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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엘 가문이 지금 새롭게 편성된 가운데, 입지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우리와의 계약은 필수 일 텐데요. 거절하지 않고 계약서를 가지고 온 것만으로 많은 배려를 해 드린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가주가 당신이 아니었다면 전 이 계약서 들고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이건 제가 엘 가문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에요.”

앨리스가 거절의 의사를 비치자, 나흐 가문이 불만을 표했다. 어느새 회의실엔 팽팽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당신도 저희 나흐 가문이 이 지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 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저희 가문과 등을 돌리겠다는 걸로 간주하겠습니다.”

앨리스는 겉으론 티를 내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경멸과 분노가 치솟았다. 이런 부류는 그녀가 가장 환멸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나흐 가문은 말로 타이르는 것이 통하지 않자, 대놓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가주님께서 저를 배려해 이 계약서를 가져왔다는 것은 알지만, 이 문제는 제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문의 다른 어르신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또한, 매년 75억 상납하라는 조건에 외국 거래의 절반까지, 이건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조건입니다. 너무 지나칩니다.”

앨리스는 계속해서 거절의 의사를 밝히자, 나흐 가주는 딱딱하게 굳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 얼굴이 되었다.

“주는 대로 그냥 받아들여. 자꾸 건방지게 굴지 말고. 네 뒤에 누가 있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어쨌든 거래는 우리와 하는 것이 아니냐?”

나흐 가문 가주가 책상을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래고래 소리쳤다. 앨리스의 체면 따위 전혀 고려해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흐 가주님, 저는 당신의 체면을 충분히 지켜드린 것 같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계약서를 보고도 아직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이상 선을 넘지 마세요.”

앨리스는 예의가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런 무례함까지는 참아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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