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고씨 가문의 노장 한 명이 격분하면서 입을 열었다.“화진 4대 무술 세가인 남궁 가문이 정말 나타났어!”그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자 고씨 가문 가족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하나같이 문 밖을 내다보았다.“가자, 우리가 마중 나가야지.”사람들은 말을 마치자마자 개처럼 뛰쳐나갔고 순식간에 입구에는 10여 개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노란빛 피부와 움푹 들어간 눈을 가진 남자였는데, 욕심이 가득해 보였다.그 곁에는 비범한 기질을 지닌 남궁 가문의 제자들이 서 있었다.그중 얼굴에 곰보가 가득한 노인이 있었는데, 언뜻 봐도 고수 중의 고수였다.“도련님, 약혼녀가 서남 고씨 가문 출신입니까?”노인은 명판을 올려다보며 옆에 있는 노란빛 얼굴의 남성에게 물었다.이 남자를 자세히 보면, 지나치게 방종한 얼굴을 제외하고 절름발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소문에 의하면 고씨 가문은 서남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부처님은 화진 무도계 랭킹 7위에 달하는 인물이니, 만약 고씨 가문 아가씨와의 혼인이 결정 난다면 남궁 가문의 직계 서열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곰보 노인은 느긋하게 말했다.“다 어르신 덕분이죠. 어르신이야말로 남궁 가문의 직계 핵심 인물이 아니겠습니까.”알고 보니 눈앞의 이 절름발이가 남궁 가문의 제자인 남궁혁이었다.그는 몇 년 전에 음 주운전으로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다리를 다치게 되어 절름발이가 되었다.작년에는 이맘때쯤, 친구들과 함께 서남에 놀러 왔다가 우연히 고시연을 만났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때부터 그는 반드시 고씨 가문의 셋째 딸과 혼인을 맺겠다는 생각하고 있었다.게다가 고진용의 손녀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더욱 감격했다. 고씨 가문도 나름 잘나가는 가문이었으니까.고씨 가문이라는 버팀목이 생기면 그 지원을 받아 남궁 가문이 직계 핵심 구성으로 거듭나는 게 그의 목표였다.남궁혁과 점보 노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그때,
“당신들 옛 조상님도 살해당했다고?”남궁혁이 깜짝 놀라 물었다.“네!”고해식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저희 조상님들 시신이 아직도 연맹 대전에 있습니다!고씨 세가의 한 노인이 눈물을 닦으며 흐느꼈다.“도련님께서 저희 고씨 세가를 위해 꼭 정의를 실현해 주세요!”“도련님, 저희 고씨 세가를 대신해 피의 복수를 해주세요!”고씨 세가 사람들은 말하며 하나둘씩 남궁혁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남궁혁은 미간을 찌푸렸다.고씨 세가가 혼인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서 자신을 부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원수를 갚기 위해서일 줄은 미처 몰랐다.남궁혁은 속으로 내키지 않았지만 어쨌든 앞으로 고씨 세가를 의지해야 할 처지였기에 고민 끝에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이 복수는 나한테 맡겨! 지금은 내 약혼녀를 보고 싶은데 어디 있지?”고해식은 서둘러 말했다.“동생은 지금 대전에 있습니다!”“능욕을 당한 건 아니겠지?”“아닙니다… 다만 윤구주 그놈이 제 여동생을 노예로 부려 먹었어요!”뭐?“감히 이 남궁혁의 여자를 노예로 부려 먹어?” 이 말을 들은 남궁혁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럼 아직 순결한 몸인가?”고해식은 당황해서 얼른 대답했다.“도련님, 제 여동생은 아주 깨끗하니 걱정하지 마세요...”반면 남궁혁은 침울한 표정을 보아 그 말을 믿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그의 눈에 고시연은 아름답고 몸매도 훌륭했기에 어떤 남자가 봐도 마음이 동할 것 같았다.고시연이 윤구주의 노예로 있었다는 말을 듣자 남궁혁은 살롱에서 즐겼던 메이드 게임을 떠올렸다.노예? 메이드?그러고도 더럽혀지지 않았다고?“이런 개자식! 이 남궁혁의 여자는 절대 더럽힐 수 없어!”남궁혁은 분노에 찬 포효와 함께 연맹 대전 안으로 곧장 걸어 들어갔다.대전의 홀 안에는 아리따운 실루엣이 서 있었다.상복을 입고 있었지만 훌륭한 몸매 라인은 숨길 수 없었다.그녀는 다름 아닌 미모가 아름다운 고시연이었다.절뚝거리며 들어온 남궁혁은 단번에 고시연을 발견했다.“시연
하지만 남궁혁은 비웃었다.“무슨 소리를 하냐고? 너처럼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보고 어떤 남자가 가만히 있어? 그놈이 너한테 딴마음 품었을지 누가 알아!”고시연은 쏘아붙이는 그의 말에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었다.“남궁혁 씨! 헛소리하지 마세요. 당신이 뭔데 내 순결에 대해 함부로 얘기해요?”반면 남궁혁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약혼자로서 내가 짐작도 못 해?”“남궁혁 씨, 나를 의심한다면 지금 당장 고씨 세가와의 혼인을 취소하세요. 내 순결에 대해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고시연도 화가 났다. 그녀는 애초에 남궁혁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이젠 자신의 순결까지 모욕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시연, 감히 그 망할 놈 때문에 나와의 혼인을 파기하려는 거야?”남궁혁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거의 일그러질 지경이었고 고시연은 입을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이 남자와의 혼인을 취소하려고 마음먹었다.고시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남궁혁은 얼굴이 거의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화가 났다.“그래 고시연, 너 딱 기다려! 내가 윤구주 그놈 죽이고 나서도 네년이 나와의 혼인을 깰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남궁혁의 독기 어린 말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대문 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야, 날 죽이려는 놈이?”그 말이 떨어지자 대전 입구에서 신과 같은 형상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윤구주!엇?“그놈이다!”“악마가 왔다!”윤구주의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그곳에 있던 고씨 세가는 모두 공포에 떨며 비명을 질렀다.이쪽에 있던 남구혁 일행도 윤구주를 노려보는 와중에 윤구주가 다가오고 있었고 뒤에는 시괴 동산과 정태웅, 남궁서준도 있었다.하지만 윤구주의 기운이 너무도 강렬해 마치 하늘의 별처럼 우뚝 서 있는 윤구주의 모습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어떤 망할 놈이 감히 나한테 저런 식으로 말을 하지?”남궁 세가 출신인 남궁혁은 거만함에 익숙해져 있었고 윤구주를 보자마자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윤구주는 주근깨 노인 따위 개의치 않고 고시연에게 계속 말했다.“고시연, 충고하겠는데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라면 더 늦기 전에 결혼을 철회하는 게 좋을 거야! 저런 쓰레기는 남궁 세가의 이름을 받을 자격도 없거든!”이 말에 고시연은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딜 감히!”주근깨 노인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그가 한 발짝 내딛자 순식간에 주위의 현기가 공기를 흔들었고, 그의 두 눈동자는 윤구주를 죽기 살기로 노려보고 있었다.“꼬마야, 감히 내 앞에서 남궁 세가를 손가락질해? 목숨이 몇 개나 되길래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하지?”주근깨 노인이 기세 강하게 나서자 정태웅도 덩달아 앞으로 나왔다.“늙은이, 감히 군왕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어디라고 끼어들어? 당신이야말로 죽고 싶어?”정태웅이 욕하는 것을 본 남궁 세가의 원로는 화가 나 수염까지 곤두설 지경이었다.“죽고 싶나 보구나!”주근깨 노인은 기함 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르는 장법으로 정태웅을 공격했다.6급 대가인 노인이 달려드는 것을 보고도 정태웅은 움직이지 않고 미소만 지으며 서 있다가 노인의 장법이 자신에게 닿으려는 순간 입을 열었다.“꼬맹아, 아직도 안 나서고 뭐 해?”말이 떨어지자 정태웅의 눈앞에 흰옷을 입은 형체가 나타났다!쾅-주근깨 노인의 장법이 흰옷을 입은 소년의 가슴에 향했고 소년은 그의 공격을 맞고도 움직이지 않고 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에서 무한한 살기를 뿜어내며 눈앞의 노인을 죽기 살기로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자신의 장법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던 노인이 다시 한번 공격하려던 찰나, 갑자기 그의 동공이 커지더니... 겁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었다.노인은 안색이 잿빛으로 변한 채 눈앞의 흰옷을 입은 소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세상에... 당... 당신은... 서준 도련님?”말을 마치기 바쁘게 노인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남궁 세가의 노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남궁 세가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
진정한 기린의 아들은 윤구주 앞에서 서늘한 살기를 내뿜고 있는 꼿꼿한 소년이었다!“하하하! 늙은이, 그리고 거기 절뚝거리는 놈, 조금 전까지 남궁 세가 사람이라고 잘난 척하지 않았나? 어디, 계속해 봐!”정태웅은 무릎을 꿇은 이들을 보고 비웃음을 터뜨렸다.안타깝게도 남궁혁과 조금 전 나섰던 주근깨 노인은 놀라서 영혼까지 빠져나갈 지경이었다.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잘못을 뉘우쳤다.“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 서준 도련님이 계신 줄 모르고…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용서하라고? 네가 뭔데?”정태웅이 바로 쏘아붙였다.“자자 꼬맹아, 저 멍청한 고씨 세가 사람들과 절름발이에게 보여줘 봐. 누가 진짜 남궁 세가 기린의 아들인지!”흰옷을 입은 소년은 확실히 정태웅처럼 요란떨지 않고 말없이 서 있었다.“고씨 세가 멍청이들은 잘 들어. 너희가 혼인을 맺으려던 남궁 세가는 사실 쓰레기야, 알아? 저 절름발이 따위가 뭔데 자길 남궁 세가라고 하는 거야. 이 정태웅이 알려주지. 쟤는 남궁 세가 지파 쓰레기일 뿐이야. 아니, 쓰레기보다도 못하지. 그리고 이 사람이 진짜 남궁 세가 기린의 아들이란 말이다!”정태웅은 눈앞에 있는 남궁서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그의 말에 고씨 세가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자신들이 자랑스러워하던 혼인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한편 주근깨 노인은 계속해서 머리를 조아리며 빌었다.“제 죄를 반성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나 봅니다… 서준 도련님께서 저를 가엽게 여기시어 한 번만 살려주시옵소서…”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흰 옷을 입은 소년의 서늘한 눈동자가 번뜩이더니 백색 섬광이 그의 목을 관통했다.애석하게도 남궁 세가의 노인은 목이 뚫려 몇 번 경련을 일으키다 피를 머금은 채 쓰러졌다.“내 형님을 건드리다니 죽어 마땅하다! 게다가 넌 사리 분별도 못하는 늙은이가 아닌가.”흰옷을 입은 소년은 단칼에 노인의 목숨을 거두며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궁서준이 휘두르는 칼에 주근깨 노인
질문을 받은 고시연은 가녀린 몸이 떨리면서 목구멍에 무언가가 걸린 듯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두 줄기 눈물이 저도 모르게 주르륵 흘러내렸다.그렇다. 윤구주는 전에 고시연에게 고 씨 세가에서 순순히 봉안보리구슬을 내놓으라고 설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고 씨 세가에서는 거절했고 지금에 와서는 고 씨 세가의 어르신들이 살해당한 것뿐만 아니라 고 씨 세가에서 계속 기대고 있던 남궁 세가도 쓰레기 가지일 뿐이었다. 이 사실에 고시연은 가슴이 찢어졌고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 씨 세가의 아름다운 셋째 아가씨는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윤구주를 보고 있었다.“제발... 저희 고 씨 세가를 살려주세요... 저희 고 씨 세가에서 잘못했습니다!”참회의 눈물이 고시연의 눈에서 주르륵 흘러내렸고 고시연이 무릎을 꿇는 것을 따라 나머지 고 씨 형제들과 고 씨 세가의 사람들이 전부 일제히 윤구주의 발아래에 무릎을 꿇었다.“제발 살려주십시오!”그들은 전부 복종하였고 완전히 윤구주의 발아래서 굴복하였다. 어찌 됐든, 고 씨 세가에서 제일 자랑으로 생각하는 남궁 세가의 아들과의 혼인마저도 윤구주가 아는 사람이었다니, 이런 사실들이 그들을 한없이 절망하게 했다.지금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윤구주는 담담하게 그들을 훑었다.“당신들을 살려주는 건 문제 없어! 하지만 오늘부터 고 씨 세가 전체는 모두 내 말을 들어야 할 거야.”윤구주의 말이 끝나자 현장에 있는 누구도 감히 거절하지 못했고 심지어 하나같이 다 고개를 끄덕이며 따랐다.“당신들이 동의했으니 지금부터 서남연맹의 모든 사람을 소집해. 할 얘기가 있어.”말을 마친 윤구주는 고 씨 세가의 사람들을 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연맹의 전당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오늘 그는 서남연맹을 통일하고 동시에 서남의 모든 문파가 복종하도록 하려고 결심하였다.점심때가 되니 고 씨 세가의 통지를 받은 서남 문파들이 하나하나 연맹으로 들어왔다. 그중에는 예전에 윤구주에게 심한 타격
윤구주가 나왔다. 윤구주의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은 암부 3대 지휘사 중의 한 사람인 정태웅과 남궁 세가의 준수한 자태를 가진 남궁서준이었고 그 뒤에 오는 사람은 시괴 거인인 동산이었고 마지막으로 오는 사람이 고시연이었다. 늘 아름답고 생기가 넘쳤던 고 씨 세가의 셋째 아가씨는 지금 파김치가 된 것처럼 기운이 없었다.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내자 서남의 각 문파의 얼굴에는 저마다 두려운 기색이 순식간에 나타났고 그들은 전전긍긍하여 자리에 서서는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윤구주는 연맹의 대전 정중앙에 가서 가장자리에 있는 위치에 앉았다. 고요한 대전 안에는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이고 긴장된 눈빛으로 윤구주를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살수가 분노하여 오늘 그들을 다 죽여버리면 어떡하겠는가?윤구주가 자리에 앉자 위엄이 넘치는 분위기가 각 문파를 짓눌렀다. 그는 담담하게 눈을 치켜뜨고 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오늘 여러분을 소집한 이유는 다들 알고 있겠죠?”윤구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단도문의 사람들이 먼저 털썩털썩 무릎을 꿇었다.“윤성인께서 살려주시길 바랍니다...”“윤성인께서 지난 일들에 연연하지 않으시고 저희 단도문을 살려주신다면 저희 단도문은 앞으로 윤성인을 모시면서 윤성인의 말을 따르겠습니다.”단도문이 선제적으로 이렇게 입장을 표하자 형의문, 청성관, 금강사뿐만 아니라 한쪽에 있던 신 씨 형제와 현장에 있는 백여 명의 서남 각 문파의 구성원들이 우르르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성인, 살려주십시요...”“윤성인께서 저희를 살려주신다면 저희 서남 각 문파에서는 앞으로 윤성인을 섬기겠습니다!”모든 이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면서 자신의 말을 따르겠다는 것을 듣고 윤구주의 입가에는 담담한 미소가 걸렸다.“오늘 나는 당신들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예정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어?’윤구주가 자신들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서남의 각 문파는 넋이 나갔다. 윤구주는 계속해서
윤구주가 자신을 보고 서남연맹을 관리하라고 하는 얘기를 듣자 고시연은 순간 놀라서 가냘픈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의 예쁜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준수한 외모의 윤구주를 쳐다보고 있었다.‘윤구주가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니... 심지어 나더러 서남연맹을 관리하게 한다고?’고 씨 세가의 사람들은 윤구주가 고 씨 세가에게 원한이 깊어 그들을 사지로 내몰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누구도 윤구주가 고 씨 세가의 셋째 아가씨한테 연맹을 관리하라고 할 줄 몰랐다. 이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경악하게 하고 혼돈 속에 빠뜨렸다.“시연아, 가만히 서서 뭐해? 얼른 윤성인께 감사 인사를 올리지 않고!”곁에 서 있던 고 씨 세가의 맏이, 고해진은 얼른 고시연에게 얘기했다.“그래, 시연아, 얼른 윤성인께 감사하다고 전해!”둘째 고해식도 다급하게 말했다. 그들은 이 살수가 혹시나 마음을 바꾸면 어떡하나 두려워했다. 고시연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떨리는 아름다운 두 눈으로 윤구주를 보며 말했다.“왜... 왜 저더러 서남연맹을 이끌라고 하시는 겁니까? 저를 원망하지 않으십니까?”윤구주가 웃었다.“내가 왜 너를 원망해야 해?”“하지만... 저희 고 씨 세가에서는 예전에...”고시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고 윤구주는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너희 고 씨 세가의 죄는 이미 다 갚았어. 지금 내가 너에게 바라는 건 나를 도와 다시 서남연맹을 잘 관리하는 거야.”윤구주의 말을 들으면서 고시연의 눈물은 결국 또 한 번 볼을 적셨다. “그리고 나는 네가 서남연맹의 지도자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네가 고 씨 세가의 가주가 되기를 원해.”윤구주는 계속해서 말했다.‘뭐라고?’“제가 고 씨 세가의 가주가 되라고요?”고시연은 한 번 더 놀라서 물었다.“맞아. 지금 고 씨 세가의 가주가 네 아버지라는 걸 알아. 하지만 너한테 분명히 말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은 고 씨 세가의 가주가 될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그 사람이 있는 한 너희 고 씨 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