지속되면서 염구준의 몸에 상처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전에 용과 싸우면서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낭패하지 않았을 것이다.‘초상비, 언제 오는 거야?’염구준은 속으로 욕하면서 눈을 흘겼다.이미 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가장 미친 계획으로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었다.“하하하, 염구준. 강호에서 너를 재능이 뛰어나다고 찬사를 하던데 이제 보니 멍청하고 무식한 놈이었구나.”우위를 차지한 문수찬이 비아냥거렸다.“멍청하다고? 그럼 누가 멍청하게 먼저 죽을지 두고 보자.”염구준이 버럭 화를 냈다.갑자기 그의 몸에서 황금색이 번쩍이더니 용의 기운과 체내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융합했다.“미친놈, 귀한 보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전력으로 저놈을 막읍시다.”용의 기운이 사라지게 되자 마음이 다급한 문수찬이 재촉했다.염구준이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그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게다가 경솔하게 용의 기운을 융합하면 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지금 염구준은 칼끝에 서서 춤을 추는 격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의 단전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기운을 최고봉 상태로 끌어올렸다.다섯 사람은 공세를 가했지만 결국 실패했다.쿵!용의 기운이 어느 정도 융합되자 염구준의 기운이 이상하리만큼 난폭해지면서 몸이 터질 것 같았다.“물러서세요!”문수찬은 두려워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정말 몸이 폭발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죽지는
염구준은 주먹으로 용을 내리치면서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진시켰다.쿵!용은 힘이 빠졌는지 더는 난폭하게 굴지 않아, 일단 체내에 흡수시켜 저장하려고 했다.슝!염구준은 엄청난 흡입력을 발산하면서 황금색 용의 기운을 본인의 단전에 흡수시켰다.지금 이 기운을 융합할 시기가 아니었다.“저놈을 죽이면 용의 기운은 우리 몫이 됩니다.”문수찬이 제일 먼저 대검을 들고 공격했다.나머지 네 사람도 뒤처지지 않고 바짝 따랐다.모두 무기를 들고 강력하게 염구준을 공격했다.각 가문의 부하들은 자신이 나서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멀리서 기운으로 습격했다.스스슥!염구준은 그들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용의 기운을 흡수한 순간, 점프하여 멀리 떨어져 있었다.“포위하세요. 저놈을 놓치면 5대 가문에서 20년 동안 공들인 계획이 물거품이 됩니다.”문수찬은 마치 자신의 물건이 빼앗긴 것처럼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실제로 그는 강도나 다름없었다.애초에 용의 기운을 위해 진씨 가문을 멸망시킨 것이었다.“우리가 막았습니다.”누군가 미리 앞에서 염구준의 앞을 가로막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용과 싸우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한 이 기회를 노린 것이다.쿵!염구준이 손으로 검결을 펼치자 한 줄기 검기를 발사되며 상대방을 살해했다.이 사람들의 작전은 인정하지만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었다.“겁먹지 마세요. 이미 체력이 떨어져서 방금 같은 공격은 더는 할 수 없습니다.”문수찬은 일행을 격려하며 염구준의 체력을 소모시키려고 작정했다.하지만 일행은 그 말을 믿고 목숨을 걸고 돌진했다.동시에 쇄룡산맥에 그림자 하나가 등에 검을 메고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었다.“호랑이가 평지에 가도 놀림을 당할 수 없는 법이지.”염구준은 왼쪽 주먹을 쥐고 앞을 가로막는 놈들을 가차 없이 살해했다.전신지상 실력이라도 몇 초식도 버티지 못했다.문수찬을 포함한 다섯 반보천인은 걸음을 멈추고 서로 쳐다보았다.지금 염구준은 한창 전의를 불사르고 있어 누구도 먼저 공격하려고 하
문수찬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다른 대책을 마련했다.“여러분, 돌아왔으니 우리 작전을 상의합시다.”그가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상대방을 쳐다봤다.“작전?”4대 가문의 가주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할 뿐, 무슨 작전인지 알지 못했다.전에도 작전에 관해 들은 적이 없었다.“문 영감,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하고 얼버무리지 마.”왕 영감이 툭 까놓고 말했다.“이따가 염구준의 힘이 빠지면 우리 함께 공격해서 그자를 죽이고 용의 기운을 나눕시다. 제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었어요. 저놈이 함정에 빠지길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기밀 유지를 위해서 방금 말하지 않았죠.”문수찬이 전혀 흠을 찾을 수 없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네 가주와 한 편이 되었다.정말 치밀한 모략이었다.방금 염구준이 용과 싸우다 양쪽 모두 죽는다면 문수찬이 혼자서 용의 기운을 손에 넣고 도망칠 생각이었다.하지만 실패한 이상, 지금 상황에서 네 가문과 연합하여 염구준을 상대해야 했다.어찌 됐든, 여기서 절대 질 수 없었다.용의 기운을 얼마나 가질지 모르겠지만 패배하면 아무도 차려지지 않기 때문이다.“참말로 치밀한 작전이군. 방금은 우리가 오해했어.”왕 영감이 공수하며 말했다.솔직히 문수찬의 말을 믿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이어서 5대 가문은 주변을 포위하여 염구준과 용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염구준의 힘이 다하면 전부 공격하여 포위할 작정이었다.그러나 염구준은 진작에 그 작전을 눈치챘다.다시 유인하려면 쉽게 허점이 들어나서 모두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지금 상황은 변했다.다섯 명의 반보천인 고수가 호시탐탐 공격할 기회를 노리니 기습 공격을 대비해야 했다.중요한 순간에 공격해 오면 버틸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염구준은 공격을 피하면서 위성 전화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주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위험한 상황에서 전화로 유언이라도 남기는 줄 알았다.“초상비, 어디까지 왔어?”염구준이 큰소리로 물었다.“미안, 숲이 어두워서 방금 길을 잃었어.”“아
재난을 당한 문씨 가문은 용의 기운에 휩쓸리기만 하면 사상자가 나타났다.열받은 문수찬은 씩씩거리며 고함을 질렀다.“염구준, 이 개자식아! 후배들을 죽이다니 넌 사람도 아니야!”무술인이 말하는 후배는 실력이 약한 사람을 가리켰다.나이를 따지자면 어떤 무술인은 염구준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여우 같은 영감탱이, 나를 함정에 빠트린 대가야. 이제 와서 손해를 보니까 억지를 부리는 건가? 낯짝이 아주 대영보다 더 두껍네.”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문씨 가문을 향해 돌진했다.얼마지나지 않아 20명이 넘던 일행이 5명밖에 남지 않았다.그들은 전부 문수찬 옆에 서 있었다.정말 완벽한 작전이었는데 결국 문씨 가문에서 참담한 피해를 입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문수찬은 그래도 통제 범위내에 있다고 생각했다.마지막에 용의 기운을 얻는다면 부하들이 다 죽어도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그때 염구준은 계속 용과 싸우면서 빈틈을 발견했다.용은 머리도 없고 감정도 없어서 공격할 때마다 간격이 일정하고 위력도 점점 약해졌다.하지만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았다.“전력으로 염구준을 공격해라!”상황이 심상치 않자 문수찬은 몇 명밖에 안 되는 정예병에게 명령을 내렸다.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염구준과 용이 함께 죽고 문수찬이 힘을 들이지 않고 용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런 좋은 일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쿵!문씨 가문에서 힘을 합쳐 염구준을 공격했다.약한 공격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염구준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용이 공격할 때 습격하여 상대방을 죽이려는 속셈이었다.이번에 용을 공격했지만 용의 기운은 크게 소진되지 않았다.무술인이 흡수할 정도로 용의 기운을 약하게 만들려면 균등한 에너지가 필요했다.“멈춰라!”그때 왠지 이용당한 느낌이 들어서 문수찬이 저지시켰다.염구준이 여유있게 용과 싸우는 것을 보고 상대방의 실력이 자신보다 높다는 것을 알아챘다.“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할게.”염구준은 뒤에 바짝
시간이 긴박하여 문수찬은 말을 아꼈다.언뜻 들어보면 상대방 수가 많지만 염구준이 더 우위를 차지했다.“그럼 시작합시다. 비열한 수작은 부리지 마세요.”염구준은 몸에 기운을 끌어내면서 한마디 경고했다.용의 기운은 점점 난폭해지면서 땅밑에서 빠르게 올라왔다.그 기운은 엄청 강했다.“크아앙!”포효하는 소리와 함께 황금빛이 나타나더니 강력한 에너지가 땅을 뚫고 나왔다.공포스러운 위압감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억눌려 움직이지 못했다.전신 경지에 도달한 무술인만 전투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다.용은 위천인경 힘을 갖고 있었다.그 기운이 일렁거리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황지열과 청목 존주가 발산하는 기운과 같은 레벨이었다.지금 힘의 강도와 난폭한 정도를 보면 체내에 흡수할 수 없었다.“왔어요.”“크아앙!”용이 낮게 포효하더니 황금색 용으로 변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기운은 형태가 없는 것인데 여러 형태로 변할 수 있었다.“응?”그때 염구준은 본인만 공격하는 것을 알아챘다.문수찬은 진작에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상대방 계략에 넘어간 것 같았다.“크아앙!”용은 커다란 입을 벌이고 황금빛을 발사했다.바로 체내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염구준은 오른 주먹을 무찌르며 공격을 막았다.바로 그때 용이 공격을 한 후, 몸의 에너지가 조금은 약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에너지가 있는 생물은 종종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문이다.그래서 힘이 덜 드는 방법으로 싸우려고 마음먹었다.천천히 용의 기운을 소모시키고 손아귀에 넣을 생각이었다.이어서 염구준은 선공격하지 않고 피해서 다녔다.용은 강하지만 머리가 아둔했다.진씨 가문 고택의 광장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염구준의 개인쇼가 되어버렸다.문수찬이 뒤로 물러서니 부하들도 나서지 않고 구경만 했다.그 모습은 어부지리를 챙기겠다는 뜻이었다.쿵!염구준은 위로 번쩍 뛰며 용의 맹렬한 공격을 피했다.용의 기운에 함유한 에너지가 너무 방대하여 짧은 시간에 소진하기 어려웠다.만약 전력으로 맞선다면 더
고요한 밤, 갑자기 굉장한 소리가 정적을 깼다.“보물이 나타났어. 저택 남쪽 방향이야.”멀리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했다.각 가문의 책임자들이 문수찬을 돌아봤다.염구준은 상대방의 유인 작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5대 가문에서 남은 4대 가문은 버럭 화를 내며 따졌다.“문수찬, 우리를 속였어? 보물을 찾으면 균등하게 나눈다고 했잖아.”“문씨 가문이 이렇게 처사하는 것은 공공의 적이 되겠다는 것인가?”“왕 영감, 가지 마.”방금까지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누가 돌진하자 4대 은세가문에서 전부 뒤를 따라갔다.남은 사람은 문씨 가문밖에 없었다.문수찬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그는 염구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염 선생님, 우리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시작하세요.”“알았어요. 열쇠는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가운데로 가면서 물었다.“바로 저기 있습니다.”문수찬이 일장을 날려 청석판을 부수자 네모난 구멍이 나타났다.잘도 숨겨 놓았다.염구준이 앞으로 다가가 석판을 구멍에 정확하게 집어넣었다.끼이익!하지만 거슬리는 소리가 날 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염구준은 물론 문수찬마저도 어리둥절했다.“문 장로님,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세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지금 상황을 보면 왠지 놀림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보가 틀릴 리는 없어요. 석판도 진짜여서 이럴 리가 없어요.”문수찬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엄청 많은 힘을 소모하고 4대 가문에게 밉보이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마음이 괴로웠다.그 표정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방법을 찾기로 했다.이번에 석판을 뒤집어서 넣자 홈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드르륵!”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닥이 진동하면서 광장 가운데가 열리기 시작했다.이 석판 아래는 토지층이라 지하 공간도 없었다.모두 이 기관의 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