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호찬이 전사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모르겠어요. 철수할 때도 보지 못했어요.”도운홍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병…”황지혁은 화를 내려다가 다시 삼켜버렸다.아무리 병신 같은 놈이라도 고인의 자식이니 자극하는 말을 할 수 없었다.도운홍은 싸늘한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고개를 푹 숙였다.“됐다. 네가 데려온 사람들 집합시켜. 한마디 해야겠어.”황지혁은 다시 싸늘하게 말했다.“집합해. 당장 집합해.”도운홍은 감히 소홀히 대하지 못하니 바로 부하들을 독촉했다.그러자 부하들이 우르르 쓸어와 두 줄로 나란히 섰다.50명은 족히 넘었다.“충분합니까?”“충분해!”황지혁은 머릿수를 세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사악하게 웃었다.“도운홍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한 명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처리하라!”죽이라는 명령에 부하들은 순식간에 뿔뿔이 도망쳤다.강력한 배후에 빌붙어 의지하려고 했는데 이번은 잘못 선택한 것이다.스스슥!황지혁 뒤에서 수많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모두 강한 기운을 발산했다.전신지상의 고수들이었다.고수들은 일격에 치명상을 노려 스치는 곳마다 시체들이 쓰러졌다.50명이 넘는 부하들이 순식 간에 도륙을 당했다.“아저씨, 왜…”어렵게 데려온 부하들이 전부 살해되자 도운홍은 이해할 수 없었다.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혼자 도망쳤을 것이다.“여긴 비밀 기지라 삼선도의 사람 외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이제 네 아빠가 없으니 내가 대신 너를 가르치겠다. 앞으로 모든 일에 조심해야 한다.”황지혁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살해한 부하들은 삼선 클럽 소속이지만 삼선도 출신이 아니기에 외부인이라고 한 것이다.“아… 알겠습니다.”도운홍은 잘하는 것이 없지만 잔꾀가 많아 지금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 들어가 쉬었다.“형, 이제 어떡할 거야?”우대영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신의 물 판매량을 풀어서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더 모아야 해.”황지혁은 이미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삼선 클럽에서 대규모로
예전에 몰래 진행하더니 지금은 대놓고 횡포를 부리고 있다.이대로 가만두면 용하의 국민들만 손해볼 것이다.“장모님, 불 좀 봐주세요. 전화 한 통하고 올게요.”염구준은 주걱을 내려놓고 행주에 손을 닦았다.일이 점점 커져서 용하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니 신경이 쓰였다.“가서 일 봐. 이젠 아침은 내가 할게.”진숙영이 주걱을 받아 들었다.그녀가 사위의 뒷모습을 힐끗 봤을 때 그날 신선과 싸우던 화인을 떠올렸다.‘보면 볼수록 닮았단 말이지.’염구준은 조용한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이제마에게 연락했다.“아… 아침부터 자지 않고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그는 하품을 하며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염구준은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다.“며칠 전에 신의 물 샘플을 보냈는데 성분이 뭔지 알아보셨어요?”중요한 일이라 이제마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엄숙하게 대답했다.“알아냈어요. 이거 참 맹독이 따로 없더라고요. 이걸 먹은 후 잃어버린 생명은 되찾을 수 없어요. 하지만 두통, 심란함, 발열 등 후유증은 완화할 수 있어요.”짧은 시간에 아무리 유명한 신의라도 다 알아낼 수 없었다.그래도 염구준은 다행이라 생각하며 다시 물었다.“언제부터 해독약을 생산할 수 있어요?”삼선 클럽이 대규모로 신의 물을 풀어놓는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복용할 것이니 그에 미리 대비해야 했다.모든 것이 늦지 않길 바랄 뿐이다.“몇 가지 테스트만 끝내면 바로 생산에 투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생산 라인이 없어요.”이제마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미 잠을 깨고 일어난 것 같았다.염구준이 급히 요구하니 잠을 적게 자더라도 하루 빨리 처방을 만들어야 했다.“연구 끝나면 바로 처방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염구준이 엄숙하게 말했다.삼선 클럽의 손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전부 찾아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이미 많이 분포되었고 은밀하게 숨어 있어서 찾기가 어려웠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은 이미 죽을 각오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상관
“아니거든요. 저 말도 잘 듣고 성적도 전교 2등이라서 선생님이 항상 칭찬해 주거든요.”염희주는 부모에게 창피를 주지 않았다는 투로 자랑스럽게 말했다.“하하하. 그 부분은 아빠를 닮았어.”염구준이 호탕하게 웃었다.하지만 염희주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평했다.“엄마를 닮아서 그렇죠.”부녀는 얘기를 나누면서 학교에 도착했다.어떤 학부모들은 벌써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주차하고 딸과 함께 그쪽으로 갔다.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어색하게 대했다.“이사님 오셨어요? 빨리 교장님한테 전달하세요.”사립학교는 염구준의 개인 재산으로 딸에게 좋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산 것이다.학부모들도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다.“이사님 안녕하세요.”“이사님, 희주 학부모 회의를 주최하러 오셨어요?”염구준도 똑같이 예의를 갖췄다.“안녕하세요. 편하게 말씀하세요.”그는 오늘 학부모 입장으로 참석했다.이 초등학교는 조금 특별했다.교사들의 자질은 청해에서 손꼽힐 정도지만 대부분 가난한 집 자식들과 직원들 자식들이 학교에 다녔다.왜냐면 능력 있는 집 자식들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그의 도움이 필요 없지만 평범한 가정의 자식들은 그러지 못했다.염구준이 콧대를 쳐들지 않고 편하게 대한 덕분에 빠르게 학부모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구준이 직접 발탁한 교장이 도착했다.“염 선생님, 오셨습니까?”“교장님은 볼일 보세요. 오늘 학부모 회의를 하러 왔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그는 인사를 건네면서 시찰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학교에서 유일한 이사로서 모든 것을 감독할 권리가 있지만 지금 교장은 믿음직해서 모든 것을 맡겼다.“네, 그럼 얘기들 나누세요.”오늘 교장은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아 정신이 없었다.원래 아무렇지 않은 장면인데 다른 사람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다들 적대시하는 눈빛을 보내는데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어머님, 아버님들. 순서대로 들
“별일 다 보겠네. 사립학교에서 돈도 안 받고 성적이 좋으면 장학금도 주는데 뭐가 불만이야?”“우리 딸이 그랬는데, 지난주에 희주랑 같이 뒷줄에 앉았다고 했어요.”다들 염구준을 도와 말했다.비록 학력은 높지 않지만 시비도리는 따질 줄 알았다.“퉷! 가식적인 것들! 저 사람이 무슨 이득을 줘서 이렇게 나서는 거야?”여자는 혼자라도 굴복하지 않고 욕을 퍼부었다.뭐가 불만인지 확실하게 말하지 않은 것을 보아 시비를 걸려는 게 뻔했다.다들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염구준이 나서서 말렸다.“그만하세요. 말을 빙빙 돌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세요. 담임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지 말고요.”여자는 이때다 싶어 간사하게 웃었다.“우리 애가 성적이 좋아서 계속 앞에 앉겠다네요.”전에 염희주를 내세워 트집을 잡은 것은 핑계였다.“안 됩니다. 학교에 매주 자리를 바꾸는 규칙이 있어요. 그러니 규칙대로 하셔야 합니다. 누구도 특별한 대우를 하지 않아요.”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본인 학교에서 딸도 특수 대우를 받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당신이 뭐라고 여기서 명령질이야? 교장도 아니잖아.”여자가 버럭 화를 냈다.“하지만 전 학교 이사장입니다. 제가 하는 말에 따르셔야 해요.”염구준은 생떼를 부리는 사람과 도리를 따지기도 싫었다.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니 여기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이사장이라고 함부로 명령해도 된단 말이야? 억울해 죽겠어. 흑흑.”여자는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기 시작했다.울고불고 소란을 피우는 꼴은 아무리 신이라도 두통이 아플 것이다.평화롭게 진행했던 학부모 회의에서 갑자기 이런 소란을 피워 담임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나서서 타일렀다.“어머니, 저희 대화로 해결하시죠. 아이들이 창밖에서 보고 있는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그 말에 여자가 더 화를 냈다.“보면 어때서요. 난 정당하게 요구한 것이니 창피한 일도 아니잖아요.”생떼가 따로 없었다.염구준은 그래도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
이번은 경고일 뿐, 진짜 따지기 시작한다면 청해는 물론 용하에서 발도 들여놓지 못할 것이다.“빨리 병원에 이송하세요!”그때 교장이 교실 입구에 들어서더니 경비원을 불렀다.학교에서 무슨 일이라도 나면 귀찮은 이들이 발생할 것이다.교장이 염구준에게 물었다.“이사님,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습니까?”모든 책임을 염구준에게 떠넘기려는 속셈이었다.“전 전적으로 교장님을 믿으니까 교장님이 처리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다시 떠넘겼다.그 정도 머리로 신경전을 벌이다니, 어림도 없었다.모든 일을 맡긴 후, 염구준은 학교를 떠나고 담임은 계속 수업을 진행했다.여자가 깨어났을 때 교장은 좋게 얘기를 나누었지만 고집이 만만치 않았다.염구준이 말한 것처럼 소송까지 한다고 윽박질렀다.결국 교장은 다시 기회를 주면서 또 이런 소란을 피우면 당장 퇴학하라고 경고했다.깜짝 놀란 여자는 본전도 못 찾고 바로 사과했다.나중에 염구준을 찾아가 사과하려 했지만 꼴 좋게 거절당했다.어떤 사람은 용수철 같아서 상대방이 강하면 약해지고 상대방이 약하면 강력하게 나온다.심지어 아무 일도 없는데 꼭 일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렸다.물론 이것은 나중에 발생한 일이었다.학교에서 나온 염구준은 바로 손씨 그룹에 가서 이제마를 기다렸다.왠지 밀당하는 것 같았다.전화하지 않을 때 아무 소식이 없다가 아침에 전화했더니 오후에 처방약을 보냈다.염구준은 경비실에 들어가 호찬 대신 입사 절차를 도와줬다.그에게 창고를 지키는 임무를 맡겼을 때 손가을이 찾아왔다.말하지 않아도 학교 일 때문일 것이다.아이의 일이라면 부모 모두 긴장하기 때문이다.“오늘 학교에서 학부모랑 싸웠어?”손가을이 떠보았다.“에휴, 오늘 재수가 없는 날인가. 미친 년을 만났지 뭐야.”염구준은 손을 휘휘 저으며 언짢게 말했다.학부모 회의에 참석했을 뿐인데 이런 일을 당하다니 정말 재수가 없었다.“하하하. 당하지 않았으면 됐어. 희주가 요새 학교에서 잘 지낸대?”역시 손가을의 최대
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그럼요. 하지만 생산 라인이 없어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없어요.”이제마는 대답하면서 처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생산 라인이요?”손가을이 휴대폰을 들더니 보건품 생산 담당자를 불렀다.“손 대표님,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담장자는 2분만에 도착했다.“앉아서 이 처방을 보세요. 저희가 생산할 수 있을까요?”손가을은 처방을 건네며 물었다.담당자는 두 손으로 받아 자세히 읽어보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원료는 다 있습니다. 생산 라인만 조금 바꾸면 가능하지만 하루에 만 개만 생산할 수 있어요.”아쉽게도 수량이 너무 적었다.이제마의 처방에 따르면 매일 3번, 일주일을 먹어야 완전히 나을 수 있었다.삼선 클럽에서 미친듯이 신의 물을 시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해독약이 필요했다.“일단 가서 준비하세요.”그래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더 나으니 염구준은 담당자에게 지시했다.“생산 라인 하나로는 부족해요. 시간을 끌면 약을 먹어도 후유증이 남게 되죠.”이제마가 이해관계를 전부 털어놓았다.사태가 심각하여 두통이 밀려왔다.똑똑…염구준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했다.“내일 천약산시에 윤대약을 찾아갈게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윤씨네 제약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적합한 생산 라인을 찾으면 문제없을 것이다.제약 방면에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일단 지인들부터 찾아야 했다.“그럴지도 모르죠. 비록 그 사람과 맞지 않지만 나라에 충성심이 강해서 어떻게 할지는 잘 알 거예요.”이제마도 이 방법에 동의했다.이유가 어찌 됐든 윤대약의 아들 윤성호가 염구준의 손에 죽었으니 단시간에 원한을 풀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그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결정했다.“이렇게 결정하죠. 일단 저랑 같이 식사하고 내일 출발할게요.”그런데 사태는 예상밖으로 더 악화되었다.저녁에 세상이 놀랄 만한 뉴스가 발표되었는데 전부 신의 물과
윤대약은 한마디도 지지 않고 얼굴을 찌푸리며 반격했다.두 사람의 기세를 보아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았다.중요한 순간에, 염구준이 나서서 중재를 섰다.“저희 들어가서 얘기하죠. 중요한 일이라 자세히 말씀드려야 합니다.”“알았다.”윤대약은 길을 안내하면서 이제마를 힐끗 노려봤다.이제마는 꼴 보기 싫은 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세 사람이 정실에 도착하자마자 염구준이 여기로 찾아온 의도를 말하면서 처방약을 건넸다.윤대약이 처방약을 보더니 이제마의 걸작인 것을 알고 힐끗 쳐다봤다.“처방이 평범하네. 우리한테 생산 라인이 2개 있는데 매일 3만 정도 가능해. 하지만 원재료가 부족해서 3일 뒤부터 시작할 수 있다.”이제마의 처방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손씨 그룹의 설비와 악재 비축량이니 윤씨 가문에서 약재가 부족한 것은 당연했다.“윤씨네 생산 라인도 별거 없네.”이제마가 타이밍을 잡고 신경을 긁었다.두 사람이 또 싸울 것 같아 염구준이 바로 말했다.“그럼 윤 선생님은 다른 제약회사를 알고 있습니까? 저한테 소개해 주세요.”3일을 기다려야 하다니 시간이 촉박했다.누군가 신의 물을 마시고 목숨이 위태해진 것만 상상해도 그는 마음이 불편했다.윤대약도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말했다.“이틀 뒤에 제약상회에서 행사를 진행하는데 제약 업계 거물들이 대부분 참석하거든. 그때 나랑 같이 가자. 설득할 수 있을지는 네 능력에 달렸어.”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틀 뒤에 만나고 약 생산을 서둘러 주십시오.”염구준은 일어서서 떠났다.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일이라 전화상으로 충분히 상의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에게 부탁하려면 직접 찾아가야 성의를 보여줘야 했다.그의 뒷모습을 보던 윤대약은 입술을 오므리다가 결국 털어놓았다.“염구준, 지난번 대결 이후 윤씨 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어. 네가 트럭에 돈을 보냈냐?”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통쾌하게 말했다.“사람이 좋은 것 같아서 지원한 거예요.
퍽, 퍽!“주상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전화를 받자마자 치고 박는 싸움 소리와 청룡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딱 봐도 버티지 못하고 지원 요청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너와 직선 거리로 50킬로미터도 안 돼.”염구준이 휴대폰 화면에서 위치를 확인했다.다른 사람들은 그를 추적할 수 없지만 그는 전신전의 모든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저희가 삼선 클럽의 거주지를 공격했는데 반천인 고수가 있어서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부디 지원해 주십시오.”생사가 갈리는 중요한 순간에 청룡은 체면 따위 뒤로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끝까지 버텨. 지금 바로 갈게.”염구준은 전화를 끊고 전방 고속도로로 빠져 청룡에게 달려갔다.4대 전존의 실력으로 평범한 반천인 고수를 만나도 어느 정도 시간을 끌 수 있다.하지만 상대방에게 조력자가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안전벨트 꼭 매세요.”염구준은 이제마에게 주의를 주고 전속으로 달렸다.동시에 외딴 산골에 한 무리가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한 쪽은 4대 전존을 비롯한 전신전 부하들이고 다른 한 쪽은 삼선 클럽 직원들이었다.조용하던 산골은 이미 전쟁 여파로 초토화되었다.“다들 끝까지 버텨! 주상님이 곧 오신다!”통화를 마친 청룡은 큰소리로 말하며 기세를 북돋았다.단서에 신의 물을 제조하는 장소라고 적혀 있어서 찾아왔는데 반천인 고수들의 거주지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누가 와도 너희들은 다 죽을 것이다!”상대방 측에 몸이 마른 남자가 이상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남자의 이름은 계찬, 삼선도가 용하 기지에서 키운 12명 노예 중 한 명이었다.호찬의 뒤를 이어 또 한 명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4대 전존은 그를 상대하기 버거워 가까스로 버텼다.자칫 잘못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전신지상과 반천인은 한 발 차이지만 기운에서 많이 딸렸다.“결계를 쳐라!”청룡은 목숨을 걸고 최후의 작전을 펼쳤다.고대의 전투 작전을 펼치면 네 사람의 위력이 급속이 상승하지만 기운은 빨리 소모되었다.일단 기운이 소
“하, 원래는 모두가 함께 돌파하길 기다리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 없겠네.”우웅. 청룡이 몸을 떨자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기파가 주위로 전파되었다. 그 역시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충격을 줄까 봐 지금껏 경지를 억눌러왔던 것이었다. 청룡의 이 숨겨진 실력은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터였으나, 염구준은 알고있었다.“괴물들이네, 정말.”붉은 장미는 이 장면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사대 전존의 자리는 실력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 또한 극도로 까다롭게 요구했다.“못 살겠다. 다들... 도대체 뭔데 이렇게 쉽게 돌파 해?”주작은 이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룡이 돌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돌파했으니까 말이다.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이로써 사대 전존 중 두 명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전신전의 전력은 또 한 단계 상승한 셈이었다.“돌아가면 무공 수련에 집중해. 너희 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염구준은 남은 두 사람을 격려했다.사실 이 모든 것은 옥패 덕분이었다. 옥패에 담긴 무공을 본 후로, 다들 무공이 급격히 향상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뿌우우!염구준이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멀리서 기적 소리가 울리더니 곧 한 함대가 공해에서 다가왔다.국기를 보니 그건 동양에서 온 함대였다.“주상, 저들을 제거할까요?”청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용하 해역에 발을 들이기만 하면 봐주지 말고 쏴버려.”염구준은 원래부터 동양인들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기에 지금 제 앞에 나타난 그들을 보며 인내심이 바닥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국주가 전쟁이 확대될까 봐 걱정이 되어 동양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염구준은 이미 동양을 정벌했을 것이다.“우리는 동양 호위 함대다. 그대들은 즉시 분쟁 해역에서 떠나라!”이때, 동양 함대가 무전을 통해 외쳤다.‘분쟁 해역?’“청룡, 기다릴 필요 없어. 공격해.”이
“삼촌, 들어가봐도 될까요?”이때, 황지영이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들어와.”염구준은 막 치료를 마친 뒤 대답했다.황지영은 방으로 들어오며 물기 어린 눈망울로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서였다.염구준은 그녀의 속내를 짐작하며 입을 열었다.“내가 삼선도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 궁금해서 그래?”“네.”황지영은 병아리가 모이를 쪼는 듯이 고개를 부지런히 끄덕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제 그녀는 삼선도의 유일한 도주로서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처지였다.“주범은 이미 죽었으니, 이쯤에서 끝내도록 할게.”“하지만 또 무슨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해. 알겠지?”염구준은 어린 친척을 대하듯한 온화한 태도로 웃으면서 말했다. 이 지역이 특수한 것도 있거니와 여기 사람들 모두 그들만의 생활방식이 있기 때문에 그는 많이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네! 다른 분들의 도움하에 삼선도를 엄마가 있을 때처럼 모두 화목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황지영은 염구준의 대답을 듣고난 후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황지열과 같은 야심가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삼선도는 좋게 될 일만 남았을 거라고 그녀는 굳게 믿었다.“힘내. 네가 잘 해낼 거라 믿어.”상대방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격려해주었다.“감사해요! 그런데 나중에 청해시로 찾아가도 될까요?”이 말을 하는 황지영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말을 알아들었을 때부터, 황지웅을 따라다니며 고생한 그녀에게 염희주는 유일한 친구였고, 염구준의 가족은 그녀에게 따뜻한 가정을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었다.“물론이지. 언제든지 와도 돼.”이렇게 얌전한 아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진주는 희주한테 주는 거예요.”황지영은 갓난아기의 주먹만큼 큰 분홍색 진주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딱 봐도 그 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걸 알 수 있었다.진주를 건네준 후 황지영은 방에서 나갔다.다음 날
이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 모두 드디어 움직임을 보였다.거의 동시에 힘을 다 모은 그들은 저마다의 필살기를 쓰기 시작했다.“구자검법, 검일참공!”“곤원일기지!”두 사람의 엄청난 에너지가 서로를 향해 충돌하며 땅 위의 볼록 튀어나온 돌덩이들을 전부 가루로 만들어버렸다.한쪽은 불꽃을 두른 거대한 검이고, 다른 한쪽은 물기운이 맴도는 커다란 손가락이었는데, 이 두개 모두 그들의 최후의 필살기였다.쾅!순식간에 두 기술이 격돌하며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았다.염구준은 강력한 압박 속에서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신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무궁무진한 불의 힘을 조종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말이다.‘천인경!’이 기운은 천인경의 경지에 다다른 자만이 낼 수 있었다.“말도 안 돼!”황지열은 두 눈을 부릅뜨고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쾅!염구준은 이 기묘한 느낌에 도취된 채로 검을 앞으로 밀어내 황지열의 곤원일기지를 부수고 상대방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방금 느꼈던 천인경의 상태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염구준은 천인경의 경지에 머물기 위해 느낌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신비로워서 단순히 의지만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어딘가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천인경에 머물지 못하게 억누르는 것만 같았다.결국, 그의 경지는 다시 반보천인으로 돌아갔다.“젠장!”천인경에 겨우 발을 디뎠다가 다시 내려오게 된 염구준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스스로 천인경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그 직감이 맞다는 것도 증명했지만, 항상 도달했다가 다시 원래의 경지로 떨어져 너무 답답했었다.“내가 검의를 완성시키거나 스스로 검법의 두 번째, 세 번째 기술을 창조해 내도 천인경에 도달할 수 없을까?”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천인경에 도달하려면 여덟개의 옥패를 모으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도 험난하고 운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염구준이 날린 검기를 모조리 부수고 그를 공격했다. 쾅!황지열이 날린 공격이 코앞까지 다다르자, 염구준은 검을 가로로 휘둘러 부숴버렸고,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이내 물방울로 흩어져 사방으로 튀며 그의 시선을 조금 가렸다.‘기운이 강해졌어.’황지열이 강력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음을 감지한 염구준은 검의를 발동해 수많은 검기로 몸 주위를 둘러쌌다.양측 모두 전력을 다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휙.이때, 황지열이 완전히 흩어지지 않은 물방울을 그대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날렸는데, 손바닥의 빗방울은 예리한 칼날처럼 응집되어 있었다.황지열에게 있어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씨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물은 정해진 모양이 없어 자유자재로 새로운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단단히 쥔 채, 아래에서 위로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엄청난 기운이 담긴 검은 차가운 빛을 내뿜으며 평소보다 더욱 예리했다.쾅!검과 손이 맞부딪히며 둘은 팽팽하게 대치했다.뿜어져나온 기류에 주위의 빗물은 안개처럼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비밀 은장갑인가?’염구준은 황지열이 맨손으로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그가 끼고 있는 비밀 은장갑 덕분에 받아낸 것임을 알아챘다.‘고급 병기인가 보군.’“말도 안 돼!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낼 리가 없는데!”황지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방금 전 공격은 그가 진심으로 했던 것으로, 전에 했던 맛보기 공격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말도 안 되는 건 없어. 네 힘은 외부 도구에 의존한 것일 뿐이지 진정한 실력이 아니니까.”염구준은 차분히 말하며, 구자검에 담긴 검의를 더욱 강하게 발휘했다.우웅!검의가 더 많이 나오자 검기는 급격히 강해졌고, 황지열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이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염구준은 우연히 얻은 검의가 구자검 안에서 어느정도 있은 후 전보다 더 강해졌음을 느꼈
염구준이 나오면 싸움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비록 위천인경의 경지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를 만만하게 볼 수는 없었다.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기절해 있던 백호 등 일행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입은 움직일 수 있었기에 그들은 욕을 하기 시작했다. “황지열, 이 개자식아! 죽이려면 죽여 봐!”“퉤! 죽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기억해!”염구준이 죽었다는 황지열의 거짓말에 그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후!”이때, 기운을 다 회복한 황지열도 깊은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의 몸은 이미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 상태였다.황지열은 산 정상에 깜빡이고 있는 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하하, 못 나오는 건가?”강력한 적 하나가 사라졌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희소식이었다. ‘정말로 사라지면 더 좋지.’이내 그는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이제 남은 이들을 정리할 시간이었다.“내가 직접 우리 도주님을 배웅해 드릴까?”황지열은 황지영을 보면서 비열하게 웃었다.삼선도를 다시 장악하려면 황지영을 없애서 권위를 내세워야 했다.“황지열, 이번에 삼선도를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 지영이만은 살려주는 게 어때?”한쪽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황지웅이 간곡하게 말했다.비록 그도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하긴 했으나, 전의 고문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뒤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안 돼. 그렇게 포기 못하겠으면 같이 죽든가.”말을 하는 황지열의 눈빛은 매우 흉악하게 빛났다.죽이겠다는 생각이 한 번 든 이상, 멈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어디서 이렇게 강한 기운이?’그러나 이때,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그는 뒤를 돌아 빛 나고 있는 곳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나오려는 건가?’슉.그가 이렇게 생각할 때쯤, 염구준이 빛속에서 나왔다. 이미 기운을 완전히 회복한 염구준은 현재 다시 최상의 상태로 돌아온 상태였다.“아슬아슬하게 맞춰 왔네.”빛은 몇 번 더 깜빡이다가 사라졌고, 이는 통로가
‘뭐 하는 짓이지? 가만히 죽길 기다리는 건가?’황지열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겁먹을 이유도 없었기에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염구준의 진기가 두 발까지 다다른 것을 그는 시종 눈치채지 못했다. 휙.황지열의 공격이 닿기 직전에 염구준은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옆으로 틀어 공격을 피했다.‘이게 무슨...’황지열은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을 피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격이 염구준의 몸을 감싸고 있던 진기를 부술 정도로 거의 먹혔으니까 말이다.단 몇 센티라도 빗나갔더라면, 염구준은 중상을 입는 것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그 순간, 염구준은 다시 진기를 응축한 왼손을 꽉 쥐고 황지열의 등 뒤에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쾅!황지열은 즉각 반응하여 몸을 돌려 팔로 공격을 막았으나 염구준의 일격이 엄청난 힘을 동반했기에 급히 뒷걸음질칠 수밖에 없었다.그의 바로 뒤에는 밖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었다.‘날 밖으로 몰아내려는 거구나.’이를 본 황지열은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슉슉!그러나 염구준은 검기를 연달아 날리며 황지열이 자세를 잡을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였고, 이에 황지열은 통로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버렸다.“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라.”황지열은 한마디를 남기고는 그렇게 빛 속으로 사라졌다.상대방이 나간 걸 본 염구준은 그제야 자리에 주저앉아 급히 진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방금 전의 격렬한 전투로 진기가 거의 바닥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우웅.한편, 같은 시각에 봉래섬의 꼭대기에서는 빛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주상!”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백호와 동료들은 누군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외쳤으나 상대방이 염구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나서는 순식간에 불안감에 휩싸였다.“하하하! 염구준은 이미 내 손에 죽었다!”황지열은 광기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죽어!”그의 말을 들은 백호, 현무, 주작 세 사람은 두 눈이 빨개진 채로 무작정 달려들었다.염구준이 정말 전사했다면
‘천인 경지에 도달했나? 아니, 가짜일 거야.’염구준은 상대방의 기운으로 실력을 가늠하더니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쉴 시간도 없이 계속 싸워서 기운이 많이 소진되었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니 진짜 싸운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황지열이 나타나지 않아서 실력을 보존하려고 강력한 검술을 사용하지 않았다.“염구준, 지금 내 실력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냐?”황지열이 가식적인 말투로 말했다.실력이 강해지니 조금 거만해졌다.“별 느낌이 없어. 천인 경지에 도달한 고수를 죽여 봤거든.”염구준이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지금 황지열은 그에게 위협을 주지 못했다.“흥, 입만 살았어. 넌 내 힘에 대해 잘 몰라.”황지열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가짜 천인 실력은 진짜 천인 경지가 아니지만 이미 접근해 있었다.“외부 세력을 이용해 억지로 경지를 올렸을 뿐이지. 그에 비해 난 당신이 어디로 갔었는지가 더 궁금해.”염구준은 가슴속의 의문을 말했다.“알았다. 그러면 똑똑히 알려주고 죽여 줄게.”황지열은 자신의 계획이 자랑스러운 듯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내 목표는 지하의 물건을 전승받는 것이야. 그래서 고탑이 열린 순간, 특수한 방법으로 지하 1층으로 갔어. 천인 경지에 도달하는 방법은 너희들이 손에 넣었을 때 빼앗으면 그만이거든. 이것이 실력이야.”계획은 논리적이고 심지어 모든 사람을 끌어들였다.“그렇다면 말이 통하네.”염구준은 그제야 모든 것을 깨달었다.반란을 일으킨 날부터 도명현과 우대구는 그가 버린 패로서 언제든지 배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우습게도 두 사람은 황지열을 함정에 빠트리려다가 되려 당하고 말았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 보거라. 아니면 기회 없어.”황지열이 생각해 주는 척하며 말했다.가짜 천인의 실력에 오묘한 고대 무학까지 겸비한다면 자신을 상대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너희들은 먼저 나가. 난 영감을 조금 상대해야겠어.”염구준이 백호 일행에게 말했다.“가자.”백호는 주작이 감정적으로
백호가 돌진하여 서양인의 퇴로를 막고 나머지 일행은 가운데를 막았다.부상을 입어 서양인을 죽이는 건 불가능했지만 잠시 붙잡아 둘 수 있었다.닌자는 워낙 속도가 빨라서 어디로 도망쳤는지 알지 못했다.“젠장, 빨리 와서 도와줘!”서양인이 욕하면서 고개를 돌려 부하를 노려봤다.하지만 그곳에 누구도 없었다.그가 도망칠 때 이미 부하들은 흩어져서 숲으로 도망친 것이다.다시 응전할 수밖에 없었다.최대한 빨리 싸움을 끝내고 싶었지만 눈앞의 사람들은 끝까지 끈질기게 공격을 했다.그것도 수렁에 빠진 것처럼 느리게 공격하여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멀리서 염구준은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방을 살해했다.혼혈인은 똑똑하지도 못하면서 끼어들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서양인을 살해할 차례였다.“너희들은 물러서 치료하고 있어. 저놈은 내가 해결할게.”백호 일행은 이미 한계에 도달하여 완강한 의지로 버티고 있었다.염구준은 그것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진짜 끝이야!”서양인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날 죽이면 안 돼. 난 리아성전 출신이다. 우리 성전에 반보천인 고수만해도 100명은 넘어.”마지막 수법은 협박이었다.그는 상대방이 배후 세력에 겁을 먹고 도망칠 기회를 주길 바랬다.“들어보지도 못한 조직이야.”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한 조직에 반보천인 100명이 넘게 있다면 진작에 여기를 쓸어버리고 이 세상에서 무적이 되었을 것이다.게다가 염구준에게 원래 협박 같은 건 통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이상하게 주변에 빛이 나타났다.통로가 나타난 것이다.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을 뿐, 여기서 나갈 방법은 있었다.빛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서양인은 매우 기뻐하며 갑자기 그쪽으로 돌진했다.“구자검법, 검일척공!”염구준은 힘을 비축하고 바로 검을 휘둘렀다.위력은 약했지만 상대방을 살해하기에 충분했다.서양인은 한 발자국만 더 가면 통로로 들어갈 수 있었다.“안 돼.”그는 빛을 쳐다보며 못내 아쉬워하다가 피바다
윙!염구준은 잠시 공격을 멈추더니 갑자기 돌아서서 검의로 상대방을 찔렀다.“젠장.”그 장면을 본 세 사람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깨달았다.염구준은 우대구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닌자가 다가오길 기다린 것이다.물론 이것은 네 명의 주관적인 생각이었다.솔직히 염구준은 우대구를 살해하려 했는데 중간에 닌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계획을 바꾼 것이다.“푸욱!”검광이 떨어지자 닌자는 황급히 방어하는 바람에 검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찔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닌자는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그는 뒤로 물러나며 염구준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그때 우대구는 방어를 포기하고 도와주려고 나섰다.“안 돼!”서양인이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쳤다.이렇게 된 이상 두 사람이 달려가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오히려 죽음을 자초하는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살려줘!”1 대 1 싸움에서 우대구는 상대방을 이길 자신이 없어 목소리까지 떨었다.염구준의 공세는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수십 개의 검법으로 상대방을 살해했다.그렇게 3명의 도주 중에서 2명이 죽었다.“계속 공격해. 아직 두 명 살아있잖아.”염구준이 도발했다.방금 공격이 너무 빨라서 나머지 두 사람은 막는 것조차 버거웠다.반보천인 네 명이 공격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손실이 참담했다.옆에서 지켜보던 백호 일행이 안도의 숨을 쉬면서 큰소리로 응원했다.“주상님 멋집니다!”“저 잡놈들이 나대지 않게 죽여주세요!”“방금 엄청 으스대더니 계속 지껄여봐.”이제 승부는 결정되었다.남은 반보천인 고수는 염구준과 맞설 실력이 안 되었다.“물건은 포기하겠다. 여기서 그만두는 게 어때”서양인이 다른 대안을 제기했다.그는 의기소침해하며 방금처럼 날카롭게 대응하지 않았다.“전에는 날 죽이려고 했잖아. 죽이지 못하니까 이제 화해하자는 건가?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어?”염구준은 검으로 그들을 가리키며 무뚝뚝하게 말했다.상대방이 살의를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