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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윤구주는 부성국에 여행 온 대학생인 그들을 보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여기서 만나네요. 제가 전에 얼른 귀국하라고 말했을 텐데요?”

반서윤은 싱긋 웃었다.

“솔직히 그날 공항에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모든 비행기가 이륙을 금지당했거든요. 그래서...”

윤구주는 곧바로 이해했다

“윤구주 씨, 윤구주 씨도 아메 신전에 참배하러 온 거예요? 윤구주 씨를 또 만나다니, 우리 인연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네요.”

공항에서 윤구주와 작별한 뒤, 사랑에 빠진 반서윤은 매일 밤 윤구주를 그리워했다.

그런데 윤구주도 아메 신전에 올 줄은 몰랐다.

그녀는 윤구주도 아메 신전에 참배하러 온 건 줄 알았다.

“참배요?”

윤구주는 시선을 들어 음기로 휩싸인 아메 신전을 바라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같잖은 부성국 귀신은 제 참배를 받을 자격이 없죠.”

“네? 윤구주 씨는 참배하러 온 게 아닌가요? 그러면 왜 온 거예요?”

반서윤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윤구주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면서 살기를 드러냈다.

“신을 베러 왔죠.”

“신을 베러 왔다고요?”

반서윤은 윤구주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윤구주는 당연히 그녀에게 더 설명해 줄 생각이 없었다. 그가 말했다.

“서윤 씨, 이곳은 곧 혼란에 빠지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서둘러 산에서 내려가는 게 좋을 거예요. 최대한 신전에서 멀어져요.”

반서윤은 윤구주에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장윤형이 먼저 나서서 선수를 쳤다.

“윤구주 씨, 우리가 하산하든 말든 당신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요.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장윤형, 그 입 닥쳐! 윤구주 씨는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준 건데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반서윤은 옆에 있는 장윤형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질투심이 극에 달한 장윤형이 말했다.

“좋은 마음은 무슨. 부성국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리가 있어?”

“장윤형, 또 한 번 윤구주 씨를 모욕한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

반서윤도 무척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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