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어!”다나카는 군용 망원경으로 윤구주를 본 순간 큰 목소리로 외쳤다.다른 이들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지니고 있던 총을 들었다.“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노우에 대장님 말씀이 맞았어. 누군가 아메 신전을 고의로 파괴한 것이었어!”다나카는 그렇게 말하면서 표정이 굳어졌다.“어서 이노우에 대장님에게 연락해서 저놈을 사살해야 하는지 물어봐!”다나카가 명령을 내리자 그의 뒤에 있던 특전사들은 곧바로 무전기를 이용해 연락했다.잠시 뒤, 산 아래에 있던 이노우에 마노에게서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지시를 받은 다나카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저격수!”다나카가 말하자마자 곧바로 저격총을 들고 있던 특전사 한 명이 달려왔다.“상부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지금 당장 산꼭대기에 있는 저놈을 죽여!”저격총을 든 특전사는 명령을 받들었다. 그는 곧바로 비교적 높은 위치를 찾아서 엎드린 뒤 차가운 총구를 산꼭대기에 있는 윤구주에게 겨누었다.어두컴컴한 산꼭대기.윤구주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그의 앞에는 청색 현기로 만들어진 솥이 기괴한 모습으로 회전하고 있었고 솥 아래에서는 금빛 화염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화염이 불타오르면서 짙은 기운이 솥 안에서 발산되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차가운 저격총의 총구가 윤구주의 머리를 겨누었다.저격총의 총구가 윤구주의 머리에 정확히 겨눠지는 순간, 다나카가 명령을 내렸다.“쏴!”탕!총소리가 밤하늘을 갈랐다.총알은 거침없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갔다.그러나 총알이 윤구주와 수백 미터 떨어져 있을 때, 푹 소리와 함께 빛나는 장벽이 총알을 막았고 거침없이 날던 총알은 보이지 않는 힘에 가로막혀서 결국 바닥에 떨어졌다.‘어?’“이럴 리가 없는데?”저격총에서 쏘아진 고속 탄환이 막히자 저격수뿐만 아니라 그의 소대장인 다나카도 넋이 나갔다.초속 1킬로미터의 고음속 탄환은 장갑차 한 대를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빛나는 장벽에 가로막혔다.저격수가 큰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먼 곳, 책상다리
다나카가 이끌던 특전사들이 총을 쏘기 시작하자 산 아래 있던 이노우에 마노와 천여 명의 군인들도 총소리를 들었다.그들은 화룡 한 마리가 산꼭대기에 나타난 걸 보았다.그러나 겨우 몇 초 사이 산꼭대기는 다시 잠잠해졌다.이러한 상황을 본 경비대 책임자 이노우에 마노는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젠장, 무슨 상황이야? 다나카 일행은? 아까 산꼭대기에 용 같은 게 나타났었지?”건장한 체구의 이노우에 마노는 눈을 부릅뜨고 하치카미 산꼭대기를 바라보면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손에 검은색 태블릿을 들고 있던 부하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대장님, 다나카 일행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연락이 끊기다니?그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연락이 끊겼다는 것은 죽었다는 뜻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이십여 명의 팀원들이 겨우 몇 초 사이 산꼭대기에서 전부 죽었다는 걸 알게 된 이노우에 마노는 완전히 얼이 빠졌다.“대장님, 이제 어떡합니까?”한 부하가 물었다.이노우에 마노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말했다.“기다린다.”“기다린다고 하셨습니까?”사람들은 당황했다.“맞아. 기다린다. 내가 알기로 아메 신전이 파괴된 뒤 3대 신전인 레나 신전, 이자 신전, 태양 신전에서 모두 이곳으로 대신관을 파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무도계의 대선배들도 지금 오고 있다고 한다.”이노우에 마노의 말에 특전사들은 하나같이 흥분했다.레나 신전, 이자 신전, 태양 신전은 아메 신전과 함께 부성국의 4대 신전으로 불렸다.그중 태양 신전은 아주 막강했다.현재 아메 신전이 파괴되었으니 부성국의 다른 3대 신전에서는 당연히 대신관을 파견해 상황을 알아봐야 했다.그리고 3대 신전에서 대신관을 파견했을 뿐만 아니라 부성국 무도계의 고수들도 오고 있다고 한다.“젠장! 산꼭대기에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틀림없이 죽을 거다!”이노우에 마노는 음산한 눈빛으로 산꼭대기 쪽을 바라보았다.부성국의 고수들이 하치카미 산으로 오고 있을 때 윤구주는 여
융합되는 과정은 30분가량 이어졌다. 쿵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이 하치카미 산꼭대기에서 들려왔다.그리고 산꼭대기 전체가 아주 짙은 단약 향기에 휩싸였다.그 기운은 산뿐만 아니라 사방 수십 리를 뒤덮었다.산기슭에 있던 이노우에 마노가 이끌던 부성국의 군인들조차 코끝에 훅 끼치는 단약 향기를 맡았다.“무슨 냄새죠? 왜 약 향기가 나는 거죠?”제일 처음 입을 연 것은 얼굴이 긴 군인이었다.그가 입을 열자마자 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그렇네요. 아주 강한 약 향기가 나요. 하치카미 산에서 온 것 같은데...”“젠장, 아메 신전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왜 이렇게 짙은 약 향기가 나는 걸까요?”모두들 의아한 얼굴로 하치카미 산을 바라보았다.산기슭에 주둔해 있던 부성국 군인들이 답답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는 마치 우레와도 같아서 사람들은 그 목소리를 듣자 심장이 쿵쿵대고 몸이 덜덜 떨렸다.“이건 화진의 단약술입니다.”그 목소리와 함께 붉은 머리의 사람이 뒤에서 나타났다.붉은 머리에 험상궂은 얼굴, 독사 같은 눈빛, 흰색 가리기누를 입은 남자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그의 뒤에는 십여 명의 고모를 쓴 음양사들이 있었다.그들은 모두 흰색 가리기누를 입고 있었는데 가리기누 위에는 태양 도안이 그려져 있었다.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경비대 대장인 이노우에 마노는 곧바로 그들을 알아보았다.“아, 태양 신전의 무토 대신관님! 전 이노우에 마노라고 합니다.”이노우에 마노는 곧바로 대신관을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대신관은 부성국에서 아주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특히 태양 신전의 대신관이 그랬다.소문에 따르면 대신관들은 내공이 아주 뛰어나다고 하는데 도법을 달통했을 뿐만 아니라 부성국에서 아주 숭고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무토 대신관은 부성국의 국왕을 만나게 되어도 예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로써 부성국에서 대신관의 위상이 얼
그 음양사들은 검은색의 긴 옷을 입고 있었고 가슴 쪽에 뱀이 그려져 있었다.“이자 신전의 나미 대신관님?”이노우에 마노는 요염한 여자를 바로 알아보았다.부성국에는 아메 신전, 이자 신전, 레나 신전, 그리고 가장 강한 태양 신전을 포함한 4대 신전이 있었다.4대 신전은 부성국에서 엄청난 지위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 천 년 정도 되는 역사가 있었다.이자 신전의 여자가 나타나자 이노우에 마노는 곧바로 그녀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그러나 나미 대신관은 이노우에 마노를 무시하고 천천히 붉은 머리의 무토 대신관 앞으로 걸어가서 몸을 살짝 수그리며 말했다.“무토 대신관님, 오랜만이네요!”붉은 머리의 무토 대신관은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네요. 오랜만이네요.”“아메 신전이 파괴된 일로 무토 대신관님까지 오시다니, 저 화진 사람 실력이 꽤 강한가 보네요.”나미 토모코는 웃으며 말했다.붉은 머리의 무토 대신관은 싸늘한 눈빛으로 하치카미 산을 바라보았다.“10개국 간의 전쟁 이후 우리 부성국은 화진으로부터 이렇게 큰 모욕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화진 사람이 감히 우리 부성국에 쳐들어와서 파괴된 우리 부성국 신전에서 단약을 만들다니 정말 기막힌 일입니다.”“저 화진 사람 실력이 꽤 좋네요. 제가 알기론 그는 혼자서 아메 신전을 파괴하고 기타가와 신사를 몰살했어요.”나미 토모코가 말했다.“네? 그건 어떻게 안 겁니까?”무토 대신관이 물었다.나미 토모코는 기괴하게 웃더니 오른손을 움직여 말했다.“데려오거라.”그녀가 말하자 두 명의 음양사가 가녀린 여자를 데리고 왔다.자세히 보니 그녀는 야나가와 노아였다.“이 사람은 누구죠?”무토 대신관은 야나가와 노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야나가와 노아라고 기타가와 신사의 아가씨였습니다. 이번에 기타가와 신사의 수천 명 되는 문하생들이 죽었다죠. 야나가와 노아 씨가 그 광경을 직접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아 씨는 그 화진 사람과 함께 지내기도 했었고요.”나미 토모코의 말 때문
“화진 사람은 그 사람 혼자뿐입니까?”이때 경비대 책임자 이노우에 마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야나가와 노아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혼자서 천 년 역사를 지닌 아메 신전을 파괴했단 말입니까? 그게... 가능합니까?”“그러게 말입니다. 게다가 기타가와 신사도 파괴하고 수천 명의 문하생들을 죽였다면서요?”주위에 있던 군인들과 음양사들은 야나가와 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모두 표정이 달라졌다.그중 대부분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지금 보니 그 화진 사람은 아마도 화진의 신급 강자인 것 같군요.”붉은 머리의 무토 대신관이 갑자기 천천히 입을 열었다.“신급 강자요?”나미 토모코는 당황했다.“맞습니다.”무토 대신관은 말을 마친 뒤 머나먼 동쪽을 바라보면서 중얼대며 기억을 떠올렸다.“당시 저는 운이 좋게도 화진에 가서 아주 남다른 신급 강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신급 강자는 성이 문씨였어요. 화진의 오래된 세가 출신의 기인이었죠. 그 사람은 눈빛 한 번으로 제 마음속 무도를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만 굳어버린 채 오후 내내 그곳에 서 있었죠. 그가 절 살려주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도...”무토 대신관의 말을 듣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랐다.눈앞의 무토 대신관은 부성국에서 10위 안에 드는 고수였다.“물론 그건 10년 전 일입니다. 이미 10년이 지났고 제가 수련한 신도술은 화진의 신급 강자와 엇비슷한 수준이죠.”무토 대신관의 입가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걸렸다.“하하하하!”이때 한바탕 웃음소리가 등 뒤의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아주 쩌렁쩌렁한 목소리였다.“무토 대신관님 말이 맞습니다. 상대가 신급 강자든 뭐든 우리 부성국 땅에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하죠.”뒤이어 탱크 같은 체구의 거인이 십여 명의 음양사들을 데리고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레나 신전의 사람이다!”“와! 레나 신전의 대신관까지 오다니!”뒤에 있던 군인들은 회색 옷을 입은 음양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곧바로 그들을 알아보았다.
3대 신전의 사람들이 산으로 향하려고 할 때 한 차례 굉음이 다시 한번 하치카미 산꼭대기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붉은 구름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붉은 기운 중에서 짙은 단약 향기가 나기도 했다.단약 향기가 나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면서 다시금 하치카미 산꼭대기를 바라보았다.“단약이네요!”“화진 사람이 단약을 만들고 있어요!”“젠장, 그 화진 사람 대체 무슨 단약을 만들고 있길래 이렇게 어마어마한 기운을 발산하는 거죠?”미나 토모코는 심각한 눈빛으로 하치카미 산꼭대기를 바라보았다.“무슨 단약이든 상관없어요. 오늘 우리 3대 신전의 대신관들이 전부 모였는데 화진 사람 하나 죽이지 못하겠어요?”오카다 지로가 말했다.붉은 머리의 무토 대신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싸늘한 시선으로 산꼭대기를 바라보았다.“갑시다!”그 말과 함께 대신관 세 명은 각자 데리고 온 음양사들과 함께 산꼭대기로 향했다.하치카미 산꼭대기.윤구주는 온몸에서 금빛을 번쩍이면서 책상다리하고 청색 솥 앞에 앉아 있었다.엄청나게 짙은 단약 향기가 청색 솥에서 흘러나왔다.“드디어 성공한 건가?”윤구주는 눈을 번쩍 떴고 두 개의 빛이 솥으로 쏘아져 나갔다. 윤구주는 손을 들었고 곧 휙 소리와 함께 붉은색 단약이 청색 솥에서 날아와 윤구주의 손바닥 안에 떨어졌다.그것은 피갈기 단약이었다.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피갈기 단약은 단약 전체가 핏빛이었고 나타나자마자 주변 온도가 바로 낮아졌다.피갈기 단약이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손바닥 안의 단약을 본 윤구주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반짝였다.이 피갈기 단약을 만들기 위해 윤구주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이 피갈기 단약은 윤구주 체내의 기린화독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실력을 전성기 때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기린화독을 없앤다면 사랑하는 소채은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는 갑자기 시선을 들면서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채은아, 조금만 기다려
이때 위패들 앞에는 흐릿한 노인의 허상이 꼼짝하지 않고 책상다리를 한 채 앉아 있었다.노인의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영혼 같았다.노인이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미간이 번쩍이더니 신기하게도 눈에 보이는 화염 표식이 그의 미간에 나타났다.“음?”그 화염 표식이 나타난 순간, 노인은 돌연 눈을 번쩍 떴다.그는 오른쪽 눈의 동공이 번쩍였고 왼쪽 눈에는 회색 안개가 껴있었다.눈을 뜨는 순간,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큰일이네! 기린화독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발견됐어. 설마... 그가 우리 문씨 일가의 화독을 해독한 걸까?”노인은 놀란 목소리로 말하더니 훌쩍 일어나 눈을 크게 뜨고 손으로 자신의 미간에 나타난 화염 표식을 만졌다.자신의 미간에 확실히 화염 표식이 나타난 걸 확인하게 되자 노인의 표정이 유달리 심각해졌다.이때 쿵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졌고 곧 사당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그리고 곧 사당 아래쪽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넓은 사당 중앙에 아주 거대한 균열이 하나 나타났다.그 균열은 마치 지진처럼 사당을 두 쪽으로 나누었고 곧 나이든 목소리가 아래에서부터 들려왔다.“역시 화진의 왕이야! 화진의 천명을 타고난 놈다워! 우리 문씨 일가의 기린화독을 해독한 걸 보면 말이야!”땅속에서부터 소리가 울려 퍼지자 노인은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조상님, 깨어나셨군요!”노인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땅속의 목소리가 대답했다.“우리 문씨 일가에서 가장 강력한 기린화독조차 천하제일의 왕을 억누르지 못하는구나! 놀라워!”그의 목소리는 감탄하는 것 같기도, 탄식하는 것 같기도 했다.“조상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린화독을 없앴다고 해도 지금은 한낱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합니다. 현재 화진의 왕은 우리 문씨 일가 사람이 아닙니까?”땅속의 목소리가 말했다.“아니, 넌 틀렸다. 구주왕은 비록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여전히 자타가 공인하는
땅 밑 조상의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노인은 조금 전 그곳에 대고 예를 갖춘 뒤 순식간에 어두운 사당 속에서 사라졌다.서울, 국방부 이황전.이곳은 화진의 새로운 왕 문아름의 침궁이었다.이때 커다란 침궁 안에는 정갈한 옷차림을 한 아름다운 문아름이 수련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온몸에 검붉은색 기운이 감돌았다. 문아름이 백옥 같은 손으로 수인을 맺자 검붉은색의 기운이 마치 갑옷처럼 그녀의 몸을 뒤덮었다.자세히 보니 그녀의 미간에 작은 화염 표식이 있었다.그것은 문씨 세가의 기린 혈맥의 표식이었다.그 표식을 얻었다는 것은, 문아름이 문씨 세가 혈맥의 힘을 각성했다는 것을 의미했다.혈맥의 힘이 점차 각성하면서 문아름의 내공 또한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었다.문아름이 수련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다.“누구냐?”문아름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오른손을 움직여 주변 검붉은 기운들을 칼처럼 날카롭게 만들어 뒤로 날려 보냈다. 쿵 소리와 함께 그것은 뒤에 있는 견고한 벽에 부딪혔고, 벽에는 1m 넘는 움푹 파인 자국이 생겼다.“좋아. 역시 우리 문씨 세가의 미래 기둥답네. 혈맥의 힘을 6할 정도 각성했구나.”음산한 목소리가 문아름의 뒤에서 들려왔고 곧 노인 한 명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할아버지세요? 문아름, 할아버지를 뵙습니다!”문아름은 상대를 확인한 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를 갖추었다.노인은 손을 저었다.“예를 갖출 필요는 없다.”그러고는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할아버지, 갑자기 오신 걸 보니 단순히 제 수련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죠?”문아름은 노인이 자리에 앉자 물었다.“네 짐작이 맞다. 내가 널 찾아온 이유는 그 자식이 우리 문씨 일가의 기린화독을 없앴기 때문이야. 내 예상대로라면 곧 내공이 전성기 때만큼 회복될 거야.”노인이 다시 말했다.‘뭐?’“할아버지... 혹시 윤구주 말씀하시는 거예요?”문아름의 아름다운 얼굴에 놀라움이 드리워졌다. 그녀의 질문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빨리 없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