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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Author: 김원호
이노우에 마노가 명령을 내렸다.

“네!”

훌륭한 전투 장비를 갖춘 부성국의 특전사들이 일렬로 서서 마치 독사가 기어가는 것처럼 산꼭대기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들은 이노우에 마노가 파견한 제1돌격대였다.

20여 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그들 부대는 전투 기술이나 여러 가지 기량 면에서 모두 일류였다.

그들은 현재 조용히 하치카미 산꼭대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30분쯤 뒤, 중무장한 특전사들은 산꼭대기와 아주 가까워졌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데 갑자기 제일 앞에 있던 소대장이 오른손을 들어 멈추라고 지시했다.

그의 제스처를 본 특전사들은 모두 멈칫했다.

“소대장님, 왜 갑자기 멈춘 겁니까?”

한 특전사가 물었다

앞에 있는 남자는 경계 어린 눈빛으로 산꼭대기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다들 이 산꼭대기와 가까워질수록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어?”

“이상하다고요? 무슨 뜻입니까?”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산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온도가 점점 더 낮아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주위에서 새 한 마리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수부대 소대장이 그렇게 말하자 그제야 그들은 문득 깨달았다.

그랬다.

그들이 하치카미 산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주변 온도가 갑자기 낮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치카미 산의 해발이 높아서 그런 건 줄로 알았는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엄청난 한기가 느껴졌다. 심지어 바위에도, 땅에도 흰색의 서리가 한 층 껴있었다.

가장 이상한 점은, 이 산꼭대기에서는 새 소리도, 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마치 이 산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감싸여 있는 것처럼 말이다.

“소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느꼈습니다.”

“젠장, 정말 산에 올라갔던 사람들 말처럼 이 산에 금빛 신이나 용이 있는 걸까요?”

팀원들의 말에 사람들은 점점 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다들 무서워하지 마. 난 우리의 실력이라면 그 어떤 기괴한 것도 모두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

소대장 다나카는 팀원들이 두려워하자 곧바로 위로했다.

“다들 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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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님! 채은 씨는 이미 안전해. 스승님이 단련시키려나 본데?”검도 도주가 직접 단련시킨다는 말에 민규현 3인은 부럽기 그지없었다.“알았어.”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소채은에게 별일 없다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조상님,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거 있어! 우리 검도도 참여하게 해주지? 진작에 종문 동맹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무슨 낯짝으로 감히 화진 무도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 조상님 한마디면 우리 검도 전원이 곤륜 구역을 벗어나 종문 동맹을 모조리 없애버릴 거야.”전화기 너머에서는 거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윤구주가 아무 말도 없이 민규현에게 눈빛을 보내자 통화는 이대로 끝났다.“저하, 저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 검도까지 나서면 정말 종문 동맹을 해결하는 건 크게 문제도 아니잖아요.”천현수가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권모술수의 달인은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너의 시야는 너무 좁아. 권모술수도 일정한 실력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하는 거야. 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 권모술수를 남용하면 화를 자초할 뿐이라고.”윤구주가 진지하게 말하자 천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종문 동맹이 내가 봤던 거와는 다른가? 그 뒤에 다른 고수도 있는 건가?’“채은이가 별일 없다는데 굳이 급해 할 필요도 없어. 지금은 예전과 달라서 잘못 움직였다간 잘못될 수도 있어. 내 계획대로 진행해.”천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윤구주가 권모술수를 쓰려는 모양이다.그는 권모술수의 길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국주가 직접 나서서 따로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이제 왕이 직접 나선다는 것은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이라 국주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저하, 그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정태웅이 질문했다.“검황도종의 선배이자 검도의 검수. 간단히 말해서 야망은 크지만 속셈이 없는 허수아비일 뿐 큰일을 이루기 어려운 사람이라

  • 구주, 왕의 귀환   제1776화

    두둥!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뭘 폭파했는지 폭발음이 귀청을 찌르는 듯했다.“이런 제기랄! 난 윤구주 아버지라고! 전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세 사람은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전화기를 들고 걸어가며 조용히 경고했다.“말조심해 주세요. 저희도 당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윤구주 앞에 도착한 민규현은 전화기를 막으면서 말했다.“저하, 곤륜 구역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떤 건방진 놈이 검도의 사람이라면서 저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더라고요. 저희가 도저히 어떻게 할수가 없었어요.”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규현이 핸드폰을 건네려고 하는데 스피커폰으로 해놓으라고 했다.윤구주는 몸에 쌓인 눈을 훌훌 털어내고 천현수에게 천옥으로 출발할 준비 하자고 했다.‘대화도 해보지 않고 떠날 준비를 한다고? 설마 이미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핸드폰은 이미 스피커폰 모드로 되어있는데 검도 강자라는 사람은 핸드폰이 이미 윤구주에게 건네진 걸 모르고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병신같은 자식들! 윤구주 부하들은 왜 하나같이 멍청한 거야. 정말 짜증 나네? 윤구주, 이 망할 놈! 빨리 네 아버지 전화를 안 받아?”윤구주에게 이렇게 대드는 사람은 처음이라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동시에 상대방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 저번에 떠나면서 너희 스승님더러 너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나 보네.”윤구주의 담담한 목소리에 상대방은 멍해졌다.민규현 3인은 상대방이 긴장한 것을 느낄수 있었다.“어...”“뭐라고? 벌거벗고 15,000km를 달리게 한 게 모자랐나 봐?”민규현 3인의 표정은 순간 밝아졌다.‘글쎄 어딘가 이상하다 했어. 아까 대화를 나누면서 저하를 언급했을 때 원망이 가득했단 말이야. 이제 보니 저하에게 학대당한 거였네!’“윤구주...”“뭐라고?”“저하!”“저하가 네가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 구주, 왕의 귀환   제1775화

    화진 북부지역에 있는 비밀 공항.윤구주 일행은 아침에 이미 천옥과 50km도 안 되는 곳에 도착했다.눈이 펑펑 내려 추운 눈 속에 고립된 윤구주는 계속 서울에서 전해지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서울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음 행동을 시작할 방법이 없었다.극도로 억제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채은의 영향을 받아 감정이 불안정한 상태였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암부 3대 지휘사는 그들의 왕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그들도 소채은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소채은은 너무나도 중요했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아무도 몰랐다.“걱정하지 마세요. 문씨 가문이 바보도 아니고 형수님을 죽였다간 별로 좋은 일도 없을 거예요.”“제가 봤을 땐 아무 일도 없거나 이미 문씨 가문에 잡혀갔을 수도 있어요.”가장 권모술수에 능한 천현수가 분석했다.“씁! 그럼 우린 왜 서울을 떠나야 하는데? 천옥에 가는 게 급하지도 않은데.”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정태웅이 구시렁거렸다.“너 바보야? 저하가 안 가는데 현문 시조가 서울에 갈수 있겠어?”“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거야?”민규현이 정태웅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그래. 서울에 남아있으면 더욱 수동적일 수밖에 없어. 저하가 이러는 것도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거라고!”천현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바로 이때, 민규현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민규현이 핸드폰을 꺼낼 때, 세 사람은 동공이 확장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핸드폰은 암부와 곤륜 구역을 연결하는 전용 핸드폰으로 곤륜 구역에서만 암부에 연락할 수 있었다. 이 선로가 설치된 이후로 곤륜 구역에서 암부와 연락한 것은 처음이었다.“곤륜 구역이에요?”정태웅이 긴장하며 물었다.암부는 곤륜 구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곤륜 구역은 전 세계와 맞먹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 역사는 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으면 이 지구에서 가장 신비로운 지역이었다.민규

  • 구주, 왕의 귀환   제1774화

    바로 이때, TV에서 점심 뉴스가 방송되었다.뉴스는 왕실 대표가 직접 진행했으며 뒤쪽 화면에는 구주왕의 좌상이 비치고 있었다.화면 속에서는 윤구주가 군복을 입고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화면이 펼쳐짐에 따라 여러 장군이 좌우에 나란히 서 있었다.그 기세는 어마어마할 정도로 대단했다.화면을 통해서도 여러 장군에게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가장 강력한 것은 구주왕이었고, 그는 온몸에서 왕자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는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대세가 이미 정해진 듯한 안전감을 줬다.왕실 진행자는 구주왕의 화려한 역사를 이야기하며 과장된 표현으로 구주왕에 대한 개인적인 숭배의 감정을 드러냈다.가장 빛나는 전적으로는 혼자서 열 개국을 상대했는데 그 열 개국의 적들이 스스로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소채은은 그만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순간 그녀는 꿈처럼 느껴졌다.화진에서 오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나올까 말까 한 존재가 그녀의 남자였으니 말이다.“어? 구주네? 저 사진은 쟤가 가장 기세등등할 때 찍은 사진이거든요. 저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봐봐요. 너무 잘난 척하지 않아요?”김도현은 밥을 다 먹고 이를 쑤시며 말했다.“선배님, 윤구주를 알아요?”소채은이 놀라면서 물었다.“그럼요. 제가 쟤 아버지거든요.”김도현이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소채은은 멍을 때리고 말았다.“김씨 아니셨어요?”“아, 양아버지라고요.”소채은은 그제야 왜 그가 자신을 양딸이라고 불렀는지 알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져 얼굴이 발그레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양딸로 인정받아서 내심 기뻤다.“하하.”김도현은 피식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이 헛소리를 믿는 거야?’이런 관계 덕분에 소채은은 자연스럽게 김도현과 가까워지게 되었다.“선배님, 뉴스에서는 왜 제 스승님을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소채은은 이상하기만 했다.‘설마 사부님이...’“이것저것 의심하고 걱정하는 대신 제발 자신감 좀 가져줄래요? 제가 괜찮다면 괜찮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773화

    서울에 있는 한 편의점.“담배 주세요. 비싼 거로요. 다른 건 기침해서요. 언제 이런 브랜드가 나온 거예요? 맛은 괜찮아요? 저를 속일 생각하지 말고요.”가게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고 있던 소채은은 카운터에서 가격을 흥정하는 김도현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정말 담배를 너무 자주 피우네.’김도현은 한순간도 담배를 끊지 못했고 입에서 연기가 안 나면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이었다.게다가 알코올중독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계속 마시는 걸 보면 이미 바닥이 났을 텐데 아직도 마시고 있었다.그런데 국주마저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이 여기서 가격을 흥정하고 있다니 꽤 재미있는 상황이었다.그는 돈을 아끼기 위해 사장님을 계속 칭찬했다.말 한마디에 천 냥 빛도 갚는다고 30% 할인 가격으로 담배를 한 갑 살 수 있었다.그런데 뻘쭘하게도 돈을 내려니 여기저기 들춰봐도 모자랐다.“채은 씨! 보고만 있지 말고 얼른 와서 계산해요!”편의점 손님들이 모두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소채은은 급히 달려가 계산하고서 김도현을 끌고 나가려고 했다.“왜 그렇게 급해요? 사장님, 라이터도 좀 몇 개 주시죠? 바람을 막는 거로요.”떠나기 전에 김도현은 라이터까지 달라고 했다.김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채은의 무언의 눈빛을 주더니 라이터 한 박스를 들고 잽싸게 뛰쳐나갔다.할 말을 잃은 소채은은 라이터값까지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편의점을 떠나자 김도현은 또 배가 고프다며 먼저 밥 먹고 출발하자고 했다.돈 있는 티를 내면 안 된다고 소채은이 아까 계산할 때 김도현은 이미 현금다발을 눈여겨본 것이다.고급 레스토랑 룸.김도현은 맛있는 음식을 한 상 주문한 것도 모자라 모태 고량주도 한 박스 가져왔다.“선배님, 이렇게 많이 다 드실 수 있어요?”소채은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왜요. 제가 채은 씨 돈을 써서 그래요? 인색하긴.”“선배님, 오해예요. 제가 선배님에게 빚진 것이 있으니 얼마든지 사드릴 수 있죠. 그런데 낭비는 안 하는것이 좋지 않을까요?”소채은의 설명에 김도

  • 구주, 왕의 귀환   제1772화

    “됐어요. 이제 그만 가요.”“천수진, 철수!”그의 손가락이 검으로 변해 땅을 향해 휘두르는 순간 어둠을 밝히던 검은 빛을 빠르게 거둬들이면서 성스러운 빛을 지닌 백옥으로 된 보검이 칼집으로 돌아갔다.검이 칼집으로 들어가서야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대략 40세로 보이는 그는 한창 젊은 나이였다. 생김새는 평범했고, 얼굴이 지나치게 빨간 것이 술주정뱅이 코를 가지고 있었고, 눈빛은 흐릿한 것이 온몸에서 진한 술 냄새가 풍겼다.그는 말하면서 다시 술병을 집어 들어 한 모급 마셨다. 이어 입에 담배를 물었는데 안타깝게도 라이터가 바닥나서 불이 켜지지도 않았다.그는 담배를 피울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가자고요. 어떻게 왕궁에 편의점도 없어. 일단 불 좀 빌려올게요.”소채은은 어이없었다.‘내가 언제 시간을 지체했다고 저러시지?’“선배님! 저한테 라이터 있어요!”소채은은 라이터를 꺼내 그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한 모금 깊게 들이마시고는 내뱉은 연기를 다시 흡입하는 그 황홀한 표정은 그야말로 짜릿해 보였다.담배 냄새를 참기 힘들어하는 소채은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찡그렸다.‘담배를 너무 자주 피우는 거 아니야?’“뭘 보고 있어요? 그리고 라이터는 어디서 났어요? 어린 나이에 좋은 것만 배울 것이지 담배는 왜 피우는 거예요?”소채은 깜짝 놀라서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에요. 선배님, 저는 담배를 안 피워요.”“그런데 왜 라이터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그게... 사실은 도화선을 이용해 폭탄을 터뜨릴 계획이었어요. 점화가 늦어질까 봐 다른 방법으로 바꿨지만요.”소채은은 설명하면서 그제야 몸에 폭탄이 묶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폭탄을 해체할 틈도 없이 그녀를 데리고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다.임정설은 멍하니 그 사람이 소채은을 데리고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나의 수련은 아직 멀고도 멀었네. 구오 지존은 시작일 뿐이야. 설령 언젠가 황도에 이를 수 있다고 해도 선배와는 거리가 멀 거야.

  • 구주, 왕의 귀환   제1771화

    그는 바로 손을 들어 뺨을 때렸다.십여 미터 떨어져 있던 해청현은 뺨 맞아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한 덩어리의 음기가 해청현의 등에서 폭발해 나왔고, 이것은 해청현에게 남은 절반의 내공이었다.이런 초월적인 수단은 이미 해청현의 인지를 초월해 버렸다.“이런 젠장! 구오 지존이 아니었어! 정말 화가 나네. 너무하는 거 아니야?”해청현은 억울해서 울음을 터뜨렸다.‘이런 무도에 어긋나는 짓을 하다니!’“해청현! 너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어!”그 사람이 해청현을 죽이려고 할 때, 현문 시조는 오히려 겁을 먹었다.“그만해! 난 종문 동맹의 장로야! 절대 나를 죽일 수 없어! 우리 종문 동맹 맹주님은 왕도 강자이기도 하다고!”왕도 강자라면 진정으로 구오 지존을 넘은 극전 신급이라고 볼 수 있었다.“종문 동맹 맹주로 나를 협박하려고? 웃기는 소리! 너희 맹주가 직접 와도 나한테 선배라고 불러야 하는데 네까짓 게 뭐라고. 쓰레기보다도 못한 자식! 죽어!”샤삭!검으로 변한 그의 손가락은 차가운 빛을 뽐내면서 해청현의 정수리를 찔렀다.머리가 거의 잘려 나간 해청현은 뒤로 물러서며 그대로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현문 시조가 쓰러지면서 현문이 멸망하고 말았다.해청현이 죽자 소채은을 속박하던 기술은 즉시 무효가 되었다.움직임을 회복한 소채은 즉시 임정설 곁으로 달려가 그녀를 돌보았다.“제가 이미 양기를 드렸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임씨 가문의 기운은 이미 끊어져 더 이상 천자의 명분을 지닐 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 죽을 고비로 구오 지존의 도를 깨달았으니 곧 정점에 달할 텐데 열심히 노력하면 극전의 경지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예요.”그 사람은 말할 때 입에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켁켁...”바로 이때 정신 차린 임정설은 소채은이 괜찮은 것을 확인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부님!”“괜찮으면 됐어.”눈물범벅이 된 소채은을 본 화진 국주인 임정설은 감동하여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소채은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보기 드물게

  • 구주, 왕의 귀환   제1770화

    독소가 그의 가슴을 타고 퍼져나가며 순식간에 그의 몸의 대부분이 검게 변했다. 심지어 하늘을 가르는 검광마저 그 독에 의해 영향을 받아 흐려지고 침체됐다. 분명히 이 독은 매우 강력하고 사용된 기술마저 방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음? 이건 이미 전해지지 않은 현명 신공중의 현명 귀수...” “강력하긴 하지만 저에게는 아무 소용없어요.” 그 사람은 담담하게 말을 뱉고 깊은 숨을 들이켰다. 깊은 숨을 들이쉬자 순간적으로 천지마저 왜곡된 듯한 느낌을 주며 만물의 기운이 모두 그에게 흡수됐다. “후우.” 깊은 숨을 들이킨 후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몸에 퍼졌던 독소가 모두 밖으로 뿜어져 나가며 해청현이 그 절반의 수련으로 만든 독소가 그의 앞에 떠다니는 장난감처럼 보였다. 이 장면을 본 임정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저건 천수성검입니다. 그 사람이 쓴 건 신천비술 황도 공법이에요.” “소채은은 괜찮아졌습니다.” “아쉽게도 내 목숨은 여기까지 인것 같다.” “구주야, 난 너무 쓸모없구나. 너는 처음부터 나를 믿지 않고 외부의 도움을 구했지. 결국 네가 예상한 대로 됐다.” “하지만 난 기쁘다. 그 덕분에 너는 나를 훨씬 초과해버렸고 화진에는 너 같은 인물이 있으니 이제 안심이다.” 임정설이 간신히 버텼던 숨을 내쉬자 그의 반 생명도 함께 사라졌다. 그의 눈 속 신광은 사라지고 생명력은 급속히 떠나갔다. “스승님!” 소채은은 무너지듯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음? 화진 국주가 죽어가는 건가?” “이건 안 되지. 내 눈앞에서 죽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지.” “안 그러면 이 인과는 반드시 나한테 돌아와. 내 수련에 큰 해가 될 거야.” 그 사람은 손끝으로 계산을 하며 결국 임정설이 살아있는 게 더 유용하다 판단했다.그는 손을 하늘로 뻗어 영기를 끌어들이며 한 손으로는 천지의 기운을 움켜잡고 다른 손은 술법을 써서 독소를 분해하고 순수한 기운으로 변환시켰다. 반 생애의 수련이 그렇게 해체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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