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가문이 재편성되자마자 이런 큰 위기에 봉착할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정말 뻔뻔하네요. 먼저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한 건 저들인데 모든 것을 저희한테 뒤집어 씌우다니! 지금 당장 저희도 나흐 가문의 실체를 폭로해야 합니다. 저들의 새치 혀에 사람들이 선동되게 둬서는 안 돼요!”몇몇 사람들이 나서 나흐 가문의 실체를 폭로하자고 앨리스를 설득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서둘러 조치를 취하고 싶지 않았다. 폭로한다고 해도 나흐 가문이 쉽사리 놓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이 문제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 저들이 뭐라 하든 저희가 계약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계약서를 공개하는 건 당장은 좋은 방법 같아도, 다시 역으로 저희가 계약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 좋을 게 없습니다. 그때 가면 정말 돌이킬 수 없어요. 이 카드는 제일 마지막으로 남겨둬야 합니다.”앨리스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가문의 주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의 상황에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앨리스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침착한 모습에 다시 자리에 앉아 해결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죠. 우선 언론사에 접촉해 뉴스 보도 중지를 요청하고, 저희가 가진 계약서가 진짜라는 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증거들을 찾아내 혼란을 줍시다. 그 뒤는 천천히 다시 고민해보고요.”앨리스의 말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었다. 한편, 뉴스를 접한 염구준은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상황을 알아차렸다. “나흐 가문이 뭘 믿고 이렇게 설치는지 조사해. 감히 내 사람들을 건드리다니.”염구준이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서류를 던지며 분노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전주님, 저는 이번 사태를 좋은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앨리스가 지금 자리에 오르를 수 있었던 건 결국 저희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번 기회에 그녀가 진짜 그 자리에 걸
“지금 상황은 저희 통제 밖으로 나갔습니다. 체면을 지키다가 진짜 큰 코 다칠 수도 있어요.”옆에서 집사가 뒤따르며 그녀를 끊임없이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며 대답을 대신했다.한편, 나정한은 아버지 서재로 들어와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신문을 책상 위로 던졌다. “아버지, 제가 엘 가문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 뒤에 염구준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왜 이러셨어요? 염구준이 알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저희 가문 멸문 당할지도 몰라요!”평소 온순하고 공손했던 나정한이었지만, 이번 사태만큼은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어리석은 아버지의 선택에 수치심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는 도무지 왜 아버지가 염구준 같은 인물을 건드리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내게 화를 내다니, 지금 이게 무슨 태도냐? 내가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모르면 가만히 있거라.”나흐 가주가 여유롭게 책상 앞에서 차를 마시며 덤덤히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셨어요? 이러면 저희 가문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 안 해보셨어요? 당장 보도된 이 뉴스들부터 내리라고 해야 해요. 그것만이 지금 사태를 덜 악화시키는 방법이에요.”나정한이 핸드폰을 아버지에게 내밀며 보도국에 연락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부디 염구준이 이 뉴스를 못 봤길 기도해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아버지를 지켜드릴 수 없어요.”아버지의 무미건조한 반응에 나정한이 한숨을 내쉬며 침착하게 말했다. “네가 뭐라고? 나를 지키겠다고? 잊지 마라. 네가 가진 모든 것, 결국 내가 준 것이다. 요즘 잘한다고 칭찬했더니, 점점 기어오르는구나. 내가 너한테 회사를 맡긴 건 널 시험해 보기 위해서다. 내가 은퇴하지 않았는데, 감히 나한테 이 따위 소리를 지껄이다니!”나흐 가주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책상에 올려져 있는 서류 더미들을 아들을 향해 내던지며 소리쳤다.“내가 살아 있는 한, 넌 절대로 내 위일 수가 없다. 오
거기까지 생각하자 나흐 가주 눈빛에 참을 수 없는 광기가 번들거렸다. 그 모습에 집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결국 가주의 명령, 거부할 수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주사위는 던져졌다. 집사는 속으로 부디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길 기도했다. 다시 한번 뉴스 보도가 나갔고, 소식을 접한 염구준은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나흐 가문이 감히 나에게까지 손을 뻗치려 하다니, 정말 오만방자하기 그지없구나!”청룡 또한 그 뉴스를 보고 화가나 신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정말 뻔뻔하네요. 저번 일을 그냥 넘어갔더니, 이제 전주님까지 건드리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다니, 전주님 제가 가서 이들을 정리하겠습니다. 나흐 가문이 어떤 놈들인지 이미 조사 다 마쳤습니다.”청룡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그동안 조사해 놓은 자료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나흐 가문의 첫 시작은 지하 도박장이었습니다. 지금은 재벌가가 되었지만, 아직도 거기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어요. 또한 이들은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을 착취하며 자신의 배를 불렸습니다. 특히 지금 가주가 올라간 뒤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죠. 하지만 이들 중에 나정한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사람만 다릅니다. 외부에서 직접 자신의 힘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잘 나가고 있습니다.”염구준이 나정한의 프로필을 보며 뛰어난 능력에 감탄했다.“이건 내가 직접 나서야겠군. 나흐 가문이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벌였는지 확인해야겠어.”염구준이 자료들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재미있군.”최근 몇 년, 아무도 감히 그에게 도전하지 않았었는데, 나흐 가문이 처음이었다. 염구준은 인내심이 바닥나는 것을 느꼈다.“알겠습니다.”염구준이 직접 나서겠다는 말을 듣자 청룡은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는 염구준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오후, 나흐 가문 문 앞에 고급 차량들이 줄지어 등장했다.이어서 염구준이 군복과 권총을 멘 채 기세
“안그래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네요.”가주가 직접 차를 따라주며 염구준을 위아래로 살폈다. 군복차림에 강력한 분위기, 확실히 남달라 보였다. 비록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니나, 그의 무공 실력은 확실히 뛰어나 보였다. “서로 떠보는 건 여기까지 하시죠. 최근 엘 가문과 계약 맺으려 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앨리스는 제 사람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조건을 제시했는지 알고 싶은데요?”염구준은 오늘 뉴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곧바로 계약 얘기부터 꺼냈다. “아, 별거 아니었습니다. 엘 가문이 재편성되었잖아요. 그래서 제가 좀 지원해드리려고 했는데, 앨리스가 그걸 거절했네요. 하지만 지금 보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당신의 지원을 받아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었던 거군요? 그런데 지금 무슨 직책을 맞고 계신가요?”가주가 떠보듯 말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그의 꼼수에 넘어가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더 이상 쓸데없는 예의는 안 차리겠다. 계약은 이미 검토해봤다. 완전 불합리한 조건이던데, 누굴 바보로 아나?”염구준이 테이블 위로 계약서를 던지며 딱딱하게 얼굴을 굳혔다. 그러자 가주도 미소를 지우고 서류를 집어 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예의 안 차리고 솔직하게 말하겠다. 우리 가문에 소속이 되라는 거, 나쁘지 않는 조건일 텐데? 지금 약해진 엘 가문의 실력으로는 다른 가문의 표적이 되기 쉬울 테니, 우리 밑으로 들어오면 보호받을 수 있을 거다.”나흐 가주가 그렇게 말했지만, 염구준은 그의 말이 괴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당신한테 감사해해야 한다는 거야? 그럼 이 뉴스는 어떻게 해명할 건데?”염구준이 뉴스를 언급하자, 가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니, 됐다. 설명 듣고 싶지도 않다. 당장 이 뉴스 철회시키고, 다른 보도도 멈춰라.”염구준이 명령하듯 말하자, 가주는 불쾌감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랫동안 왕의 자리에서 군림해온 사람으로서, 이런 대접은 정말
“더 소중한 거? 설마… 내 아들? 내 아들은 건드리지 마!”그 말을 들은 나흐 가주는 참지 못하고 벌떡 자리에 일어나 염구준의 멱살을 잡았다. “내가 건드리겠다면,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염구준이 그의 손을 뿌리치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날 먼저 자극한 건 너야. 그러니 대가를 치러야지. 북쪽 창고로 가봐. 거기에 네 아들이 있을 테니.”말을 마치고 염구준은 나흐 가주를 지나쳐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총을 다시 집어넣고 자리를 떠났다. 문 앞에 선 경호원들은 그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가주님, 괜찮으세요?”집사가 가주를 부축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오랜 세월 가주를 보좌해 왔지만, 이런 참담한 모습은 처음 봤기 때문이다. 그는 나흐 가문이 큰 위기에 빠졌음을 직감했다. “빨리 북쪽 창고로 출발해!”가주가 집사 손을 잡으며 겁먹은 아이처럼 소리쳤다. 집사는 그를 부축하며 옆에 경호원에게 차를 대기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순식간에 나흐 가문은 혼란에 빠졌고, 가주는 집사의 손을 부여잡은 채 창백한 안색으로 몸을 떨었다. “가주님, 진정하세요. 아무리 염구준이라도 상식이 있다면 함부로 하지는 못할 거예요.”집사는 가주를 달래려 노력했지만, 속엔 걱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이 말 밖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상식이 통하는 놈이었으면, 처음부터 이런 일을 벌였을까!”가주가 집사를 노려보며 화를 냈다. 하지만 머리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해 갔다. “당장 정한한테 전화해서 있는 돈 다 뽑아오라고 해!”계산을 마친 그는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돈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주님, 그거 다 빼면 저희 가문은 끝장입니다. 지금 계좌에 있는 현금은 움직일 수는 없어요. 당장 중요한 계약도 앞두고 있는데, 그거 다 빼면 파산신청해야 할지도 모릅니다!”“그건 네가 신경 쓸 문제 아니야! 내 아들 목숨이 달렸다고!”가주가 집사를 노려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집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염구준, 어른들의 일에 아이를 끌어들이지는 말자고 네가 대장부라면 아이는 풀어 줘!" 자신의 아들이 거칠게 휘둘리는 것을 본 그는 차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여기가 염구준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말조심해!" 염구준이 말을 꺼내기 전에 청용이 나섰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온몸에서 풍기는 기운은 나흐 가문의 가주, 나명관을 겁먹게 했다. 나명관은 염구준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염구준, 전에는 내가 무례했어. 지금 당장 뉴스를 철회하라고 할 테니, 제발 아이는 놔줘." 불길이 일던 나명관의 눈이 순식간에 식었다. 염구준의 주변에 많은 병사들과 강력한 부하들을 본 그는 자신이 그에게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늦었어! 난 이미 너에게 기회를 줬다." 염구준은 입술을 살짝 움직이며 차분하게 내뱉었다. 그는 손을 휘저으며 아이를 자신의 곁으로 데려왔다. "평생을 화려하게 살았던 나흐 가문이 세 살배기 아이 때문에 이렇게 비굴해질 줄은 몰랐군." 눈에 독기가 서린 염구준이었지만 아이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은 매우 부드러웠다. "화풀이는 나에게 하고 아이는 놔줘. 나흐 가문의 전 재산도 줄 수 있어!" 염구준의 손을 주시하고 있는 나명관은 염구준의 부하가 아이에게 손을 댈까 봐 두려웠다. "내가 돈이 부족해 보여? 나명관, 네가 하는 지하 도박장, 마약 판매, 무기 밀수들은 모두 금지되어야 하는 것들이야." "네 아들이 소중했다면 다른 사람들의 가정도 생각했어야지." 염구준은 조사 결과를 내던지며 매섭게 그를 노려보았다. "네 아들이 귀한 줄 알면 다른 가정은? 그런 것들로 이룬 부가 편했던 거야?" 증거들 앞에 나명관은 자리에 주저앉으며 무릎을 꿇었다. 쿵쿵쿵.그는 이마에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박으며 멈추지 않았다. "가주님, 그만하세요." 집사는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나명관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화를 냈다. "건드리지 마! 내가 죄를 뉘우치는 거다. 이건 모두 내
비꼬아 말하면서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 염구준은 자신과 아내에게 아들이 있다면 이렇게 귀여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 아이는 내가 데려가겠어. 너 같은 파렴치한 사람 곁에 두면 아이가 나쁜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돼서 말이야.” 염구준은 개보다도 못한 이 남자를 경멸하며 한 번 쳐다본 뒤 아이를 데리고 떠났다. 쫓아가려던 나명관은 과다출혈과 격해진 감정때무에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염구준은 아이를 데리고 차에 올랐다. 그때 뒤따르던 청용이 물었다.“이 아이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청용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자, 흠칫하던 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른이 저지른 일은 아이와는 상관없지. 이 아이는 내가 잘 키울 것이다. 다만 나흐 가문은 전력으로 짓밟는다.” 자신 품에 안긴 아이를 바라보며 염구준은 오랜만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알겠습니다!” 청용은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전신이 감정에 휘둘릴까 걱정했다.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과도하게 걱정했던 것 같다.“네가 너무 앞서갔어.” 그의 곁으로 다가간 주작이 냉랭한 표정으로 불만을 드러냈다.모두가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사람들이니, 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전신만의 생각이 따로 있으니 네 생각을 그분께 투영하지 마.” 말을 마친 주작은 냉정한 뒷모습을 남기고 떠났다. 청용은 멋쩍게 웃으며 개의치 않았다. 이 여자는 원래 전신 외에는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저녁 무렵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염구준은 소파에 누워 자고 있는 손가을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왔어?” 밝은 빛에 잠에서 깬 손가을이 눈을 비비며 염구준을 보았다. “응, 앞으로는 이렇게 기다리지 않아도 돼.” 염구준은 그녀의 얇은 옷차림에 마음이 아팠다. 그는 자신의 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이 아이는 누구야?” 사탕을 먹고 있는 아이가 손가을의 주의를 끌었다. 귀여운 표정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설마 밖에서 낳은 사생아는 아니지?” 손가을의
“앞으로 이 아이는 여기서 키우자. 이 아이가 너를 엄마라고 부르면 되겠어.” 이미 철저하게 구상을 마친 염구준은 말투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렇게 해서 이 아이는 염구준의 슬하에서 자라게 되었고 이 아이도 자신을 이 집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병원에서 깨어난 나명관은 하얀 인테리어를 보며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눈을 뜨고 옆에서 걱정하고 있는 큰아들을 바라보았다. “너 여기 왜 있어? 여기는 대체 어디야?” “여기는 병원이에요. 내가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요. 집사님이 너무 급하게 돈을 다 가져오라고 하던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큰아들은 피투성이로 쓰러진 아버지를 보고 급하게 병원으로 옮기기만 했을 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빨리 네 동생 찾으러 가야 해! 염구준이 데려갔어!” 나명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액을 맞고 있던 바늘을 뽑으며 말했다. “잠시만요. 지금은 치료 중이어서 절대 움직이시면 안 돼요.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뇌진탕이 생길 수 있다고 의사도 말했잖아요. 그러면 평생 고생하실 수 있어요.” 아들은 고집부리는 아버지를 침대에 다시 눕혔다. “네가 인간이야? 네 동생이 납치당했어. 그 아이는 네 친동생이란 말이다!” 퍽!큰아들의 얼굴에 손자국이 남았고 금방 부어올랐다. 그가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 “가주님!” 이 상황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집사는 나명관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큰아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아버지가 말한 그 동생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나는 그저 아버지가 그 동생과 밖에 있는 여자 때문에 엄마를 버렸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아들이 여기까지 했으면 아버지도 만족하셔야죠.” 큰아들은 자신의 얼굴의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등을 돌려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마치 아버지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으려는 듯했다.“도련님!” 집사는 그를 불러 세우려 했지만, 나명관이 그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