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면서도 용필 쪽을 힐끗 쳐다봤다.“또 개소리치면 바로 혀를 뽑아버릴 것이다.”그러자 용필이 두 사람을 노려봤다. 그가 머리는 나쁘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었다.어떤 말이 옳고 그름을 정확히 알았다.“당신…”고대영의 둘째 아들이 뭐라고 화를 내려다가 애써 참았다.눈앞에 근육질 남자는 고우혁이 겨우 덤벼볼 수 있어도 자신은 상대가 되지도 않았다.스스슥.그때, 창밖에서 뭐가 스쳐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수많은 화살과 침들이 방안으로 쏟아졌다.“습격이다!”용필이 고함소리를 지르며 고대영의 앞에 우뚝 섰다.“진짜 왔어.”세 형제가 깜짝 놀랐다.그것도 고씨 가문의 영역에서 습격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소리를 자세히 들어 보니 마치 기계의 힘으로 쏘는 것 같았다.세 형제도 아버지를 보호하려고 노력 했지만 능력 부족으로 인해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 앞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에 바빴다.탁!이때 고대영의 셋째 아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여 화살에 다리를 맞았다!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철철 흘러내렸다.고대영의 큰아들과 둘째 아들이 그 장면을 보고 앞서 나가 대신 공격을 막았다.펑펑!그 반면 용필은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그는 두 손으로 눈만 가리고 모든 화살을 받아도 끄떡없었다.‘이것이 내 실력이라고!’곧이어 화살 공세가 누그러지자 놈들은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스스슥.그때 검은 그림자 무리가 창문을 부수고 들어왔다.전부 복면을 썼는데, 가장 약한 놈도 전신 경지 이상이었다.그들은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는 고대영을 덮쳤다.“아버지!”세 형제가 소리치며 구원하려고 했지만 전신 이상의 고수가 나타나 앞을 막았다.이런 고수 입장에서 세 형제는 애송이와 같아 싸울 의욕도 나지 않았다. 상황을 보니 용필한테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스스슥!용필이 두 손을 뒤로 가져가 합금 쌍곤을 들고 다섯 명을 상대했다.슝!한 팔을 뻗어 공격했지만 상대방이 교묘하게 피해버렸다.“저놈 조심해. 힘이 보통이 아니야.”한 고수가 쉰 목소리로
우두머리의 실력은 고우혁을 초월했으니 고씨 가문의 가주 고중천임이 틀림없다.고중천은 상대방이 자신의 신분을 알아차릴까 봐 걱정되어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내가 저놈을 상대할 테니 너희들은 고대영을 죽이거라!”싸움에 욕심을 부린 것에 조금 후회가 되었다.진작에 고대영을 죽였더라면 오늘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을테고 위험을 무릎 쓸 일도 없을 것이다. 말을 마친 고중천은 바로 염구준을 공격했는데, 신분을 감추기 위해 원소의 힘, 검법 그리고 눈에 띄는 초식은 사용하지 않았다.촤아악!그에 맞서 염구준도 손을 들어 빠른 속도로 검기를 휘둘렀다.고중천은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옆으로 비키며 계속 접근했다.‘하! 싸우는데 감히 몸을 사린다고?’염구준은 상대방의 의도를 단숨에 알아차리고 검법을 계속 펼치며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가까이서 그의 검을 봉인하려고 하다니 어림도 없지!“젠장. 미꾸라지처럼 빠르네.”하지만 그는 속도가 빨라 염구준이 차마 공격할 수 없어 나지막하게 욕을 뱉으며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 시간을 끌면 상대방이 버티지 못하겠지만 그에게는 지금 시간이 많지 않았다.용필을 쳐다보니 온몸으로 네 명의 공격을 받아 이미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오랫동안 공격을 받으면 중상을 입을 것 같았다.“나오지 않으면 바로 갈 겁니다!”염구준이 문쪽을 향해 소리쳤다.사실 따져보면 고씨 가문의 일인데 본인의 일인 것처럼 힘을 빼고 있으니 말이다. “염구준 씨, 조급해 마세요. 바로 갈게요.”미리 도착한 고영준이 부하들을 데리고 용필을 도와주었다.그는 뒷끝이 심하기에 지난번 빚을 갚으러 왔다는 걸 알았다.고영준은 실력이 뛰어난 부하들만 데리고 와 전투 상황을 완전히 뒤엎었다.“방금 네놈이 제일 세게 쳤지?”용필이 욕설을 퍼부으며 개조 로봇과 싸우기 시작했다.비록 로봇일지라도 건장한 사내가 맞붙으니 한순간에 승부를 가리기 어려웠다.고우혁은 눈에 띄는 초식을 사용하지 않은 탓에 바로 고영준에게 제압당했다.오늘 습격한 무리는 고대영을
염구준은 손에 든 검을 아래로 베어 상대방을 죽이려 했다.‘나를 죽이려고? 꿈 깨.’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고중천은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얼음 원소의 힘을 움직였다.딱딱한 얼음 결정이 왼쪽 어깨를 감쌌다.촤아악!하지만 어깨에 검이 닿은 순간 얼음 결정이 부서지고 검기도 사라졌다. 이렇게 짧은 거리에서 검기의 위력을 발휘하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고중천은 숨을 고를 틈이 생기자 재빨리 몸을 비켜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방금은 방심한 탓에 염구준의 공포스러운 폭발력을 우습게 본 격이 됐다.멀지 않은 곳에서 고영준이 익숙한 기운을 감지하고 복면을 쓴 고중천을 힐끗 쳐다봤다.그가 작은 범위로 사용해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원소의 힘을 바로 알 수 있었지만 아직도 격전을 벌이고 있어서 나중에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어르신, 제법인데요. 공격을 다 피하고 있군요.”싸울 의욕이 급증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맞섰다.그는 강력한 상대를 만날 때면 늘 이렇게 피가 끓어올랐다.“너, 제법이구나…!”고중천은 어깨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힘들게 참으며 말했다.이제야 염구준의 전투력을 똑똑이 알게 된 것이다. 아무리 전력으로 싸워도 그를 제압할 수 없었다.“다시 붙어보죠!”염구준은 검을 빙빙 돌리며 다시 공격했다. 오늘 고중천을 죽일 수 있다면 고유란의 유골을 가져오는 데 아무런 방해꾼도 안 생기기 때문이다.“철수한다!”고중천이 우렁찬 소리로 명령을 내리더니 뒤로 돌아 창문을 뚫고 어둠속에서 사라졌다.데리고 온 부하들도 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빠르게 뒤를 따랐다.너무 결단력 있게 후퇴해서 누구도 막지 못했다.“도망친다고? 나한테 허락받았어?!”염구준이 검기를 휘두르며 퇴로를 막아 전신 경지에 이른 고수 한 명은 창문을 뛰어내리다가 막혀 버렸다. 이어서 염구준이 뒤를 바짝 쫓아 그 사람을 제압했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영준도 가만 있지 않았다. 살아 있는 인질을 잡으려고 부하들을 이끌고 주변을 포위했다.“협조하면
”가족끼리인데 너무하네. 어떻게 가족을 죽이려고 하는 거냐?”“가자. 사람을 불러서 수호사에 따지러 가야겠어.”한 무리가 시끌벅적 떠들면서 결판을 내러 성큼성큼 걸어갔다.“거기 서!”그러자 고영준이 꾸짖었다.화가 잔뜩 난 상태에서 따지러 가면 모순만 커질 뿐 아무도 해결되지 않기에 부가주로서 전체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염구준은 그들의 말에 끼어들지 않았다.만약 주범이 고씨 가문의 가주 고중천이라고 말하면 다들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되지 않았다.“염구준 씨.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습니까?”고영준이 되물었다.‘늙은 여우 같으니라고.’염구준은 속으로 욕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씨 가문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굳이 저더러 말을 하라면 가주가 출관한 후에 처리하는 게 좋겠어요.”말은 아끼라고 많이 말할수록 오히려 오해만 사게 되기에 간략하게 말했다. 모든 일이 그의 계획대로 흐르고 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했다.“네, 그럼 가주가 출관할 때가지 기다리죠.”고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방금 습격할 때 두 사람은 누가 우두머리인지 알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발설하지 않았다.한편, 밀실에서는 패배하고 돌아온 고중천이 엄한 사람들한테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병신 같은 놈들! 어떻게 여럿이서 한 놈도 죽이지 못해?”고중천 본인은 염구준을 제압했는데 부하들이 용필의 방어를 뚫지 못해서 고대영 살인 작전에 실패한 것이라 생각해 꾸짖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열이 받은 듯 했다.“그자는 무식하게 힘만 세서 아예 공격이 먹히지 않았습니다….”한 부하가 죽어가는 소리도 대답했다.“퉷! 아직도 말대꾸냐?”고중천이 발로 걷어차자 부하가 바닥에 넘어져 뒹굴고 말았다.그 장면을 보던 나머지 부하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오늘 저녁 작전에서 다쳐도 괜찮지만 한 부하를 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혹시나 모든 것을 자백하면 일을 전부 망치게 되고 모든 고씨 가문이 그를 적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끼익!그때
지금까지 그는 손해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아직도 생각만 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한편, 고씨 가문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가족회의는 고씨 가문에서 가장 성대한 행사로서 보통 가문의 미래를 결정했기에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고씨 가문 사조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주가 이틀 뒤에 출관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왜 출관일을 앞당겼을까요?”“바보냐? 당연히 염구준이 왔으니까 직접 상대하려고 그러겠지.”“그러네요. 가주가 계시면 그 악마도 날뛸 날이 얼마 남지 않겠네요.”조사로 향하는 인파에서 염구준이 가장 눈에 띄었다.옆 사람들은 혹시나 자신을 해칠까 멀리 떨어져 걸었다.“부가주님. 제가 그렇게 무섭습니까?”염구준은 거울을 들여다보며 물었다.“하하하. 그게 무슨 농담입니까.”고영준은 멋쩍게 웃을 뿐 말을 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고씨 가문에서 왜 저를 저승사자처럼 보는 거죠?”염구준은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일전에 고씨 가문과 상업계에서 싸울 때 쌍방 모두 무력을 동원해서 어떤 사람은 죽기까지 했다.고씨 가문에서 그를 원망해야 정상인데 지금은 그를 피하고 있다.“정말 알고 싶어요?”고영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물었다.“그럼요. 죽어도 이유는 알아야겠어요.”염구준은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직접 보세요.”그러자 고영준이 한 종이를 건넸는데, 바로 고씨 가문의 신문이었다. 염구준은 대충 둘러봤을 뿐인데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다 엎어버릴 뻔했다.“뉴스 1면에 염구준이 대노하여 신생아 9명을 잡아먹었다.”“염구준은 어린이집을 발로 차버리고 양로원을 주먹으로 박살냈다.”“염구준이 잔인한 수법으로 고씨 가문을 참살했다.”손가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완전히 근거 없는 억측 뿐이었다.“누가 기사를 낸거야?!”염구준이 분노를 억누르며 가까스로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바다 건너 선진국가들보다 허튼 소리를 잘 지어냈다.“고씨 가문과 손씨 그룹이 잠시 사이가 안좋을 때 고우혁과 고대강이 책
이 중의 일부는 그가 죽인 것일 수도 있으니까.현장에 있던 고씨 가문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이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졌다. 염구준이 고유란의 아들이라는 건 일부 고씨 가문의 고위층들만 알고 있는 소식이었기 때문이다.쾅!조사당에 큰 소리가 나더니 고중천이 곧 한 방에서 나왔고, 그와 함께 공포스러울 정도의 얼음 원소의 능력이 주위를 덮었다."수련을 끝마치신 걸 축하드립니다, 가주님."고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이구동성으로 외쳤다.고씨 가문에서 가주란 표면상으로 모두의 우두머리인 존재이기 때문에 각 파벌도 어느정도의 체면을 세워주곤 했다."하하. 다들 이러지 마시고 일어나시지요."고중천은 자상한 표정을 지으며 꼭대기층에서 뛰어내리고는 다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가주로서 그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늘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다."위선적이기는."염구준이 경멸하며 말했다.어젯밤까지도 복면을 쓰고 와서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이 오늘 밤에는 좋은 사람인 척 하니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앞뒤가 다르긴.'"그럼 시작하지."고중천은 주석에 가서 앉은 다음 옆에 있는 고우혁을 향해 말했다. "고씨 가문의 회의를 정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고우혁의 말에 가문의 고위층들은 각자 자리에 앉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옆에 섰다.그렇게 고씨 가문의 조사당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가 고중천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얼마 전에 저는 사람들을 보내 가문의 보물을 되찾아 오라고 했으나 모두 염구준의 손에 죽었습니다. 후에 고대강을 보내 한 번 이야기 해보라고 했지만 그 역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죽게 되었고 손씨 그룹은 고씨 가문의 사업을 억눌렀었죠. 하지만 인의가 모든 일의 첫 번째 원칙이 아니겠습니까? 평화적으로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전 이번에 염구준 씨와 그의 아내분을 초대했답니다."인의니, 도덕이니를 언급해대며 그는 이 일을 전부 임찬혁의 탓으로 돌렸다.만약 정말로 이 일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다면 굳이 이런 말을 해서 가문
"돈이 폐지인 줄 알아? 차라리 가서 빼앗지 그래?""뭐야, 지금 잘못한 사람이 먼저 저렇게 당당하게 딜하는 거야?""200조? 우리 가문한테 갚는 게 아니라 우리더러 갚으라고? 멍청이 아니야?"사람들은 전부 임찬혁을 욕하기 바빴고 현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한편, 주석에 앉아 이 장면을 보고있던 고중천은 간악한 웃음을 지었다. 이게 바로 그가 원하던 결과이었으니 말이다. 반면 손가을은 가슴을 졸이기 시작했다. 상대방 사람이 너무 많아 전부 해석하려면 힘들었다. "조용히 하세요!"염구준은 말을 하기 위해 목소리에 모든 힘을 담아 외쳤다.종사 아래 사람들은 이 고함소리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서둘러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했다."염구준, 우리가 좋게 말했더니 넌 공격을 해? 고씨 가문이 안중에도 없는 거지?"고우혁은 이 기회를 틈타 사람들을 선동했다.그의 행위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고씨 가문 사람들은 정신을 차린 후 더욱 심하게 욕했다.이대로 가다가는 말 한마디조차 할 수 없을 게 뻔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전신전 내부의 통신 채널을 열었다."주작, 간만에 큰 소리 좀 듣고 싶으니까 내가 보낸 위치로 그것 좀 보내.""네, 알겠습니다."주작은 대답하자마자 준비하러 떠났다.고씨 가문 내부에서 염구준은 몇 천명에게 둘러싸여 욕을 먹고있었지만 어차피 같이 욕을 한다고 이기지도 못할 게 뻔하니 그냥 입을 열지 않았다. '하여튼 싸움도 못하면서 입만 살아가지고.'자신들의 원하던 상황에 고중천 등은 매우 기뻐했다. 염구준이 증거가 있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지금처럼 말을 못하게 하면 된다. 쾅!바로 그때, 귀가 떨어질만큼 큰 소리와 함께 불빛이 번쩍였고, 곧 자욱한 연기가 고가성 밖의 무인지역에서 피어올랐다.큰 소리에 모두가 말을 멈추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순식간에 온 도시가 조용해졌다."더 할 말 있나요?" 염구준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미사일
그들 모두 염구준이 지금 반대로 말한다는 걸 알아차렸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들이 조용해진 걸 보자 염구준은 반격하기 시작했다."사람이 많다고, 자기네 구역이라고 저한테 욕 했었죠? 만약 오기 전에 아버지께서 이곳은 어머니가 힘들게 만든 곳이라고 당부하시지 않으셨다면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다 부수었을 겁니다. 여기서 당신들이랑 입씨름하지 않고요. 굳이 창피를 당해봐야 정신차리겠어요?"이렇게 단체로 창피를 당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고씨 가문 사람들은 미사일이 이번엔 안에 날아올까 봐 무서워서 계속 침묵했지만 염구준의 엄마가 누구인지, 가문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궁금해 했다."염 선생, 할 말 있으면 그냥 하시지요! 가문 사람들도 방금 전에는 그냥 너무 흥분해서 막말한 것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요."이때 고중천이 다시 굳은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풀었다.'하여튼 불신과 꿍꿍이로 가득 차가지고는.'염구준은 일단 그를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웃는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가을아, 동영상 좀 띄워줘.""알겠어."손가을은 대답한 후 노트북을 안고 염구준에게 다가갔고, 그녀가 키보드를 몇 번 누르자 곧바로 허공에 3D 화면이 나타났고 고대강의 모습이 비추었다."검은 단풍잎이면.. 흑풍 조직의 로고잖아! 이씨 가문에서 버려진 흑풍 존주가 만든 거 말이야."고씨 가문 사람들 중 눈치 빠른 사람이 한눈에 알아보며 놀라 소리쳤다.이 외에도 손가을은 고씨 가문 사람이 손씨 그룹 직원을 살해하는 동영상을 몇 개 띄웠다.동영상이 틀어지자 고대강이 흑풍조직과 손을 잡았고 고씨 가문이 먼저 손씨 그룹을 공격했다는 증거가 확실해져서 더는 부인할 수 없었다. 그들은 전혀 억울한 쪽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면 반대였지!영상을 본 고중천의 얼굴은 거의 썩어있었다. 상대방이 이렇게까지 확실한 증거를 가져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였다. "고대강 저 망할 녀석이 감히 가문을 배신하고 우리의 명성을 깎는 일을 저질러? 죽어도 싸네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