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혈단신으로 황씨 재단에 뛰어든 염구준, 그리고 일어난 대규모 폭발 사건…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은 분명했다!두 여자가 가슴을 졸이고 있을 때… 갑자기 안전가옥 입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이 창백하게 질린 안색으로 내부 제어 스위치를 눌러 완전히 다시 입구를 봉쇄했다. 그런 다음 계단을 내려가 떨리는 발걸음으로 거실로 들어갔다.“구준 씨!”“염구준 오빠!”손가을과 한채인은 놀람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 특히 손가을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염구준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염구준이 다치다니!결혼 뒤로 이토록 약해진 그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황씨 재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누가 염구준을 상처 입힌 것일까?“괜찮아, 괜찮아요. 나 말고 내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두 여자의 걱정 어린 표정을 눈치챈 염구준이 고개를 저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몸을 돌려 서랍 쪽에 있는 금속 상자에 들어있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한 캡슐을 꺼냈다.전신전 내부인만 사용할 수 있는 특효 응급 캡슐이었다.“가을아, 한채인 씨.”염구준이 캡슐을 삼키며 손가을과 한채인을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봤다.“지금 당장 상처 치료를 해야 해. 캡슐을 복용한 후 약 3에서 5일 동안은 혼상태에 빠져들게 되고 고열에 휩싸일 수 있지만, 치료 과정이니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아마 황유길 부하들이 이곳을 수색하러 올 거야. 하지만 결코 안전 가옥 방어를 쉽게 뚫진 못할 테니, 아무리 걱정돼도 내가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절대로 먼저 깨우면 안 돼! 알겠지, 가을아? 한채인 씨도 알겠죠?”말을 마친 그는 소파에 가부좌를 틀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동시에 서서히 캡슐 효과가 나타내며 손상된 장부과 경맥, 혈맥 등을 회복해 나갔다. “구준 씨….”손가을은 눈물을 글썽이며 염구준 옆을 지켰다. 중간중간 그가 얼굴을 찡그리거나 땀을 흘릴 때마다 조심스레 옆에서 보살펴주는 것도 잊지 앉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회복한 염구준을 본 손가을은 참지 못하고 품에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잠들어 있는 다섯 날 동안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머리 위에서는 안전가옥 밖에는 계속해서 뭔가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지, 우리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정말 깨어나서 다행이야!”밖에서 계속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고? 그 말에 염구준은 뭔가 떠오른 듯 눈가를 가늘게 좁혔다.황유길 부하들이 도착한 것이 분명했다!아니나 다를까, 안전가옥에서부터 약 백 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 최시원이 한 백발 노인과 황유길 부하들과 함께 안전가옥이 있는 주변을 들쑤시는 중이었다. 잠시 뒤, 결국 빌라 입구는 발견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전가옥 입구가 숨겨져 있는 침실도 수색에 들어갔다.“이 침대 움직일 수 있지 않아?”최시원이 침실에 놓여 있는 커다란 침실을 가리키며 말했다.“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그러자 황유길 부하로 보이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침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꼬박 다섯 날, 빌라 주변이 쑥대밭이 될 정도로 헤집고 다닌 결과 드디어 발견하게 되었다!“사형!”최시원이 원한이 가득한 얼굴로 염구준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염구준, 분명 이 아래에 숨어있을 겁니다. 그 놈 때문에 제 경맥과 장기들도 큰 손상을 입었습니다. 사형이 치료해주지 않았더라면, 전 폐인이 되었을지도 겁니다! 반드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놈을 죽여야 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사형이라 불린 노인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비록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최시원은 이번 일로 큰 영향을 받았다. 비록 폐인이 되는 것을 막았지만, 앞으로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평생 지금의 경지에 머문 채 살아가야 하는데, 원한이 안 쌓일 수가 없었다.“그래. 진짜 이 지하에 숨어 있는지, 어디 한번 보자구나.”노인이 고대 고려어로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한줄기의 무형 파동이 침대 밑 바닥을 통과해 지하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응
염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첫째, 절 믿고 뒤에 숨어서 밖으로 나간다. 그 뒤에 벌어질 일들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둘째, 지금 당장 전신전에 전화를 걸어 지원을 기다린다.”싸울 것인가, 아니면 지원을 기다릴 것인가? 적이 코 앞까지 와 있는 상태에서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하나밖에 없었다. 무조건적으로 염구준을 믿는 것!“구준 씨.”“염구준 오빠!”손가인과 한채인이 거의 동시에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당신을 믿을게!”“믿을게요!”그 대답을 듣자 염구준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손가을과 한채인을 이끈 채 안전가옥 입구 계단을 올라갔다.“방금 정신력으로 탐색해봤는데, 아래에 있는 게 분명해!”노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최시원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밀실은 금속으로 도배되어 있으며 두께는 약 삼 미터 정도 될 거야. 고성능 폭약으로도 뚫기 어려워. 내가 없었다면 아마 이 입구를 찾았더라도 너희들은 들어갈 수 없었을 거야. 전신전 전주 답구나! 이런 견고한 밀실을 만들다니, 공들인 게 보여!”그러자 옆에 있던 최시원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그는 노인의 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삼 미터는 물론, 오 미터, 십 미터 되는 합금 벽이라도 노인의 손엔 그저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다. 노인은 바로 고려국의 그 유명한 철장신후, 오십여년 동안 천하는 누비며 수련한 그의 무학은 매우 강력했다!“모두 물러나라!”노인이 손을 흔들며 담담히 말했다.“내가 밀실을 부수는 동안 모두 이 방에서 나가 있거라. 자칫했다가 너희들이 다칠 수 있다.”그러자 즉시 주변에 있던 스무여명 되는 남자들이 방 밖으로 후퇴했다. 이들은 비록 덩치는 있었지만, 평범한 운동이나 격투기 등을 익힌 일반인에 불과했다. 비록 황유길의 부하로 있지만, 실제로는 경호원의 역할이 더 큰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신태우라는 이 노인은 약 백살이 넘은 고수로 손으로 철을 꼬는 건 기본이고, 손바닥을 휘두르기만 해도 강풍을 일으키는 전설적인
잠들어 있던 닷새 동안 염구준도 한층 더 반보천인의 경지를 발전시켰다. 비록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어렵지 않게 신태우가 보여줬던 기술을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염구준!”신태우 뒤에 있던 최시원이 참지 못하고 뛰쳐나와 증오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네가 비록 날 크게 상처 입혔을지라도 사형이 온 이상, 오늘 결코 살아서 여기를 나갈 순 없을 것이다!”그러자 염구준이 손가을과 한채인을 뒤에 둔 채 최시원을 향해 냉소를 날렸다.“웃기고 있네! 적지 않은 나이에, 싸워서 이기지 못했다고 사형을 데리고 오다니, 참 뻔뻔하기 그지없구나! 참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인간이구나! 이 상황에 이토록 당당히 굴 수 있다니, 얼마나 비열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겠어!”비열한 사상…. 최시원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막상 반박하려니, 말문이 막혀 침묵을 지켰다. 최시원은 동급생끼리 싸우다가 밀리니까, 부모님을 데리고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말 한 번 독하게 하는구나.”이때, 신태우가 냉소를 지으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그리고 사제의 말 대로 꽤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구나. 내 너를 제자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어디 한 번 고민해 보거라.”고려국 사람의 제자가 되라고? 용하국 사람으로서 절대로 받아들 수 없는 일이었다!“네 얼굴을 보니, 내키지 않는 모양이구나.”아쉬운 표정을 짓던 신태우가 다시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말을 덧붙였다.“앞으로 화가 될 싹을 그냥 살려둘 수는 없는 법. 싫다면, 오늘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네가 아무리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산 위에 산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지! 아무리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다 급이 있는 법! 너 같은 애송이는 내게 한낱 개미에 불과하다! 일격에 저승으로 보내주마!”그 말과 동시에, 신태우는 다시 오른손을 뻗어 빠르게 금색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이 느낌은….”이토록 강한 고수는 염구준 입장에서도 난생 처음이었다. 신
고려국의 은둔 가문들조차 이토록 젊고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지 못했다!“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다고!”신태우 옆에서 최시원이 멍한 표정으로 입술을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천인지력으로 신체를 강화하는 것도 모자라 외부로 에너지를 방출까지 하다니, 이건 그가 수십년 노력해도 이루진 못한 성과였다. 이는 온전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해한 것을 육체로 옮기는 작업마저 완벽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경맥에 큰 손상을 입어 주화입마에 빠지기 쉽상이었다. 수십년간 수련해온 고수들도 하지 못하는 것을, 젊은 염구준이 쉽게 해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최시원은 자신의 재능을 염구준과 비교하면서 큰 허탈함에 휩싸였다. 염구준과 그의 재능은 하늘과 땅처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구준 씨….”“염구준 오빠….”염구준의 상태를 모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손가을과 한채인도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한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그녀들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이미 그의 경지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초월한 상태였다. 전설 속,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것이 정말 가능할 줄이야!“이 느낌, 꽤 괜찮네.”염구준이 빨갛게 변한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매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는 어느때보다 몸속에서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이번 오일 동안 몸을 회복하면서 일어난 몸의 변화가 실감되는 순간이었다!이제는 가벼운 손짓만으로도 웬만한 강자는 날려버리거나 죽여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나조차 부러울 정도로 뛰어난 이해력이군.”신태우가 염구준의 오른팔을 바라보며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안에는 놀라움과 아쉬움, 동시에 부러움조차 담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내 제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니, 아무리 자질이 좋아도 의미 없지. 염구준, 난 결단코 후환을 남기지 않는다. 토끼를 사냥한다고 해서 사자가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 난 널 더 이상 성장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죽어라!”그 말을 끝
“인정할게. 확실히 무섭도록 놀라운 자질이야. 아까는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신태우가 반 걸음 물러서며 한층 더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자비는 없다. 지금부터 너에게 진정한 반보천인이 무엇인지 보여주겠어!”그 말을 끝으로 그는 동시에 두 손바닥을 내밀었다. 이어서 그의 손바닥 중앙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내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며 거대한 황금빛 모양의 손바닥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그의 몸도 마치 금을 뿌려 놓은 듯 번쩍이며 주변에 강한 압박감을 주기 시작했다.일명 철장신후, 신태후의 전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은 긴장한 기색이 없이 눈에 힘을 집중시키며 그의 움직임을 파악해 나갔다. 신태우의 상태는 마치 무도 종사가 내력으로 몸을 둘러 강화하 듯, 비슷한 원리로 천인지력으로 몸을 강화한 것 같았다. 사실 천인지력은 신비롭긴 했으나, 그 원리는 내력을 다루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확실히 평범한 반보천인 경지는 넘은 것 같은 실력이군.”염구준이 미소 지은 채, 신태우에게 담담히 말하며 주먹을 흔들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저 좀 더 강한 강자일뿐, 달라지는 건 없어!”그러자 즉시 그의 체내에서도 천인지력이 급격히 솟구치며 온몸을 붉은 빛으로 물들였다. 특히 염구준의 주먹은 마치 거대한 불덩어리처럼 뜨겁게 주변 공기를 갈구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높은 온도에도 염구준의 옷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로 그는 딱히 자신의 상태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달리 뒤에 있던 손가을과 한채인은 뜨거움에 얼굴이 달아오르며 온 몸이 바짝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반천인의 힘,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이었다!“그래, 내 백 년 넘은 세월이 더 무거운지, 아니면 너의 재능이 더 대단한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상황을 지켜보던 신태우의 눈빛이 변했다. 이젠 염구준을 아래 사람이 아닌 동등한 위치에 있는 강자로 인정한 것이다. 신태우는 속에서 전투 의
신태우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아주 잠시는 천인지력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계속해서 연달아 일곱번의 박치기가 가해지자, 신태우는 버틸 수가 없었다. 얼굴 뼈가 순식간에 함몰되며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금색으로 도배되어 있던 피부도 점차 원래의 색깔로 돌아갔다. 신태우는 염구준의 공격에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두 눈을 뜨고도 믿을 수 없는,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신태우는 반격할 의지조차 잃은 채 몸을 비틀거렸다. “사형!”최시원은 이 모든 과정을 신태우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사실상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지금 염구준에게 덤비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는 방향을 바꾸어 염구준 뒤에 있는 손가을과 한채인을 향해 돌진했다. 반격하기 위해 최시원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가 움직이는 것보다, 염구준이 눈치채는 것이 더 빨랐다. 염구준은 신태우의 몸을 포탄삼아 최시원을 향해 던졌다. 두 사람의 몸이 충돌하며 순식간에 몇 십 미터 밖으로 날아갔다. 정말 참혹한 장면이었다. 안 그래도 면적이 제한적인 침실 안에 이뤄진 터라 사방이 막혀 있었는데, 두 사람의 몸이 겹쳐진 채 벽에 충돌하자 거대한 홈이 거미줄처럼 움푹 파이게 되었다. 곧이어 의지를 잃은 두 사람의 몸이 스르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후….”염구준이 숨을 들이켜며 몸을 이완시켰다.끝났다! 이정도 부상이면 죽지 않더라도 최소 불구였다. 이제 저 두 사람은 손가을과 한채인에게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사, 사제….”땅에 누워 있던 신태우가 숨을 헐떡이며 무기력하게 몸을 늘어뜨리고 있는 최시원을 바라보았다. 최시원은 신태우와 달리 이 충격에 살아남지 못했다. 최시원은 반보천인이긴 했지만 아직 힘을 다루는데 익숙지 않아 미처 몸을 강화하지 못했다. 방금 그 출동의 위력으로 최시원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 즉사해버리고 말았다. 반면 신태우는 살아남긴
신태우가 허탈하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한 시대를 누빈 반보천인이 몰락한 순간이었다!그는 죽기 직전까지 염구준과 치렀던 결투를 돌이키며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에 대한 허무함을 느꼈다. 백 년 넘는 세월을 살아오며 수도 없는 강자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다. 신태우는 마지막 숨을 길게 내뱉으며 이승과 작별을 고했다. “구준 씨.”“염구준 오빠!”최시원과 신태우가 죽자 손가을과 한채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어떻게 팔에서 불을 뿜어낼 수가 있어? 그런데 옷은 멀쩡하네? 어떻게….”두 사람은 마치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처럼 그동안 참아왔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오늘 전투를 본 뒤로 손가을과 한채인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상식이 완전히 뒤집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만화에서나 본 듯한 일이 현실에서 진짜로 일어나다니, 놀랍다 못해 경악스러웠다. 몸에서 광채를 뿜어낼 수 있는 고수들이 실존할 줄이야!“궁금한 것도 참 많아.”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난장판이 된 침실을 돌아보았다. “일단 나가자. 밖에 나가서 마저 얘기하자. 여기 너무 엉망이야.”정말로 엉망이었다. 사방에 튀긴 피하며 부서진 벽과 먼지들이 흩뿌려져 있었다.“응.”두 여자는 얌전히 염구준의 뒤를 따라 침실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침실 입구에 도착해보니, 바로 나갈 수가 없었다.두두두두두….사방에서 기관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 그들을 향해 날아온 공격이었다. 아까 신태우가 밖으로 내보낸, 황유길의 부하들이었다!그들은 줄곧 침실 밖 복도에서 염구준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겨우 이런 것으로 날 막을 수 있을 줄 아느냐? 제 분수를 모르는 것들!”염구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외쳤다. 그런 다음 오른팔을 뻗어 손가을과 한채인을 품에 감싼 채 위로 날아오르며 왼손으로 복도 벽을 내리쳤다. 용하국의 고무학, 진공장!이전에 그가 이 기술을 펼쳤을 땐 비록 대단한 위력이긴 했지만, 무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