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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김선우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이내 차를 돌려 산길로 접어들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뒤에 앉아 있던 서유는 하마터면 튕겨 나갈 뻔했다. 그녀는 그의 옷깃을 꽉 움켜쥐고 나서야 비로소 몸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김선우 씨, 패배를 인정할 용기가 없어요?”

분노에 찬 그녀의 목소리가 쌩쌩 부는 바람과 함께 귓가를 스쳐 갔다.

“그러길래 누가 경기를 방해하래요?”

그녀보다 더 화가 난 그가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목 조르고 간지럽히지 않았으면 내가 이겼을 거라고요.”

흠칫하던 그녀가 이를 악물고 다시 반박했다.

“그러길래 왜 날 뒤에 앉혀요?”

화가 난 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말처럼 그녀를 뒤에 태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아내의 방해로 대결에서 이긴 것이니 이승하도 떳떳한 것은 아니었다.

이 대결의 결과를 김선우는 승복할 수 없었다.

백미러를 통해 다시 모터사이클을 운전해서 뒤를 쫓아오고 있는 이승하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따라잡을 수 있다면 기꺼이 뺨 두 대를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원래의 코스대로 속도를 내어 앞으로 질주했고 다시 이승하와 대결이라도 하듯 안간힘을 썼다.

서유는 고개를 돌리고 뒤따라오는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남자의 안색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가 미친 듯이 두 사람을 쫓아오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김선우가 자신을 납치할까 봐 걱정되어 이렇게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이러다가는 그한테 큰일이라도 날까 봐 두려웠던 그녀는 손을 뻗어 김선우의 뒷덜미를 꽉 잡았다.

“당장 내려줘요. 그렇지 않으면 목 졸라 죽일 거예요.”

“그러든지 말든지. 난 죽어도 멈출 생각 없어요.”

원수한테 지고 뺨 맞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훨씬 더 나았다.

김선우는 필사적으로 속도를 냈고 끊임없이 질주했다.

자신이 방해받지 않고 진정한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승하가 따라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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