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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연이라는 말에 서유는 그제야 연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통통하던 아이가 갑자기 살이 많이 빠진 모습에 그녀는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서둘러 이승하의 품에서 떨어져 몸을 웅크리고 연이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연이야,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이모를 만난 연이는 작은 입술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인형을 가지고 놀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서유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케이시에게 총 쏘기 게임을 강요당하고 생부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으니 이리 충격을 받고 말이 없어진 것은 아닌지?

한편, 이승하는 떨리는 몸을 애써 가누며 입을 열었다.

“외상을 조금 입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아.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게 좋겠어.”

케이시는 지현우를 죽게 만든 후, 아이에게도 잔인해졌다. 그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은 연이를 작고 어두운 방에 가둔 것도 모자라 철장에 아이를 가두고는 아이한테 약간의 음식과 음료만 주었다.

만약 이승하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이는 3일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연이의 사연을 들은 서유는 가슴이 찢어졌다. 그녀는 살이 쭉 빠진 연이를 품에 꼭 안고 아이의 등을 두드리며 다독였다.

“연이야, 앞으로 이모랑 함께 살자. 이모가 다시는 너 상처받지 않게 할 거야.”

아이는 길고 곱슬곱슬한 속눈썹을 가늘게 떨면서도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밝고 천진난만하던 아이는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것처럼 과묵한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버렸다.

그런 연이를 보고 있자니 서유는 가슴이 무너졌다. 연이를 안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이승하의 몸에 두꺼운 코트가 걸쳐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세히 그를 훑어보았고 핏기 하나 없이 안색이 창백한 그의 모습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왜 그래요?”

이승하는 주먹을 쥔 채 한 손을 입술에 대고는 기침을 했다.

“바람에 세서 감기 기운이 좀 있어.”

말을 마친 그가 옆에서 멍하니 서 있는 소수빈을 향해 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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