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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그녀가 대답하자, 지현우는 안심하고 입꼬리를 말았지만 눈은 간신히 입구 쪽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여전히 보호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곧게 서 있는 차갑고 고귀한 그림자가 있었다.

그 말 하지 않은 답을 문밖의 그 남자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 김초희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

언제부터일까. 아마 그녀가 자전거를 타고 제멋대로 그의 차 뒤를 쫓아갔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는 백미러를 통해 그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볼 때마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떤 사람들은 항상 사랑을 알지 못한다. 잃고 나서야 알게 되고 때는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 된다.

죽음을 앞두고 나니 인생의 조각들이 마치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빨리 스쳐 지나갔다.

지현우는 그제서야 자신이 김초희를 뼈저리게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그는 눈을 감기 전에 떨리는 손을 내밀어 마지막으로 심장을 만지며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초희야, 사랑해. 나도 너 사랑해.

하지만, 그는 힘이 없다.

끝내 그는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김초희는 그를 배웅하러 오지 않았고 문밖은 텅 비어 있었다.

병상의 남자는 그런 아쉬움으로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귓가에 들려오는 의료기기의 소리, 그리고 가슴을 찢는 조지의 울부짖음 소리.

이 소리를 서유는 전혀 듣지 못했고 그저 옆에 앉아 조용히 지현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핏기 하나 없이 하얗게 질린 그의 얼굴은 마치 인간 세상에 떨어진 천사와 같았다. 지금 그의 몸은 먼지로 돌아가고 영혼은 조용히 떨어져 나갔다.

그는 자신이 속한 곳으로, 또는 언니가 있는 곳으로 가겠지. 어쨌든 그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속하지 않다.

서유는 한참 동안 그를 쳐다보다가 하얀 손을 내밀어 지현우가 방금 허공에 뻗었다가 떨어진 손을 잡았다.

순간 그녀는 지현우가 세상을 떠나기 전 무엇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고, 그 손을 가볍게 자신의 심장에 올려놓았다.

그의 손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의 청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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