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진을 만들어!” 계찬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11명의 사람이 그에게로 달려갔는데, 제일 약한 사람도 무성의 경지에 이른 강자였다.곧이어 그들 역시 고전진을 이루었다.쾅쾅!상대방이 공격 해오자 계찬은 서슴없이 공포스러운 기운을 풀었고, 이에 네 명의 전존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몇 미터 밖으로 나가떨어졌다.계찬 등이 만든 고전진은 보통이 아니었다. 무려 네 명의 전존들이 만든 것과 막상막하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덟 명이고 또 반보천인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가 없었다.“너희 따위가 감히 어떻게 우리를 이길 수 있겠어?”우세를 차지한 계찬은 이미 이겼다고 생각해 오만하게 말했다. 휙.청룡은 두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노려보며 손을 저어 강제로 진을 해제했다.지금의 형세를 아주 똑똑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저 녀석을 막고 있을 테니 사람들을 데리고 철수해.”만약 사투를 벌인다면 다 죽을 게 뻔했다.“아니, 안 가.”하지만 다른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거절했다.만약 청룡이 우세를 차지했다면 갔을 테지만 지금 그들이 떠나면 청룡은 죽을 게 뻔하니 당연히 갈 생각이 없었다.전신전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맹세했었다. 죽더라도 함께 죽기로 말이다.이건 결코 농담으로 했던 말이 아니었다.“아무도 갈 생각 하지마.”상대방의 생각을 알아차린 계찬은 싸늘하게 말하고는 과감하게 공격했다.이곳의 기지는 노출돼선 안 되기 때문에 그는 누구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 ‘절대 못 가지.’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그들은 적절한 기회를 놓쳐버렸다.“목숨을 걸고 싸워라!”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청룡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데리고 돌진했다.죽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전신전의 체면을 깎은 것만 같아 조금 부끄러웠다.“죽어라! 다음 생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건드리지 마.”계찬은 흉악한 얼굴을 하고서 진의 위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고 4대 전존의 코앞까지 달려갔다.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 혹여나 일
네 사람은 일제히 대답하고 다른 전역을 향해 달려갔다. 비록 상태가 좋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오합지졸을 상대하기엔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저 녀석들과 한패였구나?” 계찬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염구준은 도명욱을 죽이고 호찬을 거둬들인 탓에 삼선 클럽의 위험인물로 찍혀 사람들의 수중에 그의 사진이 있었다.“오, 날 알면 얘기가 쉬워지겠네. 이러면 너도 눈 감고 죽을 수 있겠어.”염구준은 대답을 하고 나서 바로 기운을 내뿜었다.삼선 클럽 사람들과 딱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그저 삼선 클럽을 뿌리째 뽑고 싶기만 했다.“오만하기는. 내가 만든 진은...”계찬이 계속 떠들어댈 때, 염구준은 바로 돌진했다.모래주머니만한 크기의 주먹에는 기운이 모여있었고, 권봉도 솟아올라 있어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주었다.“힘 아끼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 막아!”이 기세를 본 계찬은 무서워서 사람들을 얼른 재촉했다.이렇게 강한 기운을 처음 느껴보기 때문에 자신이 없어서였다.“하앗!”전진 중의 12명은 크게 소리치며 진기를 극대치로 끌어올리고 함께 단단한 방어막을 만들었다. 계찬은 이렇게 강대한 방어막이 있는 이상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펑!그러나 염구준의 한방에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던 방어막은 부숴져 자그마한 진기로 변한 뒤 공기중에 흩어졌다.일격도 당해 내지 못 한 것이다.“전진은 괜찮았지만 실력이 좀 약해. 만약 12명의 반보천인이 만든 거였다면 터무니없이 강했을 텐데.”염구준은 담담하게 평가했다.물론 이건 그도 한 번 말해본 것에 불과했다. 반보천인이 그렇게 흔한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이었다.“커헉!”유일하게 살아남은 계찬은 겨우 일어서서 피를 토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분명했다.그의 얼굴에는 현재 충격 받은 표정만 어려있었다.“삼선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염구준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삼선이 정말로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호찬이 했던 말
전신전의 사람들은 곧 기지 안의 노인들을 구해냈는데, 위독한 사람들은 헬리콥터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고 나머지는 한쪽에서 차를 기다리게 했다. 도시로 실어간 뒤 그곳에서 다시 집까지 태워다주기 위해서였다. 지금 사람들의 모습은 차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구준이 너니?” 이때, 한 노인이 압축 비스킷을 뜯으며 염구준의 앞으로 걸어갔다. “당신은...”노인은 온몸이 지저분하고 머리카락과 수염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야.”이 말에 그는 수염을 다듬고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드러냈다.상대방을 알아본 염구준은 마음이 조금 복잡해져 얼굴이 굳어졌다.며칠 전, 상대방은 진숙영을 끌고 삼선 클럽의 다른 지부를 찾아가려고 했었고, 완곡하게 충고하는 진숙영을 향해 얼굴을 구기고는 악담을 퍼부었었다.“휴, 먼저 가서 쉬세요. 조금 있다가 차가 도착하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예요.”염구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굳이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뭐라고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로 정신 차리고 앞으로 사기 당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그가 비록 용하국의 수호신이긴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구를 모두 옆에서 지킬 수는 없는 법이었다.“그래, 고마워.”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면서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후회를 한 게 분명했다.다른 사람들의 상태로 볼 때, 모두 적지 않게 놀란 것 같아 보였다.‘어쩌면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악몽이 될 수도 있겠지.’하지만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이므로 이건 다른 사람을 탓할 수 없었다.앞에 있는 노인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불편했던 염구준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 휴대폰을 꺼내 손가을에게 사람들이 삼선 클럽을 믿지 않도록 이 일을 널리 퍼뜨려 달라고 메세지를 보냈다.[알겠어.]얼마 지나지 않아 손가을이 답장을 보내왔다.곧이어 버스와 대형 수송기가 도착했고, 사람들은 재빨리 이곳을 떠났다.쾅!큰 소리와 함께 기지 전체가 무너졌고, ‘
한편, 이 도시의 밝은 등불이 켜진 방 안에서 누군가 크게 화를 내고 있었다. 팍!“나쁜 새끼, 겨우 하나 밖에 없는 ‘신의 물’ 생산 기지를 박살내?”화를 내는 사람은 당연히 우대영이었다.만약 황지혁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벌써 뛰쳐나가서 염구준과 싸웠을 것이다.생산 기지가 박살난 것도 모자라 불리한 보도기사까지 퍼졌으니 삼선 클럽은 이번에 큰 일이 난 셈이었다. 그는 현재 심장까지 아팠다.“침착해. 우리 둘만으로는 그 놈의 적수가 아니니까.”황지혁은 그에 비해 매우 듬직했다.낮에 염구준이 한방으로 계찬의 진을 부순 모습이 카메라에 찍혀서 그들에게 전해졌었는데, 당시 그들은 매우 크게 놀랐었다.“그럼 어떻게 할 건데?”우대영은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황지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었다.“우선 먼저 수중에 있는 ‘신의 물’ 을 처리하고 도망칠 준비를 하자.”“그리고나서 나머지 10여 명의 부하들더러 염구준을 죽이라고 하는 거야.”삼선 클럽의 명성은 이미 더럽혀져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건 도망가는 거잖아. 돌아가서 도주님한테는 어떻게 말 할 건데?”우대영은 지금 화가 난 상태라 상대방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는 남자라면 응당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염구준과 한 번 붙어보고 싶었다.황지욱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네 마음대로 해. 다만 갈 거면 너 혼자 가.”사람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인데, 같은 계급의 사람이 자신을 막 대하니 그 역시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화내지 마. 형 말대로 하자.”우대영은 심호흡을 하고 결국 타협했다. 어쩔 수 없었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더 똑똑하니까 말이다.두 사람은 곧바로 염구준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제마는 배가 고팠지만 일부러 아닌 척 말했다.“겨우 아침 사준 걸로 제가 이 일을 그냥 넘어갈 거란 생각 하지 마세요.”이때 백학 건물은 비록 열지 않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자라서 그런 이야기인 것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었으나 염구준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다름 아닌 두 사람 모두 강호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저를 보는 눈빛을 눈치채고는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한 눈 본 뒤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예민한 통찰력을 가졌네.’팍!노인은 준비를 마친 후에 책상을 두드리며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오늘 할 이야기는 인류 동맹군의 분기와 사방으로 흩어진 팔옥패에 관한 것이야.”“당시를 회상해보면...”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흥미진진하게 들었지만, 염구준은 다른 생각에 빠졌다.‘팔옥패가 나한테 있는 옥패와 연관이 있을까?’그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들었지만 첫 마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날조한 것처럼 신빙성이 높지 않았다.‘하긴, 옥패와 연루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멋대로 떠들고 다닐 리가.’그러나 그는 여전히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여겨졌다.사람들이 한참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을 때,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걸어와 좋지 않은 말투로 얘기했다.“여기서 길 막지 말고 다 꺼져.”이에 옆에 있던 소녀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미 관광지 노점비까지 줬는데, 댁이 뭐가 돼서 우리 보고 가라 마라예요?”강호의 사람이 겨우 경호원 몇 명을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야, 오늘 제약상회에서 행사를 거행하니까 여기서 길 막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말 안 들으면 그 결과는 혼자 감당해.”경호대장의 말에는 협박이 가득했다.소녀는 계속 말대꾸를 하려고 했으나 노인이 그녀를 불러세웠다.“너는 사람이야. 사람이 개랑 어떻게 제대로 소통을 할 수 있겠어?”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만, 그것도 자칫하면 맞을 수도 있는 말만 골라서 한 걸 보면 그가 조금 개구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어이, 노인네, 죽고 싶어?”이에 경호대장은 버럭
“죄송하지만 백학 건물이 아직 오픈 전이라서요. 12시에 다시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문 앞에 서 있던 손님을 맞이하는 종업원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재빨리 말했다. 제약업계의 거물들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염구준도 조급해하지 않고 이제마를 바라보았다.“가서 먼저 뭐 좀 먹죠. 제가 살게요.”“꺼져, 그렇지 않으면 너까지 때릴 거야!”경호대장은 자신의 앞을 막는 상대방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이 안 통하면 주먹을 쓸 수밖에.’이에 염구준은 조소했다.“그것도 그럴 능력이 있어야지.”비록 사실이긴 했으나 상대방의 귀에는 그가 지금 시비를 거는 것처럼 들렸다.“봐주지 말고 때려!”경호대장은 명령을 내린 뒤 뒤에 있는 고무막대기를 꺼내 염구준에게로 돌진했다.‘드디어 싸우는 건가?’구경꾼들은 흥미가 돋아 볼만한 장면이라도 놓칠 새라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퍽퍽!그러나 누군가가 경호원들 사이를 누비더니 곧 그들을 날려버렸다.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끝나버린 거다.‘내 눈이 잘못된 건가?’구경꾼들은 제대로 보지 못해서 눈을 비볐지만 이건 정말 실제 상황이었다.다만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일반인의 육안으로는 전혀 포착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반보천인이구나!”이 모습을 본 소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염구준은 청력이 좋았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당연히 다 들을 수 있었다.‘내 생각이 맞았어.’“안녕하세요, 어르신.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는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눈앞의 노인도 마찬가지로 반보천인이고 또 실력도 보기 드물 정도로 강한 것 같기 때문에 염구준은 예의를 차리고 물었다.“하하, 난감했는데 도와줘서 고마워요. 전 그냥 이야기꾼에 불과하답니다.”노인은 명랑하게 웃었지만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전에 염구준 또한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 모두 신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중요한 건 팔옥패에 관한 정보였다.염구준은 이야기꾼에 대해 더 이상 추측하지 않고
“오만하네요. 이따가 옥패를 빼앗긴 후 울지 마세요.”이야기꾼은 천천히 일어나면서 기운을 내뿜었다.기세를 보아하니 염구준과 제대로 붙어볼 생각인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행위를 보고 이해할 수가 없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영감이 자살하려는 건가?”“그러니까. 거의 저 세상 가실 정도로 나이도 드신 분이 젊은이와 싸운다고? 자살행위랑 다름이 없지.”그러나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수시로 공격할 수 있도록 계속 운기를 진행했다.쌍방 모두 상대방이 약하지 않다는 걸, 아니 심지어는 전체 반보천인 중에서도 실력이 앞자리를 차지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슉.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움직였는데, 염구준은 주먹을 날려 공격했고 노인은 손바닥을 내밀어 주먹을 막았다.구경꾼들은 보이지 않는 압력에 눌려서 움직일 수도, 제대로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쾅!주먹과 손바닥이 부딪치자 두 사람을 원심으로 한 기파가 원 모양으로 퍼졌다.이 일격은 서로의 실력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두 사람 모두 힘을 많이 쓰지 않았었다.그러나 구경꾼들은 버티지 못하고 기파에 휩쓸려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잘 배웠습니다!”염구준은 주먹과 힘을 거둔 뒤 입꼬리를 올렸다.비록 비긴 것처럼 보이긴 했으나 그들은 서로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속으로 알고 있었다. “옥패 세 개를 차지한 사람답게 역시 강하네요. 제가 졌습니다.”이야기꾼은 자신이 상대방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공수하며 말했다. 비록 아직 그에게는 쓰지 않은 비장의 카드들이 있었지만 상대방도 그런 게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거니와 방금 전 일격에서는 정말로 졌기 때문이었다. 염구준은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 이 틈을 타서 추궁했다.“옥패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이야기꾼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여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 장소를 옮기죠.”“제가 할 일이 있어서 지금은 안 될 것 같고요, 주소 남겨주시면 후에 찾아뵙겠습니다.”시간이 벌써 11시반이었
입구의 종업원들은 메뉴얼에 따라 일을 처리한 것이기 때문에 염구준도 그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이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왔는데, 아우라가 보통이 아닌 사람이 가장 앞에 있었고 그 뒤에는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있었는데 규모가 장난이 아니었다.이때, 우두머리가 걸어와 비꼬듯이 말했다. “오, 윤 대사님 아닙니까? 왜 문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하시는 거죠?” 말투를 들어보면 두 사람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윤대약은 비지니스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우 선생님, 제 사람들이 같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괜찮으시면...”윤대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성재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고는 조롱하듯 말했다.“그건 안 될 것 같네요. 이번 활동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제약업계의 재벌가들만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그의 행위는 일부러 태클을 거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염구준은 이번 활동에 참가하기 위해 미리 충분히 준비해뒀기 때문에 사람들의 정보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그의 앞에 있는 사람의 이름은 우성재로, 우씨 그룹의 회장이자 제약상회의 회장이며 이번 활동을 연 사람이었다.“말이 지나치시네요.”윤대약은 목소리를 굳히며 조금 화를 냈다.만약 염구준을 백학 건물에 들여보내야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상대방의 눈치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요.”우성재는 자신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해 겁이 없었다. 이때, 그의 뒤에 있던 경호대장이 염구준을 줄곧 쳐다보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바로 저 사람이 저희를 때렸습니다.”염구준이 경호원들을 때린 행위는 단순히 그들을 때린 게 아니라 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개를 때리려 해도 주인이 누군지부터 봐야 하니까 말이다. 우성재는 눈을 굴리더니 곧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간사한 표정을 지었다.“들어갈 수야 있죠. 제 사람들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하면서 사과만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윤대약은 크게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 “너무 지
거록 전주의 몸은 전보다 더 커졌는데, 근육이 전부 밖으로 드러났고, 외형 뿐만 아니라 뿜어져 나오는 기운도 전보다 더욱 강했다.“사술로 생명력을 끌어올린 걸 보면 목숨을 걸겠다는 건가?”상대방의 이상함을 감지한 염구준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검을 다시 한 번 휘둘렀다.지금 이 수단까지 쓴 이상, 거록 전주는 싸움에서 이기든 지든,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쾅!두 사람이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붙은 결과, 염구준이 뒤로 밀려났다. 기술이 아닌 순수히 힘에서 밀린 거였다.염구준의 신체 능력도 강하긴 하지만, 지금의 거록 존주는 그보다 더 강했다.‘육신이 반보천인의 극한까지 된 건가?’염구준은 속으로 의혹스러워했다.쾅! 쾅!거록 존주는 쉼 없이 강력한 두 주먹을 빠르게 날렸고, 두 발 역시 쉬지 않고 염구준의 중요부위를 걷어찼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거록 존주가 이미 완전히 우세를 차지했으며 승부가 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들 중 누군가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고, 누군가는 또 기뻐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브레인이었다.그는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더 싸워라. 둘다 죽어버리면 더 좋고!”그러나 이때, 염구준이 화를 내면서 상황도 역전하기 시작했다.“오? 날 때리는게 재밌나 봐?”이윽고 그는 옅은 금빛 기운을 내뿜으며 두 검의를 함께 써 거록 존주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기 시작했다.거록 존주는 강력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염구준은 정밀한 내공과 초보적으로 형성된 검의, 그리고 각종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두 사람의 싸움은 다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이런 싸움에서는 강한 필살기가 없으면 쉽게 결판을 내기 어려웠다.검일참공은 이미 사용했으나 부상을 입히기에 성공했을 뿐, 그를 죽이지는 못했으니 새로운 검식을 사용해야 했다.염구준은 계속 검술을 갈고 닦군 했는데, 최근 또 다른 깨달음을 얻어 그걸 파고들던 참이었다.비록 완전히 익히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초
염구준은 두 다리에 힘을 모아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한 뒤, 전장 한가운데로 착지했다.그는 이미 충분히 기회를 주었다. 잡지 않는 건 그들이니 그를 탓할 수 없다는 거다.“염, 으워!”염구준을 본 순간, 거록 존주는 포효하며 눈이 더욱 짙게 붉어졌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더욱 거세졌다.이윽고 그는 야수가 사냥감을 향해 돌진하듯이 손발을 모두 바닥에 놓고 힘껏 도약해 덤벼들었다.그의 압도적인 기세에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무리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우웅.검명과 함께 염구준 역시 검을 뽑아 들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록 존주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쾅!거록 존주는 두 팔을 교차해 몸으로 검을 막았으나, 예상과는 달리 그의 두 팔에는 겨우 얕은 상처 밖에 남지 않았다. ‘저렇게 강한 육신이라니.’이걸 본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하며 즉시 검을 거두고 연속으로 공격을 이어갔으나 일방적으로 맞기만 해도 거록 존주는 겉만 살짝씩 다칠 뿐, 중상을 입지 않았다.‘몸이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지?’더 이상 공격을 퍼부어도 크게 쓸모가 없다는 걸 깨달은 염구준은 결정적인 일격을 날리기 위해 검기를 모았다. “저게 진짜 실력이었어?”브레인은 얼굴을 떨며 두근대는 심장을 붙잡고 전장을 바라보았다.‘전에 싸우지 않기를 잘했어.’쿵!그 순간 거록 존주가 갑자기 허공에 내뿜은 핏빛의 기운이 주위 사람들을 공격하며 무력이 약한 일부 무인들을 순식간에 죽였다.강자들의 싸움들은 아무나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모두 뒤로 물러나!”각 세력의 대표들은 즉시 자신들의 부하들을 불러 멀리 후퇴하도록 지시했다.이제야 그들은 거록 존주가 지금껏 자신들과 싸우면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팀장님, 저희도 나서죠?”붉은 장미가 앞으로 가서 지시를 기다렸으나 브레인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싸늘하게 답했다.“가고 싶으면 당신 혼자 가세요. 제가 염구준을 돕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요.”“...”상대방의 단호한 태도에 붉은 장미는 더 이상
‘말려도 듣질 않네.’상대방에게 아무리 충고해도 쓸모 없다는 걸 깨달은 염구준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책상 위의 문서를 집어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정보 고마워요. 일찍 들어가서 쉬세요.”말을 마친 뒤, 그는 노교수 일행과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바로 윗층으로 올라갔다. 평소에 사냥을 나서던 거록 존주조차도 모습을 감춘 이날 밤, 석굴암 유적지는 매우 고요했다. 그가 평소와는 달리 사냥에 나서지 않은 건 염구준의 존재가 위압감을 주었기 때문이었다.한편, 염구준은 방으로 돌아가 석굴암 유적지의 지도를 펼친 후, 붉은 장미가 제공한 거록 존주의 이동 경로를 참고하며 표식을 남기기 시작했다.유적지가 좀 넓기 때문에 무작정 찾는다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도를 보는 중간에 노교수가 찾아오긴 했으나, 염구준은 그를 무시했다.이른 아침,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에 염구준은 떠날 준비를 마쳤다.1층으로 내려서자마자 그는 떠날 준비를 마친 노교수 일행을 마주쳤는데, 이제껏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일행에는 어제 붉은 장미에게 두들겨 맞았던 수호도 있었는데, 그녀의 주먹이 무서웠던 모양인지 전처럼 멋대로 떠들지 않았다.“그 붉은 눈을 가진 야수를 찾으러 가시는 거 맞죠? 그럼 가는 동안 서로 의지도 할겸, 같이 가시죠.”노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동행을 제안했으나 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계속 걸어갔다.“필요 없습니다. 전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해서요.”그러자 노교수 일행의 여성 조수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저희가 사고뭉치도 아니고, 그냥 동행하자는 것 뿐인데요.”솔직히 말하면, 염구준의 눈에 그들은 정말 사고뭉치와 다를 게 없었다.“남의 심기를 쓸데없이 건드리지 말고 그쯤하시죠.”말을 마친 후, 그는 빠르게 나가며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뭐가 이렇게 빨라?’이 모습을 본 일행이 넋이 나가있을 무렵,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노교수가 급하게 재촉했다.“어
끼익!수호가 또 한마디 하려던 찰나, 민박집 문이 열리며 한 여성이 들어왔다.‘너무 예쁘잖아?’이에 두 청년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 꽂혔다. 그들은 침이 흘러나올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그녀를 주시했다.“저기, 여기 빈자리 있어요.”수호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으나 여성은 그를 보지도 않고 곧장 염구준의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염 선생님, 타겟과 관련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왔습니다.”그녀는 다름 아닌 붉은 장미였다.완전히 무시당한 수호는 체면이 구겨진 것만 같아 수치심과 질투심에 또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퉷, 세컨드였잖아. 더러운 년.”그의 입은 정말 더러웠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쾅!가만히 있다가 모욕을 당한 붉은 장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한 손으로 빠르게 그의 목을 움켜쥐고 벽에 눌러버렸다. “입을 다물지 못하겠으면 내가 네 혀를 뽑아줄게.”“그 손 놔!”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청년이 흥분하며 소리치면서 이 틈을 타 그녀에게 손을 대기 위해 달려들었다. 짝!그러나 뺨 맞는 소리와 함께 그는 바로 거꾸로 날아갔다.“아가씨, 제발 멈춰주세요. 저희는 악의가 없었습니다.”이에 노교수가 급히 일어나 말렸고, 나머지 두 여성은 겁에 질려 몸을 벌벌 떨었다.쾅!“한 번만 더 그러면 다음번엔 네 혀를 잘라버리겠어.”상대방이 용하국인임을 보아낸 그녀는 말을 하며 수호를 바닥에 내팽개쳤고, 이 강력한 충격에 그는 바로 의식을 잃어 말을 하지 못했다.이 모든 걸 마친 후, 붉은 장미는 자리에 돌아가 앉았으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염 선생님, 거록 존주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방금 전 전투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타깃이 사라졌다는 건 일이 더 귀찮게 꼬였음을 의미했다.“외곽에서 망을 보던 사람들 중에 거록 존주가 석굴암을 떠나는 걸 본 사람은 없었나요?”염구준은 이 중요한 사실만을 확인하고 싶었다. “없었습니다. 아마도 아직 석굴암 유적지 안에 숨어 있는
“나 쳐다보지 말고 전장 정리나 해!”브레인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이 화가 나고 수치스러워 주위 사람들에게 분풀이를 했고, 이에 사람들은 묵묵히 시선을 돌리고 자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염구준처럼 강하지 않기 때문에 그와 맞설 용기가 없어서였다.한편,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염구준은 거록 존주가 남긴 혈흔을 따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혈흔은 점점 희미해져 갔고, 마지막엔 발자국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날이 어두워지고, 흔적도 없어진 탓에 그는 거록 존주가 석굴암에 있다는 걸 알아도 어디에 숨어있는지 찾아낼 수가 없었다.‘누군가 있어.’이때, 염구준은 뒤쪽에 멀리 떨어진 낮은 벽 뒤에 두 명의 그림자가 숨어있는 것을 감지하고는 고개를 저었다.“에휴. 날 그렇게 싫어하면서 굳이 따라오다니. 자존심도 없나.”그러나 그는 숨어있는 이들을 굳이 신경 쓰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몇 킬로미터 떨어진 불빛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그곳은 작은 마을로,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마을 사람들도 작게 장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관광객들이 많지 않은 탓에 장사가 크게 번창하지는 않았다.염구준은 곧 마을의 한 민박집에 주차했다.“손님, 돌아오셨군요. 뭐 좀 드실래요?”이때, 염구준의 모습을 본 식당 주인이 직접 나와서 그를 맞이하며 물었다.“차 한 주전자에 양 한 마리 통구이, 그리고 반찬 몇 가지 알아서 준비해 주세요.”염구준은 말을 하며 주머니에서 돈뭉치를 꺼내 식당 주인의 손에 쥐여 주었다.그러나 식당 주인은 돈을 몇 장 센 뒤, 나머지를 돌려주며 말했다.“손님, 이 정도까진 필요 없습니다.”이 지역에는 비록 나쁜 사람들도 존재하긴 했지만 순박한 성품을 지닌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랬기에 브레인이 이들을 미끼로 쓰겠다고 했을 때, 염구준이 그렇게 화를 낸 거였다. ‘짐승보다 못한 새끼지.’“나머지는 팁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냥 받으세요. 제가 앞으로 얼마나 머물러야 할지도 모르고, 신세도 질 수 있으니까요.”“대신 빨리
그러나 사람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데 정신이 팔려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푹!이에 화가 난 브레인은 가까이 있던 사람 중 한 명을 베어버렸고, 놀란 사람들은 그제야 싸움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내분으로 죽은 사람들과 거록 존주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을 합치면 이미 40명은 족히 넘었고, 부상자는 백 명에 가까웠다. ‘피해가 너무 커.’브레인이 사람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검집을 등에 메고 사람들 사이로 걸어들어온 염구준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 상황이 웃기다는 듯 미소 지었다.과거 만성에서 수많은 세력이 브레인을 지지했던 결과가 바로 이따위니까 말이다. ‘자업자득이지.’“염구준, 거기서 비웃고만 있지 마. 방금 전엔 왜 도와주지 않은 거야?”브레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염구준을 노려보며 따지듯이 물었다.“제가 나서든 말든은 당신이 결정하는 게 아닐 텐데요.”그러나 그의 공격적인 말투가 마음에 안 든 염구준은 차갑게 대답했다. 사실은 방금 막 도착해서 도와주지 못 한 거였지만 변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염구준은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염 선생님!”과거 바위성 작전에 참여했던 무인 몇 명이 공손히 인사했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억울함이 서려 있었다.바위성 작전 때는 거의 힘을 쓰지 않고도 일이 끝났지만, 이번에는 피해만 크게 입고 아무런 성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비교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면 그들도 이처럼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잘 회복하고 몸조심해.”염구준은 대답하며 사람들 사이를 지나 거록 존주가 도망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석굴암은 무너진 건축물이 많아 시야가 제한적이라, 사람을 찾기 쉬운 곳이 아니었다.“염 선생님, 저희도 데리고... 아니, 저희와 함께 하시죠. 그 자는 너무 강합니다.”이때, 누군가 참지 못하고 진심 어린 표정으로 그를 설득했다.이대로라면 브레인의 무리한 작전에 모두가 죽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전 한 번 내린 결정을 쉽게 바꾸는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들
“공격해!”붉은 장미는 힘차게 외치며 무기를 꺼내 돌진하려 했으나 브레인은 손을 들어 그녀를 막으면서 미소를 지었다.“여러분들은 굳이 나설 필요 없습니다. 이건 저희 리아 성전에서 알아서 처리할 테니, 뒤에서 지원만 해주시면 돼요.”말투는 공손했지만, 결국엔 공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이었다.다른 세력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한 발 물러나며 행동으로 그의 말을 따랐다.말을 마친 뒤, 브레인은 또 다른 반보천인과 함께 거록 존주에게로 돌진했다. 한편, 남은 한 명의 반보천인은 그들과 같은 편이 아니었기에 뒤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만 죽어라, 거록 존주!”브레인은 복잡한 전략적 기교 없이 정면으로 장풍을 날렸다.쾅!이에 거록 존주 역시 주먹을 날렸고, 붉은 혈기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며 순식간에 폭발적인 힘을 냈다.둘이 정면으로 맞붙은 결과, 실력이 한 수 아래인 브레인이 뒤로 몇 발자국이나 밀려나갔다.다른 반보천인은 거록 존주에게 붙잡혀 그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만 몰두하느라 반격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지금의 거록 존주는 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내가 너무 큰소리친 것 같네.’슉!브레인은 생각을 마치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기운을 끌어올려 공격에 나섰다. 이기지 못할 걸 알면서도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않은 건, 이미 허세를 부린 이상 끝까지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체면이 깎이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렇게 싸움은 계속됐고, 브레인과 그의 동료는 협력하며 거록 존주와 대치했다.브레인이 나서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관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도를 모르는 어떤 사람들은 해바리기씨를 까먹으면서 유유히 구경했다.한편, 브레인과 그의 동료는 합이 매우 잘 맞았는데, 브레인이 공격을 하고 그의 동료는 옆에서 서포트를 하며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이렇게 시간을 끌면 반드시 이길 수 있어.’상황이 어느 정도 분명해지자 마음을 놓은 브레인은 다시 득의양양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감히 저 어르신과 아이를 괴롭히는 놈 있으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알아서 해.”“네, 네, 절대로 건드리지 않겠습니다!”사람들은 몸을 간신히 일으키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염구준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나쁜놈이 사라진 것을 기뻐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심지어 원한이 깊은 몇몇은 죽은 이의 시체를 향해 발길질을 하며 분을 풀기도 했다.염구준은 차에 올라타면서 어린 소년에게 웃으며 말했다.“앞만 보고 살아. 네 셋째 할아버지 잘 보살펴 드리고.”“네!”“저는 강민우라고 하는데, 아저씨 이름은 뭐예요? 이 은혜는 제가 커서 꼭 갚을게요.”어린 나이임에도 철이 든 소년은 염구준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말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인연이 있다면 언젠간 만날 수 있겠지.”말을 마친 뒤, 염구준은 차를 몰고 남쪽의 석굴암 유적지를 향해 떠났다.어떤 사람들은 그저 살면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기 때문에 염구준은 이 일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다만 수년 후, 국외에 강민우라는 이름을 가진 강자가 나타났고, 그도 염구준이라는 이름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알게 되었다.하지만 이는 모두 나중의 이야기므로 우선 미뤄 두기로 하자.염구준은 남쪽으로 향하는 길 내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달렸다.‘이 속도라면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석굴암에 도착할 수 있겠네.’‘많은 정보를 쥐고 있는 브레인 일행은 어느 정도까지 움직였을까?’석굴암 유적지는 과거에 한 고대 왕국이 자리 잡고 있던 곳으로, 어찌 된 일인지 하루아침에 왕국 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황폐해진 곳이었다.이것에 관해 수많은 소문들이 도는 탓에, 이곳에 와서 유적을 조사하고 발굴하는 사람들과 탐험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오늘은 특히 북적거렸다.브레인이 거록 존주를 처단하기 위해서 200여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왔기
“내려오세요. 지금 가야 합니다.”염구준은 차 앞에 다가와 좋게 말했다.옆에서 그 장면을 보던 노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있었다.“차키 남기고 가. 차는 우리 거야!”그때 차에 올라간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염구준을 노려보며 말했다.아무리 대놓고 약탈해도 염구준의 차를 탐내다니 정말 배짱에 탄복했다.“철구야, 이분은 내 은인이야. 얌전히 내려와!”노인은 용기를 내서 부탁했다.철구는 마을에서 소문난 깡패였다. 자주 약한 사람들을 괴롭혀서 마을 사람들은 피해서 다녔다.“꺼져! 누가 내 돈줄을 막으면 바로 죽일 거야!”철구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염구준이 만성시에서 대여한 SUV는 꽤 가격이 나가서 철구의 눈에 금덩어리처럼 보였다.그때 철구의 쫄따구가 염구준의 신발을 보더니 눈빛을 반짝거렸다.“대장, 저놈 신발 멋진데요. 저한테 주면 안 돼요?”그러자 철구가 염구준을 노려보면서 당당하게 말했다.“들었어? 신발 벗어. 그냥 옷도 벗고 팬티만 입고 가.”“하하하.”그 말에 옆에 쫄따구들이 깔깔 소리내면서 웃었다.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려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그의 몸에서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당장 내 차에서 내려. 한번만 경고한다!”“어허, 건방지네. 본때를 보여줘야겠네.”철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부하에게 지시했다.오늘 부하들이 많으니 그들 앞에서 위세를 부리기 딱 좋았다.그들은 염구준의 정체도 모르고 비수를 꺼내 혀로 쓱 핥더니 재빠르게 공격하기 시작했다.“죽어도 싼 놈들!”염구준은 사나운 기운을 폭발시키며 가운데를 향해 돌진했다.그렇게 일격으로 모든 깡패들을 전부 쓰러트렸다.옆에서 구경하던 마을 사람들은 충격을 먹고 입을 떡 벌렸다.스스슥!염구준은 한 줄기 기운을 뿌려 차 위에 있는 철구를 날려버렸다.그리고 말없이 차문을 열었다.행패를 부리고 다니던 철구는 이번에 큰 망신을 당하자 여기서 가만있지 않았다.“개 자식, 무슨 요상한 술법을 쓴 거야. 널 가만두지 않겠다!”철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