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성국에서 천 년 가까이 존재해 온 스사노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난 뒤, 하치카미 산은 산을 봉쇄하기 시작했다.구불구불한 산길 위, 참배 준비를 하던 신도들은 갑자기 멈췄다.그들은 조금 전 멀리 있는 신전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지옥의 목소리를 들었었다.“서윤아, 들었어? 저 목소리 엄청 무시무시해.”하치카미 산으로 향하는 산길 중앙, 부성국에 여행하러 온 장윤형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겁에 질린 얼굴로 먼 곳에 있는 신전을 바라보며 반서윤에게 말했다.대학생인 반서윤의 얼굴 또한 창백하게 질렸다.그녀도 조금 전에 아주 듣기 거북한 울음소리를 들었다.그것은 사람 목소리 같지 않고 괴물 목소리 같았다. 그래서 반서윤은 아직도 온몸이 저릿저릿하고 소름이 돋았다.“나도 들었어.”반서윤이 대답했다.“서윤아, 이 아메 신전 아무리 봐도 이상한 것 같아. 우리 그냥 돌아가는 게 어때?”장윤형은 조금 겁이 났다.하지만 반서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돌아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 여기까지 어렵게 왔는데 산꼭대기까지는 올라가 봐야지.”반서윤은 그렇게 말하면서 신전 쪽을 향해 계속 올라갔다.반서윤이 고집을 꺾지 않자 장윤형은 어쩔 수 없이 묵묵히 그녀를 따라갔다.두 사람이 겨우겨우 산꼭대기까지 도착했을 때, 신전에 참배하러 온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 막혀 서 있었다.문가에는 가리기누를 입고 고모를 쓴 음양사들 수십 명이 서 있었다.“무슨 상황이지? 왜 앞이 막혀 있는 거지?”장윤형은 궁금한 듯 전방을 바라보면서 물었다.반서윤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오늘 그녀는 아메 신전을 참관하고 기도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거의 꼭대기에 도착할 때쯤 가로막힐 줄은 몰랐다.“내가 가볼게.”반서윤은 부성국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기에 앞으로 가서 물어볼 생각이었다.문 앞에 서게 된 반서윤은 부성국 언어로 물었다.“안녕하세요, 여기 무슨 일 생긴 건가요? 왜 아메 신전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거죠?”한 젊은 음양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반서윤을 힐끗
윤구주는 부성국에 여행 온 대학생인 그들을 보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여기서 만나네요. 제가 전에 얼른 귀국하라고 말했을 텐데요?”반서윤은 싱긋 웃었다.“솔직히 그날 공항에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모든 비행기가 이륙을 금지당했거든요. 그래서...”윤구주는 곧바로 이해했다“윤구주 씨, 윤구주 씨도 아메 신전에 참배하러 온 거예요? 윤구주 씨를 또 만나다니, 우리 인연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네요.”공항에서 윤구주와 작별한 뒤, 사랑에 빠진 반서윤은 매일 밤 윤구주를 그리워했다.그런데 윤구주도 아메 신전에 올 줄은 몰랐다.그녀는 윤구주도 아메 신전에 참배하러 온 건 줄 알았다.“참배요?”윤구주는 시선을 들어 음기로 휩싸인 아메 신전을 바라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런 같잖은 부성국 귀신은 제 참배를 받을 자격이 없죠.”“네? 윤구주 씨는 참배하러 온 게 아닌가요? 그러면 왜 온 거예요?”반서윤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윤구주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면서 살기를 드러냈다.“신을 베러 왔죠.”“신을 베러 왔다고요?”반서윤은 윤구주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윤구주는 당연히 그녀에게 더 설명해 줄 생각이 없었다. 그가 말했다.“서윤 씨, 이곳은 곧 혼란에 빠지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서둘러 산에서 내려가는 게 좋을 거예요. 최대한 신전에서 멀어져요.”반서윤은 윤구주에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장윤형이 먼저 나서서 선수를 쳤다.“윤구주 씨, 우리가 하산하든 말든 당신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요.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장윤형, 그 입 닥쳐! 윤구주 씨는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준 건데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반서윤은 옆에 있는 장윤형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질투심이 극에 달한 장윤형이 말했다.“좋은 마음은 무슨. 부성국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리가 있어?”“장윤형, 또 한 번 윤구주 씨를 모욕한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반서윤도 무척 화가 났다.오늘 어렵사
윤구주가 신전 대문 쪽으로 걸어가자 반서윤은 서둘러 그를 뒤따랐다.“윤구주 씨, 어디 가는 거예요? 조금 전에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신전을 봉쇄했으니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어요.”윤구주는 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저는 들여보내 줄 거니까요.”반서윤은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는데 옆에 있던 장윤형이 말했다.“또 허세를 부리네. 자기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신전 측에서 신전을 봉쇄한다고 했는데 한낱 외부인인 그가 어떻게 들어간다고.”반서윤은 비록 장윤형의 말을 듣고 짜증 났지만 내심 윤구주가 너무 큰소리를 친다고 생각했다.아메 신전은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신전인 데다가 오늘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금지령을 내리기까지 했다.그런데 윤구주는 굳이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윤구주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기다렸고, 윤구주는 이미 신전 문 앞에 도착했다.그들의 주변에는 아메 신전에 참배하러 온 신도들이 아주 많았기에 윤구주가 신전을 지키고 있는 음양사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반서윤은 윤구주가 말을 마치자마자 신전을 지키던 음양사들이 귀신이라도 본 듯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곧 안으로 보고하러 들어가는 걸 보았다.그리고 잠시 뒤, 가리기누를 입고 고모를 쓴 음양사 수백 명이 하나둘 신전 안에서 걸어 나왔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아메 신전의 최강자 치히로 신이치였다.걸어 나오는 치히로 신이치의 눈에서 어두운 자줏빛이 번뜩였다.그는 곧 윤구주에게로 시선을 멈추었다.윤구주는 뒷짐을 진 채 마치 신처럼 서 있었다.그는 단지 그곳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를 바라볼 때 부성국의 음양사 수백 명 모두 엄청나게 압도적인 기운이 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최강 음양사인 치히로 신이치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는 윤구주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당신이 바로 우리 부성국 기타가와 신사를 멸문시킨 범인인가요?”“맞아요, 접니다.”윤구주는 아주 깔끔하게 인정했다.치히로 신이치는 윤구주가 이토
그 목소리가 들려온 뒤 스사노오 조각상 뒤에서 부성국 겐지 시대의 귀족들이 입는 긴 옷을 입고 나막신을 신은 회색 망토의 노인 한 명이 걸어 나왔다.노인은 여윈 듯 보였는데 기괴하게도 한 눈에 두 개의 동공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걸어오면서 엄청나게 음산하고 사악한 기운을 온몸에서 내뿜었다.윤구주는 그를 덤덤히 훑어보더니 그의 맞은편에 놓인 방석 위에 조용히 앉았다. 마치 기괴한 노인을 마주하고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말이다.“난 스사노오 료우라고 해. 동쪽에서 귀한 손님이여, 날 찾아온 것이 맞는가?”스사노오 료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노인은 미소 띤 얼굴로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스사노오 료우는 화진 말을 아주 유창하게 했지만 말투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져서 마치 고대에서 타이슬립해 온 노인 같아 보였다.윤구주가 어떤 사람인가? 그는 여윈 노인을 보자마자 그가 부성국 최강 귀신의 본체임을 눈치챘다.“맞아요. 전 당신을 만나러 부성국에 온 거예요. 그런데 당신이 이런 귀신의 상태로 천 년 가까이 존재했을 줄은 몰랐네요.”윤구주는 번뜩이는 눈빛으로 눈앞의 여윈 노인을 바라보았다.사실 윤구주의 눈에 눈앞의 여윈 노인은 그저 흐릿한 허상이었다. 그것은 스사노오가 만들어낸 허상이었기 때문이다.“역시 눈치가 빠르군.”여윈 노인은 다시 한번 웃었다.스사노오 료우는 부성국 겐지 시대의 바쿠후 번왕으로 스사노오 왕이라고 불렸었다.천 년 전, 번왕들이 패권을 다투느라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 스사노오는 가장 강한 번왕이었다.그는 군대를 이끌고 사방으로 출정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후세에 부성국 궁극의 살신이라고 불렸었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천 년 전 그 시대의 가장 강한 음양사였다.그러나 그 뒤로 그는 너무도 많은 살육과 악행을 저질러 부성국 공공의 적이 되어 생매장이라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그러나 무시무시한 스사노오 번왕의 영혼이 너무도 강했던 탓에 그를 생매장하기 전, 부성국 군주는 본국의 가장 강한 70여 명의 음양사들에게 진법을
스사노오 료우는 웃으며 말했다.“하늘의 길은 통하지 않으니 불로장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했었지.”“불로장생이라고요? 한낱 귀신 따위가 불로장생을 입에 담은 건가요?”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내가 틀린 말을 했나? 세상 만물이라면 뭐든 때가 있는 법이지. 하물며 꽃도 필 때가 있고 질 때가 있는 법인데 말이야. 속세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이 세상 풍경을 다 보고 싶어 하는 법이지. 그래서 나는 불로장생을 원했고 말이야. 설마 너는 그걸 원하지 않는 것인가?”스사노오는 계속해 말을 이어갔다.“천 년 전, 나는 번창했던 동쪽 땅에 가본 적이 있어. 그때 화진은 확실히 우리 부성국보다 몇만 배는 더 부유했었지. 동쪽 땅에서 지냈던 시절, 나는 동쪽 땅의 황제가 자신의 불로장생을 위해 수많은 백성을 동원하여 단약을 만들려고 한 걸 본 적이 있어. 그리고 또 화진의 곤륜 성지에 가서 대단한 실력을 갖춘 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불로장생의 방법을 갈구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은 물처럼 흘러갔고 내가 신급 강자가 되었을 때는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어. 아무리 강해져도 신선의 경지가 되기는 어려웠었지...”거기까지 말한 뒤 스사노오는 한숨을 쉬었다.그의 말을 들은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당신이 육지의 신선의 경지를 알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당연히 알고 있지! 화진의 곤륜 성지에, 신급 강자 절정에 다다르게 되어 육지 신선이 된 전설 같은 인물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그들에게 물었을 때 그들은 내게 알려주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힘들게 찾아봐야 했지. 킥킥, 그리고 이제 그 방법을 찾은 거야!”스사노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기괴하게 웃었다.“당신이 말한 불로장생의 방법이 설마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영혼으로 자기 영혼의 배를 불리는 겁니까?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살겠다고요?”윤구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더니 발밑의 청석판을 가리켰
“당신 헛소리는 다른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전 현혹할 수 없어요!”윤구주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스사노오 료우는 눈빛이 어두워졌다.“화진의 젊은이여, 난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준 것이니 너무 건방지게 굴지는 마.”윤구주가 말했다.“그래요? 조금 전 당신이 말했다시피 귀신이 되어 사람들의 경배를 받는 건 꽤 유혹적이에요. 절 제외한 다른 신급 강자였다면 아마 이런 유혹을 거절하기가 힘들었겠죠.”윤구주의 말은 사실이었다.육신은 죽었지만 영혼은 죽지 않고, 수백 년 뒤 다시 환생할 수 있다면 그건 아주 유혹적인 일이었다. 윤구주에게 살해당한 고진용, 무사시, 류이치 등 사람들 모두 그런 유혹을 거절하지는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스사노오는 한 가지 잘못을 범했다. 그는 눈앞의 윤구주를 잘못 보았고, 그의 실력 또한 잘못 알고 있었다.윤구주는 소매를 휙 털더니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당신은 꽤 많은 말을 했지만 사실은 그냥 내가 당신의 신도가 되길 바랐던 것뿐이에요. 내 육신이 욕심났기 때문이겠죠. 맞죠?”‘응?’윤구주의 말에 스사노오의 동공에서 무시무시한 핏빛이 감돌기 시작했다.“그... 그... 그걸 알아봤단 말이야?”스사노오는 믿기 어려운 눈치였다.스사노오는 윤구주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의 육신을 노리고 있었다.윤구주는 젊을 뿐만 아니라 잘생겼고 심지어 신급 강자였다. 이렇게 좋은 육신을 어떻게 탐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윤구주는 그런 그의 속셈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그렇게 덜떨어진 수작이 나한테 먹힐 줄 알았나요? 귀신이 된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수백 년을 존재할 수 있는 것 같겠죠. 하지만 신의 힘이란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경배를 받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무고한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방법으로 존재하는 악귀일 뿐이에요. 다른 사람의 영혼을 흡수하여 살아가는 귀신이 어떻게 신령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있죠? 까놓고 말
윤구주가 부성국에 온 이유가 그의 음령 때문이라고 하자 천 년 된 귀신인 스사노오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건방진 것! 난 너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었어. 나의 환생에 쓰일 몸이 될 기회를 말이야. 하지만 너 스스로가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그렇다면 난 네 육신을 빼앗고 네 영혼을 파괴할 것이다. 난 너의 기억을 얻은 뒤 너의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야! 킥킥, 그때가 되어서도 지금처럼 건방을 떨 수 있을까?”천 년 된 귀신 스사노오는 윤구주가 단번에 자신의 속셈을 간파하자 결국 본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사실 그저 원혼이었기 때문에 존재하려면 반드시 남의 몸에 빙의해야 했다.신급 강자인 윤구주의 몸을 본 그는 더욱 탐욕스러워졌다.그는 윤구주가 되고 싶었고, 그의 몸을 얻고 싶었다.스사노오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두 동공에서 핏빛 기운을 내뿜었고 동시에 그의 주위로 엄청난 혈기가 나타났다. 혈기들이 나타나자마자 그는 윤구주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혈기 속에서 아주 거대하고 흉악한 귀신의 발톱이 튀어나왔다. 귀신의 발톱은 엄청난 혈기를 머금은 채로 윤구주를 습격했다.“악귀 따위가 감히 자신을 신이라고 칭하다니, 주제 파악이 안 되나 보네요!”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오른손으로 수인을 맺고 검을 든 손으로 공격했다.주변 현기가 10미터쯤 되는 검으로 변했다. 그 검이 나타나는 순간 쿵 소리와 함께 스사노오 료우의 귀신 발톱이 허공에서 부서졌다.“화진 놈, 역시 신급 강자가 된 화진의 강자답군! 하지만 겨우 신급 강자 수준으로 나와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야!”스사노오 료우는 말을 마친 뒤 갑자기 두 손을 휘둘렀다. 그 수간 그의 주변으로 혈기가 교차하면서 다시 한번 엄청나게 거대한 귀신 발톱이 나타났다.귀신 발톱은 아주 거대했다. 그것은 나타나자마자 사방에서 윤구주를 공격해 왔다. 마치 윤구주를 짓눌러서 고깃덩이로 만들려는 듯이 말이다.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우뚝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천둥, 번개가 윤구주의
“빌어먹을 화진 놈, 감히 우리 아메 신전까지 찾아와서 우리를 도발하고, 우리 스사노오님을 도발하다니,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군요!”“저 화진 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희 스사노오님과 싸운단 말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저희끼리 연합하여 저 건방진 놈을 죽였어야 합니다!”키 크고 마른 음양사 한 명이 사납게 말했다.“주인님이 저 자식을 신전 안으로 들였다는 건 이유가 있어서겠지.”치히로 신이치가 덤덤히 말했다.“설마 주인님께서 저 화진 놈의 육신을 원하는 건 아닐까요?”살짝 통통한 음양사 한 명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치히로 신이치는 기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그럴지도 모르지. 생각해 봐. 저 화진 놈은 혼자서 기타가와 신사를 없앴어. 심지어 기타가와 참격의 야나가와 류이치도 죽였지. 저 정도 실력이라면 적어도 신급 강자일 거야. 신급 강자의 육신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하하! 치히로 대사님 말씀이 옳습니다. 저 화진 놈은 지금까지 신급 강자라는 이유로 나대고 다녔겠지만 저희 스사노오님은 이미 일찌감치 신급 강자 수준을 넘어섰죠!”밖에 있는 백여 명의 음양사들이 의논하고 있을 때 엄청난 폭발음이 신전의 오래된 문에서 들려왔다.펑펑펑!폭발음이 연달아 들려왔고 두께가 30cm가 넘는 신전의 문이 쾅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 뒤 곧 형언하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번개가 음양사들의 시야에 나타났다.그리고 곧 그들은 짙은 혈기로 감싸인 무언가가 번개에 맞아서 신전 밖으로 나오는 걸 보았다.“아!”그것이 수많은 번개를 맞고 나오는 순간, 모든 음양사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밖으로 나온 사람이 윤구주가 아니라 그들의 주인 스사노오였기 때문이다.“주인님!”주변에 있던 치히로 신이치와 다른 백여 명의 음양사들 모두 스사노오가 번개에 맞아서 신전 밖으로 나왔을 때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스사노오는 밖으로 나온 뒤 눈으로 서늘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는 마치 철천지원수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번개를 몸에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