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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케이시는 김초희를 보던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의자에 묶인 채 꼼짝도 못 하는 지현우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초희를 속여 나랑 결혼하게 하고, 또 잠자리까지 들게 한 건 모두 널 자극하기 위해서였어! 역시 넌 속았고, 미친 듯이 날뛰면서 초희를 괴롭히고 날 미워했지.”

“그때 난 네가 미쳐가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걸로 역부족이었어! 널 완전히 미치게 하려고 일부러 초희를 데리고 도망쳤지.”

“초희가 도망가니 넌 정말 완전히 미쳐버리더군. 그런 네 모습에 내가 얼마나 기뻤는 줄 알아?”

“특히 지씨 가문이 널 버리고 조카를 후계자로 세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너무 기뻐 미치는 줄 알았어!”

“하지만 난 초희가 안락사를 택할 줄은 전혀 몰랐어...”

케이시가 마지막 말을 했을 때, 얼굴의 유쾌한 표정이 갑자기 무너졌다.

“초희가 왜 안락사를 선택한 줄 알아?”

케이시는 몸을 곧게 펴고 지현우의 새하얀 얼굴을 움켜쥐고 힘껏 위로 들어 올렸다.

그는 고개를 떨구고, 죽어라 지현우의 붉게 물든 두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루게릭병의 고통이 두려운 것도 아니고, 너한테서 탈출하기 위해서도 아니야.”

“초희는 자기가 널 배신했으니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죽음을 선택한 거야.”

이 말을 들은 지현우는 숨이 차오르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

강력한 통증이 엄습하자 지현우는 온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충격을 견디지 못한 듯 갑자기 광기에 휩싸였다.

김초희가 죽음을 선택한 건, 루게릭병으로 인한 고통이 두려운 것도, 그를 탈출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현우를 배신하고 살 자격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김초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그를 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우는 오해 때문에, 그녀가 아팠던 나날에 미친 듯이 그녀를 괴롭혔다!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아이를 살려달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던 김초희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현우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분명 그때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말했다.

“현우야, 연이는 네 아이야. 뱃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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