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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연이는 몸을 움찔하더니 천천히 그렁그렁한 눈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빠, 연이 죽일 거예요?”

“아니, 아빠는 단지 너랑 게임을 하고 싶을 뿐이야.”

케이시는 연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아빠랑 계속 총 쏘기 게임 하자.”

연이는 머리를 흔들고 작은 손을 뻗어 지현우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그의 몸에 달라붙어 아무리 해도 총을 쏘려고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케이시는 웃음기가 점점 옅어졌다.

“연아, 아빠 말 듣지 않을 거야? 말 듣지 않는 나쁜 아이는 벌을 받아야 해.”

연이는 말을 안 들으면 아빠한테 까만 방에 갇힌다는 생각에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품 안의 작은 몸이 끊임없이 떨리는 것을 느낀 지현우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런 아픔은 시림과 고통, 후회와 아쉬움, 알 수 없는 복잡한 생각들이 뒤섞여 그를 숨 막히게 했다.

그는 연이를 꽉 안은 후 풀어주고 힘줄이 드러나는 손을 뻗어 연이 머리에 겨눈 총을 덥석 잡았다.

지현우는 그 총을 빼앗아 케이시를 한 방 더 쏘고 싶었다!

그러나 케이시는 그보다 한발 앞서 허리춤에서 다른 총을 꺼내 지현우의 머리에 겨누었다.

아무런 우세도 점하지 못하고 의자에 꽁꽁 묶여 있던 지현우는 완전히 속수무책으로 다시 케이시를 향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뭐든 나한테 해. 애 이용하지 마.”

연이는 아직 그가 친아버지인 것을 모르고 있다. 만약 오늘 케이시가 연이를 협박해 그를 죽이라고 강요한다면, 나중에 사실을 안 연이가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지현우는 연이가 앞으로 남은 생을 후회 속에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연이가 항상 순진하고, 즐겁고, 건강하기를 바랐다.

케이시는 분명 지현우를 쉽게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는 허리를 굽혀 지현우의 매처럼 붉은 눈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아니면 이렇게 해. 연이가 표적이 되고 네가 총을 쏘는 거야.”

지현우는 진짜 미친 사람은 바로 케이시라고 생각했다.

그가 거듭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케이시는 여전히 그의 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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