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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0화

작가: 김원호
“그 말은 좀 과한 것 같습니다. 벌레만도 못한 놈이 어떻게 저희 종문을 적으로 돌린단 말입니까?”

손형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엄청난 한기를 내뿜었다.

그 한기는 절정의 기운이었다.

그리고 그 기운이 나타남과 함께 ‘역’의 공간이 생기며 지하 궁전 내에 아주 강한 ‘역’의 결계가 생겼다.

현문 도자가 갑자기 강력한 실력을 보여주자 다들 손형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심지어 만불종의 살심스님조차 손형재를 힐끗 보았다.

“쯧쯧, 현문에 언제 이렇게 대단한 제자가 나온 겁니까? 정말 엄청나군요, 구진철 씨.”

살심스님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흥, 이쪽은 우리 현문의 도자입니다!”

구진철이 사납게 대꾸했다.

“도자요?”

살심스님은 손형재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말했다.

“현문의 도자였군요. 어쩐지!”

손형재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엄청난 기운을 내뿜었다.

“선배님들, 저 손형재는 비록 후배라서 말을 많이 하는 건 좋지 않지만, 우리 화진은 무력으로 세운 나라이며 무도 3대 서열은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식한 사람 한 명 때문에 우리나라의 무도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선배님들은 그냥 두고 보실 겁니까? 저 손형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현문 도자가 그렇게 얘기하자 살심스님이 곧바로 입을 뗐다.

그는 손뼉을 치면서 웃으며 말했다.

“옳은 말입니다. 저는 찬성합니다.”

살심스님이 호응하자 구진철이 매섭게 다그쳤다.

“살심스님, 우리 현문의 도자를 부추길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제가 언제 도자를 부추겼단 말입니까? 전 사실만을 말했을 뿐입니다.”

살심스님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구진철은 단단히 화가 났다.

구진철이 화를 내려고 하는 순간, 손형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구진철 장로님, 살심스님께서도 제 의견에 동의하셨는데 왜 그렇게 날을 세우시는 겁니까?”

“하지만 도자, 저 스님은...”

구진철이 뭐라고 하려는데 손형재가 그의 말허리를 끊었다.

“전 살심스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화진의 3대 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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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르릉!이때, 소채은의 가방 안쪽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수신 버튼을 누르자, 휴대폰 너머에서는 천희수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채은아, 너 어디야?”“밖에 있는데 무슨 일이세요?”소채은이 물었다.“네 아빠가 조금 전 쓰러져서 빨리 집으로 와야겠다.”“뭐라고요? 아빠가 쓰러지셨다고? 알았어요. 지금 당장 갈게요.”전화를 끊은 후, 소채은은 까망이와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떴다.“까망아, 어서 집에 가자.”…용인 빌리지, 회사에서 돌아온 소채은이 잰걸음으로 정원에 있던 천희수에게 다가가 물었다.“아빠가 쓰러졌다면서요? 지금 어디 있나요?”소청하가 쓰러졌다고 말했던 것은 소채은을 집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이들 부부가 꾸민 자작극이었다.딸의 물음에 천희수가 답했다.“점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글쎄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심각한가요? 아빠는 지금 어디 있는데요?”소채은은 다급히 물었다.“지금 침대에 누워있으니까 얼른 가보자꾸나.”그녀들이 소청하를 보러 안방에 갔더니 소청하는 꾀병을 부리며 침대에 누워있었다.“아빠! 괜찮으세요?”누워 있는 소청하를 본 소채은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채은이 왔구나. 난 괜찮으니 걱정 안 해도 돼.”소청하가 말했다.“쓰러졌는데 괜찮다니요. 제가 부축할 테니 지금 당장 병원 가요.”소채은은 소청하를 병원에 데려가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나 정말로 괜찮아.”아프지 않으니 당연히 병원 갈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쓰러지셨다면서요?”소채은이 말했다.“얘도 참, 내가 쓰러진 이유는 구주와 네 일 때문이야.”소청하는 한숨을 내쉬었다.“저랑 구주요?”소채은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 이 바보야. 생각 좀 해 봐. 구주가 서울에 간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네 아비인 내가 어찌 걱정 안 할 수가 있냐?”소청하의 말에 소채은은 그제야 그가 꾀병 부린 이유를 알 것 같았다.“채은아, 네 생각을 아빠한테 말해줄 수 있어?”소청하가 소채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584화

    “뭐가 아니라는 거야? 잘 생각해 봐. 구주는 화진의 왕이지만 우리는 무명 가문이야. 뭐가 부족하다고 우리랑 엮이려 들겠어. 게다가 구주 주변의 사람들도 다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어. 연씨 성을 가진 여자도 TV에 나오는 톱스타보다 예쁘잖아. 구주가 구주왕이라는 신분을 등에 업고 있으니, 여자들이 줄을 선거지.”소청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천희수는 걱정이 앞섰다.‘천하무적 화진의 구주왕과 강성의 무명 가문이라… 천지 차이네.’이런 생각 하며 천희수가 입을 열었다.“그러면 이제 어떡하면 될까요?”소청하가 잠시 생각한 뒤 말을 꺼냈다.“이 일은 그와 인연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해. 우리 딸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야.”“채은이가요?”천희수는 어리둥절했다.“그래. 구주를 구한 건 우리 딸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딸을 버리면 안 되지. 그나저나 지금 당장 채은에게 전화해서 오라 해!”“하지만 채은이 회사 일 때문에 바쁘잖아요?”“당신 바보야? 회사 일보다 구주의 일이 더 중요해. 그가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자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는 걸 잊은 건 아니겠지? 구주가 우리 소씨 가문의 사위가 된다면 우리 가문을 빛내는 일인데 뭔 얼어 죽을 회사야!”천희수는 소청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알았어요. 그러면 지금 채은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할게요.”천희수는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전화해서 당장 오라 해. 만약 오지 못하겠다면 서울로 가서 구주를 찾으라고 하고. 하늘이 두 쪽 나도 구주가 우리 딸을 버리면 안 돼.”소청하가 말했다.…강성의 해변, 한 여자가 해변에 홀로 앉아 있었다.바닷바람이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스치자,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그 여자는 바로 이른 아침에 회의를 마치고 홀로 해변에 온 소채은이었다.이 해변은 그녀와 윤구주가 처음 만난 곳이기도 했다.그 당시 그녀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해변에 떠 있는 윤구주를 발견했던 것이었다.그때의 생각에 눈시울이 약간 붉어

  • 구주, 왕의 귀환   제1583화

    주세호가 경호원들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자, 소청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주 회장님이 오셨네요. 어서 안으로 드세요.”주세호가 웃으며 말했다.“아니야. 마침 이 앞을 지나다가 들른 거야.”주세호가 말하면서 손을 휘젓자,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선물 박스와 고급 영양제들을 꺼냈다.“뭘 또 이런 걸. 지난번에 보내주신 것들도 아직 남았는데.”말은 그렇게 해도 소청하는 주세호가 준 비싼 물품들을 챙기기에 급급했다.“제 사위가 서울로 떠난 이후로 우리 가족을 돌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소청하는 감격을 금치 못했다.그는 윤구주를 외부인 취급하지 않고 사위라 불렀다.“별말을 다 하고 그래. 난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이야.”주세호가 말했다.“어쨌든 감사합니다. 아! 맞다. 주 회장님, 최근에 제 사위에 대한 소식은 없나요?”소청하가 물었다.윤구주가 서울로 간 후부터 소청하는 윤구주의 소식을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윤구주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었다.‘윤구주는 화진의 구주왕이야. 이렇게 좋은 신분을 가진 그를 소씨 가문의 사위로 삼는다면 우리 가문에 날개를 단 셈이지. 게다가 몇 대에 걸쳐 부귀영화도 누릴 수 있을 거야.’소청하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윤구주의 소식을 묻는 그의 질문에 주세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미안해. 나도 통 연락이 안 되네.”“그럴 리가요. 주 회장님, 구주가 서울에 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왜 여태 안 돌아오는 걸까요? 주 회장님은 친구도 많고 인맥도 넓으니까 제 사위가 서울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사업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봐 줄 수 있나요?”“조급해하지 마. 난 저하를 믿어. 그가 일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너희들을 보러 올 거야.”소청하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주세호는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았다.“회사 쪽에 일이 있으니 먼저 갈게.”주세호가 핑계를 대고 떠난 후,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 구주, 왕의 귀환   제1582화

    설국이 화진의 속국이 된 것을 강성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어서 강성의 거리에는 등불 축제가 한창이었다.윤구주가 전에 설치했던 운산대진 때문에 안개와 구름이 용인 빌리지를 에워싸고 있었다.이 대진으로 인해 대가 경지에 도달 못 한 사람들은 빌리지의 내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빌리지 입구에서 염소수염을 한 노인이 느슨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눈에 생기가 없어서 무기력 보이는 그가 바로 백경재였다.윤구주가 강성을 떠난 후부터 이 노인은 매일 빌리지의 입구에서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도 윤구주는 나타나지 않았다.이때, 언덕 아래에서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경호원 몇 명과 함께 빌리지를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백 대사님!”남자가 백경재를 향해 소리치자, 백경재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주 회장님이 오셨군요.”방문객은 다름 아닌 강성 최고의 갑부이자 DH그룹 회장인 주세호였다.“조금 전 이사회를 마치고 우연히 이 앞을 지나다가 들렀어요.”주세호가 백경재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주 회장님, 저하의 소식은 들은 바 있나요?”백경재가 묻자, 주세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백경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휴! 저하가 서울에 간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 왜 우리를 찾지 않는 걸까요? 설마 저하가 우리 신하들을 버린 건 아니겠죠?”주세호가 웃으며 말했다.“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저하가 의리를 매우 중요시해서 그럴 리 없어요. 게다가 채은 씨도 이곳 강성에 있잖아요.”주세호가 소채은을 언급하자, 백경재는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그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소채은이 이곳에 있으니, 우리를 버렸다고 섣불리 단정 지으면 안 되지.’“백 대사님, 걱정하지 말고 저만 믿으세요. 저하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그나저나 채은 씨와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나요?”주세호가 백경재의 어깨를 토닥이며 물었다.윤구주가 강성을 떠난 후 소채은의 가족은 집값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이곳 용인 빌리지로 이사 왔던 것이었다.소채은은 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581화

    손형재가 정말로 동의하려고 하자, 도자가 속은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구진철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현문에서 손형재의 입김이 워낙 센 터라 사람들은 그가 결정한 것에 감히 토를 달지 못했다.“구 장로님, 이제 어떡하죠?”이상 징후를 포착한 현문의 한 제자가 참지 못하고 구진철에게 묻자, 구진철이 답했다.“뭘 어떡해? 지금 유일한 희망은 다른 종문이 와서 도자를 막아주기를 바랄 뿐이야.”다른 제자들이 이 말을 듣더니 침묵했다.…국경에 있는 흑여산맥, 설국이 화진의 속국이 된 이후로 윤구주는 이곳에서 마음 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박천후의 40만 북방군과 염수천의 10만 금위군도 철수 준비를 하고 있었다.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흑여산맥의 지휘실 안에서 박천후의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저하! 이제 어쩔 계획인지요? 서울로 돌아갈 건가요? 아니면 여기 흑여산맥에 계속 남아있을 생각인가요?”박천후가 질문을 던지자, 옆에 있던 염수천도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올려다보았다.윤구주가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며 말했다.“당분간 서울에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니 강성을 좀 돌아볼 생각이야.”“강성이요?”윤구주가 남부 도시인 강성을 언급하자, 박천후와 염수천은 깜짝 놀랐다.“잘 생각하셨어요.”윤구주는 사색에 잠겼다.서울로 간 이후로 강성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으니 갈 때도 된 것 같았다.강성에는 여전히 연규비, 박창용, 백경재, 주세호, 그리고 천하회의 원성일 등 친숙한 사람들이 있었다.물론 윤구주가 가장 사랑하는 소채은도 있었다.그녀를 생각하자, 한동안 강성으로 발걸음하지 않아서 윤구주는 죄책감이 몰려왔다.“저하, 어차피 우리 둘도 할 일이 없으니 함께 가면 안 될까요? 창용 씨를 본지도 오래됐고 해서.”윤구주 휘하의 10대 장수인 박천후, 박창용, 염수천은 친형제보다 가까운 사이었다.윤구주가 강성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은 두 사람은 박창용이 그리워졌다.“그러자꾸나.”

  • 구주, 왕의 귀환   제1580화

    “그 말은 좀 과한 것 같습니다. 벌레만도 못한 놈이 어떻게 저희 종문을 적으로 돌린단 말입니까?”손형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엄청난 한기를 내뿜었다.그 한기는 절정의 기운이었다.그리고 그 기운이 나타남과 함께 ‘역’의 공간이 생기며 지하 궁전 내에 아주 강한 ‘역’의 결계가 생겼다.현문 도자가 갑자기 강력한 실력을 보여주자 다들 손형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심지어 만불종의 살심스님조차 손형재를 힐끗 보았다.“쯧쯧, 현문에 언제 이렇게 대단한 제자가 나온 겁니까? 정말 엄청나군요, 구진철 씨.”살심스님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흥, 이쪽은 우리 현문의 도자입니다!”구진철이 사납게 대꾸했다.“도자요?”살심스님은 손형재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말했다.“현문의 도자였군요. 어쩐지!”손형재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엄청난 기운을 내뿜었다.“선배님들, 저 손형재는 비록 후배라서 말을 많이 하는 건 좋지 않지만, 우리 화진은 무력으로 세운 나라이며 무도 3대 서열은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식한 사람 한 명 때문에 우리나라의 무도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선배님들은 그냥 두고 보실 겁니까? 저 손형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현문 도자가 그렇게 얘기하자 살심스님이 곧바로 입을 뗐다.그는 손뼉을 치면서 웃으며 말했다.“옳은 말입니다. 저는 찬성합니다.”살심스님이 호응하자 구진철이 매섭게 다그쳤다.“살심스님, 우리 현문의 도자를 부추길 생각은 하지 마세요!”“제가 언제 도자를 부추겼단 말입니까? 전 사실만을 말했을 뿐입니다.”살심스님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구진철은 단단히 화가 났다.구진철이 화를 내려고 하는 순간, 손형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구진철 장로님, 살심스님께서도 제 의견에 동의하셨는데 왜 그렇게 날을 세우시는 겁니까?”“하지만 도자, 저 스님은...”구진철이 뭐라고 하려는데 손형재가 그의 말허리를 끊었다.“전 살심스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화진의 3대 무도

  • 구주, 왕의 귀환   제1579화

    “진 건 진 것이고 이긴 건 이긴 것이지, 왜 인정을 못 하십니까?”살심스님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말라니까요! 살심스님,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더 싸워보겠습니까?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두고 보자고요!”구진철은 화가 나서 훌쩍 뛰어올랐다. 그가 뿜어대는 절정의 기운은 마치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현문의 장로인 구진철은 현문 전체를 대표했다.그리고 현문은 똑같이 6대종문 중 하나인 만불종과 예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그래요. 어디 한번 싸워보죠. 제가 당신을 무서워할 것 같나요?”살심스님은 웃었고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금빛은 점점 더 강해졌다.살심스님과 현문의 구진철이 정말로 싸울 것 같자 문창정이 서둘러 나섰다.“두 분, 제 체면을 봐서라도 멈춰주시겠습니까?”문창정이 나오자 살심스님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는 구진철 씨와 농담을 한 것뿐입니다. 그렇죠?”구진철은 비록 화가 났지만 문창정이 나서자 그저 코웃음을 치면서 만불종의 살심스님을 무시했다.싸움이 멈추자 살심스님은 그제야 만불종의 제자들을 데리고 지하 궁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화진의 6대 종문은 서요산 검종, 현문, 만불종, 칠수방, 자운각, 천도궁으로 이루어졌다.이미 그중 세 종문이 모습을 드러냈다.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자운각, 천도궁과 가장 비밀스럽고 두려운 서요산 검종뿐이었다.“문창정 씨, 저희 만불종을 갑자기 초대하시다니 어떤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종문이 모습을 드러낸 건 문창정의 요청 때문이었다.살심스님의 질문에 문창정은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살심스님, 솔직히 얘기하자면 3대 무도 서열의 질서는 이미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문벌과 세가 출신의 사람들을 일부러 도륙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종문의 여러분을 모신 겁니다.”“그래요?”살심스님은 그 말을 듣더니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웃었다.“문창정 씨, 혹시 6년 전의 그 구주왕이 한 짓입니까?”살심스님이 곧바로 윤구주를 언급하자 문창정이 말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578화

    “세계 최강이라고요? 속세에서 살아가는 자가 어찌 감히 그런 칭호를 얻는단 말입니까?”구진철이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듣기 좋은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옳은 말씀입니다. 그가 어떻게 감히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가 세계 최강이라면 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종문이 뭐가 됩니까?”그 목소리와 함께 화려한 장포 차림의 문아름이 지하 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도 아름다워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문아름이 오다니!절세 미녀 문아름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문의 도자 손형재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누구시죠?”손형재가 물었다.“전 문아름이라고 합니다.”문아름은 싱긋 웃었다. 경국지색의 미모였다.눈앞의 여자가 문아름이라는 걸 안 순간 손형재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문아름 씨였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별말씀을요.”문아름은 말을 마친 뒤 문창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할아버지,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왜 저한테 알리지 않은 거예요?”문창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네가 바쁠까 봐 얘기하지 못한 거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현문의 도자라니, 이렇게 대단하신 분이 오셨는데 아무리 바빠도 제가 나서서 맞이해야죠!”문아름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손형재를 바라보았다.현문 도자인 손형재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설렜다.문아름이 모습을 드러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웃음소리가 갑자기 지하 궁전에 울려 퍼졌다.우레와도 같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지하 궁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문창정 씨, 구진철 씨, 이렇게 일찍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지하 궁전에서 갑자기 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곧이어 금빛 속에서 쿵 소리와 함께 금빛을 내뿜는 금색 선장이 지하 궁전에 갑자기 떨어졌다.그 선장은 무게가 몇백 킬로그램에 달했다.선장이 떨어지는 순간 차가운 지면에 금이 갔다.그리고 곧 가사를 입은 대머리 스님 십여 명이 지하 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선두에 선 사람은 체구가 아주 건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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