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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2화

Author: 잔영
“난 당신이 꼭 희주 데리고 집에 올 거라고 믿어.”

손가을은 남편의 두 손을 꼭 잡고 가장 큰 격려를 해주었다.

그녀는 염구준의 능력을 믿고, 지금 자신이 남편의 정신적 지주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가을아…”

염구준은 아내가 이렇게 굳건히 자신을 믿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마음속에서 따뜻한 기운이 치솟았다.

“당신 부하들 비난하지 마. 그 사람들 손씨 가문 보호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손가을은 남편의 성격을 알고 있었고, 전신전은 사적인 보디가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손씨 가문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걱정 마, 내가 희주 데려올 거야!”

염구준은 손가을의 마지막 부탁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 전신전은 어떠한 임무라도 실패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구준 씨…”

남편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손가을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당연히 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것도 걱정되지만, 극단적인 남편이 더욱 걱정됐다.

“전주님, 그들이 청해 북쪽의 무인도에서 흑주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염구준이 막 병원을 나섰을 때, 청룡이 흑풍 무리를 찾았다는 메시지가 왔다.

“그들을 막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딸을 구출해!”

염구준은 고함을 치듯 말했고, 이성을 잃은 그는 택시 한 대를 가로막고 기사를 내동댕이쳤다.

“카드에 1억 있어. 비밀번호는 0000!”

염구준은 기사에게 은행 카드 한 장을 던지며 액셀을 밟았다. 차는 날아가듯이 튀어나갔다.

청해 북쪽은 미개발 지역으로 여우 무리가 여기까지 도망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염구준은 모래사장에 차를 세우고 멀리서 화물선 한 척이 전신전 정예부대에 둘러싸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병사들은 아가씨의 안위가 걱정되어 당연히 쉽사리 건드릴 수 없었고, 여우는 희주를 안고 침착하게 갑판에 앉아있었다.

“왔네, 1분만 더 늦었으면 너희 부하들 다 죽었어.”

여우는 염구준을 보고 악랄하게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반보천인 한 명이 이런 병사들을 처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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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43화

    “희주…”염구준도 그대로 멍해져있었다. 허약한 딸이 어떻게 이런 강력한 힘을 뿜어낼 수 있었을까!여우는 그녀를 잡으려고 했지만 희주가 갑자기 돌아보더니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여우는 앞니 두 개가 떨어졌고, 갑판에 부딪혀 더 이상 일어설 힘이 없었다.“신무 각성, 천인합일!”흑풍은 놀라서 외쳤다. 그는 팔황옥의 비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의 외침은 폭주하던 희주의 이목을 끌어당겼고, 한 줄기 그림자가 스치더니 이미 날아간 뒤였다.“다 죽어야 돼!”희주는 흉악하게 웃으며 잔상이 되어 모두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친위 대원들은 비명을 지르고, 반격할 힘도 없이 7살짜리 아이에게 순식간에 죽임을 당했다.“희주야!”염구준이 몸을 날려 희주를 제지했지만 천인합일의 경지는 애초에 반보천인이 맞설 수 없었다.“윽…”염구준이 끙끙거렸다. 이미 희주에게 맞아 모래사장에 내리꽂힌 뒤였다.이렇게 강력한 실력을 듣도 보도 못한 염구준은 가슴이 답답하고 일어설 힘조차 없어 자신의 딸이 부하들을 학살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빨리 배를 몰아!”숨통이 트인 흑풍이 재빨리 명령했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배 안에 있었다.흑풍의 화물선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희주는 엔진의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가만히 배 위에 서있었다.“희주야!”염구준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끼며 딸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한 용병이 희주를 기습하려 하자, 희주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작은 손으로 그의 가슴을 찔렀다.용병을 처리한 희주는 그대로 갑판 위에 쓰러졌다. 마치 깊게 잠든 것 같았지만 아무도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화물선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으로 사라졌고, 바다는 전신전 친위 대원의 시체로 가득 찼다.염구준은 몇 차례 깊은숨을 쉬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한 어린 여자아이에게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힘이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전주님!”청룡이 바닷속에서 힘겹게 모래사장으로 올라

  • 군신의 귀환   제1444화

    무인도의 어느 한 곳에서 두 사람이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들은 흑풍의 사람이었다.“흑풍 형님이 맞았네요. 염구준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어요.”“어린 여자애 하나가 하늘이 선택한 사람일 줄이야. 그래도 흑풍 형님의 손에 있으니 머지않아 온 세상이 우리의 것이 되겠네.”“4대 지존을 건드릴 각오만 한다면 흑풍이 설웅국과 연합해 북쪽에서 공격할 거야.”두 사람은 완벽한 계획을 상상하며 마치 염구준이 이미 손바닥 위에 있는 듯했다.“배를 물가에 멈춰!”염구준은 귀옥이 초조해하는 것을 느끼고, 문득 두 사람의 존재를 눈치챘다.그는 비록 무슨 이유인지 말은 못 했지만 이 모든 것이 희주의 폭주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역시 팔황옥의 비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었다.“너희들은 뭐 하는 놈들이냐?”염구준은 순식간에 두 사람의 뒤에 서서 그들의 환상을 깨부쉈다.“왔어?”두 사람은 당황하지도 않고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염구준은 낯빛이 돌변했다. 그가 손을 썼을 땐 이미 죽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이었고, 두 사람은 맞붙을 생각은 전혀 없는 듯 몸을 날려 뛰어올랐다. 갑자기 귀옥에서 신비한 힘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무인도에서 알 수 없는 힘이 호응했고, 윙윙하는 이상한 울음소리가 났다. 염구준은 마음이 복잡하고 정신이 없을 뿐이었다.“여긴 수라지옥인가?”염구준은 마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머릿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던 과거의 전쟁 장면이 떠올랐다.“구준아, 팔황옥의 비밀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용국의 정치 문제에도 개입해서는 안 돼!”귓가에는 낙성용의 목소리도 울렸다. 피의 힘이 솟아오르기 시작하자, 염구준은 극도로 조급해지며 시선이 핏빛으로 변했다.그는 자신의 몸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것 같았다.“수라귀의 그림자!”두 사람의 웃고 있더너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 이런 결과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흑풍의 계산이 틀렸다.“말도 안 돼. 귀옥의 힘을 컨트롤할 권한이 있는

  • 군신의 귀환   제1445화

    “더러운 자식!”염구준은 짜증 난다는 듯이 손등의 진흙을 털어내며 이미 자신의 몸과 하나가 되어가는 것을 발견했다.“두 개 더!”흑인은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이 진흙 인간 두 명을 더 만들었다. 염구준은 그제야 진흙이 사람의 몸을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더 이상 진흙 인간들과 싸우지 않고 거대한 바위 위로 뛰어올라가 더 좋은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진흙 인간도 똑같이 뛰어올라 따라갔고, 염구준은 진흙 인간의 몸을 걷어차버렸다.진흙 인간은 단번에 몸을 돌려 피했고, 비록 그의 허리에는 총이 없었지만 총을 꺼내는 자세를 취했다.“전신전 12식!”염구준은 깜짝 놀랐다. 진흙 인간이 전신전의 기술에 이렇게 능숙하다니, 이건 전왕 급의 수준이었다.“많이 놀랐어? 네가 데려온 두 부하도 벌써 진흙이 됐어!”흑인은 염구준의 마음을 읽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염구준이 화물선을 바라보자 그쪽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말라버린 시체가 되어있었고, 그중에는 남, 북 두 명의 전왕도 있었다.“빌어먹을!”염구준은 뒤늦게 깨닫고 괴로워했다. 흑인이 만든 가짜 인간들은 전부 반보천인의 경지라 염구준의 부하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이 시체는 만물을 먹여 살릴 수 있고 모든 걸 삼킬 수도 있어!”더욱 의기양양해진 흑인은 두 손을 모으고 이상한 주술을 외우자 섬 전체가 점점 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염구준뿐만 아니라 전체 섬이 흔들리고 있었고, 주변의 작은 섬들도 같이 흔들리며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알고 보니 이게 거경의 시체였구나!”염구준은 궁지에 몰렸지만 되려 침착해졌다. 자신의 몸 안에 새로운 힘이 생겨나는 것 같았다.“나와!”그가 화를 내며 소리치자 그 힘이 솟아 나와 하나의 영혼이 되어 진흙 인간 두 명을 잡았다.진흙 인간이 부서지고 영혼에 달라붙지 않자 흑인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귀옥을 컨트롤할 수 있어?”흑인은 겁에 질려 한 발짝 물러섰다. 그는 주술은 뛰어나지만 체술은 엉망이었기 때문

  • 군신의 귀환   제1446화

    염구준은 먼 곳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는 지금 전신의 모습이고, 수라의 모습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하지만 자신의 능력은 여전히 반보천인의 경지이며, 두 모습을 서로 바꿀 수는 있지만 합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반보천인도 세상에서 염구준 혼자만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져 갔다.“낙성용 선배의 풍신옥패는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염구준은 3개의 옥패를 손에 넣었다. 낙성용은 그가 유일하게 존중했던 남자였다.‘팔황옥의 비밀은 용국 은세집안의 손에 있으니, 전신전은 영원히 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염구준의 머릿속에 낙성용의 유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흑주, 가장 가난한 대륙.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보기에 이곳은 곳곳에 황금이 있어 자원이 풍부한 곳이었다.화물선이 로그랑이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로그랑은 황금과 보석 같은 광석을 수출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다.흑주의 다른 풍요로운 땅처럼 외부에서 온 식민지 개척자들이 이곳의 주도자이고, 원주민들은 여전히 최하등 사람이었다.염구준이 도착하자마자 천차만별의 아가씨들이 그들을 맞이했다.그녀들은 특수 노동자가 아니라 각 여관에서 손님을 모집하기 위해 보낸 것이었다.염구준은 차갑게 그녀들을 밀어냈다. 손가을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다른 여자는 볼 가치도 없었다.그의 목적은 명확했다. 데이몬드라는 회사에 가서 납품업자를 찾는 것이었다.데이몬드는 로그랑 최대 보석상이고 그의 회사 건물은 특히 눈에 띄었다.택시 기사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왔고, 염구준은 차에 올라 앞에 보이는 가장 큰 건물을 가리켰다. 눈치 빠른 기사는 그의 목적지가 어딘지 바로 깨달았다.“레이먼 씨를 찾아왔습니다.”그렇게 도착한 염구준은 차에서 내려 곧장 자신의 블랙카드를 꺼냈다. 불필요한 실랑이를 벌이지 않기 위해서였다.눈치 빠른 응대 직원이 바로 염구준을 데리고 VIP 접대실로 향했다. 이 블랙카드는 원래 지존 신분의 상징이었다.“존경하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곧 레이먼이 접대실에

  • 군신의 귀환   제1447화

    “선생님 원하는 게 있으십니까?”레이먼은 살면서 거경골옥을 볼 줄 상상도 못했었다. 하여 그의 눈가에는 벌써 눈물이 맺혔다.“간단합니다. 손씨 그룹을 당신들 최고 고객 리스트에 추가해 주세요. 블랙카드 명단에요.”염구준은 레이먼을 아주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런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몰랐고, 그저 자신의 블랙카드가 아주 좋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다른 게 또 있을까요?”레이먼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조건이 이렇게 간단할 줄 몰랐다. 겨우 고객 리스트라니.염구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손가을에게 성취감을 주고 싶었다.“문제 없습니다. 선생님!”레이먼은 염구준의 손을 잡고 진한 입맞춤을 했다. 염구준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윽, 역겨워.’원석을 손에 넣은 데이몬드는 특별 연회를 개최했다.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레 원석의 근원지를 알 수 있었다.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손씨 그룹은 그렇게 단숨에 세계 주얼리의 정상에 올랐다. 겨우 이름만으로 벌써 보석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손씨 그룹의 주가는 갑자기 치솟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등을 돌려야 할지 고민하던 주식투자자들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벼랑 끝에서 다시 살아돌아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구준 씨가 또 뭘 했나?”손씨 그룹 본사, 손가을이 부드럽게 말을 뱉었다. 그녀는 자신이 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했다.염구준의 능력은 무궁무진했다.“루카다 광산?”데이몬드 로비, 염구준은 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직접 루카다에 가보기로 했다.“전주님, 알 수 없는 무리가 화물선을 습격했습니다!”통신음이 염구준의 생각을 멈추었다. 그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마 계속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감히 나 염구준과 힘을 겨룰 사람은 이 세상에 아직 없어!”그는 몸을 일으켜 데이몬드 회사 건물에서 뛰쳐나왔다. 옆에 있던 레이먼은 그대로 멍해졌다.“이게 바로 신비한 용국의 힘인가?”

  • 군신의 귀환   제1448화

    염구준이 크고 거대한 해영국의 용병을 보며 농담을 던졌다.“듣자 하니 신비로운 용국의 힘이 있어서 전신전보다 더 강하다던데 맞아?”용병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는 힘에 더 관심이 있는 게 확실했다.“전신전을 알아?”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묻자, 다른 사람들도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용국의 백성들도 전신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응. 난 예전에 해영 정예 부대에 있었는데 전신전과 맞붙은 적이 있어.”용병은 솔직히 털어놓았다.금발과 하얀 피부를 가진 이들에겐 비밀이 없다는 듯.“전신전은 그저 전설 속의 얘기이고 저희는 그게 실존하는지도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동방전왕이 앞으로 나아가 계속 접근하려는 용병을 막아섰다.“존재하지. 바람을 불 수 있는 낙성용이 그 당시에 우리 쪽 사람들을 많이 죽였어.”용병은 가볍게 말했다. 전우의 죽음에 그다지 감흥이 없는 듯했다.“낙 전주!”염구준은 깜짝 놀랐다. 이 용병이 낙성용을 알다니, 그럼 분명 홍룡 클라크의 부하일 것이다.“저기, 우린 이제 군인도 아닌데 같이 술이나 한잔할까?”염구준이 말을 이었다. 해영국의 병사들이 술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그래. 난 로그랑의 화이트 맥주를 좋아하고, 친구를 사귀는 건 더 좋아하지.”용병은 스스럼없이 대답했다.“저기?”염구준은 길거리의 라파엘 술집을 가리키며 시험 삼아 물었다.용병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 차 믿을 수 없다는 듯 염구준을 쳐다보았다.“저기 제일 비싼 술집이야. 화이트 맥주 한 잔에 용국 화폐로 500불이라고!”용병은 난처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환전을 하는 건 단지 저축을 위해서였고 이렇게 막 쓸 수는 없었다.“내가 사지. 용국 사람은 접대를 좋아하니까!”염구준은 살짝 웃으며 용병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를 끌고 술집으로 들어갔다.전주와 함께 마시는 술이다보니 부하들은 아주 조심스러워했다.반면 트랑이라는 백인은 술 세잔을 마시자마자 염구준과 호형호제하기 시작했다.“비

  • 군신의 귀환   제1449화

    염구준은 뭔가 더 묻고 싶었지만 까만 피부의 여자가 그의 말을 끊었다.여자는 바 테이블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염구준은 눈앞의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이 더욱 상인으로 보이도록 고개를 끄덕였다.여자는 화이트 맥주 한 잔을 달라고 했고, 맥주를 마시며 염구준에게 추파를 던졌다. 술을 음미하는 건지 남자를 음미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난 화장실 좀!”트랑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고, 염구준은 두 손가락으로 바 테이블을 두드렸다.“술 감사합니다.”여자는 컵에 있던 술을 한입에 다 마시고 염구준을 향해 예쁘게 웃었다.염구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차갑게 보이고자 했다. 그는 이 여자에게 아무 감정도 없지만 미워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그 백인이 당신 옥패를 훔쳐 갔어요. 선생님!”여자가 염구준의 귓가에 다가와 살짝 웃으며 말했다.염구준은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넌 또 누구야?”염구준은 손을 뻗어 여자를 잡으려 했지만, 여자는 미꾸라지처럼 염구준의 몸에 붙어 미끄러졌다.염구준은 여자의 정체이 너무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여자가 그를 놀리는 것은 분명 미리 준비한 것이다.이곳은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애초에 손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옥패를 만지려 했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그는 부하 두 명을 배치해 동방전왕을 돕게 하고 백인 용병을 막아나서게 했고 자신은 정체 모를 여자를 직접 상대하고 있었다.까만 피부를 가진 여자는 여전히 장난스럽게 그를 보고 있었다. 마치 염구준이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자기 영혼의 형태를 풀어냈고, 그 영혼은 여자의 뒤에 나타났다.곧이어 여자의 웃는 얼굴이 그대로 굳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손과 발이 알 수 없는 힘에 묶였고, 염구준은 일부러 그녀의 척추를 망가뜨렸다.여자가 바닥에 쓰러지자, 옥패 하나가 그녀의 목에서 떨어졌다. 알고 보

  • 군신의 귀환   제1450화

    염구준은 놀라면서도 화가 났다.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은 전신에게는 희대의 수치였다.“흑풍 형님이 그랬어, 뇌가 없는 애들은 오래 못 산다고.”“낙성용처럼 강하다 해도 흑풍 형님의 손은 못 벗어난 거 아니야? 그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었잖아!”두 사람은 묻고 답하며 마치 일부러 낙성용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흘리는 것 같았다.“낙 선배 이름을 어떻게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함부로 입에 올려!”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은 마치 이제 염구준의 용의 영혼이 부리는 횡포가 두렵지 않은 듯 바로 맞섰다.심리적인 공포가 사라지자, 두 반보천인은 염구준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염구준도 속으로 놀랐다. 두 사람은 짧은 시간에 실력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 벌써 반보천인의 중간 단계의 수준까지 이르렀다.“어떠냐? 흑풍 형님이 특별히 널 상대하라고 알려주신 전술이다.”대목은 차갑게 웃더니 이상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러자 검은 기체가 몸을 감쌌다. 철호도 똑같았다.“신무옥과 암무옥은 두 가지 상극의 힘이지. 누가 더 센지 보자고.”철호는 도발적인 얼굴이었다. 분명 그 흑풍이라는 놈이 이들에게 옥패의 힘을 준 것이 틀림없었다.염구준도 옥패의 힘을 어떻게 꺼내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난폭함은 옥패와 서로 반응하는 것에서 왔다.이만 봐도 염구준은 흑풍이 아주 무서운 사람이고, 절대 붙잡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검은 기체와 염구준의 용의 영혼이 서로 맞붙자, 원래 옥패의 힘을 가지고 있던 염구준은 절정에 이른 두 반보천인과 비슷했고, 이제 어느 한쪽도 우세하지 않았다.“내가 말해두는데, 이 세상에는 용국의 무신전만 있는 게 아니야. 흑풍 형님의 그림자 무신전은 용국보다 만 배는 더 강해!”대목은 계속 말로 염구준을 흥분시켜 그의 정신을 흩트려놓으려 했지만 염구준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염구준의 전신전이 없다면 그저 어릿광대일 뿐이다. 이 세상에는 오직 한 개의 전신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용국의 전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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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268화

    볼라르 백작이 죽었는데 일행은 한가하게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그렇다면 한 편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다.“바트 대장, 그냥 배달시켜. 나가면 사람들 눈에 띄잖아.”누군가 일깨워주었다.“뭐가 무서워?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하다는 말 못 들었어? 볼라르는 죗값을 치렀지만 죽을 때까지 자신을 조종하는 배후가 집에 있다는 것을 몰랐을 거야.”바트는 본인의 작전이 너무 완벽해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 확신했다.그건 볼라르 저택에 오랫동안 머물렀는데도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바로 그때, 어둠속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애타게 찾아도 없다 했더니 쥐 새끼처럼 여기 숨어 있었구나. 너희들 모든 사실을 말하면 야식은 내가 사 줄게.”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염구준이었다.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무술인들의 앞에 나타나더니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이 사람들과 일면식도 없는데 왜 에드로를 죽이고 자기에게 뒤집어씌웠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불청객 등장에 일행은 어리둥절했다.한참 지나서야 대장인 바트가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저놈을 죽여! 우리 정체를 들키면 안 돼!”쿵!그런데 공격하기 전에 염구준의 주먹을 맞고 전부 쓰러졌다.“죽고 싶지 않으면 움직이지 마.”살기가 깃든 염구준의 말에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일행은 일어날 엄두를 내지 못했다.방금 주먹이 너무 매서워서 감히 저항하지도 못했다.“선배님, 물어만 보십시오.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은 전부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바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너희들 볼라르와 무슨 관계야? 에드로 친왕을 암살한 것도 너희들과 관련 있어? 잘 생각해 보고 대답해. 난 급하지 않으니까.”질문을 다한 염구준은 계단에 앉아 검으로 벽을 긁으며 이명소리를 냈다.일행은 그제야 자신을 노리고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네가 염구준이야?”“푸악!”누군가가 이름을 말하는 즉시 날카로운 검에 잘려 죽어버렸다.나머지 다섯 사람들은 다음 차례로 자신이 죽을까 봐 무서워서 뒷걸음

  • 군신의 귀환   제2267화

    벨은 염구준의 앞에서 감히 수작을 부리지 못했다.아무리 많은 병사를 거느려도 상대방의 일격이면 자신을 충분히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볼라르 백작은 누구 사람이야?”염구준이 계속 추궁했다.“보수파 안드리 친왕의 사람이야. 근데 왕숙의 짓은 아닐 거야.”벨은 매우 확신하며 안드리를 용의자에서 배제했다.그렇게 되면 모든 단서는 또 무용지물이 된다.“왜 아니라고 생각해?”염구준은 아주 작은 의심이 가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휴, 염 선생은 몰라서 그래. 두 사람 관계가 조금 오묘해서 그럴 리가 없어.”벨은 한숨만 쉬고 그 관계에 숨은 비밀은 말하지 않았다.“그럼 이렇게 하자. 네 부하들을 철수시키면 날 속인 걸 따지지 않을게.”염구준은 더는 묻지 않고 명령식으로 말했다.그런데 벨은 염구준과 양청화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염 선생, 우리 오스크국에서 국왕이 죽으면 왕후는 재혼할 수 있어.”“꺼져!”염구준이 갑자기 꽥 소리지르는 바람에 벨은 머리가 울려서 그만 비틀거리고 말았다. 두 사람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괜히 똑똑한 척하고 있었다.“알았어. 당장 갈게. 앞으로 왕후가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맞서지 않을 거야.”벨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바로 부하들과 함께 철수했다.염구준은 벨의 군사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걸 확인하고서야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사라졌다.이제부터 혼자 힘으로 조사할 생각이었다.방금 일을 통해 염구준과 벨은 더는 서로를 믿지 않게 되었다.반대로 양청화는 염구준의 말을 믿었지만 더는 엮이지 않으려고 했다.“왕후, 벨이 철수했습니다. 따라가서 죽일까요?”검정색 제복을 입은 시위장이 청을 올렸다.“관둬. 구… 염 선생이 나서서 해결했으니 오늘 저녁에 건드리지 않을 거야. 참, 염 선생은 어디 가셨어?”양청화는 힘없이 손을 흔들었다.마음이 복잡해서 더는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밖에 없는 걸 보니 떠난 것 같습니다.”시위장이 대답

  • 군신의 귀환   제2266화

    그렇게 따져 보면 벨과 에드로 사이에 원한은 없는 것 같았다.“구준 오빠,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어?”간신히 진정한 양청화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워낙 여러 사건에 얽혀 있어서 의심할 만도 한데, 한마디로 자신을 믿어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지금 오스크국에 어떤 세력들이 있는지 말해봐.”염구준은 세력 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아채고 처음부터 다시 알아보려 했다.“나, 벨 왕자, 안드리 친왕이 있는데 여기서 내 세력이 제일 강해. 그리고 벨, 안드리는 들러리나 마찬가지야.”양청화는 혹시나 염구준에게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숨기지 않고 모든 정보를 말했다.그녀는 평소 저택에 움츠러들고 있었지만 벨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고마워. 날도 어두워졌는데 일찍 쉬워. 밖에 군사들은 내가 처리할게.”염구준은 누구도 해치지 않고 돌아서 나왔다.‘나를 도와주는 거야?’양청화는 또 이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그보다 확실한 건 염구준은 자신을 여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그녀가 가장 바라지 않은 것이었다.한 켠에서 네카일은 질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염구준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싸워도 이길 수 없으니 애써 분노만 삭였다.끼익!왕후 저택의 문이 다시 열렸다.밖에서 기다리던 군사들은 잔뜩 긴장하며 이쪽을 쳐다봤다.“철수해!”염구준이 철수하라는 말에 벨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군사를 동원했고 왕후가 코앞에 있는데 이렇게 계획을 망치기 싫었다.“안 돼. 오늘 반드시 저 여자를 죽여서 아버지 복수를 할 거야.”탁!그러자 염구준이 갑자기 앞에 나타나 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제법인데? 메이슨과 둘이 짜고 내 앞에서 연기하니까 재미있어? 나를 이용해서 왕후를 죽이고 넌 국왕의 자리에 앉으려고 했어?”지금 얻은 정보로 벨이 정말 에드로를 죽였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자신을 끌어들인 것은 확실했다.양청화가 말한 세 세력들은 각자의 수단을 동원하여 상대방을 제거하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염구준이 갑작스럽게 공격하자 황실 호위대

  • 군신의 귀환   제2265화

    그런데 모든 일이 수상하게 흘러서, 어쩔 수 없이 벨의 뒤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밖에 나왔더니 벨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그새를 참지 못하고 왕후 저택으로 간 모양이었다.벨의 권력으로 짧은 시간에 군사를 모으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해도 국왕이 죽은 후에 양청화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설명했다.쌍방이 싸우게 된다면 누가 이길지 아직 장담하지 못한다.염구준이 왕후 저택에 도착했을 때, 벌써 벨의 부하들이 개미떼처럼 입구에 모여들었다.그들 앞에 시체들이 누워 있는 것을 보니 이미 격전을 벌인 것 같았다.염구준은 벨의 부하들 사이를 지나 왕후 저택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직접 만나서 대체 무슨 일인이 물어볼 생각이었다.“염 선생, 그 영상은 나도 봤어. 둘이 아는 사이라는 걸 잘 알겠지만 이 일에 끼어들지 마.”벨 왕자는 그에게 충고했다.“나를 모함하려는 놈들과 관련 있는 일이라 무조건 끼어들어야겠어. 당신은 나서지 않는 게 좋아.”염구준은 오히려 벨에게 경고하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양청화를 죽이고 아버지 복수를 하자!”하지만 벨의 입장에서 생각이 달랐다.혹시나 염구준이 양청화와 함께 도망치지 않을까 걱정되어 손을 번쩍 들어 명을 내렸다.오늘 대부대를 끌고 여기까지 온 이상, 반드시 왕후를 살해하고 대권을 빼앗을 작정이었다.쿵!그때 염구준이 검을 휘두르면서 바닥에 경계선을 그어버렸다.깜짝 놀란 군사들은 무서워서 감히 나서지 못했다.“만약 왕후가 범인이라면 당신한테 처리할 기회를 줄게. 심사숙고하고 움직이는 게 좋을 거야.”염구준은 그의 속셈을 알고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않았다.벨은 대규모적으로 귀족을 공격하여 당파 싸움으로 자신의 기반을 다지려고 했다.“알았어. 염 선생의 말을 따를게.”벨은 마른침을 삼키며 부하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방금 염구준의 검에 맞았다면 저항도 못하고 현장은 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타닥타닥!염구준은 왕

  • 군신의 귀환   제2264화

    “아직도 매를 벌어? 이간질을 하는 거야, 아니면 잠이 덜 깬 거야?”벨은 단번에 메이슨의 의도를 파악했다.그가 친왕의 전부 세력을 계승할 수 있었던 것은 머리가 비상한 덕분이었다.이런 수법은 그에게 있어 아주 저급하고 뻔하고 보잘것없었다.“콜록콜록!”명치를 맞은 메이슨은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결국 피를 토하면서 경련을 일으켰다.벨이 단번에 간파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반나절이나 고문을 참으면서 겨우 버텼는데 모두 헛수고가 되었다.“누가 사주했어? 네 입으로 말하면 목숨은 살려줄게.”염구준이 그에게 유혹적인 제안을 했다.지금 사건을 계속 파헤치려면 돌파구가 필요했다.“정말이야?”그 말에 메이슨은 정신이 번쩍 드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그래. 난 말을 번복하지 않아. 그러니까 걱정 말고 말해.”염구준이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면서 약속했다.장기말을 죽이든 살리든 사건 파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배후를 캐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겼다.벨은 더는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메이슨을 심문하는 일을 염구준에게 맡겼다.“알았어. 말할게. 실은 에드로 친왕을 죽인 사람은 나야. 아무도 지시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를 풀어줘! 하하하.”메이슨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지 염구준을 엿먹이는 말만 했다.‘또 헛걸음을 했나?’유용한 단서를 찾지 못했지만 메이슨은 에드로 암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했다.촤아악!참다 못한 벨이 미간을 찌푸리며 일련의 공격을 퍼부었다.“메이슨, 좋게 말할 때 자백해. 대학에 다니는 당신 손녀가 지금 기숙사에 있지? 내가 얼마든지 찾으러 갈 수 있어.”예전에 벨은 이 늙은 집사를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그런데 상대방이 주제를 모르고 날뛰니 악랄한 수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안 돼. 엘시아는 어릴 때부터 너와 함께 자랐어. 절대 해치면 안 돼!”평소 손녀를 가장 아끼던 메이슨은 그제야 조바심이 났다.“하,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런 아버지를 어떻게 해칠 수 있어? 당신은

  • 군신의 귀환   제2263화

    “저 자식 데리고 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염구준은 꼴도 보기 싫어서 손을 내저었다.이쪽 일은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네카일이 수작을 부리기 전에 청해에 돌아가고 싶었다.양청화와 네카일이 떠난 뒤, 염구준은 볼라르에게 다가가 휴대폰을 들고 듣고 있을 누군가에게 말했다.“당신이 누군지 몰라도 여기서 끝내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퍽!그는 상대방에게 경고하고 손에 힘을 주어 휴대폰을 단번에 아작냈다.일개 백작이 왕후를 공격하는 건 말이 안 되었다.그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휴대폰 너머로 영상으로 그 장면을 본 누구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염병! 저 자식이 진짜 나섰어. 이런 빌어먹을 연놈들!”염구준의 실력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강해서 정면으로 맞설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시체를 분리해서 각자 집으로 보내. 저들이 나를 습격해서 내가 살해했다고 설명하면 돼.”염구준은 성 내의 군사들에게 지시했다.어차피 잡것들이 달려들어도 자신을 죽이지 못하니, 혼자 감당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그러면 밖에서 그가 아직도 오스크국의 고위층 2 명의 목숨을 짊어지고 있다고 여길 것이다.“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염 선생님.”남은 군사들은 대부분 벨의 측근이라 이유를 묻지 않고 지시에 따라 처리했다.염구준은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가서 쉬려고 했다.그런데 다급한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염 선생님, 범인을 심문하다가 문제가 생겼습니다. 벨 왕자께서 그쪽으로 오시랍니다.”정말 쉴 틈을 주지 않고 사람을 굴려 먹는 그들 때문에 하마터면 욕이 나올 뻔했다.“무슨 상황인지 가서 보죠.”그래도 속으로 유용한 단서가 나오길 바랬다.오스크 황실 감옥.이 감옥은 평소 귀족이나 황실의 죄인을 가두는 곳이라 항상 조용했었다.하지만 오늘따라 군사들이 북적거렸다.벨 왕자가 사건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친왕의 시종과 작위가 낮은 귀족들을 체포해, 감옥 내에 온갖 비명 소리와 고함 소리가 울렸다

  • 군신의 귀환   제2262화

    “나의 친애하는 왕후여, 평소에 청렴하고 고상하던 분이 뒤에서 이런 남사스러운 짓을 하고 있었네요.”앞장선 남자의 이름은 볼라르, 작위가 낮은 백작이었다.오스크국에서 귀족들은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 등 작위로 나뉘어 있었다.볼라르처럼 낮은 신분을 가진 귀족은 평소 왕후와 말을 건넬 자격도 없었다.“무례합니다. 본인의 신분을 알고 예를 갖추세요. 아니면 바로 벌을 내릴 것입니다.”양청화는 순식간에 기품이 흐르는 왕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염구준은 볼라르 뒤에 따라온 일행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들도 장기말일 뿐, 정작 배후는 나타나지 않았다.“왕후, 창녀처럼 천박하게 굴었으면서 나를 벌한다고요? 웃기지 마세요.”볼라르 백작은 오만하게 말하면서 한 켠으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왕후를 완전히 보내려는 수작이었다.그와 함께 온 일행은 양청화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아는 사이었군요. 두 사람이 결탁하여 에드로 친왕을 죽인 게 확실합니다.”“애당초에 저도 그런 말을 했어요. 왕후는 우리 종족이 아니니 배척해야 한다고 했는데 국왕이 아예 듣지 않았어요.”“이건 재앙입니다. 외적은 피하기 쉬워도 집안 도둑은 막기 어려운 법이죠.”볼라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은 왕후 앞에서 대놓고 거침없이 말했다.오스크국에서는 양청화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종족’이라 불렀다.심지어 그녀가 왕후 자리에 오른 후에도 일부 보수파들은 계속 불만을 품고 항상 끌어내릴 기회를 노렸다.“여군단!”스스슥!양청화의 명령이 떨어지자, 검은 그림자 무리가 그녀의 주변에 나타났다.만약 그녀에게 아무런 수단과 세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볼라르 백작, 휴대폰을 남기고 가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양청화가 마지막 통보를 보냈다.“왜요, 바람피운 것이 들통나니 죽여서 소문을 막으려고요?”볼라르 백작은 그녀가 자신을 죽일 수 없다 단정하고 휴대폰을 흔들거리며 조롱했다.“이미 영상을 보냈습니다. 휴대폰을

  • 군신의 귀환   제2261화

    염구준은 여러 갈래의 검기를 발사하여 네카일을 쓰러트렸지만 목숨을 거두지 않았다.“하하하, 쓸모없는 녀석. 이것도 막지 못해?”“내가 졌어. 그냥 죽여!”네카일은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노을에 붉게 물든 하늘을 쳐다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어엿한 반보천인 고수가 이 정도로 슬퍼하다니 충격이 꽤 큰 모양이었다.하지만 왜 우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이제 말할 수 있어?”한참 뒤, 염구준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흥, 그녀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너였어. 그런데 넌 오히려 쌀쌀맞게 대하면서 상처를 주었지. 내가 대신 복수할 거야!”네카일은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그제야 자초지종을 알게 된 염구준은 쓴웃음을 지었다.“나와 양청화의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 그렇다고 네가 상관할 일도 아니지. 이만 돌아가.”상대방이 이런 일로 찾아왔다면 더는 난감하게 대하고 싶지 않았다.네카일의 말을 들어 보면 양청화 때문에 오스크국에 남은 것 같았다.그에게 치정적인 면이 있었다니 참 의외였다.“염구준, 너 당장 이혼하고 그녀 곁으로 가. 아니면 내가 용하에 가서 네 아내를 죽여버릴 거야!”네카일은 바닥에 누워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그 말은 염구준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자신을 협박하는 것은 괜찮지만 고작 그런 이유로 가족을 언급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황천길로 보내 줄게.”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검으로 네카일을 베려고 했다.그 순간, 한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두 팔을 벌여 네카일을 보호했다.“구준 오빠, 안 돼.”그 사람은 양청화였다.“청… 왕후, 이건 내 일이니 참견하지 마세요!”당황한 네카일은 창백한 얼굴로 다급하게 말렸다.그는 양청화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오스크국에 남았지만 지금도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양청화가 그를 받아주지 않는 이유는 부귀영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그 사람’때문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그리고 오늘에서야 그녀

  • 군신의 귀환   제2260화

    염구준은 검을 뽑아들고 빠르게 나갔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네카일이 이 난동을 부리는 것인지 제대로 묻기 위해서였다. 한편, 고성 밖에서는 벨이 배치한 경비병들이 황급히 네카일을 막아서서 그를 말리고 있었다.“총사령관님, 제발 돌아가 주십시오! 염 선생님께서는 지금 벨 왕자님의 귀빈이십니다. 건드리면 큰 일 나요!”“두 분 사이 좋으셨잖아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천천히 얘기 나누세요.”“총사령관님, 벨 왕자님께서 얼른 돌아가시랍니다.”그들 역시 자신이 상대방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벨의 충복으로서 명령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었다.“꺼져!”그러나 네카일은 그 누구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고 포효하며 진기만으로 그들을 밀어냈다.그의 손에 들린 것은, 오래전 염구준이 섬멸한 조직에서 남긴 신병으로, 겉으로 보면 오래된 평범한 도에 불과했는데,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쓰지 않는 것이었다.슈욱.이때, 염구준이 나와 네카일을 향해 검기를 날렸다.그저 상대방을 진정시키기 위해 날린 것이라 이 검기에는 많은 힘이 담겨있지 않았다.쾅!네카일은 쌍도를 교차시켜 제자리에 우뚝 서서 그 검기를 막아냈다. 다만 그의 눈에는 분노가 어려있었다.“왜, 전의 조직의 복수라도 하려는 거야? 갑자기 미쳤어?”염구준은 상대방이 이러는 의도를 몰라 떠물었다.“그 녀석들은 악행을 많이 저질렀으니 죽어도 싸. 내가 오늘 이곳에 온 건 오스타국을 위해서가 아닌 개인적으로 너와 한 번 붙기 위해서다.”“어디 한 번 붙어볼래?”네카일은 현재 매우 분노한 상태라 그가 내뿜는 기운도 이상하리만치 광포했다. 도의 손잡이를 잡은 그의 두 팔의 핏줄은 이미 불거졌다.지금 그의 눈에 염구준은 부모님을 죽인 원수와도 같았다.“난 이유 모르는 싸움은 안 해. 그러니까 이유 좀 알려주지 그래?”염구준은 이 모든 게 너무 당황스러워 상대방이 이러는 이유를 알고자 질문했다.“싸움의 이유를 알고 싶다면, 나를 이겨라!”네카일은 말을 마치고는 한 도로 방어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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