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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작가: 김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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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호의 말은 또 한 번 소청하 부부의 뺨을 때린 격이었다.

그의 이상한 모습에 소채은과 소청하, 천희수 모두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하찮은 녀석한테 왜 우리 강성의 제일 갑부인 주세호가 저렇게도 공손하게 구는 거지?’

한 끼 식사는 이렇게 끝났다.

주세호는 그들보다 먼저 자리를 떴고 남겨진 자리에 남겨진 소천홍 등 사람들도 그제야 구주 대호텔을 떠날 채비를 했다.

오늘은 소채은에게 있어 매우 즐거운 날이다.

비록 그녀는 주세호가 왜 윤구주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어쨌든 소채은의 마음속에 있던 큰 바위가 사라진 셈이었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반면 소청하 부부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룸을 나서자 소청하는 입으로 욕을 퍼부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쓸데없는 놈이 무슨 여기에 와서 식사할 자격이 있다고! 딱 기다려!”

주차장에 도착하자 더욱 기막힌 장면이 소청하의 눈에 들어왔다.

랭글러 한 대가 소청하의 벤츠 차량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하필 자리도 많은 데 이 랭글러 차량은 콕 짚어 벤츠 차량의 앞을 막고 있었다. 소청하는 갑자기 화가 났다.

“어떤 자식이야, 누가 차를 이따위로 세워?!”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개자식이 사람 엿먹이는거야 뭐야?!”

소청하는 욕을 하며 랭글러를 발로 걷어찼다.

그 모습에 소채은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이내 차 앞으로 가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바로 그 순간, 한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내 차를 걷어찼어?!”

소리와 함께 구주 대호텔 쪽에서 도복을 입은 다섯 명의 건장한 사내 모습이 보였다.

선두에는 키가 크고 근육질 몸매의 남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가슴에는 “진성 도관”이 쓰여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오는 네 명의 남자들도 똑같은 도복을 입고 있었다.

여기서 알 수 있다시피, 그들은 모두 도관 출신들이었다.

차주가 온 것을 보고 소청하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대체 주차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주차 공간이 이렇게 남아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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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창에서 뿜어져 나온 은빛 광채는 압도적인 파괴의 힘을 품고 있었고, 마치 천둥처럼 수십 명의 설국 병사들을 향해 내리꽂혔다.쿵!형언할 수 없는 파괴력이 그 불운한 병사들에게 닿는 순간, 한순간에 그들의 몸이 산산조각 나며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으아악!”“악마다!”“저건 악마다!”“어서 지원군을 불러!”살아남은 몇몇 병사들은 윤구주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동료들을 몰살시키는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떨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나미도 완전히 얼어붙었다.자신의 동포들이 순식간에 무참히 쓰러지는 광경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너...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왜 우리 설국의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죽였어?”세나미는 울분에 찬 목소리로 윤구주에게 외쳤다.윤구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대답했다.“하진의 영토를 침범하고 우리 백성을 짓밟은 설국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도... 넌 응징이 두렵지 않아?”세나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외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구주는 무자비하게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퍽!설국의 전설적 여전사로 불리던 세나미는 한순간에 눈보라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녀의 몸은 눈 위를 몇 바퀴 구르며 멈췄고, 입가에는 선명한 피가 흘러내렸다.“너 따위가 감히 날 훈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윤구주는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에게는 그녀가 설국의 여전사든, 미래의 황후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는 누구도 봐주지 않았다.세나미는 멍하니 눈 속에 쓰러져 있었다. 어릴 적부터 높은 지위에 있던 자신에게 그 누구도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윤구주의 노예가 되었을 뿐 아니라 생사마저 그에게 달린 처지가 되었음을 깨달은 순간, 그녀는 억울함과 분노에 복받쳐 눈물이 다시 쏟아졌다.윤구주는 그녀를 향해 냉정히 선언했다.“잘 들어. 하진은 침범할 수 없어. 감히 침범하는 자는 누구든 죽일 거야. 더군다나

  • 구주, 왕의 귀환   제1481화

    이런 폭풍우 속에서 하늘에 생명체가 나타난다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하늘에는 두 개의 그림자가 선명히 보이고 있었다.그 그림자들은 금빛의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어, 마치 신이 내려온 것 같은 광경을 연출했다.“저, 저게 뭐야?”한 눈치 빠른 설국의 초병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급히 소리쳤다.“설마, 사람이야? 아니면 신이라도 된단 말인가?”그들 앞에서 그림자 둘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그림자들은 한 남자와 한 여자였다. 남자는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외모에 마치 천신처럼 눈부셨고, 여자는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와 은빛 갑옷을 입은 모습이었는데 마치 인간계를 거닐고 있는 요정을 연상케 했다.특히 그녀의 굴곡진 몸매는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하지만 그녀는 남자의 뒤에 조용히 서서 마치 충성스러운 하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들은 바로 하진에서 설국의 땅을 침범한 윤구주와 세나미였다.“저, 정말 사람이야?”“어서 봉화 연기를 올려! 누군가 우리 설국 진영에 침입했어!”설국의 초병들은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봉화를 피우며 비상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그때였다.어둑한 하늘 속에서 바람을 타고 움직이던 윤구주는 눈앞에 보이는 설국 군영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음을 지었다.“여기서 시작해 볼까.”그의 목소리는 매서운 한기처럼 날카롭게 흩어졌다.“내려간다.”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하늘에서 유성처럼 땅으로 떨어졌다.쾅!그의 두 발이 설국 군영의 중심에 닿는 순간, 대지가 흔들리며 군영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쳤다.곧이어 세나미도 그를 따라 조심스럽게 착지했다.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세나미는 두려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대체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미소를 머금은 채 차갑게 대답했다.“곧 알게 될 거야.”그들의 거침없는 착지가 불러온 충격에 설국의 병사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병사들이 사방에서 그들을 에워

  • 구주, 왕의 귀환   제1480화

    ‘국경전’이라는 글자를 들은 순간, 붉은 머리칼의 세나미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반면, 윤구주는 폭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들었나? 너희 설국이 감히 우리 화진과 국경전을 하겠다고?”세나미의 얼굴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 창백해졌다.그녀는 윤구주의 강력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6년 전, 바로 눈앞의 이 살신이 홀로 한 군대를 이끌고 설국을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었고, 열 개 국가의 군대를 무너뜨린 전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말이다.그런 그를 상대로 설국이 국경전을 벌이겠다고? 그야말로 자멸로 가는 길 아닌가!세나미는 간절하게 호소했다.“제발... 날 풀어줘! 날 돌려보내 주면, 내가 아버지를 설득하고 우리 국왕까지도 설득해 전쟁을 철회하도록 할게. 그리고 어떤 조건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 화진이 이 전쟁만 포기해 준다면!”윤구주는 냉소를 머금으며 대꾸했다.“네 말은, 우리가 설국과의 전쟁이 두렵다는 뜻인가?”“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다만 이 전쟁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 설국은 어떤 요구라도 들어주겠다는 뜻이야!”이제 세나미는 완전히 굴복한 상태였다.그녀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눈앞의 이 사내는 화진의 왕, 윤구주였다. 과거 10국조차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는데, 하물며 설국 하나로 그를 막을 수 있을까?“이미 늦었다.”윤구주는 당당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그와 동시에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기운이 퍼져나갔다.“지금부터 너희 설국이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윤구주의 목소리는 차갑고도 피비린내가 서려 있었다. 그의 말에 세나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물었다.“무슨 짓을 하시는 거야?”“설국을 멸하겠다.”윤구주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 뒤, 곁에 서 있던 염수천을 불렀다.“염수천!”“예, 군왕님!”염수천은 몸을 굽혀 명령을 기다렸다.“지금부터 너의 친위대를 국경지대에 배치해. 누구든 넘어오면, 죽여라!”윤구주의 목소리는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명령대로 하겠습니다!”염수천이 대답했다가 잠시 머뭇거렸

  • 구주, 왕의 귀환   제1479화

    세나미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그녀는 잔뜩 경계하며 윤구주를 노려보았다.“지, 지금 뭐 하려는 거야?”“내가 뭘 하든 그건 내 자유지. 네 위치를 잊지 마. 지금 넌 내 하인일 뿐이야.”윤구주의 차갑고 날카로운 말이 날아들자, 세나미의 눈에 절망이 스쳤다.이제 그녀의 생사권은 완전히 윤구주의 손아귀에 있었고, 심지어 자살조차도 불가능했다.윤구주가 자신에게 다가오라고 명령하자, 어쩔 도리가 없었던 세나미는 마지못해 그의 옆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완벽한 몸매는 은빛 갑옷과 어우러져 굴곡이 뚜렷하고 풍만한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세나미는 정말로 아름다웠다.붉게 타오르는 머리카락과 설국 특유의 선명한 얼굴선,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푸른 눈동자까지.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온 신비로운 정령 같았다.“앉아.”윤구주의 짧은 명령이 떨어졌다.세나미는 몸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불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결국 그의 옆에 얌전히 앉을 수밖에 없었다.“어깨가 좀 뻐근하네. 주물러 봐.”윤구주가 느닷없이 말했다.“뭐라고? 내가 네 어깨를 주무르라고?”세나미는 어이없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설국에서 가장 존귀한 여전사이자, 신성한 광명 신전에 속한 제1 제사장의 제자였다.게다가 머지않아 설국의 황후로 등극할 사람이었다.그런데 윤구주가 자신에게 어깨를 주무르라니, 이건 말도 안 되는 굴욕이었다.“이해가 안 되나?”윤구주는 다시 한 번 단호하게 말했다.세나미의 푸른 눈동자가 분노로 가득 차며 거의 튀어나올 듯했다.“차라리 날 죽여. 그게 이렇게 모욕 당하는 것보다 나을 거야.”윤구주는 비웃으며 고개를 돌렸다.“그래? 정말 그럴까?”그는 그녀의 완벽한 몸매를 천천히 훑어보았다.세나미는 그의 시선에 잔뜩 겁에 질렸다.‘지금 뭐 하려는 거지? 설마 날 만지려는 건가?’윤구주는 그녀를 향해 마지막으로 말했다.“다시 묻지. 할 거야, 말 거야?”윤구주의 차가운 목소리에 세나미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478화

    흑여산맥.세나미는 생사인을 통해 윤구주에게 통제당한 뒤, 그의 하인이 되었다.국경 군영 안, 윤구주는 구음만상결을 수련하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이 흑여산맥은 대자연의 원기가 맑고 짙게 흐르며, 구음만상결 수련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흩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그의 전신을 감싸는 압도적인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수련을 거듭할수록 그의 육체와 기운은 더욱 강해지고, 구음만상결은 그의 몸을 보강하며 거대한 힘을 부여했다.그의 옆에는 붉은 머리칼을 가진 세나미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어떤 속박도 없었지만, 그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왜냐하면 그녀는 윤구주에게서 풍겨 나오는 절대적인 기운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를 기습하려 해도, 자신이 결코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게다가 생사인에 의해 통제된 몸이니, 윤구주가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목숨은 끝장날 터였다.‘정말 여섯 해 전, 화진의 첫 번째 주왕, 그 살신이란 말인가?’‘어떻게 이렇게 젊을 수 있지?’세나미는 푸른 눈동자를 반짝이며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들려준 화진과 관련된 이야기 속, 늘 등장하던 이름이 바로 윤구주였다.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본 그는 그녀가 상상했던 나이 든 모습과 달리 젊고도 매력적이었다.윤구주의 아름다운 얼굴선을 보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향한 증오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대신 두려움과 경외심이 그녀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게다가... 이렇게 잘생겼다니!’세나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즉시 자신의 위험한 생각을 지우려 애썼다.‘이 사람은 내 원수야! 우리 설국의 병사들을 그렇게 많이 죽였잖아! 망할 놈... 내가 왜 이놈이 잘생겼다고 생각했지?’‘악마야! 설국의 원수라고!’세나미는 억지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증오의 눈길로 윤구주를 쏘아보았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갑자기 윤구주의 몸에서 거대한 상아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몸을 감싸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477화

    자신의 딸이 이끄는 군대가 전멸했다는 소식과 함께, 세나미마저 실종되었다는 보고를 들은 세나스는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을 듯했다.한동안 숨을 가다듬은 뒤, 간신히 주변 장수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선 그는 이를 악물고 외쳤다.“허튼소리 마!”“내 딸은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지닌 아이이자, 대사제의 유일한 제자다! 그런 아이가 사라질 리 없다!”그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다. 그러나 이를 보고한 설국 병사는 차마 물러서지 못하고 덧붙였다.“사실입니다! 심지어 전장에서 다수의 광전사 시신까지 발견되었습니다.”이 말을 들은 세나스의 표정은 결국 절망으로 무너졌다.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광전사 부대는 설국에서도 손꼽히는 정예 중의 정예였다. 그런데 그 부대마저 전멸되었다니, 이는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음을 의미했다.“빌어먹을 화진 놈들!”“그들이 세나미를 잡은 거라면, 이는 곧 우리 설국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장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세나스에게로 향했다.“군신 각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세나스는 핏발 선 눈으로 장수들을 둘러보며 명령을 내렸다.“즉시 국왕 폐하께 보고드려라! 화진에 압박을 가하도록 외교관들을 보내야 한다!”“그리고 만약 그들이 정말 내 딸에게 손을 댔다면, 이 늙은 몸을 바쳐서라도 화진과 전면전을 벌일 것이다!”“알겠습니다!”장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또한 광명 신전에 연락하라! 대사제께 강력한 사제를 보내달라고 요청드려라. 감히 누가 내 딸을 건드리는지 두고 보겠다!”화진 황궁.이홍연이 윤구주가 설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전한 이후, 황궁은 줄곧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금란전의 거대한 전각 안, 화진의 국주는 금빛 용포를 두른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여러 상소문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나이 든 내관 한진모가 공손히 서 있었다.그때, 궁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국주 폐하, 육상께서 알현을 청합니다!”“들어오라.”국주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476화

    “흥! 화진에 무학 성지가 있다면, 우리 설국에는 광명 신전이 있습니다!”“당시 우리 광명 신전이 참전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되었지, 만약 참전했다면 그 전쟁의 승패가 어땠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몇몇 장군들이 호언장담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세나스는 고개를 살짝 젓고 쓴웃음을 지었다.눈앞에 있는 이 장군들은 대부분 최근에 승진한 젊은 장군들이었다.왜냐하면 6년 전의 대전쟁에서 이전 세대의 장군들은 대부분 전사했기 때문이었다.“그만! 내 말을 들어라! 자네들은 아직 젊어. 그러니 6년 전 그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알지 못하지!”세나스가 단호하게 말했다.그 말을 마치자, 그의 남은 한쪽 눈이 차갑게 빛나며 날카로운 기운을 뿜어냈다.“물론 화진에 대한 복수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설국은 언젠가 그 치욕을 배로 갚아줄 날이 올 거야!”“화진을 떨게 했던 그 구주왕은 이미 죽었으니까!”세나스의 말을 들은 장군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복수! 복수해야 합니다!”그때 한 장군이 망설이듯 물었다.“군신 각하, 듣자 하니 나미 아가씨께서 이미 흑여 산맥 변방으로 가셨다던데 사실입니까?”세나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 나미는 어릴 때부터 신전에서 수련만 해왔기에 군에서의 경험이 부족해. 그래서 이번에 변방으로 보낸 거다. 화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지.”“적을 알아야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지.”세나스는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군신 각하 만세!”“나미 아가씨께서 이번 훈련을 마치신다면, 우리 설국은 새로운 여군신을 얻게 될 것입니다!”“하하, 그럴 만도 하지요!”장군들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한 병사가 다급히 뛰어들며 소리쳤다.“보고드립니다!”세나스는 그 병사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냐!”병사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변방에서 급보가 도착했습니다. 우리 설국 군영이 습격당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상자가 4,000명을 넘습니다!”“뭐라고?”

  • 구주, 왕의 귀환   제1475화

    “왜냐하면 난 너의 주인이고 너는 나의 노예니까!”이 한마디가 세나미의 귀에 들어온 순간, 그녀는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설국의 가장 자부심 강한 여전사가 윤구주의 노예가 되리라고는.“무릎 꿇어라!”윤구주는 그녀를 전혀 봐주지 않았다.차갑고도 단호한 명령이 떨어지자, 설국의 여전사는 눈물을 흘리며 윤구주의 발 아래 무릎을 꿇었다.어쩔 도리가 없었다.자신의 생사조차 윤구주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여전사가 윤구주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며, 염수천과 유기철은 그저 기뻐할 뿐이었다.윤구주는 차가운 시선으로 무릎 꿇은 세나미를 내려다보며 냉혹하게 말했다.“너희 설국은 참으로 무례해. 원래라면 지금 당장 널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야. 하지만 네 본심에 약간의 선량함이 남아 있기에, 오늘은 목숨만은 살려주겠다.”“하지만 명심해. 이제부터 네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거야. 설국 따위가 화진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그 말을 마치자, 윤구주는 손을 크게 휘저었다.쾅!세나미를 가두고 있던 쇠창살이 자동으로 열렸다.윤구주는 세나미를 석방한 것이다.그러나 생사가 완전히 윤구주의 손에 달린 상황에서, 석방된 세나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생사인의 주술을 받은 이상 그녀가 설령 천리만리를 도망친다 하더라도, 윤구주는 단 한 생각만으로도 그녀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밖은 눈보라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휘몰아치는 바람과 눈은 흑여산맥의 하늘마저 온통 검게 물들였다.윤구주는 세나미와 함께 염수천, 유기철을 데리고 밖으로 나서며 설국 방향을 응시했다.그의 두 눈에는 차갑고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시작할 때가 왔다!”설국은 극한의 추위를 자랑하는 지역에 위치한 나라였다.세계에서 가장 추운 극지 국가로, 이곳의 온도는 영하 40도에서 50도에 달한다.설국 전역은 빙하와 산들, 그리고 얼어붙은 바다로 뒤덮여 있다.1년 내내 춥지만, 여름에

  • 구주, 왕의 귀환   제1474화

    이 생각에 다다르자, 세나미는 놀라움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왜? 내가 엄청 늙었어야 했나?”윤구주는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그 말에 붉은 머리칼과 굴곡진 몸매를 가진 세나미는 잠시 얼어붙었다.사실이다.세나미는 윤구주 같은 전설적인 존재는 분명 늙은 괴물 수준의 외모일 거라 생각해왔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바로 눈앞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자신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다.이건...그녀를 한순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네가 살아 있다고 해도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내 스승님은 신전의 제1대사관이셔! 네가 감히 날 붙잡기라도 한다면, 스승님께서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게다가 우리 설국의 수만 전사들이 반드시 너희 화진과 전쟁을 벌일 거라고!”세나미는 단호하게 외쳤다.그러나 윤구주는 그 말을 듣고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전쟁?”“너희 설국 따위가 그럴 용기가 있을 것 같아?”“옛날에 내가 혼자 한 자루 검만 들고 너희 설국 황도를 휘저었던 거 기억 못 하나? 이번에는 네 눈앞에서, 내가 설국을 어떻게 멸망시키는지 직접 보여주겠다!”세나미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 외쳤다.“너, 네가 대체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두 손을 뒤로 짚으며,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너희 설국이 과거 열국의 치욕을 씻어내고 싶어 하던데... 좋아. 내가 그 기회를 주지.”“지금부터 넌 내 노예가 될 거야!”그 말이 끝나자마자, 윤구주는 손가락으로 복잡한 결계를 그리더니, 세나미의 미간에 손을 댔다. 그 순간, 뜨거운 인장이 세나미의 정신 세계 깊숙한 곳에 새겨졌다.눈앞의 설국 여전사는 미간에 인장이 새겨지면서 온몸이 강하게 떨렸다. 그녀의 모든 정신력이 마치 강제로 묶인 듯 인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마치...그녀의 혼이 완전히 그 인장에 의해 지배당한 듯했다.“너... 너 이 악마,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세나미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외쳤다.“그저 네 정신 세계에 생사인을 새긴 것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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